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판멸망한 세계의 게이머-105화 (105/176)

# 105

자원 부국 (3)

연신 M230 체인건에서 고폭탄을 난사하며, 지상의 좀비 때를 몰살시키던 성현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간만에 한 놈 보이네. 그것도 표적지로 좋은 대형이라.”

[구울 Lv5]

신장이 10층 건물 높이만큼은 되어 보이는 거대 구울이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구울들은 초기 변이를 시작하고, 자주 모습을 보였던 것이 최근 들어 그 모습을 잘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한반도만 그런 것이 아닌 듯 중국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숫자만이 목격되었다.

몇 가지 추측되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특수한 생존본능이 있어서 피했다는 가설이 하나였고, 그도 아니면 정말 더는 없는 것일 수도 있었다.

“경험치하고 골드 좀 많이 주고 가거라.”

성현은 무기통제 패널(WPN)을 조작해 헬파이어 미사일로 지정하고 곧바로 목표를 락온 시켰다.

푸화화확!

마하 1.3의 속력을 가진 헬파이어 미사일이 성현의 스킬에 힘입어 마하 8.7이라는 가공할 속도로 구울의 향해 뻗어 나갔다.

콰쾅!

공기를 찢어발기며, 날아간 미사일이 구울의 머리통을 정확하게 명중했다.

금속강화탄두(MAC)가 아닌 파편폭풍형 탄두를 장착한 헬파이어 미사일이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거센 폭발을 발했다.

화마와 연기로 정확한 피해 확인은 어려웠지만, 추가적인 공격을 할 필요가 없음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성현의 시야에 떠 있던 구울의 표식은 헬파이어 미사일 한 발에 사라졌고, 고이 경험치와 골드로 치환되어 들어왔다.

“오케이 이걸로 다 모았다.”

[ 10,132,755골드 17실버 ]

다행인지 불행인지 레벨업에 임박했던 경험치는 100%를 모두 채우고, 1레벨이 더 올라 32에 도달해, 성현은 보너스 스텟을 권위에 투자했다.

[박성현]

레 벨 : 32   (EXP 00.38%)

직 업 : 무기 전문가 [1차 전직]

계 급 : 후작

근력 12 (+10,+93) → 115 ▲

민첩  9 (+10,+93) → 112 ▲

내성  9 (+10,+93) → 112 ▲

마력  5 (+10,+93) → 108 ▲

체력 14 (+10,+93) → 117 ▲

권위 64 (+10,+93) → 167 ▲

보너스 스텟 : 0

“아직도 6일이나 남았네.”

두식의 특성을 개화시키고 공유받은 능력은 240시간의 환경재설정에 들어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고 있었다.

[ 동기화 완료까지 145시 31분 42초 ]

“이건 현질로 어떻게 안 되나?”

자신에게 공유되는 능력과 기존의 능력이 합일되는 과정은 성현이 말하는 소위 말하는 현질. 즉, 골드로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없었다.

“우선 이걸로.”

[즉시 탐색 완료 996만 골드]

[996만 골드를 사용하여 ‘석유’ 탐색을 완료하시겠습니까? (수락, 거부)]

성현이 골드 벌이를 위해 사냥을 나선 지 3시간여가 흘러 996만 골드를 사용해 즉시 탐색을 완료시켰다.

[자원]

1.탐색(1/6)

1)석유

탐색된 자원에 숫자표기가 0에서 1로 바뀌어 있었고, ‘석유’ 추가되어 있었다.

“어디 보자.”

1)석유

-매장량 : 12억 7천만 배럴(2,006억 6천만 리터)

1급 시설

생산량 : 시간당 5만 7천 배럴(9,057,300리터)

필요자원 : 37,000,000 골드

-설치

( 0 ▲) =

2급

생산량 : 시간당 1만 5천 배럴(2,383,500리터)

필요자원 : 8,400,000 골드

-설치

( 0 ▲) =

3급

생산량 : 시간당 3천 2백 배럴(508,480만 리터)

필요자원 : 2,100,000 골드

-설치

( 0 ▲) =

내정위원회에서 1년 안에 제주 전체 영지의 석유 소비량이 일별 10만 배럴 즉, 1천 5백만 리터에 육박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었다.

