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많이 아프신가?
우리의 노래가 대박이 났다.
음원을 공개하자마자 모든 음악 플랫폼에서 1위를 휩쓸었다. 내가 부른 솔로곡이 1위, 나와 혜미가 같이 부른 듀엣곡이 2위, 혜미가 부른 솔로곡이 3위.
같은 노래를 각기 불러서 음원 차트를 올 킬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팍스 보이즈가 1위부터 6위까지 장악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4위부터 9위까지로 밀어내었다. 그것 때문에 홍로가 연락 와서 다음 음반은 나에게 곡을 받아 이겨주겠다고 이를 갈았다.
‘나한테 곡을 받아서 나를 이기면, 팍스 보이즈가 나를 이긴 거야? 아니면 내가 나를 이긴 거야?’
아무튼 뭔가 이상한 말이었지만, 홍로의 승부욕은 어떻게든 나를 이기고 싶어서 생각해낸 방법일 것이다.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1위 가수라고 자꾸만 놀리고 있었고, 혜미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서인지 자꾸만 통통 뛰며 걸어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음악 방송에 출연을 하는 날이다.
“오빠! 너무 떨려요.. 손 좀 잡아주세요...”
“너 요새 자꾸 떨린다는 핑계로 내 손 잡는 것 같다? 마네킹 손이라도 하나 사줘? 그리고 무슨 샵에서 떨린다고 그래.”
“들켜버렸네! 헤헷.”
이른 새벽부터 우리는 회사와 계약 된 샵에 도착해서 메이크업과 헤어를 손보고 있었다.
너무 일찍 나온 것 같아서 시간이 조금 아까워지려고 했었는데, 막상 메이크업과 헤어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조그마한 얼굴 하나인데도 발라야하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내 얼굴을 보니 직원분께서 나보다 더 미술에 소질이 있으신 것 같다.
“그림 그리셔도 잘 하시겠어요. 아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는데요?”
“호호호. 농담도 잘 하신다. 노래 분위기 때문에 오늘은 약간 딥 하게 해서 그런 거구요. 요즘에는 생각보다 진하게 하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조명 때문에 진하게 안하면 얼굴이 밋밋했었거든요. 요즘에는 그렇게 했다가는 직캠에 찍혀서 안돼요~”
예전에는 도대체 얼마나 진하게 했던 거란 말인가. 연예인도 극한 직업이네.
“오빠! 우리 심심한데 [만약에] 게임 하실래요?”
“그게 뭔데?”
“두 가지 상황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거예요. 제가 먼저 물어볼게요.”
“만약에, 10억대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매일 사람들 앞에서 코를 파야하는 사람 대 재산은 없지만 원하는 사람에게 코를 파는 걸 시킬 수 있는 사람”
뭐가 이상한 질문인데?
정리하자면, 부자인데 창피를 당해야 하는 사람이냐 대 가난하지만 누구든지 창피를 줄 수 있는 사람이냐 이거네.
“당연히 재산은 없지만 원하는 사람에게 코를 파는 걸 시킬 수 있는 사람이지.”
“왜요? 정말 엄청 가난한데요? 막 아침에 먹은 라면 국물을 남겨놨다가 밤에 밥 말아 먹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이요!”
나의 과거를 정확히 알고 있다니 무서운 아이구나!
“내가 너 코 파게 만든다고 협박하면 돈 내놓을 거야? 아니면 안 내놓고 사람들 앞에서 코 팔 거야?”
“어? 얼마나 드려야 하나요?”
“10만원쯤.. 아니! 50만원!!”
“5..50만원은 너무 많아요!!! 깎아 주세요... 히잉”
“20만원 밑으로는 안 돼! 돌아가!”
“이따가.. 드릴게요..”
혜미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진짜 줄 분위기여서 그런지 샵에서 일하시는 직원 분들도 다 웃고 있었다.
“봐. 벌써 20만원 벌었네. 여기 샵에서 일하시는 분들만 해도 10분은 넘으시니까 200만원!! 10억쯤이야 금방이지!”
“오빠! 이제 오빠가 내보세요!”
무언가 비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적당한 난이도의 질문을 했다.
“음.. 만약에, 정말 잘생기고 말도 잘하고 모든 게 다 완벽한 이상형이야. 그런데 그 남자가 절친의 남편 대 친 오빠”
“어... 그..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반칙이야!! 다른 거 내요!”
엄청 쉬운 건데 못 고르네.
