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
영지 선포 (1)
한없이 포근한 빛이 옅어지더니 성현의 몸으로 모두 스며들 듯 사라졌다.
“혀, 형님 된 겁니까?”
“잠깐만, 살펴봐야 할 게 좀 많네. 좀 기다려봐라.”
성현은 급히 캐릭터 창을 열고, 전체를 한눈에 담아냈다.
[박성현]
레 벨 : 23 (EXP 38.78%)
직 업 : 무기 전문가 [1차 전직]
계 급 : 최하급 귀족
근력 20 (+10,+3) → 33 ▲
민첩 10 (+10,+3) → 23 ▲
내성 10 (+10,+3) → 23 ▲
마력 10 (+10,+3) → 23 ▲
체력 20 (+10,+3) → 33 ▲
권위 0 (+10,+3) → 13 ▲
보너스 스텟 : 2
캐릭터 창에 이전에 없던 ‘계급’이란 항목이 추가되어 있었고, 거기다 스텟으로 ‘권위’가 새로이 생성되어 있었다.
더불어.
“……스텟이 올랐다. 너도 캐릭터 창 있어?”
“네? 넵. 저도 플레이어 창이 있긴 한데, 대부분이 잠겨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최하급 귀족이 되고 영지 선포를 해서 남작이 되면 그때 풀릴 것 같습니다. 당장은 자원 항목만 열려 있습니다. 일정 자원 이상을 모으는 튜토리얼을 끝내야 합니다.”
“흐음, 아무래도 기존 내 능력과 합쳐지면서 나는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는 거 같다. 난 그 튜토리얼인가 뭔가 하는 걸 건너뛴 거 같거든. 좀 더 살펴보고 다시 이야기하자.”
[ 계 급 : 최하급 귀족 ]
1.최하급 귀족
-권위 3이상(전 능력 +3, 영지 선포 1개 가능)
2.남작
-권위 10달성 및 영지 1개 이상(전 능력+5, 영지 선포 2개 가능)
3.자작
-권위 20달성 및 영지 1개 이상(전 능력+10, 영지 선포 3개 가능)
4.백작
-권위 50달성 및 영지 3개 이상(전 능력+15, 영지 선포 5개 가능)
5.후작
-권위 100달성 및 영지 5개 이상(전 능력+30, 영지 선포 10개 가능)
6.공작
-권위 200달성 및 영지 10개 이상(전 능력+50, 영지 선포 20개 가능)
7.국왕
-권위 500달성 및 영지 50개 이상(전 능력+200, 영지 선포 100개 가능)
8.황제
-권위 2,000도달 및 영지 100개 이상(전 능력+1,000, 영지 선포 200개 가능)
[ 권 위 ]
-권위가 높을수록 영지 선포에 대한 시간이 줄어듭니다.( 12시간 → 10시간 26분)
-권위가 높을수록 영토에 대한 지배권이 강화됩니다.(영토 내 아군의 능력 13% 강화)
-권위가 높을수록 더욱 많고, 넓은 영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5㎢,150만평)→(5.65㎢,171만평)
“내가 현실에 있는 건지, 게임을 하고 있는 건지…….”
최동원 중령에게 각성 능력을 부여하고 얻은 능력은 성현에게 더욱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임이 분명했다.
캐릭터 창에 추가된 것 외에 스킬 창과도 비슷한 기능의 메뉴가 추가되어 있었다.
〔 영지 관리 〕
[영지 선포]
- 일정 영역을 자신의 영지로 귀속. (12시간→10시간 26분)
- 귀속 영지에 대한 지배권 포기 시 24시간 후 영역선포 가능(기존 영지에 투입된 자원과 자금 50% 획득)
[자원]
[시설] -잠김, 영지 생성 후 사용 가능
[내정] -잠김, 영지 생성 후 사용 가능
[외교] -잠김, 영지 생성 후 사용 가능
자원 외에 시설, 내정, 외교, 항목은 잠겨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성현은 왠지 아주 오래전에 했던 전략 시뮬레이션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문뜩 들었다.
“동원아, 넌 당장 안 된다고 했으니 지금 영지 선포는 내가 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내가 선포하면 너보다 조금이지만 더 넓다.”
“허허, 이거 참 역시 형님 능력이 사기는 사기네요. 어떻게 본 주인보다 더 좋습니다. 시작부터 틀립니다.”