물론, 그 보고서는 성현이 제시한 인구 50만을 기준으로 작성된 추산치이었지만, 엄연히 현실을 근거로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상이었다.

“최소한 2급 시설 이상은 설치해야 한다는 말인데. 근데 시간당 1만 5천이면, 하루면 36만이나 뽑아낸다는 건데. 1년이면…. 1억 3천만 정도고 이거 기껏해야 10년도 못쓴다는 말이잖아.”

십 수억 배럴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가 이제는 고작이라는 말로 바꿔야 하는 정도로 변해버렸다.

“어차피 상관은 없을라나?”

필요 이상의 석유를 확보해도 쓸데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영지에 석유 수급이 원활해져서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어디 팔 수 있는 물건도 아닌 것을 욕심냄은 미련하다 할 만했다.

“그리고 플라즈마 에너지 연구가 제 궤도에 이를 날도 머지않았고.”

정우현 과학기술부 장관이 언급한 플라즈마 에너지를 활용한 엔진이나, 전지로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석유의 의존도를 크게 낮추게 될 것이었다.

“벌어도 쓰는 데는 한순간이구나.”

즉시 탐색을 위해 벌어놓은 천만 골드를 소모하고 남은 골드는 고작 10만 골드 남짓이 다였다.

최하급인 3급 시설을 설치할 비용도 되지 못했다.

“이거 한탕 벌고 전부 스컬 드래곤을 뽑던지 해야지 필요할 때마다 이런 식이라면 곤란해.”

지속적인 골드 수급을 스컬 드래곤들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본의 아니게 미뤄졌었다.

“오늘 끝장을 보자.”

성현은 생각을 굳히고, F-35B 한 대를 꺼내 타고 빠르게 동쪽으로 향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와 인접한 자치구나 성들은 낙후된 탓에 인구 밀집도가 낮았다.

“우선 홍콩부터.”

성현은 홍콩과 상하이 같은 직할시부터 시작할 생각이었다. 최소 오백만 이상 되는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 사냥터로 정했다.

* * *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크게 두 개의 섬과 대륙과 붙은 18개의 행정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면적은 1,104㎢ 정도로 인천과 비슷한 크기의 도시지만, 극초신성 사태 직전의 인구가 800만 정도로 인구 밀집도가 대단히 높은 특별시급의 대도시였다.

쿠콰콰콰.

성현이 탄 F-35B가 홍콩의 칭이섬을 지나 SKY100 홍콩전망대를 막 지나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빅토리아항을 따라 홍콩의 관공서로 이용되는 초고층 빌딩과 수십 수백을 헤아리는 마천루들이 빽빽이 들어선 도심이 인상적이었다.

기체의 속도를 서서히 줄인 성현은 주택단지가 밀집된 구룡반도의 중심에 있는 파후이공원(Fa Hui Park)에 착륙을 시도했다.

“와 바글바글하네.”

천둥소리에 버금가는 전투기의 소음에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좀비들이 성현이 착륙하는 지점을 향해 쇄도해 오고 있었다.

성현은 기체가 착륙하자마자 빠르게 창고로 수납하고, 창고 한편에 자리한 공성 병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쿠쿠쿵.

11기의 거신병들이 지상에 강림하며, 지상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이어 31대의 마력 포탑들이 공중에 부상한 채로 나타나 순식간에 도열했다.

“공격해!”

쿵쾅쿵쾅!

거신병들이 뛰어 달리기 시작하자 지축을 흔드는 울림이 사방으로 번져나가며, 성현이 서 있는 지면도 들썩일 지경이었다.

3m가 넘는 거검이 좀비들을 횡으로 가르자 단번에 수십이 넘는 좀비들이 상하체가 분리되어 떨어져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은 불나방처럼 거신병들에게 달려들었다.

거신병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좀비들이 다리를 물어뜯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가 들어가기는커녕 도리어 부서져 뭉텅이로 빠져버렸다.

