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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어드벤처–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164화 (164/235)

00162 「17-1 : 빼앗겨버린 아내들 (11)」 =========================

성벽(城壁)으로 둘러싸인 곳은 수도뿐만이 아니었다. 프레그넌트도 성벽에 의해 보호받고 있었으며 처음으로 납치를 당했던 자멘 또한 성벽의 가호(加護)를 받고 있었다. 자멘의 경우 그 가호가 너무 지나쳐서 내부의 치안이나 마을 사람들의 상태가 별로 안 좋았다만…….

성벽의 좋은 점은 뭐니 뭐니 해도 고저차(高低差)를 이용한 일방적인 공격이었다. 프레그넌트 주변에 있던 초록색 촉수괴물은 성벽을 부술 힘도 없었거니와 성벽을 넘어갈 정도로 촉수가 길지도 않았다.

나를 비롯한 경비대원은 그러한 고저차를 이용해 괴물이 있나 감시·순찰을 했으며, 혹시나 얼쩡거리고 있는 괴물이 있다면 마법을 사용해 내쫓아내고는 했다.

강력한 보호를 받으면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니. 성벽의 유리함은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그 가호에 혜택을 받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었지.

성벽이 있다면 어지간한 공격도 막을 수 있었다. 이 세상의 성벽이 무슨 티타늄 장갑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평범한 돌과는 다른 성질의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마법이나 물리적 공격에 대한 내성이 높았기에 부술 엄두도 못 냈겠지. 괜히 공격하다 피해를 입으면 자기만 손해니까.

안전과 유리함의 대명사, 성벽. 그 성벽의 가호만 있다면 많은 괴물이 몰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고저차를 이용한 일방적인 마법 공격을 퍼부으면 그것만으로도 거의 승리가 확정된……매우 일방적인 원 사이드 게임이나 다름없었다. 그러한 성향은 수도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다.

……검은 연기를 내며 모락모락 녹아들어가고 있는 성벽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고민하랴 생각하랴 바쁜 도중 들린 비명. 저 멀리서 피어오르는 불길한 검은 연기. 응원군을 요청하라는 수도 경비대의 말을 듣자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었다. 결국 올 것이 왔구나 싶더군.

성벽 밖에서 얼쩡거리던 놈들을 보며 ‘혹시나 쳐들어오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다. 이미 프레그넌트가 당했으니 절대 쳐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 따위는 할 수 없었다. 애초에……부카케에서도 마을을 수호하는 기둥을 부순 적이 있었다. 그것도 파란색 촉수 괴물이.

청록색 촉수괴물보다 훨씬 더 약한 파란색 촉수 괴물이 그딴 짓을 했는데……마법내성을 가졌을 뿐 아니라 빔 병기를 상회하는 위력의 공격을 마음껏 쏴대는 괴물 새끼들이 안 쳐들어올 리가 있겠냐? 오히려 ‘용케 지금까지 수도를 공격 안 했네?’라고 생각했었지.

우리한테는 무서운 놈들이지만 괴물 입장에서는 수도가 최고의 파티 장소로 보였을 것이다. 사람을 잡아먹는 놈들 입장에서 보자면 약하면서도 쉽게 잡아먹을 사람이 필요하니까. 괜히 저항하는 놈들과 만나서 싸우면 시간 낭비, 체력 낭비. 운이 나쁘면 죽을 수도 있는데 뭐 하러 싸움을 즐기겠냐?

마법 내성이 있다지만 마법에 아예 데미지를 입지 않는 건 아니었기에 ‘귀찮은 수준’의 마법을 버텨 가며 싸워야 하겠지. 그런 귀찮은 과정을 거치며 힘들게 경비대원을 먹을 바에야 저항도 못 하고 도망도 제대로 못 치는 민간인을 마음껏 먹는 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겠지.

이 수도에는 그런 민간인(백성)이 지천에 널리고 깔렸다. 놈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따로 없겠지. 마음껏 깽판 치고 사람을 죽여도 누구 하나 방해할 사람도, 막을 사람도 없는 무료 뷔페. 골라잡는 게 임자인 식인(食人) 파티에 그 어떤 괴물이 들어가기 싫다고 할까?

