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마라. 정든다.
황재성 재단장님의 도움으로 [희망]펀드를 만들기로 하였다. 그리고 운영은 재단장님 개인 사업체의 주거래 은행에서 맡아주기로 하였다.
은행장님은 우리의 설명을 듣더니 아주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셨다. 정부 측에 지원금도 요청하고, 펀드 운용에 대한 실무비도 받지 않기로 해주셨다.
대출 업무와 데이터 관리 등을 하는데 생각보다 자금이 많이 필요했었지만, 은행장님의 배려로 내 펀드 자금은 100% 어려운 상황의 아이들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인 대출과 다르게 선정 된 가정에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시켜주는 형태로 만들었다. 너무 큰 금액이 한 번에 들어가면 관리를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날파리들이 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출 수혜자 선정은 홍딸기님이 맡아주시기로 하였다. 생각보다 일처리가 빠르시고, 꼼꼼하셨다. 다만, 아이들의 사연을 듣고는 너무나 많이 우셔서 문제였다.
“저러다가 거짓말로 하는데도 속으시는 거 아니에요?”
나의 합리적인 의심은 곧 이어진 상담에서 바로 해결이 되었다.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세요. 일을 하시다 넘어지셔서 뼈가 부러지셨거든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하였지만, 홍딸기님은 평상시와 다르게 냉정한 눈빛으로 이야기만 듣고 계셨다.
“잘 좀.. 부탁드립니다..”
“학교 폭력 12회, 무면허 운전 4회, 성추행 3회”
“네? 그게 무슨..”
“올해에만 네놈이 일으킨 범죄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아니에요! 증거 있어요? 이거 돈 조금 빌려준다고 사람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거예요? 이거 다 인터넷에 올릴 거예요!!”
홍딸기님은 아무런 말도 없이 남학생을 멱살을 한 손으로 잡고 들어올렸다.
“켁..켁!! 살.. 살려주세..요..”
“꺼져.”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남학생에게 한마디를 하고 멱살을 놔버리니, 바닥으로 떨어진 남학생이 욕을 하며 재단 사무실을 뛰어나갔다.
나는 황급히 문에서 길을 비켜주며 학생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었다.
“학생! 친구 중에 요로 있지?”
“무슨 소리야!! 저리 비켜!”
“요로는 결석했니?”
“이게 정말! 아....아.. 읔...”
“안가?”
“내.. 내가! 가만 안..아악!!!”
배를 움켜지고 소리를 지르다가 홍딸기님이 걸어오자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도망 나갔다.
“믿고 맡겨도 되겠군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딴 곳은 다 망해버려야 돼! 읔.. 왜 이렇게 배가 아픈 거야.”
재단 건물 현관에 쓰레기 봉투를 뜯어서 쓰레기를 버리려는 학생에게 나는 황급히 말했다.
“학생!! 내가 원하면 누구든지 싼다!”
“이잌!! 엌..우어? 어? 읔!! 아.....”
잠시도 참지 못하고 선채로 천국을 맛봤다.
“어머! 길에서 저게 뭐야!”
“야! 찍어!! 너튜브 각이다!! 오~ 여러분 길에서 큰 걸 싸는 고딩형입니다!! 좋아요 와 구독 눌러주세요!”
지나가던 여성분이 화를 내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몇 명이 열심히 촬영하고 있었다.
천국을 맛본 남학생은 쓰레기봉투로 뒤를 가리며 조용히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내가 시작한 [희망] 펀드 사업은 아주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에 자극 받은 다른 은행들도 황급히 비슷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무이자로 빌려주는 우리 [희망] 펀드 사업과 달리 다른 은행들은 2~3%대의 낮은 금리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낮은 금리였지만, 나의 펀드 사업과 비교되며 여론에 혼이 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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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님. 준비는 되셨나요?”
“안 그래도 제가 오늘 아침에 미역국 즉석 밥을 사다가 먹였어요!”
어쩐지 송이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나에게 아침밥을 준비해줘서 철이 들었나 했더니, 메뉴가 미역국인 이유가 있었구나.
