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아내가 나를 너무 좋아한다 60화
작전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어 갔다.
발할라를 포함한 인류의 총 방위 병력은 차근차근 티아마트의 영역을 좁혀 나갔다.
비록 권속들의 저항이 거센 탓에 진행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작전 개시 후 사흘이 지난 지금,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작전 지휘부의 계산으로는 앞으로 약 보름 뒤면 모든 영역을 최소화하고 벌어져 있는 차원 균열을 틀어막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오늘도 하루 종일 격렬한 전투를 치른 한서리의 팀은 밤이 되자 적당한 지대를 찾아 캠프를 쳤다.
공간 압축 마법으로 꾸역꾸역 작은 차량에 실어 놓은 보급품을 꺼냈다.
그들은 간이 텐트를 치고 가볍게 전투 식량으로 식사를 마쳤다.
불도 피우지 않는다. 그들은 어스름한 달빛에만 의지해 모든 일을 마치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취침 준비를 마친 한서리가 마지막으로 정찰대를 보내 주변을 탐색했다.
주변을 둘러보고 온 정찰대는 근방 5km 내에는 괴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의외로 티아마트의 권속들은 생명체로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놈들도 밤이 되면 잠을 잤고, 서로를 잡아먹은 뒤에 다시금 전쟁에 나서는 것은 해가 뜬 뒤였다.
벨제불의 권속인 언데드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에 비하면 그래도 휴식을 취할 시간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이나 부릴 수 있는 여유다.
한서리는 생각했다.
아직 티아마트와의 제대로 된 싸움은 시작되지 않았다.
티아마트는 세 마신 중 두 번째로 활동량이 많은 신. 하지만 아직까지는 마인 따위를 부리며 이 세상을 향한 야욕을 드러냈던 벨제불과 달리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계와의 전쟁 역사 100년. 그동안 티아마트와의 직접적인 전투는 없었다.
그래서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티아마트가 어떤 방식으로 침공을 해 오는지.
하지만 미래에서 돌아온 한서리는 알고 있었다.
티아마트는 그저 싸움, 전투라는 개념 그 자체다.
싸워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존재.
그건 같은 마신인 벨제불과 기린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전 우주를 통틀어 티아마트와 맞싸워 이길 수 있는 존재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제불과 기린이 각자의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티아마트에게 지능, 아니 정확히 말해 싸우는 것을 제외한 의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방에 피와 죽음을 뿌리고 다니는 그의 권속들과 달리, 티아마트는 수동적인 마신이었다. 먼저 가서 싸움을 걸거나 눈앞에서 어슬렁거리지 않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티아마트가 어째서 두 번째로 활동이 활발한 마신이 되었을까.
그것은 티아마트의 세력을 통제하는 머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티아마트를 위해 살며, 그에게 진상할 전쟁이라는 이름의 만찬을 준비하는 자.
그자를 어떻게 제압하느냐가 이번 사건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한서리가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그녀의 남편이 앉아 있었다.
가부좌를 틀고 온몸에서 열기를 피워 올리며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김건의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정신수양법이라고 했다.
언제 어디서나 싸움에 임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전사의 기본 소양이지만.
100퍼센트, 그 이상의 힘을 끌어 낼 수 있다면 굳이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서리는 최적화를 하고 있는 김건을 향해 알약 하나를 내밀었다.
“먹어. 각성제 겸 버프가 걸려 있어.”
마법약물은 한씨 가문의 주 사업 중 하나다.
각종 마법의 조합으로 이로운 효과를 제공하는 약품들.
한서리가 김건에게 건넨 것은 양산형 제품이 아니라 김건을 위해 한서리가 연구소에 의뢰해 개발할 특제품이었다.
어설픈 싸구려 약물은 남편의 예민한 감각을 흐트러트리기만 한다.
한 알을 정제하는 데 수천만 원이 들어가서 그렇지, 부작용도 거의 없다. 감각을 활성화하고 반응속도를 끌어올리는 등의 효과를 보기에는 이만한 물건이 없었다.