“그럼 만약에, 너무 너무 맛있는데 한 입만 먹어도 살이 엄청 많이 찌는 음식 대 진짜 먹으면 토할 것 같이 맛이 없는데 먹으면 살이 빠지는 음식”
“아.... 그 맛있는 음식이 어떤 건가요? 고기? 고기 정도면 참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저번에 내가 줬던 초콜릿. 벨기에에서 파는 거. 그거 선물 받았던 거 너 초콜릿 좋아한다고 해서 줬었잖아. 그거”
나의 말에 혜미의 동공지진이 또 한 번 일어났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강도가 강했다.
“초콜릿은 정말 아닌데... 그럼 맛없는 음식은 어떤 거예요?”
“귀뚜라미 튀김, 바퀴 벌레 꼬치, 전갈 볶음....”
“아악!! 그만!!”
“선택해! 오! 사! 삼! 이!....”
“너무해요!!”
팔짱을 끼고 나에게 눈을 흘기는 혜미가 너무 귀여웠다. 송이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많이 놀리고 그랬는데, 이제는 너무 커버렸다.
이제는 그냥 아저씨다.
같이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것 같은 분위기의 송이다. 자신이 나온 부대 이름을 안 알려주는 걸 보면 분명히 특수 부대 출신인 것 같은데, 가족한테도 못 알려주는 부대라면 분명히 북파공작원 출신이다.
그렇게 혜미를 놀리다 샵의 쇼파에 앉아서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혜미와 같이 장난을 치다보니 내 마음도 오랜만에 말랑말랑 해졌다.
자연스럽게 멜로디도 달달하고, 떠오르는 가사도 달콤했다.
“여름밤의 열대야~ 잠도 오지 않고.
너의 SNS를 들어가 봤어~
여전히 아름다운 너의 모습과
솔로라는 글이 나를 연락하게 만들었지.
혹시 하는 마음에 보낸 메시지.
너가 나올지 몰랐어.
물에 젖은 너의 머리카락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지.
오늘 너무 예쁘다.
나의 말에 너의 대답.
보고 싶었어~
So sweet.
그렇게 시작되었지. 우리 사이.”
“와.. 노래 정말 좋다. 오빠 그거 무슨 노래에요?”
“어? 방금 만들어본 거야. 괜찮아?”
“완전!! 이거 우리 같이 불러요! 벌써 다음 앨범 준비하는 거예요? 완전 감동.. 역시 오빠는 내 마음을 자꾸 흔들어!”
혜미의 호들갑을 뒤로 하고, 방금 불러본 멜로디와 가사를 핸드폰에 저장해 놓았다.
‘시간 내서 완성해봐야지. 제목은 한여름 밤의 고백. 좋다!’
“와... 진짜 바로 저런 음악을 만든다고? 대박이다. 왜 힐링님. 힐링님. 하는지 알겠어. 이걸 내 눈앞에서 보다니. 나 반했나봐..”
샵 직원분이 옆에 다른 직원 분 손을 잡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고, 혜미가 그런 직원 분을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우. 구멍 뚫리겠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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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여기가 대기실인가 봐요! 엄청 넓다~ 우리 둘이 쓰는데도 이렇게 넓다니... 다른 언니들 말로는 신인들은 엄청 작은 곳 준다고 했는데.”
“그래도 우리 회사가 큰 회사인데, 방송국에서도 신경 써주겠지. 이제 일어나. 나가자.”
“어딜 가요?”
“인사 다녀야지. 우리는 이제 신인이잖아. 선배님들한테 잘 보여야지. 어서 일어나!”
[똑! 똑! 똑!]
“어? 누구시지? 네. 들어오세요.”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가요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고 싶은 질소~ 풍선! 입니다.”
“어..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저희가 찾아가려고 했는데, 먼저 오셨네요.. 죄송합니다.”
데뷔 한지 6년차인 대 선배 남자 아이돌 그룹이었다.
“아니에요. 다행히 저희가 연차가 돼서 먼저 들어올 수 있었어요. 지금 뒤에 많이 기다리고 있어서 시간이 부족해서 그러는데, 힐링님 사인하고 사진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당연히 되죠. 감사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연차가 돼서 먼저 들어올 수 있었다니? 뒤에 많이 기다리고 있다니 무슨 말이지?
“그럼!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저희는! 질소~ 풍선! 이었습니다.”
절도 있는 인사에 나도 마주 고개를 숙였다.
정신없는 인사를 하고 나가는 질소 풍선 선배님들의 뒤로 긴 줄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거미님을 이어, 가요계 곤충 계보를 잇고 있는 사마귀입니다. 반가워요 힐링님~”
소울풀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솔로 여가수인 사마귀님이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어리~ 둥절! 입니다...”
“저는 개똥 벌레에서 개똥이를 맡고있는...”
