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판멸망한 세계의 게이머-152화 (152/176)

# 152

왕국 (1)

성현은 제주로 복귀한 직후 일본에 있는 조만호와 잔류한 부대원들을 급히 철수시켰다.

미군이 지상군까지 상륙시켰다는 것은 한시적인 전투만을 가정한 것이 아닌 중장기적인 주둔을 목표를 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했다.

사실 미군과의 전투에서 전력을 기울인다면 이는 성현의 필승이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기고 지는 문제만 놓고 본다면 당장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냥 중인 스컬 드래곤들을 소환해서 전투를 치르면 그걸로 충분했다.

레일건 한 방에 파괴되는 스컬 드래곤들의 피해를 감수하고, 미사일과 같이 내구력을 깎아 먹는 공격은 성현이 실시간으로 수리해서 불사의 군대로 만들 수 있었다.

스컬 드래곤의 공격 사거리인 2km에 근접하기만 한다면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광선포를 투사해 함대를 초토화하는 게 가능했다.

제아무리 레일건과 레이저포 등을 앞세운 강력한 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4천 마리가 넘는 스컬 드래곤을 모두 상대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당장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일은 지양해야 했다.

“사령관님. 일본 측에 모두 전달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일본의 총리에게도 언질을 주어 미군들에게 협조하도록 했다.

어차피 일본의 요구로 왔을 것으로 짐작되는 미군들인바 크게 일본과는 대립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 현지인들의 대피는 독려하지 않았다.

“알겠다. 녀석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고 감시하도록 해.”

“네. 이미 작전실에서 위성을 통해 미군의 움직임을 철저히 살피고 있습니다.”

성현에게서 별도의 명령이 없었지만, 이미 군위원회에는 발사된 2개의 위성 중 하나를 이용해 미 함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 * *

성현은 급한 일을 모두 처리하고 미루어 두었던 일을 시행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제주에서도 비교적 한적한 한라산 동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지 13개를 만들면 된다 이거지.”

현재 제주에만 성현의 영지는 5곳에 이르렀다. 또 식량 생산기지인 나주 영지를 비롯해 광양, 여수를 모두 합해 8곳에 영지가 들어서 있었다.

해외에는 중국의 석유 영지와 이번에 만든 광물자원을 채굴하는 장소에 영지를 만들어 9곳이 추가로 만들어진 상태였다.

일본에 만든 영지는 여러 가지 이유로 회수할 수밖에 없었고, 국왕 계급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인 권위 500달성과 영지 30개는 이제 13개의 영지만 만들면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

“휴우~.”

성현은 한차례 심호흡을 했다.

권위를 제외한 모든 스텟들이 200대 초반 언저리에 맴돌고 있었다.

공작으로 승작할 당시 육체나 정신의 그릇이 백작 계급을 달성하고 이미 크게 확장되어있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국왕에 이르면 ‘전 스텟 +250’의 특전을 얻게 되면 권위를 제외한 스텟들이 거의 두 배 이상 올라서는 일이었다.

이로 인해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었다.

“별일이야 있겠어.”

단순히 생각하면 나쁠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지 선포!”

성현은 바로 코앞에 1평 남짓한 영지 13개를 순식간에 만들어 냈다.

[권위 500달성 및 영지 30개 소유 승급 조건을 모두 충족했습니다]

[‘국왕’으로 승급하였습니다]

[‘국왕’ 계급 당성에 따른 ‘전 스텟 +250’의 특전을 획득하였습니다]

[‘국왕’ 계급 달성으로 능력이 확장됩니다]

[영지 선포가 100개로 확장됩니다]

[왕국 선포가 가능해집니다]

.

.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 창을 채 다 읽기도 전에 전신에서 주체키 힘든 힘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앞에서 거대한 빛이 소용돌이치더니 일순간 번쩍하며, 터져나갔다.

영혼을 송두리째 빨아들이던 신비로운 빛은 초현실적인 폭발을 발하며, 온 세상을 빛으로 물들였고 광활한 영역으로 퍼져 나갔다.

성현의 영혼 또한 그 빛과 함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동되기 시작했다.

무수히 많은 빛들은 서로 충돌하고 뭉쳐지며 점차 그 크기를 부풀리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없이 뻗어 나갈 것만 같던 빛들은 경계가 없는 공허한 세상에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신비하고 황홀한 빛들은 마치 살아 숨 쉬듯 태동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나둘 빛을 잃어 점멸해가더니 종국에는 대부분의 빛들이 사그라졌고, 그 자리에 둥근 형태의 구체들만이 남겨졌다.

‘아!!!’

태고의 별들이 만들어지게 되는 광경임을 알게 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나의 구체가 크게 확대되더니 서서히 그 형태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성현이 아는 현재 지구와 지형도 다른 황색의 행성이지만, 틀림없이 지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는 사이 지구는 차츰 안정기에 들어갔고, 점차 푸른빛을 내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후 지구에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이 나타나고 명멸해가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

작은 생물에서부터 거대한 육지 동물들이 나타났고, 시간이 지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태초의 원시인들이 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점차 집단생활을 하더니 어느새 중세를 넘어 현대인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뒤 멀리서부터 다가온 띠를 두른 정체불명의 파동이 지구를 덮치고 일순간 모든 세상이 멈춰 버렸다.

다시 세상의 시간이 돌아왔을 때는 지상에 인간들은 좀비와 구울로 변했고, 극소수의 인간만이 살아남아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안 돼!!!”

