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170)

소더비와 말싸움의 고수

뉴욕 맨해튼 요크 애비뉴 이스트 71-72 스트리트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매 전문 기업 중 하나인 소더비.

올해 처음 회장으로 취임한 윌리엄(William) 터브먼(Taubman).

기존 CEO가 각종 비리와 크리스티와의 가격담합으로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감옥을 가게 되자 새로 취임한 젊은 CEO였다.

그는 1970년대 위기에 빠진 소더비를 인수하여 지금의 소더비가 될 수 있게 만든 알프레드 터브먼의 직계였다.

위기라고 판단한 주주들이 알프레드 터브먼의 직계를 신임 CEO로 임명하며, 다시 한 번 소더비가 위기를 벗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소피아. 좋은 아침.”

“walk on this street illuminated by the quiet moonlight. 으흐흠~”

금발의 오피스 룩을 입은 세련되게 생긴 여성이 해드셋을 낀 상태로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똑! 똑! 똑!]

“소피아? 최고 경영자가 출근을 했는데 음악만 듣고 있나?”

책상을 두드리며 그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 오셨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음. 소피아? 아무리 내 동생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비서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도대체 무슨 음악을 듣기에 회장이 출근한지도 모르는 거야?”

“아! 이거 정말 엄청난 음악에요! 힐링이라고 아시죠? 그 사람하고 엄청 예쁘게 생긴 여자 가수가 부른 노래인데요! 완전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힐링송이예요!! 한 번 들어보실래요?”

“힐링? 그 좌완으로 160km미터짜리 마구를 던지는 사이보그?”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이 사람은 정말 완벽한 가수에요! 아마 역사에 가장 위로가 되는 노래로 기록될 거라고요! 심지어 작곡과 작사까지 힐링이 했어요~ 아.. 너무 멋져요.”

말을 하며 소피아는 힐링과 혜미의 앨범을 윌리엄에게 보여주었다.

“뭐 얼마나 좋길래 이렇게 호들갑이야?”

평소에도 텐션이 높은 동생이었지만, 이정도의 극찬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아는 윌리엄은 호기심에 앨범을 받아서 보게 되었다.

“어? 이거 앨범에 자켓 그림! 이거 뭐지? 뭐야!”

“그 자켓 그림 너무 감성적이죠? 그것도 힐링이 직접 그린거래요! 힐링이 운영하는 너튜브 채널에 그가 그림을 그리는 영상들도 올라와 있어요. 와우! 그는 정말 완벽한 예술의 혼을 가지고 있는 게 확실해요.”

소피아의 말에도 윌리엄은 앨범 자켓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다! 이거야!! 소피아! 빨리 여기 앨범을 낸 회사에 연락해서 이 작품! 우리가 경매를 진행하고 싶다고 알려! 어떻게든 이걸 확보해야 돼!!”

“[고요한 달밤]이요?”

“이 작품 이름이 [고요한 달밤]인가? 이름까지 완벽하군! 이 작품과 그 힐링이라는 작가만 확보하면 우리가 세계 최고의 경매 회사가 될 거야! 느낌이 왔어!! 소피아 일 시작하자.”

“네. 회장님. 바로 일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의 채널에 소개된 그림들도 상당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관련하여 보고서 작성해서 오전까지 보고 드리겠습니다.”

“오케이! 그런데 어느 나라 작가지?”

“대한민국입니다.”

“음.. 거기에도 우리 회사가 있었지? 연락해서 내가 이번 주 중에 방문한다고 약속을 잡아달라고 해.”

“직접 가신다고요? 실무자들만 파견 하시는 게..”

“아니야! 이정도의 예술가에게 그렇게 행동했다가 감정이 상하면 어쩌려고! 이런 예술가들은 유리구슬 다루듯이 해야 한단 말이야. 얼마나 감정이 섬세한 인종들인데!”

이야기의 주인공인 천운이는 열심히 개 사료를 먹으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구나. 공부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사료가 목에 막혀오면 상큼한 고추냉이 튜브를 짜먹지! 캬아~~ 천국이 따로 없네!”

생각해보면 같은 공부인데도 예전에 수능 공부할 때는 정말 하기 싫었었다. 그저 할 수 있는 게 공부뿐이어서 죽어라 공부를 했을 뿐이다.

우리가 살던 원룸과 가장 가까운 대학에 붙지 못한다면 어찌해야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택배 물류센터에서 일하다보니 체력도 문제가 되었다.

그때는 정말 죽기 아니면 살기의 심정으로 공부를 했었다.

그런데, 똑같은 공부를 하는데도 지금은 이렇게나 즐거웠다.

