소설리스트

핵재벌 개망나니-130화 (55/200)

< 중국 국가안전부 특작요원 1 >

북경 중남해 주석 관저에 이묵산 국가안전부장이 나타났다.

그는 호피무늬 의자에 앉아 있던 섭건평을 향해 정중히 허리를 숙인 뒤 긴급 현안을 보고했다.

"확인 결과, 서안 반도체 공장의 발전소에 자폭기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섭건평의 양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그리고 발전소를 관리하던 위청산이 사건 하루전에 김동진 대표와 밀담을 나눈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서안 반도체 공장이 거액의 화재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보상 총액이 거의 17억 달러에 육박하더군요."

"으음..."

"송구하게도 보상금은 전액 히말라야전자에 귀속될 예정입니다."

섭건평이 분노한 얼굴로 육중한 마호가니 책상에 놓여있던 유리 재떨이를 집무실 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쨍그렁...!

그는 다소 화를 가라앉힌 뒤 이묵산에게 나직한 어조를 내뱉었다.

"이태수의 대해서도 조사했나?"

이묵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보고를 이어갔다.

"예상 외로 거물급 인사였습니다."

"좁아터진 한국에서 큰소리나 떵떵치는 우물안 개구리 아닌가?"

"그게... 꼭 그런 것이 아닙니다. 주석 각하."

"뜸 들이지말고 확실히 보고해봐."

"이태수의 배후에 미국 정재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순간 섭건평이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 말이 참말인가?"

"사실입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승기를 잡은 바락 아바마와 매우 유력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흐으음..."

섭건평의 입에서 침음성이 절로 새어나왔다.

"작년에 그에게 건넨 정치자금만 최소 1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재계의 거물인 칼라일 투자그룹의 체이스 회장과 부동산 재벌 트램프 회장과도 막역한 친분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섭건평의 미간에 깊은 내천자가 그려졌다.

이태수의 배경이 만만치 않음을 깨달은 탓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그의 입에서 날 서린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위청산과 그놈의 가족을 반드시 잡아들여!"

"명하신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주석 관저를 빠져나온 이묵산의 얼굴에 곤혹스런 표정이 그려졌다.

위청산 일가의 행방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늦은밤.

섭건평 주석은 중남해의 너른 정원을 거닐며 이태수에 대해 심사숙고했다.

그는 태수가 기존의 한국인들과 확연히 다른 남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했다.

섭건평이 상대한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제 스스로 굴종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저멀리 내던진 채 그의 발밑에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허나, 태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의 면전에서 강렬한 투기(鬪氣)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중국의 절대자인 섭건평은 태수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싶었다.

허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태수는 평범한 한국인이 아니었다.

그의 뒤에는 미국 정재계의 유력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이었지만, 아직 미국을 적대시하기에는 국력이 많이 모자랐다.

그런 판국에 태수를 함부로 건들였다간 어떤 후폭풍이 불어닥칠지 감히 예측조차 못할 지경이었다.

'일단 위청산의 입에서 자백을 받아내는 게 급선무야.'

그는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태수를 압박하기로 마음먹었다.

***

북경 중관촌에 위치한 국가안전부 건물에 이묵산 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묵산은 부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서안시를 관할하는 요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위청산 일가의 소재지를 파악했나?

-목격자들의 진술 결과 히말라야전자 김동진 대표의 일행들과 함께 한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묵산은 통화를 끊자마자 서울에서 암약 중인 특작요원에게 핫라인을 연결했다.

-김동진과 주변인물들의 거동을 밀착 감시해!

-분명 그놈 주변에 위청산과 그놈의 가족이 있다!

-존명!

***

푸르덴셜 보험사의 기업화재 조사팀장인 로간 메이슨이 잿더미로 전락한 서안 반도체 공장에 나타났다.

그는 광대한 면적의 부지를 세밀히 살핀 뒤 서안시 공안국으로 직행했다.

서안시 공안국장은 로간 메이슨의 질문에 이례적으로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발전소를 관리하던 위청산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공안국장이 대놓고 의혹을 제기하자 메이슨의 두눈에 이채가 스쳤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위청산과 가족들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입니다."

공안국장은 그후로도 중요한 의혹들을 메이슨에게 적극적으로 제보했다.

일주일 후.

메이슨은 뉴욕에 위치한 푸루덴셜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서안시 공안당국의 의혹제기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

타워필리스 펜트하우스.

이민정과 오붓한 시간을 만끽할 무렵,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폰을 들자 체이스 회장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재사고 조사 팀장인 로간 메이슨이 서안 반도체 공장의 폭발사고에 의혹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메이슨 팀장도 매수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히말라야전자 북미지사 직원을 회장님에게 보낼테니 중간에서 만남을 주선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회장님.

통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김동진에게 전화를 돌렸다.

***

히말라야전자의 북미지사에서 일하는 오경록이 뉴욕 센트럴파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손에는 묵직한 검은색 가죽 가방이 들려있었다.

