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와 100 곱하기.
[월직 차사 김시덕. 귀인을 모시러 왔소!]
월직 사자가 뿜어내는 검은 연기에 닿은 이상한 남성 한 명이 온몸을 푸들거리다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그 악취를 풍기던 기분 나쁜 기운이 비명을 지르는 악귀의 형상으로 변해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이상한 사람들은 검은 연기가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물러나 우리를 포위하고 월직 차사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월직 차사님의 말을 듣고서야 악귀인지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보았던 악귀들과는 많이 달랐다.
[천운님. 저들은 인간이 아니라 악귀들이오. 비록 악귀들이지만 인간의 몸에 빙의된 놈들이어서 제가 직접적으로 해를 가할 수는 없소. 우선은 제가 길을 열 터이니 도망치도록 하시지요.]
나는 월직 차사의 말에 도망치려다가 일그러져있는 영혼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을 바꿔 먹었다.
“저는 인간이니 상관이 없을 테지요?”
[그렇기는 하지만, 너무 위험부담이 크오. 우리 땅이 아닌 곳에서 죽게 되신다면 천운님의 영혼은 이쪽 윤회 시스템으로 편입되고, 그동안 모은 카르마는 모두 빼앗길 가능성도 있소.]
“그래도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영혼들을 두고 도망가는 건 마음에 걸리는군요. 제가 제압을 하면 월직 차사님이 그 검은 안개로 악귀들을 소멸시켜 주십시오.”
내 말에 잠시 고민하던 월직 차사는 결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력 발산]은 아직도 제어가 되지 않아서 사람들을 전부 불러 모을 것이다.
그러니 직접 몸으로 제압을 해야 할 것 같다.
[알겠소. 다만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도망가시오. 뒤는 내가 막아서겠소.]
나는 월직 차사님의 말을 들으며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분노의 급발진!’
[뿌드득!!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펌프질을 시작하고, 엄청난 혈류량에 근육은 크게 부풀어 올랐다.
‘1초 초고속 카메라’
나를 향해 달려드는 악귀들이 멈춰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을 나는 개구리 왕!’
바닥을 박차는 엄청난 점프력에 바닥이 움푹 패며, 튀어 오르는 모래들이 허공으로 뿌려졌다.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악귀의 바로 앞에서 왼발로 바닥을 강하게 디뎠다.
[쾅!]
‘믿는다! 태권도 국가대표의 발차기!’
바닥에 박힌 왼발을 축으로 왼쪽 발목이 회전을 시작했다.
시작된 회전력은 [전성기 차붐의 말 근육]으로 강화된 왼쪽 다리의 종아리, 허벅지 근육들을 거치며 증폭하였고, 오른쪽 다리를 엄청난 속도로 회전시켰다.
[후아앙!! 쾅!!]
악귀가 하늘을 날았다.
첫 번째 악귀를 날려버린 발차기의 회전력을 죽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였다.
공격을 끝낸 오른발이 바닥을 단단하게 딛고, 그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계속해서 왼쪽으로 회전 시켰다.
‘왼발 뒤돌려 차기!’
[콰앙!!]
순식간에 두 명의 악귀가 하늘을 날아가고, [1초 초고속 카메라]가 끝이 났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다시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했지만, 엄청난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내 정신은 계속해서 악귀들이 느리게 보였다.
세 번째 악귀는 나와 5미터 정도가 떨어져 있었다.
[뿌드득! 파악!!]
바닥을 박찬 나는 악귀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며 오른발을 최대한 길게 창처럼 내질렀다.
[펑!!!]
너무나 빠른 내 발차기에 명치를 얻어맞은 악귀가 몸이 반으로 접혀 날아갔고, 그 뒤에서 달려오던 악귀와 부딪쳐 바닥에 널브러졌다.
- 크으으으...큭...
마지막 남은 악귀는 그런 나를 보며 주춤 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 악귀에게 다가갔다.
[저벅.. 저벅.. 저벅..]
- 크윽! 큭!!
다가오는 나를 보는 악귀는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악귀를 향해 걸어가는 나는 너무나 빠른 혈류량에 눈의 실핏줄들이 모조리 터져버렸다. 빨갛게 충혈 된 눈으로 악귀를 바라보는 내 모습은 흡사 악귀 같았다.
나는 떨고있는 악귀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크으.. 크으.. 꿇어.”
아드레날린이 엄청나게 분비되자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겨우 한마디를 내 뱉은 내 말에 악귀는 부들거리다 바닥에 얌전히 엎드렸다.
[허어.. 이거 내가 천운님을 잘 몰랐나보오.]