“나미와 원피스에서....”
“저는...”
정신없이 선배님들의 인사를 받고 있었다.
“오빠.. 이제 끝인가 봐요..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히잉.. 이미 너무 지쳤어...”
[응원] 재능 덕에 날을 세워도 피곤하지 않는 나의 강철 체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녹초가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응원] 재능도 정신적인 피곤함은 회복이 안 되나 보다.
[똑! 똑! 똑!]
아직 끝이 아닌가?
“네.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KBBS 예능국 국장입니다.”
“헛! 안녕하십니까! 국장님!”
혜미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구십 도로 인사를 하였다.
“허허허 저희 방송국에 출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음악방송이 데뷔 무대이시라고요?”
“네! 예전부터 저를 많이 도와주셔서 제가 요청을 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저희 사장님께 혼나지 않게 되었어요. 다른 방송국부터 가셨으면 저희 사장님께서 노발대발 하셨을 건데..”
“험험.. 거 남의 이야기를 너무 크게 하는 거 아닌가?”
“헉!! 사장님!”
“흠흠.. 끝나고 내 방으로 따라오게. 아이고~ 힐링님! 정말 귀한 걸음 해주셨습니다.”
이게 공영방송국 사장님까지 오셔야할 상황인거야?
어찌어찌 사전녹화도 잘 끝내고, 인터뷰도 잘 하고, 생방송까지 잘 끝마칠 수 있었다.
몰론 중간에 KBBS 방송국 사장님과 예능국 국장님을 포함한 방송국 임원진들이 우리 무대 앞에서 손을 들고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타시는 모습 덕분에 실수를 할 뻔했지만, 겨우겨우 인내심을 발휘해 방송 사고는 면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이면, 사전에 약속 된 4번의 음악방송이 너무 걱정되었다.
처음에는 혜미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KBBS 방송국만 출연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다.
하지만 방송국 한 곳의 음악 방송에 나가고, 나머지를 안 나가면 다른 방송국과 소속사간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총 4곳의 방송국 음악 프로에 나가고, 이번 앨범의 공식적인 나의 활동은 그만하기로 되어있었다.
역시나 이어지는 다른 방송국 음악 방송에서도 가요계 선배님들과 방송국 임원 분들의 대기실 방문 릴레이는 계속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MBSS방송국 차례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회사 선배 아이돌 그룹인 러브러브와 같은 대기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힐링 오빠! 오랜만이에요~ 저 기억하시죠?”
“네. 당연하죠.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무슨 선배님이에요~ 편하게 말해요. 오빠~”
러브러브에서 애교를 맡고 있는 아이 선배님이셨다.
“하하하.. 더 친해지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이 선배님! 저 너무 팬이에요. 어쩜 그렇게 귀엽고 예쁘신지 모르겠어요~ 저는 나이 들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은근슬쩍 아이 선배님의 가슴을 보고 자신의 가슴을 내밀며 이야기를 하는 혜미다.
“어머~ 요즘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한 후배님이시구나~ 나는 국민 여자 친구인데~”
둘의 사이가 너무 좋아 보였다.
여자들은 정말 신기하다. 처음보자마자 어떻게 저렇게 칭찬을 할 수가 있지?
나는 흐뭇한 얼굴로 웃으며 말을 하였다.
“저는 그냥 국민입니다. 하하하”
혜미와 아이 선배님이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았다.
“하하하하.....”
뭔가 아찔해진 대기실 분위기에 일단 화장실로 대피를 하였다.
‘분명히 사이가 좋은 것 같았는데 왜 무섭게 느껴졌지? 신기하네.’
[바퀴벌레의 생존 본능]이 발동을 할 정도였다.
잠시 방송국 복도를 탐험해 보았다.
방송국은 뉴스 때문에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정신이 없어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신기하다. 그런데 연예인들이 막 돌아다닐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보이네.’
상상하기로는 연예인들이 방송국 복도를 막 걸어 다닐 것 같았는데, 일반 직장인처럼 보이는 분들만 걸어 다니고 있었다.
"어? 재준아!“
여기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나의 전 직장이었던 편의점에서 같이 일했던 동생이었다.
나한테 주머니몬 빵을 열심히 빼앗겼던 바로 그 동생이다.
“어? 천운이형? 뭐야! 형이 왜 여기 있어요? 아! 오늘 음악 방송 녹화 날인가?”
“여기서 너를 다 보네? 무슨 일이야? 너 여기서 일해?”
“남한테 관심 없는 건 여전하시네. 형. 제가 방송국 PD가 꿈이라고 했잖아요. 학과도 방송 제작학과라고 했었고요. 저 여기 PD로 입사했어요.”
