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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88화 (88/235)

00087 「9-6 : 여왕과 공주 (6)」 =========================

안목(眼目)이라는 말을 아는가? 안목이란 사물이나 사람을 보고 구분하거나 분별하는 능력을 뜻한다.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눈이나 능력이 있다면 ‘이야, 안목 참 좋으시네요! 맞습니다! 이게 바로 말씀하신 바로 그것입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 거기에는 서비스 멘트. 립 서비스도 있겠지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 아, 그래. 안목. 그래, 중요하지. 존나게 중요한 거야. 안목이란……세상사는 데에 필요하지만 사람을 보는 데에도 필요하다.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부풀리거나 거짓말을 할 때 그걸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안목이 없다면 속아서 손해를 볼 뿐이다.

안목이 뛰어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 안목이라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많은 물건 중에서 특별히 좋은 것, 가치 있는 것, 값나가는 것을 단숨에 꿰뚫을 수 있는 시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연습한다고 어떻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습 여하로도 그런 통찰력 등을 얻을 수도 있지만 세상에는 재능이라는 좆같은 것이 있다. 재능은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얻거나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금수저 자식이라도 형편없이 태어나는 반면, 돈이 없거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도 재능이나 능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삶을 꿈꿀 수도 있었다. 물론 옛날이야기긴 하지만…….

왜 옛날이야기냐고? 요즘에는 재능이 있어도 빽이 없으면 곤란하니까. 이전에도 말했다만 학연, 혈연, 지연. ‘3연’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니까?

금수저 집안에서 무능한 새끼가 나와도 돈, 3연 정도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살기 참 편안해졌다.

돈만 있으면 뭐든 다 되는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재능이 있는 흙수저 태생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거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살릴 곳을 찾지 못하면 썩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지.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하는지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이라면 잘 알 거라 생각한다. 그래, 난 내 바보 같은……아니다. 병신 같은 안목 때문에 망했다. 망해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맨 처음 이 세상. ‘하렘 어드벤처’에 왔을 때 나는 정말 무서웠다. 시발, 생각해봐라. 듣도 보도 못한 초록색 괴물 새끼가 촉수를 흩날리며 다가오는데 입 방끗 웃으며 두 팔 벌려 맞이할 미친 새끼가 어디 있겠는가?

난 도망치려 했고 열심히 처맞았다. 정말 복날 개 패듯 처맞았지. 무기가 있어서 살았지만 그게 내 실력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안 하고 있다. 뭐, 그래. 좋아. 살아남았으니까.

그 이후 혜린이를 만나고 함께 동고동락을 하며 프레그넌트에 다다랐다. 근데 난 깨달아야 했다. 그 당시부터 내 안목은 내 좆보다 형편없는 쓰레기였다는 사실을.

뭐? 어떻게 자기 자신의 안목에 대해 그렇게 박복한 평가를 내릴 수 있냐고? 염병(染病)! 아, 그러고 보니 염병이라는 말도 한자로 표현할 수 있네. 신기하다.

여하튼, 다시 돌아가자. 내 안목은 정말 형편없다. 믿어라. 그 안목을 소유주이자, 멍청한 안목으로 현재까지 살아온 내가 말하는 거다. 믿어라. 레알.

나름 혜린이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 멍청한 착각이었다. 자고 있던 혜린이한테 ‘자지(좆)의 맹세’를 실행해서 알아본 결과 그녀는 나를 이용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적당히 애교를 부리며 애인 행세를 하면 목숨 걸고 내가 자기를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뜻이다.

야. 남자답게 말해보자. 여자 좋아하냐? 좋아하지. 근데 ‘목숨 걸고 좋아할 만한 여자’의 가치는 대체 뭔데? 그 여자가 ‘아잉~날 위해 목숨도 바쳐야 하지 않겠어?’라고 말하면 난 이렇게 말할 거다.

‘시발년아, 내 목숨이 더 중요하고 귀중하거든?’

남자로 태어나서,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시발, 남자면 여자 위해 목숨 바쳐야 해? 제발 마초스러운 소리 좀 하지 마라!