“열기관에서 일정량의 이상 기체의 상태가.... 음.. 이건 내부 에너지가 증가한다. 오케이! 맞췄으니까 개 사료 입에 들어오시고~~”

[오도독! 오도독!]

“저게 사람이냐. 개냐? 내가 개 동생이면 나도 개? 저걸 몰래 촬영해서 올려버려? 아니야.. 어차피 저거 변태 또라이인거 다 아는데 조회수만 올라갈 수도 있어.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쓰읍!”

열려진 내 방문 앞에서 송이가 뭐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송이야! 빨리 와봐!! 빨리!”

갑작스러운 내 부름에 주문을 외우던 송이가 화들짝 놀라서 뛰어왔다.

“뭐! 왜? 나 아무 말도 안했어! 진짜야! 용돈 삭감 하지마!!”

“뭔 소리야? 개 사료 다 떨어졌으니까 베란다에서 좀 꺼내다줘~ 헤헤. 부탁해~”

“아우!! 내가 개를 키운다! 증말! 개면 귀엽기라도 하지!”

투덜대면서도 개 사료 접시를 들고 가는 송이에게 소리쳤다.

“아리젠으로~”

“멍! 멍! 멍!”

알겠다는 신호이다.

수능 관련한 컨텐츠는 다시 내부 회의를 거쳤다. 모의고사 점수는 만점을 받았는데, PD님은 시기의 문제를 말씀하셨다.

“지금 컨텐츠를 제작하고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번 수능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혼란만 줄 수도 있고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PD님은 합리적인 제안을 내게 해주셨다.

“올해는 천운님이 수능을 보시죠. 그리고 내년에 학기가 시작하는 것에 맞추어서 수험생 한 분을 가르치시는 거죠. 그럼 더 현실적으로 강의가 진행되는 거죠! 어떠십니까! 완벽하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편집 담당이 되시다보니 정식 프로젝트로 만들려는 강력한 의지가 만들어낸 기획인 것 같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제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만큼 신뢰도도 높아질 것 같고, 실제로 수험생을 가르치면 부족한 부분들도 보완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의 긍정적인 대답이 PD님이 두 손을 하늘로 들고 외쳤다.

“여보!! 내가 해냈어!! 주말에 집에 갈 수 있어!!!”

[짝! 짝! 짝! 짝!]

내가 아는 가장 긴 직함을 가지신 예리 엔터테인먼트 너튜브 기획팀 팀장 나특 팀장님이 회의실 입구에서 박수를 쳐주고 계셨다.

“히끅! 팀장님? 헉!! 히끅!”

너무 놀란 김상구 PD님이 딸꾹질을 시작하셨다.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자세한 사연은 제 사무실에서 마저 듣도록 하죠. 김PD님은 제 사무실로 따라오시고, 천운님?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소더비에서 연락이 와서요.”

응? 뭔 더비? 서브웨이 시리즈 같은 건가? 양키스랑 자이언츠 경기?

“소더비가 뭔가요?”

옆에 앉아 있던 송이가 혀를 쯧쯧 차더니 말을 했다.

“세계 최대 경매 회사 중에 하나야. 크리스티와 함께 경매의 양대 산맥이지. 이번에 새로 CEO가 선임되었다고 했어. 아무래도 오빠를 실험체로 경매 하고 싶은가 보네. 경매 나오면 콩팥은 내가 사야겠다. 비상용으로 문제 있으면 바꿔 끼우게!”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송이님. 그 소더비에서 천운님 작품들을 경매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신임 CEO가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하는데, 스케줄 괜찮으신가요?”

“헐...그 윌리엄 터브먼이 직접 온다고요? 이 또라이.. 아니 우리 오빠를 만나러요?”

“네. 직접 온다고 하십니다.”

“그날 시간 괜찮긴 한데요. 제 작품이면 뭘 말씀하시는지..”

“아! 이번 앨범 자켓에 사용된 그 그림하고, 채널에 올라가있는 그림들이요.”

“[고요한 달밤]이요? 그게 팔릴 만 한 건지 모르겠네요.”

“오빠. 솔직히 내가 오빠를 조금 뭐라고 하기는 하지만, 지금 오빠 그림 실력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지금 오빠 그림들 완전 핫 해! 그거 사고 싶다고 우리 회사에도 자꾸 연락들이 온대. 저번에 그 누구냐 아! 중국 얼리바바 회장! 그 사람이 100억 원 불렀다고 했어!”

“엥? 나는 들은 적이 없었는데?”

“그 소식 듣고, 우리 최장군 회장님이 엄청 화내셨습니다.”

“최 회장님이요? 아니 왜...”