“나도 새삼 느낀다. 지금 당장 여기서 영지 선포해도 양재IC에서 판교IC까지 들어가는 영역이 내 영지가 될 거 같다.”
“형님, 그럼 지금 당장 해보시죠.”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영지 선포]
성현은 영지 관리 메뉴를 불러내어 ‘영지 선포’ 창을 터치했다.
두-둥!
성현에게서 비롯된 웅장한 울림이 영지 선포에 해당하는 지역 전역에 울려 퍼졌다.
듣는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는 울림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을 터였다.
[영지 귀속까지 10시간 25분 59초]
“혀, 형님 방금 그 소리…….”
“……이거 참.”
원인 불명의 울림이 대피소 전역에 울려 퍼진 탓에 성현과 최동원 중령이 차고 있는 트랜스듀서 무전기에 원인 파악을 하려는 대원들의 무전들로 요란 법석했다.
“사령관이다. 방금 울림은 내게서 비롯된 거다. 크게 놀랄 것 없다. 소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피소 전체에 잘 전달하도록 해.”
-넵. 사령관님. 확인했습니다. 전체 방송 및 전 부대에 하달토록 하겠습니다. 단결!
성현의 무전으로 소란은 잠잠해졌지만, 궁금했는지 해미가 줄리를 데리고 찾아왔다.
“어머! 그럼 아저씨 이제 왕 되는 거예요?”
“어엉? 그, 그럴 수도 있겠지?”
국왕이라는 작위를 얻기 위해서는 권위가 500인데 어떻게 보면 레벨 500이 되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넘지 못할 꿈의 숫자였다.
귀족 작위를 얻으면 보너스 능력치를 얻게 된다지만, 그래도 400레벨 이상은 되어야만 가능하다.
대략 10에 0이 36개쯤 붙는다고 보면 된다.
‘미리 실망시킬 필요는 없겠지.’
좀비들이 레벨이 올라 기존보다 5배 이상의 경험치를 주고 있지만, 확실한 건 성현이 100레벨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매 레벨 업마다 필요경험치가 1.2배 늘어나는데 100레벨에 오르려면 무려 2천억 마리라는 천문학적인 좀비를 잡아야 한다.
지구의 전인구가 좀비가 되어서 성현 혼자 독식한다 해도 82레벨이 한계였다.
전 지구의 좀비를 잡았을 때 82레벨!
좀비가 10레벨이 되어 이전보다 경험치가 올랐다고 하지만, 결코 매우지 못하는 간극이란 게 있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걸 성현은 안다.
“줄리야~ 우리 줄리 이제 공주님이라 불러야겠다.”
“웅? 마미 나 원래 공주님이라고 파파가 그랬는걸. 줄리는 이미 공주님이야. 마미는 왕비님.”
“왕, 왕비? 우리 줄리 지금 마미보고 왕비님이라고 했어?”
“웅. 파파가 왕이면 마미는 왕비님 아냐?”
“어쿠~. 우리 줄리는 어쩜 이리 예쁜 말만 할까. 아구 예뻐라.”
해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부끄러워했다.
“커험.”
성현이 멋쩍은 듯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부렸다.
* * *
투타타타.
성현은 해가 질 무렵 공격헬기 타고서 대피소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
저녁 9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 성현은 유달리 시간이 지나지 않음에 조바심이 나 있었다.
[영지 귀속까지 12분 33초]
새로이 얻은 능력을 한시라도 빨리 사용할 방법을 찾고자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 지금 성현의 심정이었다.
그리고.
[영지 귀속 완료]
[영지의 이름을 부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계산’
영지 귀속 완료 알림과 동시에 영지의 이름을 부여해달라는 메시지에 성현은 저도 모르게 청계산이라는 이름을 되뇌었다.
[영지 이름을 ‘청계산’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수락, 거부)]
‘특별한 이름이 필요한건 아니니 오케이.’
가벼운 손길로 수락을 터치했다.
[영지 ‘청계산’이 귀속되었습니다]
[권위 10 달성 및 영지 1개 소유 승급조건 충족]
[‘남작’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전 스텟 +5’의 특전을 얻었습니다]
[영지 관리 잠김 항목 ‘시설’이 해제되었습니다]
[영지 관리 잠김 항목 ‘내정’이 해제되었습니다]
[영지 관리 잠김 항목 ‘외교’가 해제되었습니다]
[기존 거주민들이 영지민 신청 자격을 얻습니다. 신청을 수락하지 않은 거주민은 24시간 후 영지에서 퇴거 됩니다. 또한 영주나 권한을 위임받은 가신이 직접 영지민을 거두고, 퇴거할 수 있습니다.]