내가 괴물이라면 같은 괴물을 희생시켜서라도 들어가겠다. 괴물끼리 서로 동질감이나 우정, 가족애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놈들이라도 죽는 건 싫어할 것이다. 자기가 뒤진다는데 어떤 괴물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까? 그런 괴물이 있다면 기꺼이 죽여주마.

하지만……명심해야 한다. 죽기는 싫으면서 남을 이용하는 건 잘 하는 부류의 인간은 어디에든지 있으며, 그런 타입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괴물 중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기들은 죽기는 싫지만 사람은 먹고 싶다. 그럼 방법은 간단했다. 약한 동료를 방패, 희생양 삼아 공격을 시도하면 그만이었으니까.

더 이상 전투를 계속할 수 없거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괴물을 희생양 삼아 돌진하던 놈들은 예전 전투에서 수없이 봤다. 아내들과 내 마법에 의해 그러한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곤 했지만 동족이나 다름없는 놈들을 방패삼아 달려드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끼쳤었지…….

성벽을 뚫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지만……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성벽이 가지고 있던 어드밴티지는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고저차(高低差)의 유리함은 있을지 몰라도 방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더 이상 성벽은 내가 생각하던 믿음직한 존재가 아니게 됐다.

놈들의 입에서 나오는 고열의 빔은 단숨에 성벽을 녹여버렸고, 검은 연기와 함께 녹아들어가는 성벽의 모습은 신체 일부가 날아가 버린 야만족을 연상시켰다. 안즈는 당장에라도 놈들을 향해 달려들려 했지만 난 그것을 제지해야만 했다.

“안 돼! 니가 나가서 어떻게 할 놈들이 아니란 말이야!”

“그럼 어쩌라고!? 저 새끼들이 아가리에서 그 저주스러운 빛을 쏴대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안즈는 당장에라도 달려들 기세로 반문(反問)했다.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것도 있었지만 자기들의 소중한 동족과 숲을 모조리 불태워버린 놈들이다. 저놈들을 눈앞에 두고 냉정하게 판단하라고 말한다면 그거야말로 불가능한 일이겠지. 나라도 달려들겠다, 시발!

근데……달려들면 뭐가 달라지냐? 놈들의 수는 얼핏 봐도 대여섯 마리 이상이었다. M16A1과 K2 자동소총은 원거리 공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구지만, 다수(多數)의 상대를 단숨에 없애는 능력 따위는 없었다. 유탄발사기라도 달려 있다면 또 모를까 소총만으로는 놈들을 다 죽이기가 너무 어려웠다.

설령 유탄발사기가 있다 쳐도 놈들이 한군데에 모여 유탄 처맞기 딱 좋은 포메이션을 만들지 않는 이상 전멸(全滅)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원거리 사격 무기의 약점이 이렇게 드러날 줄이야…….

강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만능은 아닌 무기.

그게 바로 원거리 사격 무기였다.

마법과 달리 한 발 한 발의 탄알을 발사하는 총은 마력이나 체력의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무기였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탄알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특수한 탄알을 쓰기 위해서는 특수한 장비. 혹은 거기에 맞게 설계된 총기류가 필요했다.

아무리 강력한 박격탄이라 하더라도 포(砲)가 없다면 발사할 수 없다. 박격탄 밑의 신관에 있는 안전핀을 뽑은 후 바닥이나 철판에 강하게 내리쳐서 폭발시키는 방법도 영화에 나오곤 했지만……어디까지나 이론상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런 짓하다가 자기 손이 폭발해버리면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연출될 테니까.

총은 강력하지만 결국은 도구에 불과했다. 저렇게 강력한 적이 많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지만……이곳은 군대도 아니고 원래 있던 세상도 아니다. 추가 장비나 새로운 총기류 따위는 없다. 내가 가진 M16A1이나 K2 자동소총 또한 마법의 힘을 사용해 쓰는 도구. 엄밀히 말해 ‘총기의 모습을 한 마법 도구’였다.