그는 인적이 뜸한 벤치에 나 홀로 앉아 있는 중년의 백인 남자를 발견하자 그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경록은 백인 남자 옆에 스스럼없이 앉은 뒤 넌지시 운을 뗐다.

"입을 닫는 조건으로 2백만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로간 메이슨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뒤 벤치 아래에 놓여진 가죽 가방을 손에 쥐었다.

그때, 경록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메이슨의 귓전을 강타했다.

"오늘의 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하셔야 합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럼 이만."

메이슨은 가죽 가방과 함께 장내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

주한수와 경호원들을 대동한 채 한강에서 산책을 즐길 무렵, 면전에 김동진 대표 이사가 나타났다.

"위청산 일가 문제로 긴히 여쭐 말씀이 있습니다."

"해보세요."

"그들의 안전이 위험한 지경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그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모양입니다."

나는 위청산과 그의 식솔들을 끝까지 챙겨줄 생각이었다.

나름 공이 컸기 때문이다.

"위청산이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그래서 회장님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위청산이 원하는 게 뭐죠?"

"원래는 미국으로 보내주려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습니다."

"이유가 뭐지요?"

"한국인으로 귀화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미국보다 한국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건가요?"

"아무래도 그런거 같습니다."

"중국인이 한국인으로 귀화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합니까?"

"국가안전부의 추적을 뿌리치려면 위청산 일가를 조선족으로 위장시킨 후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둔갑시키는 게 최선입니다."

김동진은 이 방면에 나름 아는 게 많아보였다.

"그 문제는 김 대표가 알아서 처리하세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밑에서 일을 처리해줄 해결사가 필요합니다."

순간 강태호의 믿음직한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쓸만한 해결사를 소개해 줄테니 그와 만나보세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

서울 모처.

김동진과 강태호가 머리를 맞댄 채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동진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독립 유공자의 후손으로 위장하려면 보훈처 실무자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 문제는 제가 책임지고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강 사장이 저 대신 수고를 해주세요."

"염려마십시오. 대표님."

태호는 그리 확답한 뒤 장내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다음날.

대림동의 후미진 골목길에 강태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허름한 3층 건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태호는 조선족 브로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밝혔다.

"중국인을 조선족으로 신분을 세탁해 주십시오."

"두당 2백입니다."

"좋습니다."

태호는 흔쾌히 화답한 뒤 위청산 일가족의 반명함판 사진을 브로커에게 건넸다.

***

보훈처 인근의 밥집에 태호와 중년 남자가 차례로 나타났다.

그들은 설렁탕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 뒤 은밀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태호가 운을 뗐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둔갑시키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합니까?"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서류 혹은 3명 이상의 증언이 필요합니다."

"증인들을 돈으로 구워삶으면 된다는 말씀입니까?"

"물론 보훈처 인사들이 방조(防助)해야 가능한 일이죠."

"얼마가 필요하죠?"

"증인들 섭외하는 건 사장님이 알아서 하시면 될 테고, 보훈처 실무자들을 구워삶으려면 최소 석장 이상의 현금이 필요할 겁니다."

"3억을 달라는 말씀입니까?"

남자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태호는 정부부처의 공무원들 대다수가 돈에 환장한 날강도와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주 금요일에 현금으로 3억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날, 이곳에서 저녁 7시경에 다시 만납시다. 가죽 가방 큰거로 두개 부탁드립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금요일 저녁.

보훈처 인근의 밥집에 강태호와 중년 남자가 차례로 나타났다.

그들은 설렁탕으로 배를 채운 뒤 밀담을 이어나갔다.

태호는 테이블 밑에 내려놓은 가죽가방 2개를 손짓하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현금으로 3억입니다. 2주일 안에 작업을 끝마쳐 주십시오."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죠."

남자가 화답하자 태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에 조선족 여권 4개를 올려놓았다.

보훈처 실무자는 조선족들의 여권을 쓰윽 훑은 뒤 상의 안주머니에 갈무리했다.

"2주일 뒤에 이 곳에서 같은 시간에 다시 봅시다."

"고맙습니다."

태호는 감사를 표명한 후 장내에서 바람처럼 몸을 숨겼다.

***

르네상스 빌딩 펜트하우스로 들어서자 김명철이 나를 반겼다.

"오랜만입니다. 형님."

"명우는 어디에 있지?"

"VIP룸에서 한국당의 초재선 의원들을 접대하고 있습니다."

"사무실로 가자."

"네. 형님."

사무실에 들어서자 벽면을 빼곡히 장식한 폐쇄회로 TV가 보였다.

내 시선은 VIP룸을 비추는 CCTV에 모아졌다.

명우는 한국당의 초재선 의원들에게 돈다발을 살포하고 있었다.

어림짐작으로 두당 1억원에 상당하는 현찰이었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맡은 바 일을 척척 해내는 모양새였다.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러자 명철이 의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벌써 가시려구요?"

"알아서 잘 하잖아. 그럼 나중에 보자."

"그래도 조금 섭섭한데요. 헤헤..."

녀석이 헤픈 웃음을 내비치며 손을 벌렸다.

