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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로 재벌 참교육-48화 (48/139)

§048화 정보 유출(3)

- 일단 최우성 대리가 알아채지 못하게 평소처럼 행동해. 괜히 티 내지 말고.

며칠 전, 충격적인 사실을 강하민 대표에게 듣고 나온 후 장한진은 김문성에게 신신당부했다.

- 만약, 우리 둘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말을 잘못해서 최우성…. 그 개자식이 눈치라도 채서 날라버린다? 그럼 우리만 주옥 되는 거야. 지금이야 유해 보이지만 너도 잘 알잖아. 강하민 대표님이 얼마나 냉정한 사람인지.

수호증권 재직 당시 강하민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입사 동기가 비리에 연루된 걸 알게 되자, 가차 없이 감사팀에 제보했었다.

아직도 수호증권 내에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일화였다.

"과장님, 한잔 올리겠습니다!"

"…어? 어, 그래."

잠시 상념에 잠겼던 김문성은 황성일의 활기찬 말에 정신을 퍼뜩 차렸다.

다들 이미 잔을 채워놓고선 김문성만 바라봤다.

뭔가 싶어 눈을 끔뻑이니 옆의 한수찬 대리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과장님, 그거 안 하셨잖아요?"

"그거? 뭐?"

"회식 때마다 하던 건배사 말입니다. 아직 안 하셨습니다."

"아아…."

오늘은 투자운용 3팀의 부서 회식이다.

김문성을 제외하면 모두 8월 말에 추가로 채용된 직원들이라 서먹함을 빨리 없애려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었다.

겉으로는 몰라도 속으로 무척 시끄러운 사건이 생긴 마당이라 회식을 취소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최우성이 의심할까 봐 원래대로 진행했다.

"음, 뭐가 좋을까…."

고심하는 척하며 슬쩍 최우성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다른 팀원들과는 달리 심드렁한 표정의 그.

김문성은 속에서 욱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팀장을 맡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기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원흉인 최우성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최우성 대리."

"…네?"

자신을 부를 줄은 몰랐는지 최우성은 반 박자 느리게 반응했다.

김문성은 그를 향해 억지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며칠 전에 속이 안 좋다더니 이젠 좀 괜찮아?"

"네. 뭐…, 괜찮습니다."

"그래? 다행이네."

아프다고 한 그날, 정보를 빼간 걸 알고있는 김문성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오늘의 건배사는 이겁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들의 얼굴을 한 번씩 마주하며 김문성은 말을 이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마지막 말을 내뱉을 때 김문성은 최우성을 똑바로 바라봤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겁니다. 우리 미래투자신탁 투자운용 3팀 전원의 건강을 위하여!"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네 개의 잔이 부딪히고선 저마다의 출구를 찾아 들어갔다.

쓴 술을 넘기며 김문성은 남몰래 최우성을 노려봤다.

오늘 이 자리가 그와 하는 마지막 술자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며칠이 더 흘렀다.

* * *

"안 팀장. 안후석 팀장 어디 갔습니까?"

갑자기 들이닥친 감사팀 직원에 이화증권 증권분석팀은 발칵 뒤집혔다.

날이 선 감사팀 직원의 물음에 증권분석팀 팀원은 안절부절못해하며 답했다.

"아, 아직…. 오늘 아직 안 나오셨습니다."

일주일 전 안후석 팀장의 추천으로 세 종목에 이화증권은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그 세 종목들은 지난주까지 보합세에 머물다 하루 전 월요일부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처음 투자한 돈이 반 토막 나버린 상황.

추천 정보를 믿고 투자한 고객들의 항의 전화로 이화증권 업무는 마비 상태다.

- 내 돈 어떡할 거야! 내 피, 땀, 눈물 같은 돈 어떡할 거냐고!

"저, 고객님. 분명 종목 추천을 해드리면서 경고해드렸지 않습니까? 결정은 고객님의 몫이고, 그에 따른 책임 역시…."