마법으로 탄알을 쏘는 것이었기에 놈들의 ‘마법내성’ 효과에 걸려 위력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투영마술도 마찬가지고. 우위를 점하던 원거리 사격이 단숨에 시궁창으로 떨어졌는데 안즈를 내보내라고? 내 하나뿐인 아내한테 ‘죽어라’라고 말하라는 것과 동격이었다. 너희 같으면 너희 아내한테 죽으라고 하겠냐 씨팔!

“그럼 어떻게 하려고? 니가 뛰어 내려가서 놈들이랑 싸우게? 대여섯 마리를 상대로 싸울 수 있겠냐, 바보야!!”

그 말에 안즈의 표정은 더욱 더 일그러졌다. 성질 같아서는 단숨에 달려가 모조리 죽여 버려도 속이 시원찮겠지만……감정과 마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눈앞에 있는 사태가 바로 그러했다. 이 상황에서 안즈는 절대 나가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하나밖에 없는 아내이자 내가 사랑하는 여인을 사지(死地)로 내몰라니.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는 건 사양이다. 그럴 바에야 내가 싸우지!

“안즈! 넌 밑으로 내려가서 사람들이 피신하는 걸 도와줘! 경비대원들을 도우면서 여기에서 피해!”

“너는 어떻게 하려고?”

분하지만 내 말에 따를 수밖에 없는 안즈가 나를 쳐다본다. 아, 이 아가씨가 진짜! 당연한 걸 뭐 하러 묻냐?

“싸워야지! 나나 너는 그나마 쟤들을 상대할 수 있지만 경비대원들은 무리야! 수가 많으면 모를까 지금 같은 상황에……으윽! 시발! 개새끼들아! 말하는 중에 쏘지 맛!”

단숨에 일어나 아가리를 벌리고 있던 놈한테 총알을 몇 발 먹여줬다. 얼굴 주위에 맞자 황급하게 촉수를 움직였고 그걸 필두(筆頭)로 주변에 있던 괴물들이 촉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자기 머리에 총알이 박히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는 거군.

그러게 남이 이야기하는데 공격은 왜 해? 안 했으면……아, 아니다. 안 해도 죽일 거니까 딱히 상관은 없었군. 내가 미쳤다고 저놈들을 어여삐 여기냐? 귀엽고 예쁘게 봐줄 건덕지가 어디 있다고?

당장 총알을 먹이지 않는 건 안즈를 설득하느라 그런 거지, 저 새끼들이 예뻐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박아둔다. 난 저 새끼들 싫다고!

“알겠지? 지금 여기에 있으면 너만 위험해! 경비대원들을 도와! 사람들을 피난시키면서 너도 왕궁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럼 너는!? 너는 버려두고 나 혼자 가라고!? 싫어! 난……내 동족들을 모두 잃었단 말이야! 너까지 잃고 싶지는 않아! 또 혼자가 되는 건 싫다고!”

바보냐……그런 말 들으면 눈물 나잖아! 안 그래도 아내들 때문에 힘든 마음이 단숨에 울기 시작했다. 눈에서는 뜨거운 것이 흘렀고 그건 안즈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안즈도. 소중한 사람들을 모조리 잃었다. 내 경우에는 카인한테 빼앗긴 것이지만……다시 찾을 확률은 매우 희박했기에 사실상 잃은 거나 마찬가지였지.

왜 나를 납치해 상황을 이렇게 만든 여자와 결혼을 한 거냐고 묻는다면……서로 닮은꼴이었으니까. 그녀는 숲과 동족을 모조리 잃었고 나는 고향과 아내들을 모조리 빼앗겼다. 남은 것이라고는 증오하던 서로밖에 없었고, 그런 사람들끼리 의지하며 살다보니 이렇게 됐다고밖에 말을 못 하겠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쉽게 풀이해서……인생 좆망된 연놈들끼리 끼고 박으며 사랑한다고 울부짖는 거다. 패배자, 패잔병, 몰락한 사람들끼리 죽이 잘 맞아 결혼했다고 표현하는 게 딱이군. 물론 이 경우에도 더 한심한 쪽은 내 쪽이다만……. 아내를 위해서라면 비굴하고 멍청한 역할쯤 얼마든지 맡아주마.