기나긴 여정을 끝내고 성현이 현실에서 눈을 떴다. 성현을 중심으로 고막을 찢어발기는 강력한 폭발이 눈을 뜸과 동시에 터져 나왔다.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리까지 흙먼지가 비산했고, 유형의 충격파가 동심원을 그리며 끝을 모르고 퍼져나갔다.

“허억, 허억. 헉-.”

성현은 그 자리에 주저 않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자신의 본 것은 과거의 지구 그리고 현재 또 미래의 모습이었다.

“지구가 없어진다.”

성현은 확신했다.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지만, 자신이 본 모습은 사실이고 반드시 일어날 일들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지?”

족히 수십억 년에 달하는 지구의 변천사를 지켜본 성현은 시간에 괴리가 생겼다.

문득 두려움이 일었다.

시간이 얼마만큼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몇 시간이라면 괜찮지만 며칠 또는 몇 주가 지났다면 이는 심각하다 못해 절망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쿠아아앙!

지상을 박차고 상공으로 날아오르는 건 불안한 생각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성현의 등 뒤로 폭발적인 빛이 튀어나오며 거대한 날개를 형성해 냈다.

‘찬란한 날개’스킬은 전 스텟 총합에 비례해 비행시간과 비행속도가 증가하는 스킬이었다.

국왕이 되어 ‘전 스텟+250’의 특전이 적용되는 순간 한층 더 성장한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이상이 없어.”

높은 상공에 올라 제주가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도달하자 시야 가득 제주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고,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성현은 그제야 안도함과 동시에 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라? 내 갑옷. 이거 무전기도?”

착용하고 있던 전신일체형 아머는 온데간데없었고, 몸은 그야말로 헐벗고 있었다.

더군다나 귀에 항시 착용하고 있던 트랜서듀서 무전기도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성현은 그제야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소했다.

날개 달린 인간이 헐벗고 하늘을 날고 있으니 누가 보기라도 했다간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럴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아까운 갑옷만 날렸네.”

성현은 지상으로 내려와 창고 한편에 고이 모셔둔 자신의 군복을 꺼내 입으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잠시 자신의 내면을 관조했다.

외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 속은 천번지복한 상태였다.

마치 작은 태양이 자신 안에 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전 백작이나 공작으로 승작했을 때에는 그래도 힘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추측하는 것도 어려울 만큼 거대하고 강력한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쾅! 콰콰쾅!

가볍게 내지른 주먹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고, 수십 미터 앞에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이 풍압에 갈가리 찢겨나갔다.

“······.”

성현은 자신이 만든 초토화된 산림과 주먹을 번갈아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 * *

한라산 인근에서 굉음과 함께 큰 폭발이 연이어 발생해 군에 비상이 걸렸다.

급히 특수군을 투입하려던 찰나, 성현이 나타나 별일 아님을 알리자 그제야 비상을 해제했다.

그리고 성현은 잠시 혼자 있겠다는 말을 전하고 집무실에 틀어박혔다.

살펴볼게 한둘이 아니었다.

“이거 보기만 해도 배부르네.”

박성현

레 벨 : 61   (EXP 47.11%)

직 업 : 무기 전문가 [2차 전직]

계 급 : 국왕

근력  12 (+20,+443) → 475 ▲

민첩   9 (+20,+443) → 472 ▲

내성   9 (+20,+443) → 472 ▲

마력   5 (+20,+443) → 468 ▲

체력  14 (+20,+443) → 477 ▲

권위 732 (+20,+443) → 1,195 ▲

보너스 스텟 : 0

레벨은 2차 전직 후 1레벨이 더 올라 61에 올라있었고, 이번에 국왕에 오르면서 모든 스텟이 400을 넘어 500이 코앞이었다.

거기다 권위는 1천을 넘어 있어, 절대 불가능할 것만 같던 황제도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지만 들었다.

“왕국 선포?”

‘국왕’의 계급에 오르면서 새로이 생긴 능력이었다.

【 왕국 선포 】

-10개 이상의 영지를 통합해 하나의 왕국으로 전환 가능.(단, 영지와 영지 사이의 거리는 최대 20km로 제한)

-왕국에 대한 지배권 포기 시 영지에 대한 지배권도 함께 잃게 됩니다.

-영지에 영주 임명이 가능해집니다.

-왕국 전체에 ‘마법 결계’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마법 결계, 드디어 떴다!”

성현에게 영지나 왕국이나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새로이 확장된 수성 병기로 볼 수 있는 마법 결계는 기대를 가질 만 했다.

[마법결계]

-왕국 전체에 강력한 결계를 생성한다.

-‘국왕’의 징표를 소지한 이나 국왕의 소유물만이 통과가능.(공성 병기 모두 포함)

-징표 생성 개당 1골드.(소지 및 부착시 효력발생)

1. 헥사곤 실드

2. 앱솔루트 베리어

단 두 개뿐인 마법결계지만 성현이 그리도 바라마지 않던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이거지 이거!”

2. 앱솔루트 베리어

방어력 : 10,000,000

필요자원 : 오리하르콘 100t, 드래곤하트 200kg

대체자원 : 10,000,000,000

‘헥사곤 실드’는 볼 것도 없었다.

‘앱솔루트 베리어’ 백억 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골드가 소모되지만 이거라면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듯했다.

완벽한 성벽이 방어력 1천이었는데, 그 1만 배에 달하는 베리어라면 20킬로톤(kt) 정도의 전술핵무기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걸로 짐작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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