너희는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남자가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한다는 말은 성차별적인 발언이 아니고 뭔데?

내가 ‘여자는 얌전하게 아기만 낳아야 해!’라고 한다면 정말 엄청나게 욕하겠지! 그거랑 마찬가지잖아! 사람한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목숨과 존재, 인생이다! 그런데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여자를 지키라고?

아니, 내 목숨 존나 중요하거든요?

나도 살아가고 싶거든요?

내가 정말로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면 난 그걸 알아차려야 했다. 그녀가 날 이용해 먹으려 한다는 사실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 착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말도 안 돼!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르는 법이야! 속담이 왜 있겠어? 니 안목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그렇게 자기 자신을 자책하면 안 되는 법이야!’

일단 미리 말해둔다. 정말 고맙다. 응, 그런 식으로 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 세상은 아직 살아갈 만하겠지. 근데……문제는 그게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이지. 혜린이의 인격을 지배해 난 가짜 인격. 가짜 혜린이를 만들었다. 이게 내 두 번째 실패였다.

가짜 인격이라지만 그 인격은 본래 인격. 주 인격(主 人格)을 본 따서 만들어지는 다른 인격이다. 혜린은 끈기도 있고 위를 노리는 향상심 또한 매우 높은 여자였다. 하지만 무책임하다는 단점은 본인이나 가짜 인격이나 마찬가지였다. 가짜 인격을 가진 혜린은 그 무책임함이 매우 잘 드러나는 여자였다.

그래, 이미 알겠지? 내가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내 안목으로 인해 내가 얼마나 많은 지뢰를 밟아 왔는지에 대해 말할 것이다.

어, 여자랑 섹스하는 이야기가 왜 없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음. 솔직히 내 허리도 아프고. 가끔씩은 이렇게 과거를 뒤돌아보며 반성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혜린이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는 별로 좋지 않았고 그때 마음을 열게 된 것이 두 번째 아내, 로라였다.

그녀는 경비대장으로서 괴물과 싸우며 모두를 책임져야 하는 격무(激務)를 이겨내야만 했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됐었는데……알고 보니 그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딸한테 푸는 정서적 학대를 하고 있었다.

신세린, 안목의 3연패! 오 ^0^/

혜린, 가짜 인격, 로라. 벌써 3연패다.

몇 연패나 기록할지 내가 더 궁금하다.

어, 그래.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맞아, 정서적 학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거 정말 나쁜 거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미리 말해두지만……하지 마라. 어린 아이는 어른의 물건이 아니다. 한 명의 인간이자 인격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식은 부모의 소유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맞을 수 있겠지 아버지와 어머니의 노력 아래 태어난 소중한 생명이니까. 헌데 그 소중한 생명을 자기 손아귀 위에서 모두 다 감시하고 조종하려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짓이다. 그게 바로 아동학대지.

정서적 학대는 육체적으로 때리는 학대와는 다르지만 어린 아이가 견디기 어려운 모욕 혹은 욕을 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로라가 했던 것도 정서적 학대에 들어가는 것이다. 무엇이든 비교하고, 못 마땅하게 여기고 했으니까.

로라의 정서적 학대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딸, 메이는 결국 나한테 키스를 하며 나와 맺어지기를 바랐다. 로라와 메이는 어머니와 딸이면서 날 놓고 싸우는……좀, 막장 드라마 같은 구도를 생성했었다. 여기서 ‘했었다’라는 부분을 읽으면 알겠지만 어디까지나 과거형이다. 지금은 좋은 모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로라의 딸, 메이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다. 날 아빠라고 여기며 따라주는 귀여운 딸이자 아내니까. 응? 메이한테도 통수 맞지 않았냐고? 에이, 엄마 때문에 그런 거였지. 아빠를 생각하는 아주 좋은 딸이다. 이건 다행스럽게도 내 안목과 관계가 없는 평화로운 이야기군.

어디 보자. 그 후에……아이나를 만나 여행을 부탁 받고. 미카랑 만난 후 마을을 습격한 괴물들이랑 싸우고. 오오, 안목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내 모습을 돌아보니 참으로 대견하구나.