“우리 천운님 그림 가치가 그 정도냐고. 엄청 화내시고, 정 안되면 자신이 그 두 배로 사겠다고 하셔서.. 하하하 나중에 액션에 되팔아도 그 열배는 벌겠다고 하시네요.”

예솔이 아버님은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하신다. 100억이면 얼른 팔았어야 했는데.. 아.. 돈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한다.

내 아쉬워하는 눈빛을 보셨는지 나특 팀장님이 나에게 말씀을 하셨다.

“저희 회장님이 미술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십니다. 생긴 것과 다르시게 안목이 엄청나시거든요. 회장님이 찍은 그림들은 시세가 최소한 2배는 치솟습니다. 그만큼 평론가로서도 신뢰가 상당하십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능력이시다.

아니. 그 정도 되시는 안목이니 예솔이 어머님과 결혼하셨겠지. 예솔이 어머님을 떠올리니 갑자기 신뢰도가 확 치솟는다.

“어쨌든 소더비 회장님 오시면 우리 최회장님도 같이 보시기로 했습니다. 너무 걱정 마시죠.”

“회장님이 같이 해주시면 저야 좋죠. 든든하기도 하고.”

과하게 든든하다. 최 회장님에게 비견될 만한 사람은 저승재단의 홍딸기님밖에 보지를 못했다.

“아! 그리고 대한야구협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천운님 이번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로 선정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직접 듣게 되니 얼떨떨했다.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처음으로 제대로 배워본 스포츠이기도 했고,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애정이 가는 스포츠이기도 했다.

그래서 혹시나 국가대표 제의가 오면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들만 가져다주시네요. 팀장님은 저한테는 산타이십니다!”

“제가 산 좀 탑니다. 하하하하”

[짝!짝!짝!짝!짝!짝!짝!짝!짝!]

“부라보!! 히큭! 역시 팀장님 이십..히끅!..니다!!”

PD님의 살기위한 몸부림이었다.

“고맙습니다. 김!상!구! PD님. 그래도 사무실로 따라오시죠. 주말 근무가 어떻다고요?”

끌려 나가는 PD님을 보며 우리 모두는 명복을 빌어드렸다. 이름까지 힘줘서 부른 걸 보면 큰일 나겠네.

연예 기획사는 연예계 업무 특성상 쉬는 날이 일정치 못하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는 과장급 이상만 쉬는 날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고, 과장급 미만 분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쉬는 날을 보장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과장급 이상 분들은 강제로 고액 연봉자들이 되고 있었다.

연예 기획사치고는 정말 특별한 경우이다.

이건 회장님의 경영 방침인데, MZ 세대의 신입 직원들의 퇴사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분석해본 결과, 쉬는 날이 일정치 못하다보니 워라벨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는 연예 기획사가 잘 맞지를 않는다는 걸 아시고는 바꾸신 거다.

역시 맨손으로 우리나라 3대 기획사 중에 하나로 키워내신 회장님다웠다. 물론 지금은 압도적인 1위다. 누구 때문에.

그런데 정확히 과장급 막내 위치인 김상구 PD님이 저런 소리를 했으니 몇 주째 집에 못 들어가신 나특 팀장님이 화를 내실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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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회사에서 나와 차를 타지 않고 조깅을 시작했다. 요즘에는 항상 집 근처 쪽을 돌아다녔으니 이번에는 더 먼 쪽으로 가보려고 한다.

마스크를 쓰고 이 더운 여름에 조깅을 하는 나를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나는 이런 눈빛에 이미 익숙하다.

‘아.. 낮에도 이렇게 귀신들이 많네.’

귀신을 보기 전에는 귀신들이 밤에만 나타나는 줄 알았다. 아니.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의외로 낮에 더 많았다.

아마 밤에 죽은 사람들보다 낮에 죽은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한 건 뭔가 미련이 남았거나 원한을 풀기 위해 남은 귀신들보다 그냥 호기심에 남아있는 귀신들이 더 많다는 거다.

너무 오래 있으면 카르마가 조금씩 깎이기 때문에 적당히 놀다 호기심이 채워지면 저승으로 간다고 한다.

우연히 악령을 쫓던 저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해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저승사자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을 인도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라고 한다.

특별한 영혼일 경우에는 그런 서비스도 해드리기는 하지만, 보통은 윤회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저승으로 간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간혹 미련이 많이 남은 영혼이 이승에 남기도 하지만, 악령이 아니면 딱히 제재를 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저승사자의 주 업무는 악령 처단이고, 하는 일을 보면 마치 영혼 세계의 경찰 같은 존재였다.

바쁜 와중에도 나한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저승사자는 나름대로 친절한 미소를 지어주며 스산한 냉기를 풍기고 떠나갔다.

