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핵재벌 개망나니-186화 (186/200)

< 동북아의 절대 강자1 >

개전 당일 01시, 청와대 프레스센터.

청와대 대변인이 국내외 기자단을 향해 낭랑한 목소리로 선전 포고문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과 그들을 비호하는 중국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문을 발표하는 바이다!

-우리 한국은 7월 1일 01시를 기해 북한과 만주 고토를 회복하기 위해 38선 이북으로 총진격을 감행하는 바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번 전쟁을 '정의로운 전쟁'으로 규정하는 바이다!

-만약 중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우리 한국 역시 중국 전역을 목표로 380기에 달하는 수소폭탄을 발사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같은 시각,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

백악관 대변인이 전 세계 취재진을 향해 트램프 대통령의 공식 성명문을 낭독했다.

-한국이 수행하는 '정의로운 전쟁'을 적극 지지한다!

-만약 중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우리 미국은 혈맹인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그 무렵,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국내외 기자단을 향해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 러시아 당국은 잃어버린 고토인 내몽고 지역을 러시아에 귀속할 것이다!

-만약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정당한 주권행위를 가로막을 경우, 중국 전역에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

북경 중남해 지하 핵벙커.

섭건평 주석과 공산당 고위 정치위원, 군부 장성들은 전면에 위치한 화이트 스크린에 이목을 집중했다.

그들은 CNN 뉴스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 한국의 공식 성명서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 탓일까? 장내에 운집한 중국 지도부의 얼굴에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이 짙게 드리워졌다.

섭건평 주석이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북한과 만주, 내몽고의 상황을 보고하십시오."

직후 서북군구 총사령관인 위덕술과 심양군구 총사령관인 증방홍이 차례로 보고를 올렸다.

"이미 러시아의 육군과 공군이 내몽고 전역을 장악한 상탭니다."

"북한과 만주 지역 역시 한국군의 융단폭격이 진행 중입니다."

"그 결과 주요 군부대와 핵탄두, 미사일, 생화학무기, 전투기, 함선, 대공포 등이 거의 모두 소실된 상황입니다."

"또한 길림성과 흑룡강성, 심양 등지에 미군의 대규모 강습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섭건평은 이 상황이 당최 이해되지 않았다.

한국군의 전력이 그의 상상을 한참이나 초월한 탓이었다.

"한국의 미사일과 전투기를 레이더망이 감지하지 못한 이유가 뭡니까?"

증방홍이 긴장한 얼굴로 보고를 올렸다.

"한국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스텔스 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를 적극 활용한 거 같습니다."

"그걸 왜, 이제서야 보고하는 겁니까!"

섭건평은 분노한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채 증방홍을 격하게 삿대질했다.

증방홍은 황당한 심경이었다.

그는 수차례 한국이 스텔스 미사일과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섭건평에게 보고한 탓이었다.

허나, 증방홍은 섭건평 면전에서 곧이곧대로 답변할 수 없었다.

말 한마디라도 잘못 했다간, 진노한 섭견평에게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고개를 푹 숙인채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섭건평의 최측근인 사관정 북경군구 사령관이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지금 급한건 만주 지역입니다."

"북한과 내몽고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니, 만주의 동북삼성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그제서야 섭건평이 한풀 꺽인 얼굴로 제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직후 그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심양군구도 궤멸직전인 마당에 이렇다할 방책이 없지 않소?"

사관정이 결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핵무기로 한반도를 타격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러자 장내에 배석한 공산당 최고위원들이 차례로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미국과 한국의 핵반격을 방어해낼 가망성이 전무한 상황에서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저의가 뭡니까!"

"미국과 한국이 보유한 스텔스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우리 중국은 그날부로 지도상에서 지워질거요!"

"중국의 레이더망은 스텔스 미사일을 전혀 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주석 각하!"

"핵무기를 한반도에 발사한다면, 그 즉시 중국 대륙은 지도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겁니다!"

"우방국이라고 믿었던 러시아마저 내몽고를 침공한 마당에, 한반도에 핵무기를 발사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집니다!"

섭건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의 형국이었다.