그래, 이런 대견한 모습만 있다면 상관없겠지만……그럴 리가 없죠 씨팔! 내 인생 퀄리티가 얼마나 저질인지는 내가 잘 알고 있다.

어보션 바로 전의 도시. ‘자멘’에 묵을 때 안나와 니나가 자기들을 노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그래, 이건 어쩔 수 없다 치자. 이건 내 탓이 아니잖아.

납치범이나 도둑놈이 자기 집을 노리고 있는 걸 몰랐다고 해서 그 사람이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과 같다.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존재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안나와 니나가 서로를 못 마땅하게 여기며 이용하려는……좀. 과격한 표현이다만. 썅년의 소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한 건 내 안목의 형편없음을 탓해야만 했다. 용병 생활이라는 험난한 인생을 살며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관계가 되긴 했다만 어머니가 딸한테. 딸이 어머니한테 바라는 감정이 조금 잘못되어 있었다.

어머니인 안나는 딸한테 많은 걸 바라고 있었다. 이 부분은 로라와 비슷했기에 상당히 흥미로웠지. 힘겨웠던 삶을 벗어날 수 있도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딸인 니나는 그런 버거운 기대와 힘든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납치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써서 다른 삶을 살아가려고 했지.

메이는 자기 삶을 바꾸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엄마인 로라한테 인정받기 위해. 엄마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다. 하지만 그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고 늘 보다 높은 곳, 보다 좋은 것만을 바라는 로라를 싫어하게 됐었지. 함께 토벌을 하며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니나의 경우 진심을 전했지만 안나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금껏 키워준 자기를 위해 너의 한 몸 희생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라는, 학대 부모의 일반적인 태도를 보여줬었지. 그것에 충격을 받은 니나와 아양을 떠는 안나를 돌보느라 꽤나 고생했다.

두 명을 노예로 삼아 다시금 여행을 떠나 도착한 곳은 목적지, 어보션. 드디어 여행이 끝이구나 싶었는데 아이나의 동생, 아이라는 언니를 원망하고 있었다. 우리가 목숨 걸고 여행했는데 그걸 바보 취급했고, 아이나가 5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만든 마력증폭기도 홀라당 태워먹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 홀라당 태워먹은 거 때문에 아이나는 아이라의 엉덩이를 멋지게 스팽킹했다. 그 나이에 궁디팡팡을 하는 여자나 맞는 여자나 둘 다 자매였고 내 아내였다는 점에서 내 안목은 의문의 1패 추가. 몇 패냐 대체……아마 5연패일 거다.

내 안목이 형편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 아니다. 조금 후회한다. 약간……많이. 어, 왕창 후회하나……?

여하튼, 그. 후회는 하지만. 그래, 사람이잖아. 나 사람이야. 완벽하지 않으니까 후회를 하는 거지. 자기 선택에 후회 한 점 없는 게 말이 되겠냐?

여러모로 문제 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내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였어야 했다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전부 좋은 사람들이고 날 사랑해주는 좋은 아내들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은 나한테도 해당되는 말이지만 내 아내들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니까. 오히려 내 입맛에 딱 맞는 여자만을 찾으려 하는 게 이상한 거지.

내 안목은 이와 같은 여정을 걸쳐서 좀 좋아졌나 싶었다. 헌데 어제 또 내가 병신짓을 하는 바람에 1패가 추가됐다. 6연속 패배. 하하, 망할.

어제는 괴물 토벌이 끝남과 함께 마을이 평화를 되찾았다는 걸 알리게 됐다. 촌장의 명령으로 인한 소집이었고 이게 뭘 뜻하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단 두 사람을 제외하고.

수도에서 온 여왕과 공주, 마리아와 아테나는 아이나의 연설 후 모두가 난교 파티를 벌이자 이게 무슨 짓이냐며 나한테 따졌다. 아이나한테 여러 가지를 들었지만 솔직히 ‘ㅋㅋㅋ우리가 단체로 섹스파티를 벌였는데, 이번에도 할 거예요’라는 말을 할 수는 없잖냐. 바보도 아니고.