귀찮은 벌레를 쫓아내듯, 거신병의 손짓 한 번에 짓이겨진 좀비가 피떡이 되어 땅바닥에 널브러지며 피 웅덩이가 곳곳에 만들어졌다.

꽈과광!

마력 포탑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작지 않은 포성이 끊이지 않고 연이어 터져 나왔다.

주변을 에워싸고 덤벼들던 좀비들은 형체도 없이 흩어져버렸다.

“이거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만한 게 없긴 해.”

성현 본인이 직접 행동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파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콰콰쾅!

좀비들을 관통한 광선포가 인근 대형 빌딩의 벽면에 직격했다.

수십 층에 이르는 빌딩의 축이 크게 흔들거리자 창이란 창은 모두 부수어져 지상에 때아닌 투명한 유리비가 내려앉았다.

거기다 광선포의 포격에 삽시간에 데워진 공기가 후끈하다 못해 펄펄 끓어오를 지경이었다.

주변의 수풀이 바짝 말라 갈색을 띄는가 하면, 인근의 연못에서 수증기가 피어올라 안개가 자욱하게 생성되었다.

성현은 짙은 안개로 지형이 제대로 보이지 않자 미니맵을 이정표 삼아 거신병과 마력포탑들을 이동시키며, 진로를 개척했다.

* * *

성현이 홍콩에 도착한 지 30여 분 남짓한 시간 동안 잡은 좀비의 숫자는 대략적으로 20만에 달했다. 벌어들인 골드는 자그마치 1억 골드, 레벨도 1레벨이 올라 33에 올라있었다.

스컬 드래곤 3마리를 뽑을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어느덧 목표했던 액수를 초과해 골드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다.

“헬기다!”

성현의 예민한 귀에 헬기의 로터 음이 잡혔고, 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4㎞ 이상 떨어진 거리였지만, 성현의 육안에 또렷한 형체가 그대로 들어왔다.

중국의 주력 공격헬기인  Z-10 공격헬기 2기가 북쪽 선전시 방향에서 넘어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선전시 인근에 남부전구 소속의 대피소가 둘 있다고 들었는데 그들도 건재하다는 건가? 아니면 광저우에서?”

지난시에서 동부전구를 손에 넣은 직후 얻어낸 정보에 의하면 남부전구에서 만든 피난 섹터가 광저우와 선전시 인근에 도합 6개가 있었다.

장진을 통해 극초신성 사태 당시의 중국군 동향과 대륙에 산재한 각 섹터의 현황을 모두 획득한 성현은, 지금 보이는 공격 헬기들이 남부전구 소속임을 짐작했다.

홍콩의 중심 시가지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마에 뒤덮이자 정찰을 겸해 오고 있음이었다.

“여차하면 무력투사를 가정하고 두 대를 보냈겠지.”

그때였다.

헬기의 진행 측면에서 흰 궤적을 그리며, 지대공 미사일 두 기가 맹렬한 기세로 헬기를 향해 날아올랐다.

두 대의 Z-10 공격 헬기들이 급히 회피기동을 시작하며, 플래어를 사방으로 퍼트렸다.

마그네슘 조각들이 산화하면서 극렬한 열을 발산하면서 불타올랐다.

하지만 기만체에도 불구하고 지대공 미사일 두 기는 그대로 공격헬기에 틀어박혔고, 폭발과 동시에 추락을 면치 못했다.

너무 가까운 거리였고, 레이저 유도방식의 지대공 미사일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뭐야? 왜 지들끼리 싸워?”

미사일이 발사된 곳은 성현이 있는 곳과 5㎞ 이상 떨어진 한 빌딩의 옥상이었다.

중국에 타국이나 적대 세력이 잠입했을 리는 없었고, 내분이나 어떤 이유로 인해 한 세력에서 갈라져 나온 이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골드도 얼추 모인 거 같고, 한번 가보자.”

쿵!

성현은 지면을 박차고 크게 도약했다.

그리고 높이 솟구쳐 올라 인근의 건물 옥상으로 순식간에 올라섰다.

“저쪽이네.”

정확한 위치를 가늠한 성현은 건물과 건물을 징검다리 삼으며, 빠르게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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