“준비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자신 있으니 제가 말씀 드렸던 컨텐츠 준비 잘 부탁드립니다.”
“자신감 넘치시는 모습이 보기가 좋군요!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실제 모의고사 시간보다 10분만 늦게 영상 송출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미리 공지를 드릴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나의 모의고사 시험 날이다.
여기서 잘 봐야지만, 수능공부 컨텐츠를 할 수 있었다.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스태프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운동 능력은 인정하지만, 두뇌는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인 서울 대학 출신이기는 하지만, 특출 나게 공부에서 두각을 내지는 못했었고, 수능 공부를 한지도 거의 10년이 넘어갔기 때문에 다들 이벤트성 컨테츠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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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수고들 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힐링님. 성적은 이번 달 말 정도에 알 수 있으니까 편하게 지내고 계시고요. 저는 다음 컨텐츠를 기획해 보겠습니다.”
다음 컨텐츠는 수능 강의인데 자꾸 다른 걸 기획하시려고 한다.
솔직히 내가 수능 방송을 하게 되면, 이 컨텐츠를 소비할 시청자들의 수가 평소 시청자들의 수보다 현격하게 제한이 된다.
평소 내 컨텐츠의 초기 1주일 평균 시청건수는 약 1억 건 정도. 그런데, 대한민국에 수험생이라고 해봤자 몇 백만 뿐이다.
안 그래도 바쁜 내 스케줄에 이런 구독자가 제한 된 컨테츠를 한다고 하니 PD님이 싫어하실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원래 업로드하는 컨텐츠와 별개로 진행하고, 원래 나의 스케줄에는 피해를 주지 않게 아예 외주로 영상 편집을 맡기던지 해야겠다.
“오빠. 이건 편집 많이 필요 없으니까 내가 적당히 편집할게. 너무 걱정 마.”
웬일로 송이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몰라 경계를 하고 있었다. 돈 필요하나?
“사실 나도 수능 공부할 때 뭘로 해야 할지 막막했었거든. 문제집도 친구들이 버린 거 주워서 풀고, 버려진 문제집에서 정답 지우고 다시 풀고 그랬어.”
나도 몰랐던 내용이었다.
“집에 TV도 없으니까 EBS 방송도 못 봤었고, 그나마 우리 동네 도서관은 와이파이가 돼서 거기에서 너튜브 강의 들었었어. 그런 강의라도 없었으면 정말 막막했었을 거야.”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라는 한국대에 입학을 했다니 너무나 대견했다.
“말을 하지 그랬어.”
“어떻게 그래. 오빠가 내 등록금 마련한다고 알바 두 개씩 뛰고 그러는 거 뻔히 보고 있었는데.. 아무튼 지금은 다 지나간 이야기니까 됐고! 나 같은 애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 같아. 나도 같이 하자.”
“흑...훌쩍...너무 슬픈 이야기야...”
“그러게.. 나는 그냥 좋은 집에서 태어나서 잘 크신 줄 알았는데.. 이런 사연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버린 스태프들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아니! PD님!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고귀한 생각을 하시는 남매에게 컨텐츠를 하지 말라고 눈치를 주실 수가 있죠? 반성하세요!!”
“맞아!! 김상구 PD는 각성하라!!!”
“우~~~~ 각성하라!!”
갑작스러운 성토에 김상구 PD님은 굉장히 당황을 하셨다.
“아.. 아니. 나는 그런 게 아니라...저..힐링님. 제가 밤을 세서라도! 편집을 하겠습니다! 저만 믿어주세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PD님! 그럼 저도 기운을 내서 공부를 하겠습니다. 다들 PD님이 맡으신다니 걱정들 하지 마시고 회식이나 하러 가시죠!”
“우와!!! 역시 PD님! 최고입니다!!”
“어..어..그래.”
얼떨결에 수능 컨텐츠 편집자가 되어버린 PD님만 빼고 다들 웃으며 회식을 하러 나갔다.
“여보.. 다음 달부터는 야근해야 할 것 같아.. 미안..”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하는 PD님의 등이 많이 쳐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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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머리를 썼더니 힘들다.”
