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0만원과 특수 재능 ‘학습과 진화’를 습득하였습니다.]
‘응? 뭐지? 특수 재능? 재능 확인!’
[학습과 진화 - 무언가를 학습할 때 1,000%의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관련된 재능을 연습하면 진화가 가능합니다.]
‘어? 이건 뭔가 많이 다른데? 뭔가 미묘한 것 같긴 한데. 뭐 어쨌든 재능은 있으면 좋은 거지 뭐.’
천운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사실 엄청난 재능이다. 사람마다 재능의 한계가 정해져있지만, 이 [학습과 재능]은 그 한계를 넓혀줄 수 있는 재능이다.
천운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노력만 있다면 그 재능의 끝까지도 볼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이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붙어있는 1,000%의 효율도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천운이 1시간 공부를 한다면 무려 10시간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1년이면 10년의 효율이다. 이런 엄청난 재능이었지만, 천운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퀘스트 전용 재능인 마동식의 근육이 특수 재능 학습과 진화에 흡수됩니다. 특수 재능 학습과 진화의 학습 효율 중, 육체 관련한 학습 효율이 2,000%로 증가합니다.]
‘어? 마동식의 근육이 흡수되었다고? 아.. 아깝다. 그거 완전 좋은 재능이었는데..’
자신이 얻은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운동선수들은 전성기가 짧다.
그리고 훈련 또한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탈진할 때까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진 재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운동 분야이다.
그런데, 효율이 2,000%면 그 재능의 크기까지도 압도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압도적인 시간은 이길 수가 없다.
‘음..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으니 이걸로 테스트해보면 되겠다.’
[내 영어는 옆집 5살 마이클 수준]
이 재능은 영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재능이다. 물론 5살 수준이어서 간단한 단어만 가능하다.
대학교에서 취업 준비를 할 때 사둔 토익 책을 꺼내들었다. 책은 아무리 공부를 안 하더라도 버리기가 왠지 아까워서 전부 가지고 있었다.
토익 책을 편 나는 잠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하나도 모르겠다.’
토익 공부를 안 한지 너무 오래 돼서인지, 아는 단어가 한 개도 없었다.
‘이건 아냐!’
핸드폰으로 너튜브에 들어갔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영어 공부 채널에 접속했다. 유럽 아이들이 TV에서 즐겨보는 만화 프로 채널이다.
호랑이 가족들이 집에서 생활하고, 거기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들을 학습할 수 있었다.
“오! 들린다!!”
이제야 제대로 들리기 시작했다. 정확히 5살 수준의 영어를 듣기 시작하니 잘 들렸다.
“음? 벌써 끝이야? 다음!”
계속해서 보다보니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어? 벌써 밤이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보고 있었다.
“이제 확인을 좀 해볼까?”
재능창을 확인한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영어는 옆집 7살 마이클 수준]
그 짧은 사이에 2살이 늘어있었다.
“이..이거 대박이다!”
본격적으로 학습을 하기 위해서 렉오 블록을 가져다 의자에 뿌렸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너튜브를 틀었다.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연관된 영상들을 정신없이 보기 시작했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내가 보고 있는 영상은 고등학교 생활을 다룬 미국 하이틴 드라마로 바뀌어 있었다.
“아.. 벌써 끝났네. 제이미랑 힐링턴은 사귀는 거야? 마는 거야?”
드라마에 푹 빠져서 보았다.
“자! 재능은 얼마나 늘었을 까나?”
[내 영어는 청소년 마이클 수준]
“와우!!!”
드디어 청소년 수준이 되었다. 단 하룻밤 만에 이룬 성과에 나는 벅차올랐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에 시무룩해졌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때는 실력이 늘어나지도 않았는데, 너튜브 몇 시간 봤다고 이 정도나 늘어나다니..”
나는 예전의 부족한 재능에 급격하게 현타가 왔다. 이제는 내 재능이니 우울할 이유가 없었지만, 기분이 쳐져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랜만에 라이언이나 만나러 가야겠다.”
