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왕지로(覇王之路) 1 >
삼송전자 중국 북경 지사에 김민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북경 지사장과 머리를 맞댄 채 밀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지사장이 곤혹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중국 공산당의 고위 정치위원들이 만남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돈을 전달했나요?"
"돈도 받지 않더군요."
"섭건평 주석 측근에게 접근할 수단이 전무한 겁니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회장님."
지사장이 송구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김민용은 속이 바짝 타들어갈 지경이었다.
중국에 설립한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입한 금액이 10조원이 넘어요. 그런 판국에 공장이 문을 닫는다면, 삼송전자에 치명타가 될 겁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이렇다할 수단이 전무합니다.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사안이기 때문이죠."
민용 역시 그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탓일까? 그의 심중에 이태수의 선굵은 얼굴이 짙게 드리워졌다.
'태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최선이야. 다른 수는 없어.'
그는 마음을 단단히 먹은 뒤, 태수가 사적으로 이용하는 대포폰에 전화를 걸었다.
폰에서 주한수 비서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십니까?
민용은 긴장한 얼굴로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대통령 각하와 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주 실장님.
-각하께서는 공사가 다망하신 관계로 경제인들과 사적인 만남을 갖지 않습니다.
주한수의 매정한 언사에 민용의 얼굴에 불쾌한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허나, 그는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예전과 신분 자체가 천양지차였다.
그런 사실을 직시한 민용은 자존심을 굽힌 채 한수에게 재차 읍소했다.
-옛정을 생각해서 제발 한번만 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섭섭치않게 사례를 해드리겠습니다.
민용이 거듭된 읍소를 한 탓인지 수화기에서 한수의 긍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습니다. 제가 각하에게 회장님의 말씀을 전할테니, 기다려 보십시오.
-고맙습니다. 실장님.
***
청와대 지하 사격장에서 콜트 45 구경의 방아쇠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탕!
12연발 권총답게 콩을 볶는 듯한 소음이 귓전을 강타했다.
전방 30미터에 내걸린 표적지에 시선을 모으자 머리와 얼굴을 중심으로 총 9발의 총알 구멍이 나 있었다.
나름 명사수 레벨의 사격솜씨를 한껏 뽐낸 뒤 주한수에게 권총을 내밀었다.
한수는 권총을 007 가방에 소중히 담은 뒤, 은근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김민용 회장이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왜?"
"가동 중지된 중국 현지의 공장 때문인거 같습니다."
"나라고 뾰족한 수가 없잖아."
"그래도 한번쯤 만나서 사정을 들어주시죠."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오늘밤 10시에 삼청동 안가로 김민용을 데리고 와."
"네. 회장님."
그날 밤.
삼청동 안가로 들어서자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는 민용이 시야에 포착됐다.
녀석은 나를 향해 정중히 허리를 숙인 뒤 존댓말을 해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통령 각하."
"친구끼리 낯간지럽게 뭐하는 짓이야!"
그러자 녀석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실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
그리 말하며 도감청 방지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방지룸에서 양주와 과일 안주를 음미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민용이 죽을상을 하며 하소연을 해왔다.
"중국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10조원 이상이 손실이 발생할거다. 그러니 제발 정부 차원에서 대응을 해줘. 부탁이다. 친구야."
나는 개인적으로 민용을 좋아했다.
재벌가 황태자 답지않게 성격이 소탈했기 때문이다.
그런 탓인지 녀석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내면에서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중국 정부에 딜을 넣어볼테니까 집에서 얌전히 기다려 봐."
그러자 녀석이 감격한 얼굴로 내 손을 두손으로 덥석 마주잡았다.
"고맙다. 태수야!"
"공치사는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
그리 말하며 민용의 술잔에 발렌타인을 넘치도록 따라부었다.
***
주한 중국대사를 청와대로 호출했다.