미술학원에 도착해서 가지고 온 렉오 블록을 의자에 뿌려놓고, 한 숨 돌리고 있었다.
회식은 항상 1차만 참여했고, 자리를 피해준다. 다들 아쉬워 하지만, 아직까지도 술자리는 많이 어색하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이다. 처음에는 같이 회식도 하지 않았으니까.
너튜브 촬영 스태프들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누구하나 빠짐없이 다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직원 분들 중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서 편집 스킬을 배우기 위해 학원도 다니시고, 영어로 된 편집회사 매뉴얼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전 세계 너튜브 채널 중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의 스태프라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런 스태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몽글몽글 해져왔다. 이 감정을 화폭에 그려보고 싶어졌다. 내 마음을 스태프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조용히 일어나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셀카봉을 탁자위에 설치하고, 휴대폰을 동영상 촬영 모드로 켰다.
“우리 스태프 여러분. 항상 저를 위해서 노력해주는 모습 감사합니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이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보고자 합니다.”
캔버스 위에 나를 그렸다.
작고 초라하게 등이 굽어있는 모습이었다.
하늘 위에서는 먹구름이 그려지고,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내가 더욱 더 초라해졌다.
그때 내 머리위로 손이 그려졌다.
하나, 둘, 셋, 넷......20개.
우리 스태프들의 손이었다.
남자답게 생긴 손,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이 아름다운 손, 아기 손처럼 작은 손, 손에 상처가 있는 손....
그 손들이 쏟아지는 비를 막아주었다.
젖어있던 내 몸이 생기를 띄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든든한 손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지켜주시고 있으세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영상 촬영을 종료하고, 정리를 시작했다.
유화 물감이 묻은 붓을 낡은 천에 테르펜틴유를 발라 닦아내고 따뜻한 물에 세제를 살짝 풀어 붓을 씻어주었다.
먼저 그렸던 [고요한 달밤]옆에 이번에 그린 [우산]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다 마르면 바니시를 발라주어야 한다.
3주에서 한 달 정도면 충분히 마를 것이다.
정리를 마무리하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집에 들어가기도 애매한 시간대라서 아무도 없는 거리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가로등만이 켜져 있는 밤거리를 걷다보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와 버린 현대인 같은 느낌이다.
그 묘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흥얼거리던 멜로디는 어느새 가사가 얹어지며, 노래가 되기 시작했다.
“고요한 달빛이 비춰주는 이 거리를 걸어본다.
아무도 없는 이 거리를 쓸쓸하게 걸어가는 나.
이 길이 끝나는 곳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까.
영원할 것 같은 이 밤에 나를 비춰주는 건 오로지 머리위의 저 달빛 뿐.
달빛에 비춰 주위를 둘러보니
수많은 내가 걷고 있었네.
우리는 같이 걷고 있었네.
저 멀리 빛나는 새벽을 찾아 떠난다.
걷고 걷다보면 언젠가는 밝아 올 거야.
이 손을 잡아.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이 밤의 끝까지 같이 가자.”
방금 흥얼거렸던 노래를 핸드폰 녹음 기능을 켜고 녹음을 하였다. 그리고 멜로디만 허밍으로 한 번 더 녹음을 했다.
노래를 하다 보니, 누군가가 생각났다.
항상 밝게 웃으며 노력하는 아이. 우리 회사 아이돌 연습생인 성혜미.
항상 노력하며 밝은 아이였지만, 언제가 나에게 말을 했었다.
성공한 팍스 보이즈를 보며 자신은 언제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아니. 데뷔를 할 수 있을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고 했다.
영원히 아침이 오지 않는 새벽길을 걷는 기분이라고.
나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어설픈 위로는 더한 상처가 된다. 지금도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는 아이에게 더 노력하라고 할 수도 없었다.
다 잘 될 거라고 내 마음 편해지게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게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노래는 혜미에게 선물해야겠다.’
그때 못해준 위로를 이 노래로 해주어야겠다.
영웅이 덕에 얻게 된 [작곡 천재]와 [우리를 위로하는 감정]이 너무 고마웠다.