“걱정 마! 내가 쉽게 죽을 놈이냐? 그 지옥 같은 숲에서 너랑 존나게……아, 아니다. 좆빠지게 튀었던 거, 기억나지? 난 내 목숨 아까운 줄 아는 놈이니까 걱정 마! 위험하다 싶으면 다른 사람을 방패삼아서라도 살아남을 놈이니까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알겠지? 도망쳐! 무조건 안전한 곳으로 가는 거다! 나중에 만나면 배고플 테니까 먹을 거나 준비 좀 해주고! 알겠지!?”

그녀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야만족답게 강한 힘으로 나를 끌어안은 후 격한 키스를 시도했다.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도 내 몸은 솔직하게 기쁨을 표현한다. 부풀어 오른 하반신과 두근거리는 심장. 누구보다 아름답게 보이는 아내의 몸을 탐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신으로 퍼진다.

“……절대 죽지 마. 죽으면 내가 다시 살려내서 죽일 거야.”

“……그래. 뱃속의 아기한테 영양만점 좆물 밀크도 줘야 하는데 이런 곳에서 뒈지겠냐? 조심해서 가……알겠지? 살아남는 거다……!!”

누가 보면 영화 찍냐고 비웃겠지. 전쟁 영화도 아닌데 뭘 그렇게 ‘살아남아라’라는 말을 남발(濫發)하냐고 배를 잡고 웃을 수도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으니까. 근데 웃긴 게 뭔지 아냐? 이건 영화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지!

전쟁 영화 같은 곳에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주인공들이 힘을 합쳐 적들과 맞서 싸운다. 있는 탄약, 없는 탄약 모조리 털어서 쏴대는 것뿐만 아니라 방공호, 진지 등 가진 것을 모조리 총동원(總動員)해 싸운다. 그야말로 ‘최후의 결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격하게 싸우지.

그런 결전에서 친했던 아군들이 모조리 죽어나가며 점점 사태는 위기에 몰리게 된다.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밖에 남지 않은 상황. 탄알은 없고 도구는 대파(大破). 적들의 진격을 막을 방법도 없이 기다리던 그들은 죽음만을 기다리지만……그런 순간에 응원군이 도착하기 마련이다.

공군(空軍)의 강력한 지원뿐만 아니라 든든한 응원군이 도착함으로써 상황은 역전된다. 지금까지 거리낄 것 없이 다가오던 적들은 다시 살아난 아군의 기세에 이기지 못해 도망가다가 죽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주인공 일행은 응원군과 함께 적을 몰아내고 생존에 기뻐하며 엔딩을 맞이하지. 전쟁영화란 게 대부분 그렇잖냐.

하지만 이건 전쟁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다. 전쟁은 같은 사람이랑 하는 거지. 저놈들은 사람에 대해 동정심도, 안타까움도 가지지 않는 괴물들이다. 그들이 가진 힘과 내가 가진 힘은 매우 큰 차이가 있었으며, 영화에 나오는 강력한 응원군 따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강했으면 응원군을 불렀겠냐? 자기들이 알아서 해결했겠지!

설령 강력한 응원군이 와서 놈들을 물리친다 쳐도 그뿐이었다. 괴물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며 예전처럼 토벌을 가지 않는 이상 놈들의 게릴라성 공격을 막아낼 방법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성벽이 공격당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 성벽은 사라질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프레그넌트와 야만족의 숲에 이은 제3의 비극이 발생하겠지!

이미 아내들한테 버림받은 몸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곳 사람들이 다 뒈져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아내는 아내, 사람들은 사람들. 자신의 의지로 카인을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닌 아내들한테 욕을 퍼붓는 것도 좀 그랬지만,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한테 화풀이를 할 정도로 내가 썩어빠진 인간은 아니었으니까.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이 우수수 죽어나가는데 ‘하핫, 보아라!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이라며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있긴 있겠지. 사람들은 모조리 죽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사상을 지닌 사람들이나……사람이 죽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 아, 사람들이 죽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아할 사람은 한 명 안다. 카인이지.