- 야, 이 개새끼들아! 너네가 뭐랬어? 확실한 정보라며! 책임자 나오라고 해. 당장 사장 바꿔!!

그렇게 고객과 실랑이를 벌이는 전화통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 사태의 주범인 증권분석팀 안후석 팀장은 사내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모두가 욕하면서 찾고 있는 안후석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했다.

그가 들여다보는 컴퓨터 모니터 위로 트레이딩 프로그램의 한 메뉴가 떠 있었다.

[주식 평가잔액 : 23,050,375원]

"……."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2억 원을 넘어서던 주식 잔고가 2천만 원 대까지 떨어졌다.

부르르- 부르르르-

핸드폰이 연신 울려댔지만, 안후석은 넋이 나간 듯한 시선으로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컴퓨터 앞에 못 박힌 듯 고정되었다.

"거, 거짓말이지?"

믿기지 않는 숫자다.

지난주 최우성으로부터 받은 로그 파일 정보로 평소처럼 투자했을 뿐인데….

확신을 가지고 은행 빚 오천만 원까지 꼬라박았단 말이다!

미래투자신탁 세 팀의 로그 파일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2팀의 정보로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런 결과라니.

헬스게이트(주) 외 두 업체.

이미 주가가 높은 세 개의 종목이지만, 여태까지의 성과를 믿고 안후석은 거기에 과감히 자신의 모든 자산을 던졌다.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이재민 사장의 눈치도 보여 이화증권에도 동일한 종목을 추천했고 말이다.

근데 사고 난 뒤, 장 마감 시각이 다가오자 세 종목의 주가 흐름이 일제히 요동을 치더니 일시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뭐, 단순 조정 받는 거겠지.'

과거의 결과에만 사로잡혀 안후석은 누가 봐도 하락 신호인 게 분명한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화증권 내에서 몇몇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최근 증권분석팀에서 이뤄낸 실적이 있다보니 지적을 할 수 없었다.

위에서도 증권분석팀의 투자를 묵인하는 모양새이기도 했고 말이다.

금요일까지 주가가 확 떨어지지는 않아 안심하고 주말을 넘겼는데….

월요일 아침, 장 시작과 동시에 세 종목은 바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오늘까지 두 번의 연속 하한가.

미수 거래를 이용했기에 손실의 폭은 더욱 컸다.

안후석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이게 현시운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현시운은 유레카의 정보이용권 하나를 소진해 차주 월요일 이후로 폭락하는 종목 세 개를 알아낸 뒤, 월화 양일간 매수와 매도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걸 알 리 없는 안후석과 이화증권은 제대로 걸려들어버렸다.

"이, 이럴 리가 없어. 뭔가가 잘못된 거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피 같은 자신의 돈.

안후석은 반쯤 실성한 사람처럼 핸드폰을 들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전화 목록에서 최우성의 번호를 찾았다.

막 전화를 걸려는 찰라, 다시금 진동음이 울렸다.

"……."

액정 위로 뜬 발신자는 증권분석팀의 부하 직원이다.

잠시 고민하던 안후석은 회사의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고자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김 대리?"

- 안후석 팀장님.

"……?"

처음 듣는 목소리다.

- 이화증권 감사팀 최재용 과장입니다.

"감사팀…이요?"

감사팀에서 자신을 왜?

- 최근 안후석 팀장님의 개인 증권계좌에서 회사의 투자 정보를 이용한 거래 정황이 나왔습니다. 인정하십니까?

"네? 그, 그게 무슨!"

감사팀 직원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그동안 안후석이 최우성을 통해 미래투자신탁에서 빼내 투자계획서로 올린 종목들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물론 그중 대부분 자신의 개인 주식거래에도 이용했었다.

이는 보통 눈 감아 주고 넘어가는 식으로 관례처럼 여기는 편인데….

파고들면 분명 잘못인 것은 맞지만 말이다.