강제로 하는 거라면 또 모를까 마을 사람들은 나와의 섹스. 더 나아가 육체적인 쾌락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동이었으며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생명의 씨앗’을 무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좋아하면 좋아했지 나한테 욕하지는 않았었다.

여왕과 공주. 내가 알기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두 명을 내 파티 인원으로 만든 건 좋았는데……내 병신 같은 안목은 또 일을 잘못했다. 그것도 아주 대박으로.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었다. 얼마나 최악이냐고 묻는다면 단적인 예시를 들어야겠지. 어, 그래…….

“쮸읍, 쮸릅! 하으……이 자짓물, 빨면 빨수록 진한 물이 나와……그렇지, 아테나?”

“응, 마마! 헤헤, 마마 입 안의 좆물이랑 내 거랑 교환하자……쮸읍, 쬬옵……!”

……지금 이 짓을 내 눈앞에서, 실시간 리얼 타임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제 이해가 가냐? 이해가 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여자들이었는지 이해가 가냐고!?

어흐흙……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치녀(癡女)라니? 아니, 이 두 명이 탕녀(蕩女)라니? 그렇게 엄청난 기품과 위엄을 뿜어내던 마리아와 아테나가……서로의 입에 든 좆물을 교환할 정도로 섹스에 미친 여자들이었다고?

아, 아아! 씨발!

그럼 뭐야? 난……난……!

[데프프……기분이 어떤 데스? 혼자 ‘ㅋㅋㅋ 이 여자들을 내 노예로 만들어주마! 내 똘똘이 밑에서 영원토록 지내게 해주마!’라며 지랄하다가 역관광 처먹은 기분은 어떤 데슥? 데퍄퍄퍗!]

내 미친 뇌세포 중 하나가 저런 식으로 어그로를 끌었지만 열 받는다고 내 머리에다 M16A1의 강려크한 5.56mm 탄환을 갈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보통 노출이 심한 여왕이나 공주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냐? 그래, 19금 동인지나 야동, 야애니에 나오는 것처럼 ‘니가 내 몸을 탐할 수는 있어도 내 정신이나 영혼은 범할 수 없다!’라는……그런 거 생각하잖아!?

근데 왜 마리아와 아테나는 아침부터 내 좆을 빠는 것도 모자라 서로 입에 들어간 좆물을 사이좋게 교환하는 건데? 응? 이거 나 보라고 하는 거야? 내 안목과 선택이 완전 개좆됐다는 거 보여주려고? 축하한다. 날 빡치게 만드는 거라면 확실하게. 매우 확실하게 성공했다! 망할! 우라질!

정말 욕이라도 시원하게 하고 싶었다만……썩어도 준치라고 여왕과 공주가 함께 모이니 꽤나 위압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오죽하면 나랑 셋이서 잔다는 말에 혜린이가 ‘너도 참 불쌍하다……어떻게 모으는 아내마다 다 이 지경이냐……’라고 했으니까.

“이, 있잖아. 마리아, 아테나. 그 정도로 하고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원래라면 반말 찍찍하며 대해야겠지만……아내가 됐다고 해서 내가 무조건 우위에 서는 건 아니었다. 내 물건에 대한 두 명의 집착성은 상당히 강한 것이었기에 잘못 건드렸다가 칼 맞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쮸읍……이야기? 무슨 이야기?”

얘들은 자기들이 왜 여기 왔는지조차 잊어버린 건가……. 그녀들이 직접 말해준 ‘이곳에 온 이유’를 내가 다시 말하게 될 줄이야.

“그, ‘생명의 씨앗’을 만들 수 없게 됐다고 했잖아.”

“아아, 그거? 뭐 어때? 이렇게 그걸 대신할 세린의 늠름한 자지와……쪽♥”

뻐끔거리는 귀두에 키스를 한다. 아테나가 다음 말을 이었다.

“멋진 좆물이 있잖아요, 세린님도 참…….”

안 되겠어……. 진짜 이야기가 안 통하잖아……! 울고 싶었다. 눈물을 펑펑 흘리고 싶었다. 우선 울면서 묻고 싶었다. 왜 이런 여자들한테 ‘자지의 맹세’를 걸었을까? 왜 이 여자들의 진정한 모습을 꿰뚫어보지 못했을까? 왜 얘들은 자기들이 부탁하려고 온 것에 대해서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까 등.