그 사이에 쓰러져있던 악귀들을 정화하고, 엎드려있는 마지막 악귀에게 월직 차사님이 다가와 검은 연기로 정화를 시작했다.
- 크에에엑!!!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는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고, 기분 나쁜 기운은 비명을 지르는 얼굴 형상으로 일그러져보이다가 사라졌다.
“이제 끝난 거죠?”
내 말에 월직 차사님은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아무래도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듯하오. 여기는 우리 땅이 아니니 천운님이 만약에라도 이곳에서 사망을 하게 된다면 원래는 협정에 따라 우리에게 인도될 것이지만, 몰래 여기 윤회 시스템으로 편입시키고 천운님의 카르마를 강탈 할 수도 있소이다.]
무언가 섬뜩한 말이었다.
결국 나는 이쪽 윤회 시스템에서 볼 때는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으로 보이는 상황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시오. 그리고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우리 땅으로 돌아가시길 바라겠소.]
“감사합니다. 월직 차사님. 항상 저를 지켜봐 주셨군요.”
[그렇소. 내가 그대를 항상 지켜보고 있으니 안심하시오. 그런데...]
“네. 말씀 하십시오.”
[그만 하시면 안 되겠소?]
“네? 뭘 그만하죠? 말씀해주시면 노력하겠습니다.”
[크흠.. 거 개그가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나도 모르게 화가 나더이다!! 그 부장 개그? 쯧! 그딴 게 개그라니.. 에잉!!]
나를 향해 혀를 차시던 월직 차사님은 황급히 사라지셨다.
“아.. 면세점에서 깔깔 유우머집이나 이런 거는 안 팔려나?”
나는 악귀가 빠져나간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그 중에 한명의 몸에서 찾은 핸드폰으로 911에 전화를 걸고 그 옆에 내려놓았다.
‘알아서 구해 주시겠지.’
그런데 악귀에게서 구해는 줬지만, 상태들이 너무 안 좋았다.
‘아.. 적당히 할 걸..’
내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니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최선을 다한 결과가 조금 심하게 나왔으니 서둘러 도망쳐야 한다.
내가 황급히 뛰어가기 시작하자 공원에 있는 감시카메라들이 일제히 터져나갔다.
‘뒤처리도 깔끔하시네.’
나는 나의 개그감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호텔로 향하였다. 잠시 산책하려다 다른 세계 저승 구경을 할 뻔했다.
나는 얌전히 호텔방에서 대기를 하다가 아침이 되자마자 어제 예약한 비행기 표를 들고 서둘러 공항으로 떠났다.
[띠링!]
[이렇게 바로 가버리다니 많이 서운하오! 다음에 꼭 내 나라에도 놀러오시오.]
알파티흐 왕자님이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정말 감사하지만, 이제는 한국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
‘내가 다시는 한국을 벗어나나 봐라. 아주 내 목이 황금으로 보이나 보네.’
어제의 끔찍했던 경험 덕에 애국심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다행히 비행기를 탈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나는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를 경계하고 있었다.
잔뜩 긴장 된 상태로 경계를 하다,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긴장이 풀어지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나특 팀장님이 예약해주신 비행기 좌석은 퍼스트 클래스였다.
‘오.. 좌석이 엄청 좋다!’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좌석이 두 배는 넓고 편안했다.
그리고 승무원님들도 너무나 친절하였다.
나는 과도한 친절에 조금 불편해져 왔지만, 그래도 참고 서비스를 받았다.
와인도 주시려고 하고, 2층에 칵테일 바도 있다고 안내해주셨지만, 얌전하게 의자에 앉아 스위치를 눌러대며 의자의 각도를 변경하며 놀고 있었다.
물론 승무원님이 오시면 황급히 자는 척을 했다.
혹시나 혼날 수도 있으니 몰래 자는 척을 했지만,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저기 힐링님. 너무 귀엽지 않아?”
“그러니까! 의자 가지고 놀고 있더라니깐. 내가 가니까 화들짝 놀래서 자는 척하고 있더라!”
“힐링님하고 사귀는 여자는 얼마나 좋을까.. 이번에 야구 보는데 기도하면서 봤다니깐!”
“아까 와인 드리면서 연락처 쪽지 줄려고 했는데, 안 먹는데.. 그래서 2층 칵테일 바에서 대화 좀 하려고 했는데도 거절하고.. 나 차였나봐..”
“우리 정도가 눈에 차겠니? 주변에 엄청 예쁜 사람들이 많을 거야. 돈도 엄청 많이 벌고, 기부도 대한민국 국민 통틀어서 제일 많이 하고 있대. 인터넷에서도 유일하게 인성으로는 안 까이는 분이잖아.”