그날을 생각하면서 뛰고 있을 때, 오랜만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퀘스트가 발생하였다.

‘띠링’

[퀘스트 발생 - 말싸움을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사람을 도와주시오. 제한시간 10시간.]

‘오~ 말싸움! 한 때 [말로 100인 울리기]의 나 천운이 나서야 할 때군!’

송이와의 대화로 단련 된 나의 말빨을 전수해 준다면 말싸움의 고수가 될 수 있다. 대화의 기술은 관련한 재능이 없더라도 나에게는 패시브 같은 능력이다.

‘어디냐? 나의 제자가 있는 곳은?’

의기양양한 태도로 걸어간 장소는 공원의 벤치였다.

공원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 캔 맥주를 마시고 있는 청년은 연신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 거기서 왜 그 말이 생각이 안 났지? 그리고 왜 목소리는 떨리게 나온 거야! 그것 때문에 멘탈이 흔들려서 제대로 말을 못했어!! 그리고 왜 그때 눈물까지.. 하아.. 아! 그때 그렇게 말 할걸!!! 아!!”

전형적인 패배자의 모습이었다.

“말싸움을 잘하고 싶습니까?”

내 말에 청년이 화들짝 놀랐다.

“어? 어? 어.. 그게..”

역시나 패배자답게 제대로 화도 못 낸다.

아마 지금 머릿속에서는 나의 말에 대한 온갖 대응 방법이 머리에 떠돌고 있을 테지만, 정확한 대응을 못할 것이다.

“말싸움을! 잘하고! 싶습니까!!”

“네! 네! 잘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러운 내 큰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일어서서 차렷 자체를 취하고 소리쳤다.

“그렇다면 저만 믿고 따라 하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내가 척 보니 이 청년의 가장 큰 문제는 대응 방법이 아니다. 온갖 대응 방법을 알려주더라도 사용을 못할 정도의 멘탈이 문제였다.

다양한 대응방법을 암기 시키고, 상황에 따라 시뮬레이션과 연습을 하더라도 아마 그 상황이 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울먹거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온갖 대응 방법이 생각나고, 아쉬워하게 된다. 결국에는 ‘싸움은 야만적인 거야!’라며 정신승리를 할 것이다.

“따라 하십시오! 지는 찐따보다 이기는 또라이가 되자!”

“지.. 지는 찐따보다 이기는 또라이가 되자??”

“확신을 가지고 따라 하십시오!”

“네? 네! 알겠습니다.”

“본 교관이 필승의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뒷일은 생각하지 마시고! 이대로만 하면 이깁니다! 자고로! 가장 어려운 말싸움 상대는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싸가지 없는 초딩이다!”

“네?”

“따라 하십시오!”

“싸가지 없는 초딩이다!!!”

“좋습니다! 이제부터 실전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에게 인신공격을 해보십시오!”

“어...어. 어떻게.. 음.. 아! 신발 색깔이 너무 이상한데?”

역시나 어설프다.

“응. 너 색맹.”

“네? 아니 그게 무슨.. 제가 무슨 색맹입니까? 증거 있어요?”

“보셨죠? 이게 바로 필승 전략입니다.”

“아... 그렇군요!”

나는 청년에게 열심히 나의 노하우를 전수해 드렸다.

“요즘에 유행하는 겁니다. 어쩔티비~ 저쩔티비~”

“어쩔티비.. 저쩔티비..”

“자신감 있게 하십시오!”

“네.. 넵!”

한 참을 그렇게 전수해 주고, 나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다.

“자! 이제 누구라도 당신을 말싸움으로 이길 수는 없을 겁니다! 자 이제 복수하러 떠나십시오!!”

“아자!!!”

우리는 복수를 하기위해 복수의 대상을 찾아 나섰다.

“스승님. 바로 저기입니다. 제가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보겠습니다! 파이팅!!”

비장한 모습으로 쥬얼리 샵으로 들어가는 나의 수제자를 바라보았다.

“어? 뭐야? 자기 아까 화난 거 아니었어? 또 맥주 마시다 온 거야?”

“어쩔티비!!!”

“뭐라는 거야? 자기 아직 화 안 풀렸으면 더 쉬다가와. 아까는 나도 조금 답답해서 너무 심하게 말했어. 미안해.”

“저쩔티비!!!!”

“장난해? 자기 뭐하는 거야! 나도 더는 못 참겠어! 헤어져!”

[쫙!]

뺨 까지 얻어맞았다.

나는 처음 여성분이 ‘자기’ 라는 말을 한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아니! 자기 여자 친구였다고 말을 했어야지!!’

[퀘스트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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