[이재준 영지민 신청 (수락, 거부)]
[민철기 영지민 신청 (수락, 거부)]
.
.
.
“헐-!”
영지 선포가 완료되고 영지로 귀속이 되면서 가히 어마어마한 텍스트가 출력되었다.
-사령관님! 이거 뭡니까?
“혹시 영지민 신청을 묻는 창 같은 게 나타났냐?”
-네! 지금 난리도 아닙니다.
“우선 모두 영지민 신청하라고 대피소 전체에 방송해라. 될 수 있음 단 한 명도 빠지지 말고 할 수 있도록 관리과 직원들 전부 동원해서 일일이 개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일단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대충 하면 큰일 난다. 이거 영지민 신청 안 한 사람은 내 영지에서 24시간이 지나면 퇴거된다. 퇴거가 어떤 건지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영지 밖으로 내보내지는 거 같다.”
-네에? 그러다 혹시라도 글도 못 땐 어린애들은 어떻게 합니까?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 아이들이나 아기들은 내가 직접 영지민으로 거둘 수 있으니 아침에 터널 개방하면 내가 직접 해주마. 애들 있는 부모들은 모두 한 명도 빼놓지 말고 모아놔.”
-알겠습니다. 대령님.
성현은 최동원 중령과 무전을 마치고, 계속해서 영주민 수락을 묻는 창을 한쪽으로 치웠다.
영주민 신청은 계속해서 들어올 테고, 한 번에 해결하는 편이 낫다 생각했다.
최 중령이 게임에 대해 설명할 때 지금 당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걸 확인하고 적용 여부를 살펴보는 게 먼저였다.
〔 영지관리 〕
[영역선포] [자원] [시설] [내정] [외교]
“우선 시설부터.”
[시설]
1. 도로
2. 성벽
3. 해자
4. 병기
5. 창고
“그래, 성벽!”
성현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2. 성벽]
1)목책
방어력 : 50
규격 : 높이 2m, 폭 50cm
길이 : 1m
필요자원: 가죽 50㎏ 목재 200㎏
대체자원 : 10 실버
-설치
규격( 0 ▲) * 길이( 0 ▲) =
2) 허름한 토성
방어력 : 120
규격 : 높이 2m, 폭 50cm
길이 : 1m
필요자원 : 목재 400㎏, 점토 200㎏
대체자원 : 50 실버
-설치
규격( 0 ▲) * 길이( 0 ▲) =
3)튼튼한 성곽
방어력 : 450
규격 : 높이 2m, 두께 50cm
길이 : 1m
필요자원 : 점토 400㎏, 석재 1t
대체자원 : 2 골드
-설치
규격( 0 ▲) * 길이( 0 ▲) =
4)완벽한 성벽
방어력 : 1,000
규격 : 높이 2m, 두께 50cm
길이 : 1m
필요자원 : 석재 2t, 철광석 1t
대체자원 : 10 골드
-설치
규격( 0 ▲) * 길이( 0 ▲) =
<수리 및 보수>
- 없음
성현이 성벽을 터치하고 나타난 선택지는 모두 4가지, 그리고 마지막에 수리와 보수가 가능한 항목이 별도로 있었다.
“뭔 놈의 자원이 저리 많이 들어! 자원, 자원 항목.”
[자원]
1.탐색(0/5)
탐색 중인 자원 없음
2.채취(0/5)
채취중인 자원 없음
3.가용 자원(5/5)
1)가죽 : 0
2)목재 : 0
3)점토 : 0
4)석재 : 0
5)철광석 : 0
골드(G) 37,454,504골드 33실버
- 신 자원 확장등록 1회당 1,000,000골드
“골드!”
성현이 제주도 몰이사냥을 시작하기 전 골드가 대략 100만 골드가 안 되었지만, 제주도 좀비들을 일소하고 모인 골드는 무려 3천 7백만 골드를 넘어서 있었다.
좀비 한 마리당 50골드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을 준거다.
“좋아! 대체 자원이 골드라면 충분하고 넘친다.”
기존 게이머 능력과 통합되면서 가진 골드가 새로운 능력에도 적용되어 활용할 방법이 드디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