아니, 됐어. 다 집어치워. 진짜 울고 싶다. 그저 울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맹렬히 하고 있는데 아테나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세린 님, 왜 울어요? 어디 아파요?”

아, 나 우는구나.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내 빌어먹을 안목 덕분에 이렇게까지 내가 엿을 먹었는데 기쁠 리가 없잖아?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울었다. 원래 마음 같아서는 정말 펑펑 울고 싶었는데 그럴 수도 없었다. 왜냐고?

“으, 읍! 뿌그릅! 푸, 끅……세린, 우리 입보지가 너무 좋아서 운 거지? 그런 거지?”

리얼타임으로 펠라치오 받다가 좆물 싸며 펑펑 울 수가 없잖아요, 시팔……. 정말 미치고 팔짝 뛰고 싶었다. 아니, 그냥 입에 칼 물고 널뛰기를 할까? 난 결국 눈물을 조용히 흘리다 닦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나씩 물어보며 정리하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그, 얘들아. 아니, 진짜 좀! 더 이상은 안 해줘도 괜찮아! 응? 좀 쉬자? 응?”

계속해서 회복 마법을 걸어줬지만 피로가 풀린 건 아니었다. 체력을 회복시켜 줄지는 몰라도 소모된 체력으로 인해 몸에 쌓이는 피로를 없애주지는 못했다. 사람이 쉬어가면서 일을 해야 효율도 오르고 능률도 오르지. 아무리 내가 여자와 섹스를 좋아한다지만 이렇게 아침부터 미친 듯이 하기에는 좀……힘들다.

게다가 아침 먹고 또 나가서 2일차 난교 파티를 벌여야 한다. 일이 이렇게 됐으니 최대한 빨리 물어봐야 하는 것만 물어보자. 시험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에 나올 법한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점 파악조차 못한다면 공부를 어떻게 하려고…….

“그, 생명의 씨앗을 더 만들 수 없게 됐잖아. 그럼……너희는 어떻게 하려고?”

그녀들의 대답을 심각하게 기다렸지만 돌아온 건 두 명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뿐이었다. 뭐, 뭐야 얘들. 왜 갑자기 웃어대? 내가 뭐 웃긴 이야기 했나? 아니잖아.

“아하하핫! 세린 님, 졸라 웃겨! 아하하핫!”

응, 고맙다. 웃기려고 한 건 아니지만 덕분에 나한테도 사람을 웃길 수 있다는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달았구나. 개그맨을 목표로 할 생각은 없지만 유머 감각은 열심히 키워놓을게.

“푸후훗! 아! 미안 세린! 그, 근데……푸키키킥! 아하하핫! 끄흐흑!”

여왕이면서 그렇게 경망스럽게 웃어도 되니? 진짜 그렇게 묻고 싶었다. 그래도 침까지 튀겨가며 웃는 걸 보니 웃기긴 웃긴가 보다. 정작 그들을 웃기게 한 질문을 던진 나는 하나도 우습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만. 웃어야 할 포인트도 못 잡겠고, 그 질문이 웃긴지조차 모르겠다.

“세린……우리 세린 참 착하네?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응?”

내 가슴팍에 검지손가락을 대는 마리아를 보며 갑자기 왜 이러나 싶었다. 그녀는 가슴팍에 조그마한 원을 그리며 날 쳐다봤다. 무슨 소리지?

“우리가 생명의 씨앗을 만들 수 없게 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이제 그런 건 아무런 상관도 없게 됐거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니……그, 그럼. 수도나 다른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내가 이렇게 필사적인 이유? 어, 얘들이 나나 혜린의 소환 이후로 생명의 씨앗을 못 만들게 된 거라면 빨리 그걸 치료해주고 싶었다.

치료한 후에? 당연히 수도로 보내야지!

