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170)

하찮은 재능으로 인생 역전 完 (001-170)_(2022_T)

죽었다 살아나다.

“이대로면 대악마가 깨어날 수 있어! 어쩌다가 이승이 이렇게 삭막해지고 이기적이 되었나?”

“옥황께서 이승의 일은 관여하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나! 인간들이 잘 해낼 것이야.”

“관여를 안 한 결과가 저렇지 않은가! 이러다가는 대악마가 깨어나서 세계 3차 전쟁이라도 일으킬 수 있어! 히틀러 기억 안나나? 그게 얼마 전이라고! 벌써 또 이렇게 됐냐는 말이야!”

“음. 그건 그렇네만. 옥황과 저쪽 신들께서 협정을 맺지 않았나. 그 예전에 저쪽 신들이 너무 인간 세상에 관여를 해서 옥황께서 직접 협정을 하셨지 않나. 그때 맺은 협정을 우리가 깨자는 말인가?”

“아니! 저쪽은 협정을 맺고도 인간들에게 자신의 씨를 뿌리고, 그 자식들을 이용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서는, 인간이 한 거라서 협정위반 아니라고 우기는 데 우리는 그러면 안 되나?”

“그럼 옥황께 인간 여자와 정을 통해서 인간 자식을 가지라고 말하자는 건가? 자네 제 정신인가?”

“아니! 그게 아니라! 말이 그렇다는 거지! 중요한건 인간이 스스로 하면 된다는 것이네. 그러니까 이번에 수습 사자 시스템을 조금 수정해서 사용 해보는 건 어떤가?”

“음. 수습 사자 시스템이라. 그런데, 인간에게 재능을 함부로 줄 수는 없지 않나. 그건 어떻게 해결하려고 그러나.”

“그건 일을 줘서 해내면 카르마가 쌓이지 않나! 그걸 이용해서 등가교환해주면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인간 세상에 영향을 크게 미칠만한 인물들에게 좋은 재능을 주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네.”

“허... 자네는 예전부터도 그랬지만, 이런 머리는 정말 잘 돌아가는군. 그럼 내가 시스템은 손 볼 테니, 자네가 재능들은 만들어보게. 그런데, 너무 좋은 재능들만 만들면 그것도 인과율에 문제가 생길 텐데 해결할 방법은 있나?”

“하하하. 내가 다 생각을 해뒀지! 쓸데없는 재능들을 몽땅 만들어서 한 명한테 몰아주면 되지 않을까 싶네.”

“그럼. 그 인간은 너무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쓸데없는 재능일 뿐이지 해가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그 재능을 이용하는 건 그 인간의 능력이지! 노오력을 하면 다 해결 될 거네.”

“나중에 저승에 오면 보상을 해줘야겠군. 그래도 지금은 상황이 너무 힘드니, 한 인간의 희생이 필요한 시기이기는 하지. 알겠네. 진행해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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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 내 이름이다.

하늘의 운이라는 좋은 이름인데, 한 번도 내 이름의 덕을 본 적이 없다.

다행히 공부 머리는 조금 있어서 동생과 자취를 하던 원룸 근처 인 서울 대학을 갈 수 있었다. 집안 사정상 어린 동생과 같이 살아야하는데, 다행히 원룸과 가까운 대학에 붙을 수 있었다.

처음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희망에 차올랐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을 하면, 버는 돈으로 동생 대학도 보내주고 부모님과도 같이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고부터 현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취업 스펙도 돈이 있어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어학연수, 인턴 경험, 취업 정보 등. 모든 게 인맥이고, 돈이었다. 나는 어학연수를 갈 돈도, 인턴 경험을 쌓을 인맥도 없었다.

그저 노력만 할 뿐이었다.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자보지도 못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밤에는 아르바이트 2개를 하고, 낮에는 토익공부, 학과 공부, 레포트에,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노력했다.

그리고 시작된 취업 전선.

처음에는 그래도 인 서울에 학점도 괜찮아서 열심히 대기업 공채들에 지원을 하였다. 처음에는 경험이라 생각했고, 두 번째는 운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이 넘어가자 생각을 달리했다.

중소기업부터 시작해서 경력을 쌓고 다시 도전하기로.