아침 운동 대신에 회사까지 뛰면 딱 알맞을 것 같다. 다행히 렉오 블록 덕에 피곤하지는 않았다.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훅! 훅! 훅! 훅!”
두 시간 정도를 뛰니 우리 회사인 [예리 엔터테인먼트] 빌딩이 보였다. 입구에 도착해서 심호흡을 시작하니 알람이 울렸다.
[약수터 출석 멤버 천 영감이 약수터 출석 멤버 천 아저씨로 성장하였습니다.]
‘한동안은 이런 알람이 계속되겠네.’
이제는 조금 두려워진다.
약간의 노력으로 이렇게 쉽게 성장을 해버리면, 모든 일이 전부 의미 없어지는 건 아닐까?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다시 어려워지겠지. 마냥 쉽지는 않을 거야.’
라이언은 아침 일찍부터 연습 중이었다.
연습생 아이들은 보고 있으면 항상 반성을 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저렇게까지 노력을 한다는 사실에 잠시 부끄러워져왔다.
“헉! 헉! 헉! 아.. 엄마 보고 싶다..”
라이언이 잠시 지친 몸을 바닥에 눕히고는 혼잣말을 했다. 그 혼잣말은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나를 잠시 주춤하게 만들었다.
“어? 형! 이렇게 일찍 웬일이세요?”
“너 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얼굴 보러 왔어.”
“오~ 감동! 그런데, Something is fishy.(뭔가 의심스러운데?)”
“Must be wrong I'm really here to see you.(오해야. 나는 진짜 너 만나러 왔어.)”
"어? 형! 원래 영어 잘 하신 거예요?“
“내 채널 구독자님들이 영어권에 많잖아. 그래서 영어로 몇 마디는 할 줄 알아야 될 것 같아서 공부중이야.”
“오~ 어휘는 모르겠는데, 발음은 원어민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너 엄마랑 통화는 하고 있니?”
“어? 아까 들으셨어요? 사실은 핸드폰이 없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만 통화가 가능해요. 오늘 엄마 생일이어서 트레이너님한테 말씀 좀 드려 보려고요..”
“음.. 이리 와봐.”
내 말에 라이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기적거리며 걸어왔다.
“엄마한테 걸어봐. 영상 통화 좀 해.”
“형... 저 완전히 감동이에요.. 킁..”
라이언 손에 내 핸드폰을 쥐어주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라이언은 신나하며 전화를 걸었고, 이윽고 핸드폰 화면에 자신의 어머니가 보이자 울음을 터트렸다.
라이언은 어머니가 한국분이시고, 아버지는 캐나다 분이시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대해서 듣고 자란 라이언은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이 세계에서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어서 우리 회사 연습생으로 들어온 것이다.
나는 라이언이 민망하지 않게 자리를 피해줬다.
한참 연습실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어떤 직원분이 걸어오고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힐링님 맞으시죠?”
“아! 네. 안녕하세요.”
“하하하 아침 일찍부터 어쩐 일이신가요? 아. 저는 아이돌 데뷔 준비 TF팀 팀장 최천직입니다.”
이름이 이일에 아주 천직이시다.
“저는 천운입니다.”
“하하하 대한민국에 힐링님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원래 나는 MZ세대에서 유명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홉시 뉴스에서의 인터뷰 덕분에 50대 이상에서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하하하 많이 부끄럽네요.”
“그런데, 여긴 어쩐 일로 오셨나요? 아. 연습생들과 많이 친하시다고 하셨죠?”
나는 라이언이 전화를 하는 것을 들키면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안 그래도 라이언한테 부모님과 통화할 수 있게 시간 주려고 했는데, 잘 되었네요. 하하하”
웃으시며 말씀하시니 정말 다행이었다.
“아! 이럴게 아니라 아직 통화가 안 끝났으면 같이 들어가시죠.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면 어머니 생신 선물로 아주 최고일 것 같은데요.”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으시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엄마! 그러니까 내가 가장 친한 형이 힐링 형이 맞다니까? 그럼~ 어? 잠시만 엄마.. 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돌 데뷔 준비 TF팀 팀장을 보고 라이언이 놀라서 몸이 굳었다.