이 ‘하렘 어드벤처’의 주인인 카인한테 있어 사람들의 목숨은……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나 마찬가지겠지. 나한테는 무엇보다 가치 있는 생명일지 몰라도 카인한테는 아무래도 좋은 쓰레기일 것이다. 자기가 만든 피조물(被造物)에 애착이 있는 놈이라면 야만족이나 프레그넌트의 주민들을 그렇게 무참하게 죽였겠냐?

카인이 이 세상에 그리 큰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었다. 바로 괴물이라는 존재지. 사람들만 있어도 좋을 세상에 괴물 같은 것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아웃이잖아. 굳이 누군가의 희생이나 죽음이 없더라도 이 세상은 잘 돌아갈 수 있는데……그런 세상에 ‘괴물’이라는 불협화음을 넣어버리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냐?

심심풀이 삼아서 넣었을 수도 있고 피조물들끼리 싸우는 것에 감명을 느끼려고 그랬을 수도 있겠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서로의 천적(天敵)을 한 세상에 같이 놔두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가 이 세상을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으면 마음껏 놀아라. 어른은 장난감 가지고 놀면 안 된다는 고리타분한 말을 할 생각 따위는 없으니까.

하지만……사람의 목숨을 장난감 삼아 놀아서는 안 됐다. 어느 시대든 간에 생명은 소중한 것이었으며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었으니까.

근데 카인 이 시발 새끼는 야만족부터 시작에 내가 오기 전부터 사람들의 목숨을 가지고 놀았다. 괴물이라는 강력한 피조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마치 애들 싸움은 애들이 해결할 것이라 생각하는 학부모처럼 말이다.

야만족의 숲에 가서 처음으로 청록색 촉수 괴물에 대해 알게 됐지만……청록색 촉수 괴물은 그야말로 숨겨진 괴물. 히든 몬스터(Hidden Monster)에 해당하는 놈들이었다.

마법내성뿐만 아니라 ‘고열 에너지 공격’이라는 특전까지 얻은 놈들과 평범한 사람들. 아무리 봐도 파워 밸런스가 박살 났잖냐……!! 그런데 목숨을 걸고 이놈들을 막으라고? 미친! 머리는 장식으로 놔둔 거냐고 묻고 싶었다.

안즈는 눈물을 닦으며 밑으로 내려갔다. 피신을 유도하는 경비대원들한테 달려가는 걸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군. 내 아내는 무사히 성벽에서 내려갔다. 이제 거리낄 것은 없다. 지금까지는 놈들의 빔 공격에 맞지 않도록 자세를 낮추어 성벽에 몸을 가리고 있었지만……이제는 반격을 할 차례였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의 상태는 정말 가관이었다. 튼튼했던 성벽은 군데군데 녹아 들어가 있었으며 어느 부위는 아예 뻥 뚫린 상태였다. 괴물이 들어갈 수준으로 커진 구멍을 보니 이대로 놔두었다간 단숨에 함락당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모두 다 잘 알겠지만……이런 불길한 예감은 100%로 맞는다! 이런 예감이 현실로 바뀌기 전에 단숨에 승부를 본다!

놈들의 얼굴 부위에 몇 발씩 총알을 먹여주자 곧바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 더러운 아가리에서 나오는 빔 공격만 봉쇄한다면 놈들은 ‘마법내성을 가진 좀 귀찮은 괴물’로 전락해버린다. 이건 내가 바라던 바지!

투영마술로 만든 검은 검이라 부르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철 찌꺼기였다. 모습이 이 따위니 위력도 쓰레기지만……내가 노리는 것은 검에 의한 타격이 아니었다.

원래라면 원작의 아처(5차 성배대전)가 하듯이 거짓・나선검 칼라드 볼그Ⅱ(偽・螺旋剣 カラドボルグⅡ ; Caladbolg Ⅱ)를 투영할 생각이었지만……마력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그런 걸 무더기로 투영했다간 금방 MP가 바닥날 거다.