면전에 시립한 중국대사에게 단호한 언사를 내뱉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 부당한 조치를 계속 취하신다면, 귀국에 수출되는 히말라야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쉬를 전면적으로 금수 조치할 생각입니다."
순간 중국대사가 경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중국은 우리 히말라야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쉬가 없다면 IT산업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국가더군요. 후후..."
입가에 비릿한 조소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중국 대사가 분노한 얼굴로 외쳤다.
"만약 한국 정부가 D램과 낸드플래쉬의 수출을 금지한다면 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하겠습니다!"
"그건 내 알바 아니니까 섭건평 주석에게 내 말이나 제대로 전달하십시오."
그리 말하며 중국 대사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
북경 중남해 주석 집무실.
섭건평의 면전에 왕기붕 경제 부총리가 나타났다.
그는 정중히 허리를 숙인 뒤 보고를 올렸다.
"히말라야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쉬를 수입하지 못할 경우 중국의 IT산업 전체가 석달 안에 공멸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섭건평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파였다.
"마이크런 반도체로 수입선을 돌릴 수는 없는 건가?"
왕기붕 부총리가 고개를 저으며 답변했다.
"마이크런 반도체는 히말라야전자의 자회사나 마찬가집니다."
"이태수의 소유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주석 각하."
"끄응..."
섭건평의 입에서 앓는 듯한 소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창가를 서성이며 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삼송전자와 LC전자, 럿데마트에 떨어졌던 봉쇄령을 지금 당장 해제 해!"
"존명!"
***
사수처 지하 유치장에 이현학 책임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유치장 바닥에 쥐죽은듯 널브러진 삼아그룹 이동걸 회장과 병원장 박정호에게 서슬퍼런 언사를 내뱉었다.
"재판정에서 자백 내용을 뒤집는 증언을 할 경우 당신들의 직계 가족들이 무사하지 못할거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재판에 성실히 임한다면 12년 정도의 구형으로 끝내줄테니, 자백 내용을 순순히 인정하도록."
이동걸과 박정호는 전신을 부르를 떨며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이현학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그려졌다.
***
삼청동 사수처 빌딩 앞에 국내외 언론사의 취재진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들은 사수처 건물 안에 진입하기 위해 경비대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펼치는 한편 카메라 셔터를 쉴새없이 터트리고 있었다.
허나, 사수처는 재판 과정을 언론에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피의자들의 돌발행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사수처 법정으로 들어서자 보조 재판관들과 검사, 변호사, 피의자가 자리에서 일제히 기립했다.
그들을 지나쳐 재판정의 상석에 앉은 뒤 재판의 개회를 알리는 법봉을 힘차게 두들겼다.
땅땅땅!
법봉이 장내에 울려퍼지자 판검사와 변호사, 피의자가 제자리에 착석했다.
사수처 책임 검사인 이현학에게 재판을 시작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곧바로 이현학이 박찬우의 죄목을 낭랑한 목소리로 발표했다.
"피의자 박찬우는 재벌과 상류층 인사들에게 최소 1200억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했으며,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박찬우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여전히 뇌물수수 혐의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고로 피고인 박찬우를 사수처 준최고 형량인 무기징역에 처해줄 것을 존경하옵는 재판장님에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직후 박찬우의 변호인인 전직 부장판사가 반론을 펼쳤다.
"박찬우 의뢰인은 조작된 증거와 증언으로 기소를 당했습니다. 그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한 삼아그룹의 이동걸 회장과 병원장 박정호의 증인 출석을 재판장님에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좌우에 배석한 보조 재판관들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조언을 해왔다.
"일반적으로 이럴 경우 변호인이 요청한 대로 증인 출석을 받아드리는 것이 관행입니다. 재판장님."
이동걸과 박정호가 증언석에서 돌출발언을 할 가능성이 우려됐다.
보조 재판관들을 물린 후, 이현학 책임 검사를 면전으로 불러들였다.
"이동걸과 박정호를 증인으로 출석시켜도 되겠습니까?"