“와.. 축하한다야! 커피라도 한 잔 해야 하는데, 아! 너 바쁘냐?”
“어.. 지금 기획 회의 들어가야 하는데... 음.. 혹시 시간되시면 구경 가실래요?”
시간을 보니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저번에도 대기만 5시간 넘게 했으니 이번에도 그 정도는 대기할 것 같다. 뭐 급하면 전화 주겠지.
“가자. 나 완전 그런 거 궁금하거든. 그런데 너 무슨 PD야? 드라마 PD?"
우리는 말을 하며 걸어갔다.
“형! 내가 매일 이야기 했었잖아요. 유한 도전 같은 예능 만들고 싶다고.”
“아! 그랬지! 맞다. 미안!”
“이번에 기획하는 게 있긴 한데, 아직 프로그램 이름은 정하지 않았어요. 힘든 직장인들에게 길거리 콘서트를 해주는 거예요. 사연도 듣고, 원하는 신청곡을 불러주면서 위로를 하는 거죠.”
“오~ 그거 재미있겠다. 너무 좋은데?”
“그런데 제가 신입 PD라 섭외가 쉽지 않아요. 노래도 잘하면서 인지도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가수분들이 섭외가 잘 안되네요. 에휴..”
은근슬쩍 나한테 어필하는 게 보인다.
내가 힘들 때 많이 도와준 동생에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거 내가 1호 출연자 하면 도움이 될까?”
“어? 진짜요? 진짜? 그러면 완전 대박이죠!! 형 출연한다고 티져 뿌리면 광고도 많이 붙고, 다른 가수들 섭외도 쉬워지죠!”
우리는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회의실에는 초췌한 몰골의 3명이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오셨어요? 전화는 계속 해보고 있는데, 다들 신인 가수들만 가능하다고 그러네요. 임팩트가 많이 떨어지는데.. 광고도 이러면 붙기 힘들고요.”
“1호 연예인 섭외 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천운이라고 합니다.”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만 하던 분들이 내 인사에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꺄악!! 힐링님?? 아니 왜? 힐링님이 왜 우리 프로에??”
“우리 프로가 어때서요?”
“아니.. 그게.. 저런 우주 대스타를 어떻게 PD님 같은 분이..”
뭔가 재준이 평판이 웃기다.
“저 재준이랑 완전 친한데요. 같이 고생한 사이라서 군대 동기보다 더 끈끈합니다.”
“와우!! 대박! 와... PD님! 빨리 계약서!! 계약서 작성해요!!! 막내야!! 계약서 양식!”
“하하하 이상한 프로여도 출연할 테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요. 기획서 있으시면 저희 회사로 좀 보내주세요. 저 말고도 출연 가능한 가수들 있으면 연결시켜 드릴게요.”
“아... 나 힐링교에 입교할 것 같다.. 온 몸에서 빛이 난다. 진짜! 막내야 저기 날개 좀 찾아봐라! 분명히 날개가 있으실 거야.”
엉거주춤 일어나시는 막내 작가님에게 등을 보여주고는 말을 이었다.
“저.. 혹시 노래 부르는 것만 해야 되나요?”
재준이는 내 말에 화색을 띄며 말을 하였다.
“네? 뭐 더 하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코로 탄산 마시고 그런 거 하고 싶으시면 하셔도 되요!”
뭔가 다들 눈이 초롱초롱 거린다.
나야 상관없지만, 내 뒤에 나올 사람들도 생각해줘야지. 내가 그런 거 하면 뒤에 출연하는 사람은 물구나무서서 물마시고 그런 거 해야 할 분위기가 된다.
“그것도 필요하면 할 수 있는데, 그것보다는 사연도 들어준다고 했잖아. 그거 듣고 노래를 작곡해서 선물해도 될 것 같아서.”
“작곡!!! 형! 사랑합니다!!”
“됐고. 그런데 다 해줄 수는 없고, 한 명만 가능할 것 같아. 가장 마음에 드는 사연 하나만 해줄게.”
내 말을 들은 재준이와 다른 사람들이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재준아. 나 이제 시간 돼서 가봐야 하니까 기획서 우리 회사로 꼭 보내줘. 회사에는 말 해놓을게.”
“정말 고마워요...”
“아! 그리고 시간 맞으면 팍스 보이즈 애들도 섭외 해줄게. 다음 달 정도에 한국 들어온다고 했거든. 출연자로 괜찮겠지?”
“팍스 보이즈!!!! 으헉!!”
작가님이 뒷목을 잡고 그대로 쓰러지셨다.
어디 많이 아프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