용돈이 고픈 모양이었다.

지갑에서 천만원권 수표 석장을 꺼내서 명철에게 건넸다.

"아껴 써라."

"고맙습니다. 형님."

녀석은 그리 화답하며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깊숙이 조아렸다.

명철을 뒤로 한 채 사무실을 빠져나오자 주한수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었다.

"강태호 사장의 연락입니다."

폰을 받자 태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김동진 대표와 제 주변에 나타났습니다.

-신원을 파악했습니까?

-아직 못했습니다.

-중국 쪽 애들일 가능성이 있으니까 섣불리 건드리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독립유공자 문제는 제대로 돼가고 있나요?

-며칠 내로 위청산 일가족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지정될 예정입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요.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총기 사용에 능숙한 군 특수부대 출신의 해결사를 섭외하세요.

-설마...? 중국 쪽 애들을 처리할 생각이십니까?

-경고 차원에서 뜨거운 맛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통화를 끊은 뒤 주한수에게 입을 열었다.

"내일 오전 일정이 어떻게 되지?"

"오전 9시경에 평택에서 펼쳐지는 마이크런 반도체의 기공식 행사에 참석하셔야 합니다."

"아침부터 일정이 빡빡하군."

"그러시다면 오후 일정을 모두 오프로 돌리겠습니다."

"알아서 해."

"네. 회장님."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평택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마이크런 반도체의 공장 기공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여야 국회의원, 해당 지자체 장들이 한자리에 운집한 광경이 시야에 드러났다.

외국 자본의 대규모 투자인 탓에 나름 정부측에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기공식 행사를 끝마친 뒤 인근의 밥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곰탕으로 늦은 아침을 해결할 무렵, 강태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놈들의 동정을 확인한 결과, 대다수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주먹이 아닌거 같습니다.

예상대로 중국 정보기관의 요원들이었다.

-위험한 놈들이니까 가급적 충돌을 회피하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위청산 일가의 종적이 절대 드러나면 안됩니다.

-놈들의 이목을 속이기 위해 위청산으로 위장한 낚시밥을 대림동 주변에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군 특수부대 출신의 해결사에게 딜을 넣었습니다.

-얼마를 원하던가요?

-돈 이전에, 상대방이 누군지 알고 싶어하더군요.

-이유가 뭐죠?

-민간인한테 총격을 가할수는 없다는 주의 같았습니다.

-그럼 솔직히 말하세요. 한국 땅에서 날뛰는 중국 기관 소속의 특수작전 요원이라고.

-사실대로 말해도 되겠습니까?

-놈들이 총기로 무장했다는 것도 빠짐 없이 알리세요.

-원하신다면 그리 전달하겠습니다.

-두당 3억을 그자에게 제시하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

김우진은 특임대 출신의 특급 저격수였다.

그는 군대를 제대한 뒤 혈혈단신 도미했다.

그후 군사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블랙워터에 몸담았다.

우진은 블랙워터 소속 용병으로 중동 전장에서 맹위를 떨쳤다.

이슬람 테러조직의 고위 인사들을 숱하게 저격한 것이다.

특급 저격수 다운 면모였다.

그는 대략 6년 동안 용병생활을 전전한 뒤 그리운 한국 땅으로 금의환향했다.

그후 남들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했다.

허나, 그는 타고난 저격수였다.

국내외에서 연일 암살 요청이 밀려든 것이다.

물론 그는 사람 목숨에 환장한 개백정이 아니었다.

그런 탓으로 해외 살인청부를 주로 도맡았다.

상대는 대다수 극악한 범죄자나 테러범이었다.

그런 우진에게 이례적인 살인청부건이 접수됐다.

상대는 한국 땅에서 암약 중인 중국 국가안전부의 특작 요원이었다.

그는 중국 특수작전 요원들에게 맹렬한 살의를 느꼈다.

남의 나라에서 총기로 무장한 채 선량한 한국인들을 위협한 탓이었다.

우진은 국내에서 접수된 살인청부건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

새벽녁, 난지 한강공원에 김동진과 강태호가 차례로 나타났다.

중국의 특작요원들은 강변의 벤치에서 밀담을 나누는 동진과 태호의 동정을 주변에서 매의 시선으로 관찰했다.

그 무렵, 난지 한강공원이 한 눈에 조망되는 노을 공원 정상에 굴강한 체격의 30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우진은 노을 공원 정상에 체이탁 저격소총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뒤 야간 적외선 스코프를 소총에 결착시켰다.

우진은 엎드려 쏴 자세로 야간 스코프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체이탁 저격 소총의 총구에서 맹렬한 불꽃이 연달아 피워올랐다.

탕탕탕탕탕탕...!

귀청을 찢을 듯한 총격음이 난지 한강공원에 길게 메아리쳤다.

우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내걸렸다.

직후 그의 건장한 신형이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태호는 머리통이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간 남자들을 싸늘한 시선으로 일변한 뒤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 중국 국가안전부 특작요원 1 > 끝

ⓒ 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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