이현학이 고개를 끄덕이며 즉답했다.
"단도리를 확실히 했으니, 증인으로 출석시켜도 문제될 소지가 없을 겁니다."
그의 자신만만한 확언이었다.
이현학에게 제 자리에 돌아가라는 손짓을 보낸 뒤 이동걸의 변호인에게 넌지시 답했다.
"변호인이 요청한 대로 이동걸과 박정호의 증인 출석을 허가 합니다."
10분 뒤, 재판정에 이동걸과 박정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증언석에 착석한 뒤, 증인 선서를 시작했다.
증인선서가 끝나자마자 박찬우의 변호인이 증인심문을 이어갔다.
그는 이동걸에게 은근한 시선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이진수 상무의 강간폭행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박찬우 대법관에게 싯가 600억원 상당의 삼아화재 주식을 헐값에 양도하셨습니까?"
이동걸이 침중한 얼굴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변호인이 재차 질문을 던졌다.
"그 당시 삼아화재는 상장하기 이전이라 주식의 가치를 종잡을수 없었죠?"
이동걸이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삼아화재는 상장이전에도 주식가치가 어느 정도 나온 상태였습니다. 업계 수위권의 보험사였기 때문이죠."
순간 변호인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수세를 모면하기 위해 곧바로 박정호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수처 조사결과 620억 상당의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를 박찬우 대법관에게 전달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까?"
박정호가 어두운 얼굴로 답했다.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자백 과정에서 사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당한 경험이 있으십니까?"
그러자 박정호가 변호인을 향해 발작적으로 외쳤다.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직후 이현학 책임 검사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매서운 목소리를 토해냈다.
"변호인은 증인에게 유도심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그점에 관해서 주의를 주십시오. 존경하는 재판장님."
고개를 묵묵히 끄덕인 뒤 변호인을 향해 날 선 언사를 내뱉었다.
"변호인은 증인들에게 유도심문을 하지 마십시오. 더 이상 질문할 내용이 없으시면 이만 자리에 앉으세요."
그리 명하자 변호인이 허탈한 얼굴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뒤, 이현학이 증인들에게 심문을 이어갔다.
"사수처에서 진술한 대로 박찬우 피의자에게 각각 600억과 620억 상당의 뇌물을 전달하셨습니까?"
그러자 증인들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네. 검사님."
이현학이 득의만면한 얼굴로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증인 심문을 끝마치겠습니다."
이현학이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좌중을 향해 입을 열었다.
"1시간 뒤, 최종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땅땅땅!
법봉을 두들긴 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재판정 옆 방에 있는 휴게실에서 담배와 커피를 즐길 무렵, 주한수가 내 앞에 나타났다.
녀석의 손에는 히말라야전자에서 최근에 출시한 10인치 사이즈의 유니패드 태블릿 피시가 들려있었다.
"애플이 캘리포니아 법원에 히말라야전자를 제소했습니다."
한수는 그리 말한 뒤 내 손에 유니패드를 건넸다.
유니패드에 시선을 모으자 블룸버그 통신사의 속보가 시야에 들어왔다.
<애플 히말라야전자 법원에 제소!>
-애플사는 유니버스 스마트폰을 제조한 히말라야 전자를 디자인 특허 도용과 소프트웨어 도용 혐의로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유니버스 스마트폰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특허를 도용한 탓에 총 320억불에 달하는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략...
올 것이 온 기분이었다.
한수에게 유니패드를 돌려준 뒤 나직한 어조를 흘려보냈다.
"김명우 회장에게 맞불을 놓으라고 전달해."
"예. 각하."
한수를 내보낸 뒤 재판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판정의 상석에 자리를 잡은 뒤 장내에 배석한 박찬우 전 대법관을 향해 준엄한 언사를 내뱉었다.