“괜찮아. 통화해도 돼~ 오늘 어머니 생신이시지? 오늘 최고의 선물을 드릴 수 있겠다.”
“네? 선물이요?”
“잠시 실례 좀 할게! 안녕하세요. 어머니 저는 아이돌 데뷔 준비 TF팀 최천직 팀장입니다. 최고의 선물은 다름이 아니라 라이언의 데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정말요? 와우!! 와우!!!”
“What?? 진짜에요? 우와!!!! 엄마!!!”
우리는 모두 소리를 지르며 환호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동생의 인생 최고의 순간을 같이 축하하며 즐길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다.
한참을 소리를 지르고 울다가, 웃다가 하며 통화를 이어나갔다. 그 사이에 팀장님은 인사를 하고 나가셨다. 아무래도 다른 팀원들에게도 알려주려나 보다.
“엄마! 이제 끊을게요! 옆에 힐링형 보이지? 나랑 진짜 친해! 그렇지 형?”
“하하하 그럼. 어머니 너무 걱정 마세요. 라이언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픈 곳도 없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어요.”
“와우!! 진짜 힐링님이시네요. 라이언! 이제부터 너는 전화 안 해도 돼! 힐링님하고만 전화하면 될 것 같아!”
“엄마! 아무튼 이제 끊을게!”
“사랑한다. 아들!”
“사랑해요! 생신 축하드려요~”
전화를 끊은 라이언이 두 손으로 공손히 핸드폰을 주었다. 흥분으로 가득한 두 눈이 초롱초롱 반짝였다.
“저.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이럴게 아니라 춤 연습해야겠어요!”
“쉬엄쉬엄해. 그러다가 다치면 너 데뷔 무산되는거야.”
“아.. 그럼 조금만 더 쉬다가 해야겠네요.”
TF팀 팀장님 말씀으로는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를 한다고 하셨다. 국내에서 데뷔만 하고, 바로 빌보드를 공략 할 것이라고 한다.
그 프로젝트의 핵심 홍보 수단은 바로 내 너튜브 채널. 다음 주부터 새로운 아이돌 그룹의 결성과 연습과정, 데뷔곡을 전부 내 너튜브 채널에서 보여줄 계획이다.
그리고 비밀 프로젝트를 기획중이시라고 한다. 나중에 결정되면 알려주시겠지만, 나에게만 살짝 말씀을 해주셨다.
“이번에 남해안쪽에 섬을 하나 빌렸습니다.”
뭔가 많은 추측을 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섬에서 뭘 하는 걸까? 아이돌 그룹과 무슨 상관이 있으려나? 너무 궁금했다.
‘아무튼 우리 애들 보약이라도 하나씩 해줘야겠네. 체력이 많이 딸릴 테니까.’
아이돌 데뷔는 정말 피를 말리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몸도 만들고, 칼 군무를 위한 엄청난 양의 연습들과 보컬 연습까지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나도 이렇게까지 힘들게 준비하는지 몰랐었지만, 여자 아이돌 연습생인 혜미의 말을 들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엄살떠는구나하고 웃으며 넘겼는데, 내 반응을 본 혜미와 여자 연습생들이 정색을 하고 열심히 나에게 설명을 해줘서 알게 됐다.
‘보약은 황재성 재단장님이 말하신 곳에서 해야겠다.’
저승재단을 가끔 놀러가서 재단장님에게 궁금한 이야기들을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몇 시스템 사용자들도 만나보았다.
이번에는 한의사를 하시는 시스템 사용자 분에게 부탁을 드려야겠다.
[띠리링]
“어? 황재성 재단장님이시네? 여보세요.”
[천운님. 잘 계셨나요?]
“안녕하세요. 재단장님.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했는데요. 하하하”
“그런가요? 그런데,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 네! 말씀하세요.”