MP가 바닥나면 총알조차 쏠 수 없게 되니 그러한 꼴사나운 사태만큼은 반드시 피해야 했고, 그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외관은 병신이라도 상관없다, 터지기만 하면 된다’였다.

“가라!”

내 힘찬 명령에 반응한다. 주위에 떠있던 철 찌꺼기들은 놈들을 향해 날아갔다. 얼굴을 감싸고 있는 촉수에 처박히자 검은색 피가 허공에 흩날렸다. 마법내성을 가지고 있지만 물리적 공격에까지 무적은 아니었다. 그럼 답은 간단했다. 조잡하다 못해 쓰레기 같아 보이는 철 찌꺼기를 마구 쑤셔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타격을 줄 수 있었으니까.

얼굴을 가드하던 촉수부터 시작해 손, 발, 촉수가 있는 등에까지. 생각지도 못한 반격을 받자 놈들은 당황해하며 주변에 빔을 내뿜었다. 성벽에 맞을 때도 있었지만 촉수로 얼굴을 감싼 상태였기에 빔 공격은 땅이나 허공에서 허무하게 사라졌다.

가드를 풀면 확실하게 조준이 가능하겠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처맞을 테니 저들의 선택은 옳으면서도 틀렸다고 할 수 있겠지.

투영마술로 만든 철 찌꺼기들은 마법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내가 쓰느 소총의 탄알들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순수한 에너지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

형태를 갖추지 못한 에너지 덩어리(마법)는 놈들의 ‘마법내성’에 데미지가 반감되지만, 총알이나 철 찌꺼기처럼 형태를 갖춘 것들은 데미지가 감소할 뿐, 물리적인 데미지까지 없애주는 건 아니었다.

한때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진 유명한 라이트노벨 작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도 이와 비슷한 점이 거론됐었지.

주인공은 「어떠한 마술이든 오른손에 닿으면 무효화시킨다」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술을 쓰는 적들을 멋지게 물리칠 수 있었다. 나도 애니로 본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와, 존나 개사기네……’라며 중얼거린 적도 있었지.

그러나 멋지게 물리칠 수는 있어도 ‘손쉽게’ 물리칠 수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오른손에 닿는 마술은 이능(異能)이든 기적(奇蹟)이든 다 없애버릴 수 있지만 물리적인 데미지나 타격, 운동 에너지는 없앨 수 없었으니까.

마술─그 세계관에서는 마법이 아니라 마술이라고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마술이나 마법이나 다 똑같다─을 써서 ‘돌로 감싼 불꽃 덩어리’를 만든다 치자. 그 불꽃 덩어리를 주인공한테 던지면 당연히 주인공은 오른손의 능력을 써서 막는다.

불꽃 덩어리를 세상에서 소멸시킬 수는 있지만 이미 폭발해버린 불꽃 덩어리 때문에 날아가는 돌을 무효화시킬 수는 없었다. 폭발로 인해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된 돌에 처맞아 데미지를 입어야 했으며, ‘물리적인 에너지를 소멸시킬 수는 없다’라는 점으로 인해 많은 위험에 처했던 적도 있었지.

주인공이 너무 개사기, 먼치킨이면 곤란하니 그런 제약을 넣은 것이겠지만……설마 악당들이 쓰는 전법을 내가 그대로 쓰게 될 줄이야. 역시 세상은 한 번 살아볼 일이라니까? 창작물에서 보던 전법(戰法)을 고스란히 베껴서 쓰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 물론 이 경우에는 저놈들이 악당이지만!

악당이라는 말도 사실 귀여운 편이다. 창작물의 악당은 주로 사람이며 대화, 반성, 회개의 여지라도 있지. 저 새끼들은 그런 인간미를 눈꼽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괴물이 인간미를 가져서 뭘 어쩌려고? 애초에 가질 수 있는지나 의문이다만……. 가질 수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무참하게 사람들을 죽이지는 않았겠지!