"……."

안후석은 그제야 깨달았다.

왜 이제껏 이재민 사장이 은밀한 지시를 내린 이후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는지.

그는 자신이 이런 식으로 정보를 이용할 거란걸 짐작하고, 일이 잘못되었을 때 바로 날려버릴 수 있는 카드를 확보한 것이었다.

- 지금까지 말한 혐의. 모두 인정하십니까?

"…이재민, 이재민 사장님과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 …안후석 팀장, 아니 안후석 씨. 당신이 뭔데 사장님과 얘기를 하네 마네 지껄여. 회사의 기밀 정보를 빼내 이용한 주제에!

돌변하는 감사팀 직원의 말투.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지 그는 안후석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아, 아니! 이게 다 이재민 사장이 시킨…."

- 뭐? 누가 뭘 시켜? 당신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어? 업무상 배임죄 말고도 명예훼손까지 걸리고 싶어서 그래!

"……."

안후석은 몰아치는 감사팀 직원의 으름장에 제대로 대꾸도 못하고 휘둘리다 통화를 종료했다.

지금 상황은 자신에게 몹시 불리했다.

이대로라면 없던 죄도 뒤집어쓰고, 사회적으로 매장될지 몰랐다.

안후석은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최근 통화목록을 뒤져 최우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안후석이 감사팀 직원과 한창 통화를 하고 있을 그 시각 최우성은.

"……."

대표이사실에 불려가 지금껏 해온 해사 행위에 대해 추궁을 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극렬히 부정했지만, 하나둘 튀어나오는 증거에 최우성은 할 말을 잃었다.

초소형 카메라로 찍은 영상만이 다가 아니었다.

그동안 최우성 모르게 현시운을 비롯한 각 팀장은 강하민의 지시로 관련된 증거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오늘, 최우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책상 서랍에서 USB 메모리를 무더기로 찾아냈다.

하나같이 미래투자신탁에서 사용하는 증권사 트레이딩 프로그램의 과거 로그 파일이 담겨있었다.

훤히 드러난 범죄의 흔적에 최우성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띠링- 딩딩딩!

그때 최우성의 핸드폰이 울렸다.

최우성은 액정 위로 뜬 안후석이라는 이름에 기겁을 하며 통화 거절을 누르려고 했으나,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운에게 핸드폰을 뺏겼다.

"뭐 하는 겁니까! 제 핸드폰입니다. 내놔요!"

뭔데 그러냐는 강하민의 눈짓에 시운은 쓴웃음을 지으며 핸드폰을 들었다.

"이화증권 안후석 팀장이라고 뜨는데요? 아무래도 단독 소행은 아니었나 봅니다."

"아, 아닙니다! 전 직장 상사라 단지 친분이 있어서 연락 온 거라고요. 악! 손 좀 놔봐요!"

당장이라도 시운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으려는 최우성을 김문성 과장이 두 손으로 꽉 잡고 있었다.

"최 대리, 그만하지. 이미 증거도 나온 마당인데 사실을 인정해."

"아냐, 아니라고! 이 손 그만 놔!"

상황을 지켜보던 시운은 스피커폰으로 설정을 바꾼 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덤으로 녹음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혹시 몰라 자신의 핸드폰으로도 녹음을 시작했다.

- 야! 최우성, 이 개새끼야! 대체 나한테 무슨 자료를 준 거야?! 미래투자신탁 로그 파일이라며? 근데 왜 결과가 이따위냐고!

"……."

김문성과 실랑이를 하다 시운이 통화 버튼을 누른 줄도 몰랐던 최우성은 방 안 가득 울리는 안후석의 고성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 개새끼야!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보든가! 너 때문에 난…, 난 이제 다 끝났단 말이야. 이 새끼야!

대표이사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여태껏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강하민이 최우성을 쓱 한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안후석 팀장님."

- 뭐, 뭐야? 너 누구야?

"미래투자신탁 강하민 대표입니다."