“저번에 부탁하셨던 그 사람 행방을 알아냈습니다.”
“그 사람이라면...설마!”
“네. 천운님의 아버지에게 사기를 친 그 사람입니다.”
시스템 사용자 중에 형사님이 있으셔서 재단장님을 통해 부탁을 드렸었다.
정의남 형사님.
[범죄자 조회], [범죄자 추적], [정의 구현]이라는 재능을 가지신 형사님이시다.
[범죄자 추적] 재능을 이용해 범죄자의 현재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설마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애써 잊고 살고 있었다.
사실 잡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사기죄와 횡령죄 모두 공소시효는 지나있었고, 공소시효가 남아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인 아버지가 사망한 상태이니 공소권이 없어졌다.
찾아도 법의 심판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친 형제 같던 아버지를 배신한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천운님? 듣고 계신가요?”
“아.. 네. 듣고 있습니다. 재단장님.”
“시간되실 때 재단 사무실로 오시면 자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 형사님 옆에 계신가요?”
“네. 옆에 있으시긴 합니다.”
“저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형사님께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황급히 달려 나갔다.
회사 건물을 나와 급하게 택시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다가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황급히 말을 했다.
“기사님! 파주 문산역이요!”
“어? 네! 안전벨트 꽉 매세요!”
나의 다급한 얼굴을 보시고는 기사님이 선글라스를 착용하시며 나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셨다. 조금의 틈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스며들듯이 차선을 변경하셨다. 마치 멈춰있는 시간 속에서 혼자 움직이는 듯한 신들린 드라이빙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교통질서는 정말 칼 같이 지키셨다. 기사님은 아마 [제로의 영역] 재능이 있을 게 확실하다.
자유로로 들어서니, 차량들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잠시의 여유가 생겼다. 그 여유를 이용해서 기사님은 나에게 말을 거셨다.
“거. 애인이 바람 피웠다고 세상 끝난 거 아냐. 나도 우리 마누라가 세 번 바람을 피웠는데도 잘 살고 있어! 기운 내!”
갑작스러운 기사님의 고백에 머리가 멍해졌다.
“처음에만 머리에 피가 솟구치는 느낌이지, 두 번째부터는 그냥 그렇구나 하게 돼. 어차피 여러 번 바람 피웠을 건대 나는 세 번 만 보게 된 거잖아! 그러면 이득이지 뭐.”
이게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설득력이 있다.
“아...네.. 위로 감사합니다.”
분위기상 그게 아니라고 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 같다.
“자! 도착했네. 기운내고! 거기 혼자 들어가지 말고, 경찰 불러서 같이 들어가! 아참!! 그리고 들어가면서 영상 촬영 잊지 말고!! 증거를 잡아야 돼!”
자신의 노하우까지 아낌없이 전수해 주시는 기사님이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을 향해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하였다.
[저승재단]
저기에 그 사람의 자료가 있다.
재단장님께 전화를 받았던 순간부터 가슴이 거세게 뛰고 있었다.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남자답게 잘 생기신 남성분이 재단장님과 앉아 있었다.
“재단장님!”
“천운님. 어서 오세요.”
나는 앉아있던 잘생긴 남성분을 향해 말을 하였다.
“혹시. 이분이 그...”
“안녕하세요. 제가 정의남 형사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형사님. 어려운 부탁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범죄자를 잡는 일인데요. 괜찮습니다.”
이 분 같은 분이 우리 아버지 사건을 맡아주셨다면 우리 가족이 10년이 넘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경찰들 쪽에서 적극적으로 조사를 해주지 않았다. 어린 내가 기억하기로도 아버지와 엄마가 매일 경찰서를 찾아갔었다. 그런데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여기 서류가 있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나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 봉투를 받아들었다.
봉투를 열고 서류를 꺼내니 그 사람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10년이 넘었지만 그 사람이 분명하다.
나를 보면 항상 웃으면서 용돈을 주시던 그 삼촌이었던 사람.
그리고 사진 밑으로 적혀있는 글은 믿을 수 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