최고의 혈맹이라고 굳게 믿었던 러시아가 하루아침에 내몽고 지역을 침탈한 탓이었다.

건평은 가진 게 너무 많았다.

중국의 막대한 외화와 미국 국채, 차명으로 보유한 수많은 국영기업, 대기업 등등...

모두 그의 개인 자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건평은 북한과 만주보다는 자신의 사익이 최우선이었다.

그런 탓으로 아무도 예상못한 발언을 내뱉었다.

"당분간 상해에서 국정을 지휘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내몽고와 만주, 북한 접경 지역에 집결한 인민해방군은 러시아군과 한국군, 미군의 동태를 예의주시 하는데 집중하십시오."

그러자 공산당 최고위원들의 얼굴에 안도하는 표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반면 군부의 장성들은 하나같이 불만 그득한 얼굴로 완강히 고개를 저으며 반론을 제기했다.

"핵반격이 불가능하다면, 재래식 전쟁이라도 수행하셔야 합니다!"

"주석 각하. 만주와 내몽고를 한국군과 미군, 러시아군에게 헌납하실 생각입니까!"

"한국군과 미군, 러시아군을 인해전술로 상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허나, 섭건평의 결심은 확고했다.

"한국군과 미군, 러시아군을 자극한다면, 그들의 스텔스 미사일과 최첨단 무기들이 중국 전역을 무자비하게 파괴할거요!"

"만의 하나, 그들이 스텔스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그날부로 중국은 지도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이란 말입니다!"

섭건평은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도망치듯 몸을 숨겼다.

***

개전 10일 후.

청와대 핵벙커.

장내에 운집한 국무위원들과 각군의 수뇌부를 향해 모두발언을 발표했다.

-북한 시민들에게 쌀과 식음료, 육가공품 등을 푸짐하게 배급하십시오.

-그들의 머릿속에 자비로운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세요.

-그리고 포로로 생포한 북한군을 회유해서 만주 지역으로 파병하십시오.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정종진 총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북한에 진주한 한국군 부대를 중심으로 주변의 시민들에게 식료품과 육가공품 등을 배급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포로로 생포한 북한군을 대상으로 회유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한국을 믿지 못하는 눈치가 역력합니다."

정종진이 나를 슬쩍 쳐다본 뒤 은근한 어조를 흘려보냈다.

"뭔가 확실한 회유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각하."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의중을 밝혔다.

"북한군인들에게 고급 아파트와 자동차, 미화 4천불에 달하는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공표하세요."

그제서야 정종진이 환해진 얼굴로 복명했다.

"말씀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정종진이 자리에 앉자마자 이병호 공수특전단 사령관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가 굵은 목소리로 보고를 올렸다.

"만주의 흑룡강성과 길림성의 군부대와 관공서를 미군과 우리 한국군이 거의 모두 장악했습니다."

"요녕성의 주도인 심양은 아직 점령하지 못한 건가요?"

"심양군구의 본거지인 탓에, 수만여 명의 중공군들이 도시와 산야지역에서 게릴라 전을 은밀히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섬멸할 복안이 있습니까?"

이병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한국군과 미군의 무장 드론부대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무장 드론부대는 게릴라전을 수행하는 적군을 소탕하는 게 주임무였다.

"중공군의 잔당들을 조만간 완벽히 소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병호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장수길 부총리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장수길의 입에서 나직한 어조가 흘러나왔다.

"만주에는 총 1억 1천만명에 달하는 한족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한민족으로 동화하지 못한다면 커다란 심복지환이 될 겁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들을 한민족으로 동화시킬 복안이 있습니까?"

내 물음에 장수길이 시원하게 즉답했다.

"만주 동북삼성에 거주하는 한족들은 거의 대다수 만주족의 후손들입니다."

"그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부총리님."

그리 말하자 장수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길게 이었다.

"알다시피 만주족은 한민족의 한 갈래입니다. 고구려 역시 만주족과 한민족의 연합 정권이었습니다."

"만주 지역의 한족은, 한민족과 같은 핏줄을 타고난 동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을 한민족으로 동화시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장수길이 자리에 앉자 이명세 교육부장관이 입을 열었다.