아, 그래! 이 수박 같이 커다란 가슴! 멜론 같이 아름다운 가슴을 못 보게 되는 건 아쉽지! 하지만 이렇게 아침부터 내 몸을 탐해서야 내 몸이 못 남아나겠다!

이건 진짜 뭐 잘못된 거 아니냐? 보통 19금 동인지나 야애니에서는 주인공이 하도 성욕을 주체 못해서 여자를 잠 못 자게 만든다거나……그게 일반적인 시츄에이션이잖아!

근데 왜 나는 반대지? 왜 내가 아내로 삼은 여자들한테 역관광을 당해야 하는 거지? 싫다고! 아니, 그냥 이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싶다고! 집에 가라고 씨발!

“그거야……세린이 해결해주면 되지♪”

“네?”

마음속으로 ‘집에 가라고, 시발!’이라는 부분을 생각하던 도중에 갑자기 내 이름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존댓말을 해버렸다. 중요한 건 존댓말이 아니다. 방금 뭐라고 했지?

“그, 미안한데. 방금 뭐라고 했어? 잘 못 들었어.”

“세린이 해결해주면 된다고 했지.”

“뭘 해결해?”

마리아가 다음에 말할 것이 예상되지만……설마. 설마 그렇겠어? 난 내가 생각하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부디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세린이 수도랑 마을을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들한테 아기 씨앗을 주입해주면 되잖아?”

끝났다 ^0^/

내 인생 좆망 >_

최악의 시나리오다 ㅋㅋㅋ

“하, 하하…….”

내 입에서 웃음이 나왔다. 난 깨달았다. 사람은 안 웃겨도 웃을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세상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니까? 아니, 어. 웃겨서 웃는 게 아냐. 어이가 없어서 웃는 거야. 아, 세상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구나 하고.

“세린 님 얼굴 완전 웃겨요! 뿌하하핫! 마마, 봤어? 응?”

“후후, 아테나. 너무 그렇게 웃으면 안 된……푸픕……, 크흑……!”

이 두 사람은 내 망연자실한 표정이 웃긴 건지 폭소를 터뜨린다만……난 설마설마 했었다. 설마 이 두 사람이 내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입에 담을까 싶었다. 그럴 리는 없을 거라 믿었었지.

근데 하더라, 시발. 너무나 당연하게. 아니, 그게 내 의무이자 사명이라도 된다는 양. 그거 외에는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듯. 내 의견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그 태도에 오히려 내가 더 웃겼다.

나도 아예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생명의 씨앗을 대체할 능력이 있다면 각 마을과 수도를 돌아다니며 아기 씨앗을 주입해주는……어. 합법적인 섹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 방법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았다. 예를 들어볼까?

각 마을에 가서 제공한다 치더라도 나에 대한 신뢰나 사랑이 없는 그들을 과연 안을 수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프레그넌트만 하더라도 내가 괴물 토벌을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던 거지. 부카케나 어보션만 치더라도 외부인을 그렇게 철저하게 검사한 후 통과하는데 내가 함부로 손을 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것 외에도 현실적인 문제는 많았지만……적어도 마리아가 말한 것처럼 너무나 간단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런 일은 할 수 없다고.

그러나……음. 갑자기 이런 말 하자니 좀 그런데…….

누누이 말한다만……내 안목은 나쁘다.

오늘도 1패를 달성해야 했다. 왜냐고?

내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여왕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었으니까…….

============================ 작품 후기 ============================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는 일이 있어 컴퓨터를 거의 만질 새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본편도 부랴부랴 올렸네요. 평소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업로드를 하게 된 것도 모자라 후기도 없다니. 그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입사지원은 하는데 면접제의는 더럽게 안 오네요. 쓸 사람은 없다면서 경력 같은 신입사원 쓰고 싶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중소기업. 그런 중소기업을 보니 한숨만 나옵니다. 여하튼, 열심히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다음 편 후기는 열심히 약을 빨고 적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아, 그리고 100화(프롤로그 제외) 달성 시 잠시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다는 겁니다.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아마 다음 주 월요일에 100화를 올리게 될 거 같네요. 소드 아트 온라인 팬픽이 완결됐으니 그쪽 부분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료이기도 하니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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