김건은 아내가 건네는 약을 삼키며 물었다.
“마무리가 가능한 사람은?”
극대소멸기가 가능한 사람을 묻는 것이다.
“나랑 노바 선배를 합해서 네 명. 가능하겠어?”
많은 것이 생략된 질문이었지만 김건은 그 뜻을 알아들었다.
전략적인 안목에서는 그보다 아내가 더 뛰어나지만 직접적인 전투의 향방을 재 보는 능력, 전술적인 안목은 김건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쉽진 않을 거야. 지금의 전력도 나쁘진 않지만 아무래도 경험치가 부족하니까. 이번 세대의 놈이 무슨 능력을 가졌을지도 모르고.”
김건이 호흡을 시작했다.
깊고 옅은 숨.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던 상체 근육이 줄어든다. 목덜미로 드러났던 핏줄이 빠르게 가라앉았다.
그 모습에는 싸움을 앞둔 숫사자가 갈기를 정리하는 것 같은 긴장감이 있었다.
김건이 말했다.
“교수님들 수준의 사람이 두 명 정도만 더 있으면 확실하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미안해.”
싸우기 전에 필요한 전력을 갖춰 놓는 건 한서리가 해야 할 역할이다. 그녀는 순순히 사과했다.
김건은 피식 웃었다.
“미안할 게 뭐 있어? 돌아온 지 반년도 안 됐는데 이렇게 일이 터지는 게 이상한 거지. 걱정하지 마. 장담을 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 해볼만은 하니까.”
정비를 마친 김건이 몸을 일으키자, 한서리는 그의 어깨를 짚었다.
“너무 무리는 하지 마. 여기서 성공한다고 티아마트의 추방이 확실시되는 건 아니니까. 여력을 갖고 싸워.”
“알았어.”
김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텐트 안에 설치해 두었던 전등이 퍽- 소리를 내며 꺼졌다.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어 간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이한 현상이었으나 그 이유를 알아볼 필요는 없었다.
어깨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뇌를 붙잡아 꽉꽉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이 덮쳐 온다.
다른 감각이 마비될 정도의 존재감이 바깥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왔군.”
신격이 캠프에 내려앉았다.
* * *
그것은 느닷없이 나타났다.
부팀장인 알리시아로부터 경계 임무를 명 받은 헌터는 무심히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황량한 대지는 장애물이 거의 없어 경계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보이는 거라곤 오로지 검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뿐.
그때, 붉은 형체의 무언가가 시야의 한편에서 꿈틀거렸다.
드넓은 평야에서는 시야가 생명이다.
헌터는 지급된 망원경을 들어 시선에 걸린 물체를 확인했다.
흐릿한 렌즈를 조절해 영점을 맞추자, 여섯 개의 팔을 가진 거인이 눈에 들어왔다.
“응……?”
언뜻 보아서는 티아마트의 상위 권속인 타이탄을 닮았다.
키가 5, 6미터는 될 법한 막대한 근육 덩어리.
하지만 그가 아는 타이탄은 나무를 뽑아 휘두르고, 집채만 한 돌덩어리를 집어던지는 야만스러운 거인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그 어떤 타이탄도 여섯 개의 팔을 가지거나, 각각의 손에 정교하게 제련된 무기 따위를 들고 있거나 하진 않았다.
그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같이 보초를 서던 동료의 어깨를 두들겼다.
“이봐, 저기 이상한 게 있…… “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여섯 팔의 거인이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 없다. 흑과 백, 태극 무늬가 새겨진 가면이 이쪽을 향했다.
놈의 팔뚝에서 근육이 분출했다.
괴물이 이쪽을 향해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집어던졌다.
“위험……!”
헌터는 바로 망원경을 집어던졌다.
반사적으로 등에 걸쳐 놓았던 무기를 뽑는다. 그리고 순식간에 코앞에 닥쳐 온 금속 덩어리를 향해 오라를 걸친 검을 들이밀었다.
펑!
폭음.
그리고 무기와 인간의 상체가 동시에 소멸했다.