- 뭐?!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렇듯 직접 전화를 걸어주시어 최우성 대리와의 내부정보 거래 혐의를 본인 입으로 증명해 주시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 뭐, 뭐뭐뭐? 그, 그게 무슨….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지금 이 통화는 녹음 중입니다."

- …….

뚝!

전화가 끊겼다.

방금 통화에 모두 조용한 가운데, 시운은 강하민과 눈빛을 주고받고는 바로 움직였다.

최우성의 핸드폰에 생성된 통화 녹음 파일을 자신과 강하민의 핸드폰으로 전송한 시운은 자신의 핸드폰을 통해 하고있는 녹음은 종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똑똑-

"들어와요."

강하민의 말에 경영지원팀 나영현 차장이 살짝 긴장한 안색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대표님. 저…, 지금 밖에 경찰이 와 있는데요?"

"?!"

그 말에 최우성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강하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제가 부른 거니까."

"아, 네. 알겠습니다."

조심스레 문을 닫고 나영현이 나가자마자 최우성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대, 대표님!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

그를 바라보는 모두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미래투자신탁에 들어온 스파이.

그에 선처는 없다.

강하민의 그런 결정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잠시 후에 들어온 경찰에게 강하민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 사이, 시운은 영상 파일과 안후석과의 통화 녹음파일,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 녹음파일까지 최우성이 가지고 있었던 USB 메모리 중 하나에 함께 담아 증거물로 제출했다.

적법하지 않은 상황에서 촬영된 영상 파일은 참고자료 정도로만 취급되겠지만, 이해 당사자 간의 녹취록은 법적인 증거 효력이 있으니까 혐의를 입증하는 데 USB 메모리와 함께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제발요! 사정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봐주세요!"

경찰들에게 붙들려가는 와중에도 최우성은 그렇게 사정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시운은 이번 일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유했었던 김현석에게 연락해 진행 과정을 알리고, 정식으로 소송을 의뢰했다.

같은 날, 안후석 역시 이화증권 감사팀에 붙들려 경찰서로 넘겨졌다.

업무상 배임죄로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었고, 5주 후.

최우성은 징역 1년 6개월, 안후석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안후석의 형량이 최우성보다 2배로 많은 이유는, 미래투자신탁과는 별도로 이화증권에서도 그를 배임으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래투자신탁 내에 암약해오던 암세포가 적출되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획하고 시작하게 만든 장본인.

이화증권 사장 이재민의 존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불안의 싹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었다.

* * *

끼익-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운 강하민은 룸미러로 자신의 얼굴을 한번 살펴봤다.

"……."

평소 남들 앞에서 보이는 냉정함을 가장하려 하지만, 저도 모르게 표출된 감정이 얼굴을 조금 상기시켰다.

짝- 짝-

가볍게 뺨을 두드리며 심호흡한 그는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잠시 후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강하민은 21층을 눌렀다.

반대편 통유리창으로 서울 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불빛들로 절경을 이루는 그 풍경에도 강하민의 신경은 온통 약속 장소와 만날 사람에게 향해 있었다.

띵-

21층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

강하민은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으로 발길을 옮겼다.

"어서 오십시오."

레스토랑 지배인이 미리 전달을 받았는지 입구에서부터 강하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강하민을 창가의 한 테이블로 안내했다.

평소였다면 뛰어난 스카이뷰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을 이곳이 지금은 텅 비어있다.

앞서간 지배인이 한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더니 허리를 깊이 숙였다.

"모셔왔습니다."

"그래요. 다시 부를 때까지 근처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네, 본부장님."

지배인이 비켜서면서 모습이 드러난 젊은 사내.

잘 생긴 얼굴의 그는 누가 봐도 선해 보이는 미소를 한껏 머금으며 강하민을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강하민 대표님."

"…네.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 이곳 서울 장강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상대는 바로….

장강 그룹의 후계자인 장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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