내 위로의 감정이 그대로 노래에 담겨질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했다. 이 노래를 듣고 부르며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걷다보니 어느새 지하철역이 보였다.
얼마 전까지도 애용하던 지하철이었는데, 뭔가 낯선 것 같기도 하다. 첫 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젊은 남성 한 분은 눈을 감고 서서, 살짝 졸고 있었다.
“어? 혜미야!”
놀랍게도 혜미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있었다.
“어? 어! 천운 오빠!”
“뭐야? 너 숙소에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어제 엄마 생일이라서 집에 갔다 오는 거예요.”
“그렇구나! 집이 어딘데?”
“관악구요. 헤헤”
“우리 집도 관악구인데. 관악구 어디?”
“한국대 정문에서 한 5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아파트요.”
“혹시 쑥고개 공원 근처?”
“네!! 맞아요!”
“설마.. 서림 아파트?”
“헉! 오빠 혹시 내 스토커? 그냥 고백하시면 되지..아이.. 참!”
뭐라는 거야?
“나도 그 아파트 살거든! 와...정말 놀랬다야!”
“아! 정말요? 우리 집은 503동 1201호에요!”
“어? 우리 윗집인데?”
나랑 자주 이야기하던 우리 윗집 아주머니가 혜미네 엄마였다니, 깜짝 놀랐다. 이렇게 보니 조금 닮기도 한 것 같다.
“그럼 엄마가 이야기하던 싹싹한 청년이 오빠? 나보고 자꾸 만나보라고 어찌나 말하던지! 헙!!”
“너 나이가 몇인데. 아주머니도 참!”
“헤헤헤. 옛날 같았으면 벌써 애를 몇이나 낳았을 건데요! 우리 엄마도 19살에 저를 낳으셨어요!”
“어..그래? 지하철 온다! 타자.”
도착한 지하철에 서둘러 올라탔다.
우리는 조용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새벽을 가르며 나아가는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향했다.
중간에 지하철이 멈추어 섰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동안에 우리의 대화는 잠시 멈추었다. 그 사이에 나는 혜미에게 이어폰을 내밀었다.
“응? 이게 뭐에요?”
“너 선물.”
“저 이어폰 있는데! 아무튼 고맙습니다! 헤헤”
“귀에 꽂고 잘 들어봐. 아직 노랫말과 허밍 정도라서 회사에 가면 전문가들에게 손봐달라고 하려고. 지금은 그냥 내가 불러본 거니까 너무 기대는 하지 말고.”
“아.. 오빠가 작곡을? 그리고 그 곡을 나에게? 아..너무 로맨틱한 고백이네요..”
“정신 차리고! 잘 들어봐.”
나는 내가 녹음을 했던 허밍 버전과 노랫말 버전을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그냥 친한 오빠가 선물해준 노래라는 생각에 웃는 얼굴로 듣다가 어느 순간부터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중간부터 눈에 눈물에 맺히기 시작하더니 노래가 끝나자 펑펑 울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등을 토닥여줬고, 이 모습을 지하철 칸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몰래 곁눈질로 바라보고 있었다.
“흐응..이거 정말 내 이야기 같아요.. 정말.. 이게 제 노래에요? 제가 받아도 되는 걸까요?”
“너 생각하며 만든 건데, 싫으면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지 뭐. 너 말고는 다른 사람 줄 생각 없어.”
“아..저 잠깐 감동 좀 할게요! 나 막 우리 결혼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서 늙어 죽는 것까지 상상 좀만 하고 올게요!”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네. 역시 요즘 애들은 종잡을 수가 없다.
“이거 노래 완성되면 바로 노래 녹음해서 내 채널에 올리자.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은 노래 만들어 볼게. 스타되면 한 턱 쏴.”
“히잉... 스타는 생각도 하지 않고요. 그냥 내 노래가 생긴다는 게 너무 좋아요. 고마워요 오빠. 오빠가 원하면 오늘 바로 혼인신고 해도 돼요!”
그랬다가는 윗집 아주머니. 아니 혜미네 엄마한테 사망신고 당한다. 아니면 쇠고랑 철컹!
“헤헤헤”
“웃지 마라. 정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