"만주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학습을 집중적으로 이수토록 해야 합니다. 말이 통해야 그들을 한민족으로 동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각하."

"한국어 교사들을 대규모로 모집한 후 만주지역으로 급파하세요."

그리 명하자 교육부 장관이 난색을 표명했다.

"자격증을 보유한 한국어 교사들의 숫자가 태부족합니다. 각하."

"대학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석달 간의 단기 교육을 실시하세요. 그후 만주에 그들을 파견하세요."

"자격 요건을 대폭 낮추라는 말씀입니까?"

"그러니 내 말대로 하십시오."

그제서야 교육부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명하신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교육부장관이 자리에 앉자마자 국방부장관이 보고를 올렸다.

"북한과 만주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1142명의 사상자와 3876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예상외로 한국군의 피해는 경미한 수준이었다.

신의 보이지 않는 가호 덕분이었다.

"북한군과 시민들의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죠?"

"북한군의 경우 대략 17만명이 사망했으며, 중경상자는 40만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시민들의 피해규모는 사망자와 중경상자를 포함해 총 24만명 가량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질문을 던졌다.

"중공군의 피해를 보고하세요."

"중공군의 경우 대략 155만명 가량이 전투수행 불능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흡족한 결과였다.

"한국군 사망자의 유족들에게 위로금 조로 각각 10억원 정도를 지급하세요. 그리고 중경상자의 치료에 만전을 기하시고 그들에게도 적정 수준의 위로금을 지불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각하."

"북한군의 경우 중경상자들의 치료에 전념하시고 시민들의 경우 사망자 1천만원, 중경상자는 치료를 해주는 선에서 마무리 지으세요."

"명심하겠습니다."

좌중을 휘 둘러본 뒤 미국과 맺은 밀약에 대해서 솔직히 토로했다.

"중국과 러시아 접경 지역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20만명에 달하는 미군과 그들의 가족, 군무원 등을 수용하려면 최소 500억불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만주의 대경유전 채굴권을 미국 정부에 30년 동안 양도할 생각입니다."

순간 장내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몇분 간의 시간이 흐른 뒤, 장수길 부총리가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미국과 비밀리에 체결한 밀약이십니까?"

그에게 솔직히 답했다.

"맞습니다. 전쟁 전에 트램프 대통령과 합의한 사항입니다."

그말을 끝으로 국가안보 비상회의를 종료했다.

국무위원들과 각군 수뇌부들을 내보낸 뒤 면전에 주한수를 불러들였다.

"창조한국당 당대표를 호출해."

"네. 각하."

20분 뒤, 창조한국당 대표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에게 지엄한 명을 내렸다.

"관변단체와 당 조직을 움직여서 종신 대통령 개헌문제를 공론화 시켜."

"말씀대로 조치하겠습니다."

"부족한 자금은 김명우 회장에게 부탁해."

"넵. 각하."

당대표를 내보낸 뒤, 대포폰을 이용해 김명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화창조당 대표가 개헌을 공론화할 예정이니까 그 친구가 달라는 대로 돈을 줘.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종신 대통령이 될 생각이다. 그러니 잔말 말고, 자금을 지원해.

통화를 끊은 뒤 핵벙커로 사랑스런 그녀들을 불러들였다.

***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개전 일주일 만에 한국이 북한과 만주의 광활한 영역을 송두리째 장악한 탓이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이 변변한 저항조차 못한 채, 한국군에 일패도지한 사실이 TV 뉴스로 전해지자, 전 세계인들은 동북아의 절대강자로 급부상한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중국 정부는 UN 안전보장이사회에 한국과 러시아를 침략군으로 규정한 발의안을 제출했다.

허나, 그들의 발의안은 UN 안보리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격렬한 반대 때문이었다.

도리어 미국과 러시아는 만주와 내몽고 지역이 원래 한국과 러시아의 영토였다는 사실을 UN 회원국들에게 강력히 설파했다.

그런 탓으로 UN은 한국과 러시아가 병탄한 만주와 내몽고 지역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책을 취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입김 덕분이었다.

< 동북아의 절대 강자1 > 끝

ⓒ 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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