그러나 중소기업도 힘들었다. 오히려 대기업보다도 더 힘들었다. 경력직 스펙의 신입을 뽑거나,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생활이 힘들 정도의 연봉만 제시를 하였다.

취업 준비생이라 부르고, 백수로 6개월이 지나자 다 포기 하고 싶었다.

세상이 왜 이런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건, 이제 대학교 1학년이 된 내 동생 천송이 때문. 한국대에 당당히 합격한 인재이다. 천재까지는 아니지만, 영재 정도는 되는 똑똑한 아이다.

지금은 좁은 원룸에서 벗어나 학교 기숙사에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중이다.

그 동안 모아뒀던 돈은 전부 동생의 등록금으로 사용한 상황.

부모님이 한 달에 보내주시는 돈은 100만원. 고작이라고 하기에는 부모님의 사정 상, 피땀이 서려있는 큰 금액이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비까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정말. 신이 있다면 기회를 좀 주세요. 정말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네?”

고민하며 걷다 보니 어느 새 한밤중의 한강 다리였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집까지 버스비도 아낄 겸 걸어가야겠다.

고개을 숙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며 걷던 나에게 보이는 건 벗어놓은 신발 한 쌍.

황급히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막 다리 난간을 넘어가다가 나를 발견하고 쳐다보던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 안돼요!! 위험해요!!!”

“어?? 어? 오지..마!! 오지마!!’

나도 모르게 아저씨의 옷을 잡고 잡아당겼다.

그러나 아저씨가 끌려오지 않으려고 난간을 꽉 잡고 버티며 몸부림을 치니, 오히려 내가 튕겨져 나가 버렸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안 돼!! 으아아아아!!!”

“어!! 어!! 위험해!!!”

[풍덩!!!]

물에 입수할 때의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나보다.

정신을 차려보니 온통 눈앞에는 물뿐이었고, 이미 물을 많이 먹었는지 숨을 참을 수가 없었다. 미친 듯이 손을 휘저으며 물 밖으로 나가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런데, 이미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린 나는 오히려 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해 노력을 했다.

그렇게 노력을 하던 내 인생이 끝난 건 27살, 어느 초여름의 한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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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쿨럭!! 쿨럭!! 살았다! 살았어!!!”

죽었던 내가 다시 살아났다.

“내가 진짜 다시 살아난 것 맞아? 진짜인가?”

나한테 일어났던 그 일들이 사실인지 의심스러웠다. 죽음의 순간에서 환상을 본 것일 수도 있었다.

저승에서 만난 염라대왕님의 그 제안이 사실인지, 아니면 환상인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퀘스트를 하고 카르마를 쌓으면 재능이 생긴다고?'

저승이라는 곳에 갔을 때, 염라대왕님은 나에게 제안을 하셨다.

그런데 그게 말도 안되는 내용이다보니 이 모든 게 죽기 직전에 겪은 환상은 아닌지 의심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좋은 세상 만들기 시스템의 수습 요원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천운님.]

“어? 환상이 아니었구나.”

[이제부터 재능창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퀘스트가 발생됩니다. 성실히 퀘스트를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행운이라. 나와는 관련 없는 단어이지만, 다시 살아났으니 이제는 행운이 함께 하면 좋겠다.

“재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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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재능이 없다. 정말 아무런 재능이 없이 노력만 했으니, 내 인생이 이렇게 힘들었겠지. 그래도 퀘스트를 깨다보면 재능이 생긴다고 했으니 열심히 해보자.

아무런 희망이 없던 내 삶에 처음으로 희망이라는 게 생겼다.

이제는 내가 제일 잘하는 노력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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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응? 무슨 소리지? 알람인가? 벌써 아침이네.’

어제 겨우 원룸으로 돌아오자마자 잠이 들었었다.

[퀘스트 발생 - 길을 잃은 아이를 도와주세요. 제한시간 3시간]

“어? 퀘스트? 그런데, 저렇게만 알려주면 어디 있는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지?”

[퀘스트 네비게이션을 작동합니다.]

내 눈에 조그마한 화살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이걸 따라가면 아이를 찾을 수 있나보다.

가자! 아이도 도와주고, 재능도 얻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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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솔아~ 이제 엄마 전화번호 알려줘~ 원하는 것도 사줬잖아~”

“안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하아....”

두 시간째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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