터져 버린 몸뚱이로부터 튀어나온 피가 동료 헌터의 얼굴에 뿌려졌다.
“뭐야! 씨……!”
그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앞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인이 돌연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어, 억……!”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눈앞에 달 정도 크기의 물체가 들이닥친 것만 같았다.
놈이 뿜어내는 존재감에 질린 혼이 순간적으로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가 돌아왔다.
바람을 가르며 어디선가 날아온 고리 형태의 무기, 차크람이 거인의 손에 잡혔다.
가면으로 뒤덮인 얼굴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안녕하신가.”
가면의 안쪽에서 유창한 공용어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헌터는 마주 인사를 해 줄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어, 어어…….”
크게 뜨인 동공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벌어진 입으로 주르륵 침이 흘렀다. 가면을 걸친 고개가 갸웃거렸다.
“나약한 자로군.”
거인의 팔이 움직였다.
막대한 크기의 대도가 인간의 몸을 갈랐다. 뒤이어 몰아친 불꽃이 조각난 시체를 재로 태워 버렸다.
순식간에 보초 둘을 처리한 가면의 거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캠프의 안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옆에 있던 텐트가 찢어지며 그 안쪽으로부터 거대한 황금색이 튀어나왔다.
거인은 양쪽에 든 빨갛고 파란 쌍도를 겹쳐 그것을 막았다. 팔을 펼쳐 압도적인 크기의 거검을 뿌리쳤다.
쾅!
막대한 힘의 충돌에 퍼져 나가는 충격파.
공기가 터지고 긁힌 금속이 뿌리는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거검은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민활한 움직임으로 검극을 꺾어 안쪽으로 파고들어왔다.
거인은 여섯 개나 되는 팔 중 하나로 그것을 막았다. 자동차만 한 손아귀에 쥐어진 금강저가 황금의 대검을 깨물어 멈췄다.
팔이 많으니 공수의 전환에 텀이 없다.
거인은 공격을 막는 것과 동시에 반대편의 손에 쥔 차크람을 대검의 주인에게 던졌다.
“큭!”
세 갈래로 벌어져 있는 금강저의 끝이 대검의 날을 물고 있어 칼을 뺄 수 없다.
세라스는 거인이 차크람을 던지려는 동작을 취하는 것을 보자마자 바로 대검을 형성하고 있던 오라를 해제, 새로이 생성한 오라의 대검으로 공격을 막았다.
“!!”
검으로 받아 낸 차크람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다.
일순간에 새로 생성한 대검에 금이 갔다. 계속해서 밀고 들어온다.
단순히 힘으로 막아 낼 공격이 아니었다.
세라스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곧추세운 대검의 각도를 틀었다.
가까스로 위력을 흘려 보내는 데에 성공. 진행 방향이 비틀린 차크람이 그대로 하늘로 튕겨 날아갔다.
거인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며 되돌아오는 차크람을 받아 내며 세라스를 쳐다보았다.
“좋은 투기다. 죽일 보람이 있겠군.”
세라스는 막혀 있던 숨을 토했다.
“훅─!”
한 번의 격돌이었지만 죽을 뻔한 위기가 두 번이나 있었다.
반응이 빨라졌다.
그동안 있었던 에디와의 특훈, 그리고 김건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었으리라.
그녀는 열심히 노력한 과거의 자신에게 감사하며 의문에 가득 찬 눈빛을 던졌다.
‘이게 뭐지? 화신인가?’
언뜻 보기에는 그저 조금 이상하게 생긴 티아마트의 권속 같다.
하지만 말을 하는 티아마트의 권속이라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거기에 확실하게 공간을 찍어 누르고 있는 이 신격. 티아마트의 화신이라고 생각할 여지는 다분했다.
하지만 이전에 만난 벨제불의 화신보다는 압박감이 훨씬 덜했다.
당장이라도 세상이 무너질 듯한 위기감.
토너먼트의 경기장에서 전에 느낀 것이 물에 떠 있는 나무판자 위에 코끼리를 얹어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었다면, 지금은 똑같은 판자에 하마나 코뿔소를 올려 둔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눈앞의 존재는 화신, 혹은 그에 준하는 힘을 지닌 괴물이라는 것이다.