"피고 박찬우는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사법권력을 빌미로 재벌과 상류층 인사들에게 수천억 대의 금품을 수수했으며, 그들이 지은 죄를 무마하기 위해 법관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로 본 재판장은 피고 박찬우에게 준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바이다.
땅땅땅!
박찬우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자업자득이었다.
재판을 끝마치자마자 이현학 책임 검사를 대동한 채 사수처 건물 옥상에 있는 헬기 이착륙장으로 올라갔다.
헬기에 몸을 실은 뒤 이현학에게 넌지시 물었다.
"이동걸과 박정호의 자백을 유지하기 위해 형량을 거래했나?"
"죄송합니다. 각하."
이현학이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박찬우와 이동걸, 박정호 모두 청송 교도소로 이감할 준비를 해 놔!"
"이동걸과 박정호의 재판 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번주 금요일."
"다음주까지 청송 교도소에 자리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전부 같은 감방에 몰아넣어. 그리고 절대 특혜를 주면 안돼!"
"명심하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
청와대 집무실.
창 밖에 드리워진 푸른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 채 칼컴의 코헨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애플의 아이폰을 4G 무선통신 특허 도용 혐의로 뉴욕 법원에 제소하세요.
-그리고 피해금액은 5백억불 정도로 산정하고.
-피해 금액을 너무 부풀리는거 아닐까요?
-원래 소송은 다 그런거니까 내 말대로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특이 사항이 발생할 때마다 즉시 연락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통화를 끝마쳤다.
***
워싱턴 DC 백악관 국가안보 비상 상황실.
아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 비상회의 멤버들과 머리를 맞댄 채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CIA 국장이 노회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IS를 이용한다면 중동 전역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자 국무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IS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다면 이라크와 이란, 사우디, 러시아 등의 산유국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습니다."
국가안보 보좌관 역시 말을 거들었다.
"IS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우리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 패권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습니다."
"IS를 이용해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을 감소시키자는 말입니까?"
아바마가 그리 묻자 좌중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후 국가안보 보좌관이 탐욕에 그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원유 가격이 폭등한다면 셰일가스와 오일 샌드의 채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겁니다."
"IS가 중동 전역을 한바탕 휘저어 준다면, 세일가스와 오일 샌드를 이용해 전 세계 에너지 패권을 손쉽게 장악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흐음..."
아바마의 입에서 침중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고민하실 시간이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에너지 패권을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그리해야 중국과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굴복시킬 수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CIA 국장까지 그리 나오자 아바마의 얼굴에 곤혹스런 표정이 한가득 드리워졌다.
IS는 반인륜적인 이슬람 테러조직이었다.
허나,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IS를 배후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바로 그 점이 아바마를 고민스럽게 했다.
전 세계 최악의 이슬람 테러조직을 지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바마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미국 대통령이었다.
결국 그는 좌중의 요구대로 IS를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IS에 미군의 첨단 무기와 20억 달러에 상당하는 금품을 지원하세요."
"감사합니다. 각하!"
CIA 국장은 그리 화답한 뒤 장내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한달 후.
소말리아에 미군 8함대가 입항했다.
미군 8함대는 항공모함에 가득 실린 첨단 무기와 현금 20억 달러를 IS 군부에 전달한 뒤 소말리아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그날 이후, 중동 전역에서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IS의 대대적인 침공이 시작됐다.
***
삼청동 안가 도감청 방지룸.
벡스텔 사의 노아 글렘 회장이 내 앞에 나타났다.
우리는 악수를 교환한 뒤 본론에 돌입했다.
"중동에서 득세한 IS 덕분에 셰일가스와 오일 샌드의 채산성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중국과 일본, 한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 셰일가스와 오일 샌드를 대대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벡스텔 사의 지분을 80% 가량 손에 들고 있었다.
"뉴욕 증시에는 언제 상장할 예정입니까?"
"내년 후반기에 상황을 볼 생각입니다."
"좋아요. 그 문제는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 패왕지로(覇王之路) 1 > 끝
ⓒ 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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