지금까지는 안즈와 함께 사방팔방이 훤하게 뚫린 황야, 초원에서 싸웠었지만 성벽이라는 고지(高地)를 차지한 채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꽤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전법은 확실하게 효과를 보고 있었으며 놈들은 나를 포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가끔 나를 향해 빔을 내뿜는 놈도 있었지만 나는 ‘아앗, 저 빛! 저 빛에……가버렷! 내 몸이 타버렷! 신체의 세포 하나하나가 산화(散華)하며 뒈져버렷!’이라며 쾌감을 맛볼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가뿐히 피해줬다. 마법을 쓸 수 없게 됐지만 신체능력을 잃은 건 아니었으니까.

처음에는 놈들한테 골고루 철 찌꺼기를 먹여줬지만 지금은 한 마리한테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놈들한테 골고루 공격을 가한 것은 가드 자세를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가끔 가드를 풀며 공격하는 놈들한테 다시금 철 찌꺼기를 던져주면 제 목숨 아까운 줄은 알았기에 피하거나 가드를 취했다.

허허벌판에서는 나름 포메이션을 쓰기도 했지만 작정하고 덤벼들면 어떻게든 이길 수는 있었기에 내 전투력과 판단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납치되어서 할 수 없었던 체술과 검술 훈련을 이렇게 대신하게 되다니. 물론 감사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내 성장의 발판이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해라, 괴물 새끼들아!

이미 세 마리 이상을 쓰러뜨린 상태였지만 방심은 할 수 없었다. 괴물을 쓰러뜨린 후 해맑게 웃던 키리의 목 부분이 순식간에 날아갔던 걸 생각하니……혹시나 내 뒤에서 그 빌어먹을 빔이 날아오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절로 들었다. 그것 때문에 가끔씩 뒤를 돌아보기도 했지.

공포심 때문에 뒤를 돌아본 것도 있지만……프레그넌트 때에는 성벽을 부수지도 않고 나타나기도 했었다. 승기(勝氣)에 너무 빠진 나머지 후방 경계를 소홀히 하다간 단숨에 내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었다. 인생 훅 가는 건 싫다! 갈려면 너희나 지옥에나 떨어져라!

가드 상태를 유지시키며 철 찌꺼기, 총알을 박아주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체력과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마침내 여섯 마리를 쓰러뜨린 나는 주변에 남은 괴물이 없나 살펴봤다. 다행스럽게도 놈들의 응원군이 오거나 하는 사태는 없었다.

노리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내 레벨은 올라간 상태였다. 덕분에 반 이상 썼던 MP는 완전 충전 상태가 되어 있었으며 레벨은 36을 가리키고 있었다. MP 4,600이라……나쁘진 않군. 경험치뿐만 아니라 돈도 들어왔기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안즈한테 맛있는 걸 사줘야겠군.

전투가 끝났다고 생각하자 다리의 힘이 풀렸다. 꼴사납게 주저앉을 뻔한 것을 간신히 막은 나는 성벽에 등을 기댄 채 하늘을 올려다봤다. 총알과 투영마술을 먹여주며 부지런히 회피를 해야 했기에 몸은 땀범벅이 된 상태다. 샤워라도 해야겠군.

땀에 푹 절어버린 옷이 피부에 딱 달라붙긴 했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승리를 해서 그런 것도 있고, 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시원하게 만들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내 힘으로 사람들을 지켰다’는 사실이었으니까.

뒤늦게 온 경비대원들은 나한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이미 왕이 아니게 됐지만 내가 괴물을 쓰러뜨리는 데에 일조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으니까.

사례를 하겠다는 말에 손을 저으며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사람 목숨을 살린 것만으로 족했다. 돈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것보다는…….

“안즈…….”

안즈의 이름을 부르며 왕궁으로 향했다. 사람들의 피신을 도우며 그녀 또한 안전한 곳으로 갔겠지만 직접 그녀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니까.

전투로 인해 땀범벅이 된 옷을 마력으로 고치지도 않은 채 왕궁을 향해 걸어간다. 내 아내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나온 전투씬입니다. 아내들도 걱정이지만 수도의 안전도 걱정하게 생겼네요. 문제는 안 풀리지만 걱정할 것만큼은 절대 끊이지 않는 삶. 차마 제 인생이랑 비슷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당장 취업 걱정도 해야 하는데 지금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랑 비슷합니다. 문제랑 걱정할 거리가 너무 많아서 탈이네요.