세라스가 거인과 대치하는 동안 캠프 내의 모든 인원이 튀어나와 현장을 목격했다.
지시를 내리는 알리시아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신격의 존재감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헌터들이 꼭두각시마냥 뻣뻣한 동작으로 어설프게 거인을 둘러쌌다. 그리고 한서리의 파티가 거인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건이 세라스의 측면에 서고, 그 뒤로 한서리와 노바가 자리 잡았다.
“이, 이게 뭐야? 화, 화신인가?”
노바는 덜덜 떨면서 거인을 쳐다보았다.
“뭐든 상관없어요. 일단 인간은 아니니까 적입니다.”
“…….”
한서리는 혼란스러워하는 노바에게 차가운 현실을 알려 주며 세라스와 김건에게 버프를 덧씌웠다.
김건은 말없이 그림자의 갑옷과 채찍을 끌어냈다.
김건을 발견한 거인이 탄성을 토했다.
“여기 존경스러운 실력을 지닌 전사가 있군. 그 강대한 투기, 역시 잘못 본 것이 아니야.”
“마, 말을 했어!?”
노바가 경악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거인의 얼굴에 씌워진 가면에는 눈구멍이 없었다. 하지만 놈은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을 발견한 것마냥 김건을 쳐다보았다.
거인이 팔을 들어 올렸다.
여섯 개의 팔과 여섯 개의 무기. 각각의 손에 쥐어진 무기가 부딪치며 종처럼 울렸다.
“너 정도의 전사는 티아마트 님에게 직접 진상하는 것이 옳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 대신 내가 먹어치워 주마. 그분의 행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말이야.”
거인이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하늘로 향한 거인이 알 수 없는 말로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마법이 아니다.
그것은 의식이었다.
신에게 제물을 올리는 사제마냥, 경건하고 엄숙한 기도가 수 미터에 달하는 거구에게서 흘러나왔다.
인간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여섯 방향으로 뻗어 있는 팔과 그 끝에 매달린 무기가 그들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강저와 차크람, 빨갛고 파란 한 쌍의 대도, 그리고 투명한 수정 구슬과 번개 모양의 주술구가 빛을 번뜩이며 살기를 뿌려 대고 있다.
무기의 끝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사람들이 어깨를 떨었다.
모두들 당황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존재가 알 수 없는 짓을 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세라스와 노바의 시선이 한서리에게로 향했다.
대체 저게 뭐냐는 듯 눈짓으로 답을 갈구했다.
한서리는 나도 모른다는 의미를 담아 고개를 저었다.
알리시아가 이쪽을 쳐다본다. 한서리는 수신호를 보내 전투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서리는 각오를 다졌다.
모두가 당황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눈앞에 있는 거인은 티아마트의 권속 중 유일하게 지성체로서 활동하는 존재였다.
오늘만 해도 전투에 미쳐 이성을 상실한 괴물들과 맞서 싸웠던 이들이다. 그들이 느끼는 이질감이 어떠할지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남들 앞에서 아는 체를 할 수는 없었다.
모르쇠를 유지하되 아는 정보를 이용해 최대한 비밀스럽게 대응할 것.
그것이 한서리와 김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거인이 의식을 치르는 사이, 한서리는 최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에 집중했다.
말은 필요 없었다. 그저 손짓과 짧은 구호만으로 계속해서 지시를 내리고 멍하니 서 있는 이들에게 채찍질을 퍼부었다.
포위망이 갖춰지며 태세가 가다듬어졌다.
세라스가 검날을 고쳐 쥐었다. 노바가 레이저 총을 꺼내 들고, 파마의 번견이 펼친 진형이 정렬되었다.
이윽고, 기도 소리가 멎었다.
거인이 몸을 일으켰다.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투쟁만이 그분을 기린다! 너희들의 피로 이 땅을 적시고, 그분의 앞길을 너희들의 뼈로 치장하리라!!”
여섯 팔의 거인이 돌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