새로운 마법도 획득했습니다. 검이나 창 같은 게 아니라 고철 덩어리. 본문에서 나온 ‘철 찌꺼기’를 투척하는 이 마법은 간단히 말해 [물리적 데미지를 존나 많이 주는 마법]이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언제 3기가 나올지 모르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보며 생각했거든요.

‘왜 주인공 능력이 저렇게 존나 어중간한 거지?’

모든 걸 무효화시킬 거면 무효화시키고 물리적 데미지를 없애면 없애는 거지, 오른손 부분에 닿는 것만 무효화시키다니. 여러 모로 실용성이 없구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이고 그 능력을 살려야 하니 극중에서는 엄청난 활약을 합니다만……개인적으로는 높게 쳐주고 싶지 않은 능력입니다. 제한사항이 너무 많아요. 헌터X헌터로 치자면 제약은 존나 많은데 능력의 성능도 별로 안 높은 쪽입니다. 그 근거가 스테일과의 싸움이었죠.

마술로 만들어진 화염을 없앨 수는 있지만 끊임없이 불타오르는 화염을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즉, 순간적인 무효화는 가능하지만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생성되는 마술이나 공격에는 영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뭐야, 이거……그냥 다른 능력을 계속 갈고 닦는 게 훨씬 더 좋아 보이네요.

물리 데미지면 물리 데미지고 정신적 데미지면 정신적 데미지지,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무효화 능력 때문에 나중에는 ‘아, 시발 빨리 그 잘난 오른손으로 해결하라고. 어차피 [뭐, 뭐야!? 무효화 능력이라고!?]라며 놀라다 처발릴 거잖아’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매너리즘?

철 찌꺼기를 날리는 마법은 탁 까놓고 말해 그리 강하지도, 효율성이 높지도 않습니다만……적어도 ‘물리적 데미지를 준다’라는 목적만큼은 확실히 완수하는 거 같습니다. 제한적이라도 좋으니 효과나 목적이 뚜렷한 게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코멘트에 대한 답변입니다.

로리콤MK님, 썬문이라 하니 최근에 나온 포켓몬이 생각납니다. 썬(Sun) & 문(Moon)이었지만 닌텐도의 섹드립 때문에 ‘포켓몬 썬&문’이 아니라 ‘포켓몬SM’이다! 라며 웃었던 적도 있었죠. 아주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 꽤 자주 하곤 했습니다. 골드버전까지만 했었죠.

좋아하는 포켓몬은 딱 집어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워낙 유명하다 보니 부스터를 좀 좋아하게 됐네요. 유일신이라고 놀림 받는 포켓몬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조롱받으며 아무도 안 쓰는 캐릭터를 파고드는 것도 꽤 좋아합니다.

KOF99 때 로버트를 즐겨 썼을 정도니 말 다 했죠. 그 쓰레기 같은 로버트(99)를 생각하니 지금도 웃음이 나오네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캐릭터를 그 따위로 만들었던 걸까요. 참으로 의문입니다.

레드썬은 어디까지나 세뇌 & 암시의 구호지 딱히 커다란 의미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레드썬을 자제(안 쓴다고는 안 했습니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zxc54님, 다른 마을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가는 머지않아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자세히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프레그넌트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도 피해를 입었기에 사실상 세린을 포함한 모든 하렘 어드벤처의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괴물들의 습격은 안즈와 도착한 수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아내들을 내버려두고 떠날 수도 없기에 앞으로 활약할 곳은 수도(레이프)입니다. 아내들에 대한 사랑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카인과 로라가 있는 방에 들어가 소총 난사를 할 리가 없겠죠. 물론 떨어져 있었으니 예전만큼의 사랑은 느끼기 어렵겠지만……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가오가스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5일 연재이므로 앞으로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폭염이 극성을 부리니 건강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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