“대신에 개그로 까이지. 입만 열면 부장님이야.. 그냥 조용히만 계시면 완벽한데.. 나랑 사귀면 말을 못하게 하루 종일 키스만 할 거야!”
“저기.. 쪽! 아니.. 쪽! 이렇게? 호호호호”
“저기 봐! 또 의자 리모컨 누른다. 귀여워.”
나는 열심히 리모컨을 누르다 고개를 들었는데, 승무원분과 눈이 마주쳤다.
‘아... 들켰나? 더 만져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조용히 눈 감고 있어야겠다.’
아주 오랜만에 잠을 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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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나오니 나특 팀장님이 직접 나와 계셨다.
“천우...헙.. 여기! 여깁니다!”
나는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에서 나특 팀장님과 만나게 되었다.
“잘 지내셨어요? 그런데 왜 가리고 나오라고 하셨는지..”
그런 나에게 나특 팀장님은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소근 대셨다.
“여기 공항에 잠복한 기자들이 많습니다. 조용히 빠져 나가시지요.”
야구 결승전의 여운이 아직 진하게 남아있었고, 야구대표팀 중 유일하게 나만 아직 입국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LA에서 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복중인 기자님들이 많다고 하였다.
물론 나는 뉴욕에서 날아와서 피해갔지만, 혹시 또 모르니 조심해서 공항을 빠져나왔다.
“휴.. 이제 살겠네. 괜찮으십니까?”
“네. 이렇게까지 조심할 일인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내 말에 나특 팀장님은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회사 앞은 이미 좌판까지 열렸습니다.”
“네? 무슨 좌판이요?”
“사람들이 너무 몰려있어서 장사하시는 분들까지 인산인해입니다. 천운님 아파트 단지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신분 확인하고 들어가야 됩니다.”
서울 집값 치고는 저렴한 우리 아파트 단지가 펜트 하우스급의 경비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집값 좀 오르려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나특 팀장님이 운전해주시는 차를 타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집에 도착하면 깨워 드릴 테니 잠 좀 주무시죠.”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탄 나의 컨디션을 걱정해주셨지만, 나는 [응원] 재능덕분에 하나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그래도 민망해 하실까봐 눈만 잠시 감고 있었고, 잠시 뒤에 나특 팀장님이 나를 깨워주셨다.
“으음.. 어? 뭐지? 뭐 순간이동 능력자이신가요?”
“하하하 아주 푹 주무시던데요? 입에 침 좀 닦고 올라가시죠.”
황급히 입을 손으로 닦으니 정말 침이 한가득 흘러 내렸었다.
“하하하.. 안 피곤했는데 잠이 들어버렸네요..”
“다 이해합니다. 야구 경기에, 장시간의 비행에, 엄청나게 피곤하셨을 겁니다.”
나특 팀장님의 말씀에 나의 첫 번째 해외 방문기를 생각해 보았다.
‘야구 경기 뛰었고, 소더비 경매에서 그림이 1억 달러에 팔렸고, 알파티흐 왕자님을 만나서 그림을 그려주고 5억 달러를 받았고, 악귀들과 격투를 벌였네. 평범한 해외여행이군.’
살아있는 게 이상할 정도의 일정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들인 돈만해도 6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7800억 원 정도이다. 그림 몇 개만 더 팔면 1조 모을 수 있겠다.
사실 내 첫 번째 그림은 가치에 비해서 너무나 비싸게 팔렸다. 알파티흐 왕자님이 나를 만나기 위해 과도하게 지출을 하셨기 때문이지 1억 달러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다.
그런데 소더비의 윌리엄 회장님이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힐링님의 그림은 1억 달러의 가치가 생겼습니다.”
그렇다. 이제부터 내 그림의 가치는 1억 달러가 기준이 되어 버렸다. 이런 부분까지도 생각하고 나에게 비싸게 사주신 알파티흐 왕자님이셨고, 며칠 뒤에는 또 다른 선물을 주셨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알파티흐 왕자. 왕세자 책봉]
[사촌형을 밀어내고 왕세자 자리에 앉은 알파티흐 왕자의 비결은?]
[힐링의 그림 하나로 운명이 바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들]
[무려 5억 달러에 팔린 힐링의 사우디아라비아 왕과 왕세자의 대관식 그림]
이제는 내 그림의 가치는 5억 달러다.
윌리엄 회장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연락을 해오고 있었다. 거의 모닝콜 수준으로 보내오시는데, 전혀 귀찮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웃긴 내용들을 보내오시기 때문이다.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100을 4번 곱하면 100,000,000. 1억 아닌가?
[정답은 배꼽에 피가 난다. 저희 회사에 한국인이 있으셔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길.]
“푸하하하하!!! 송이야!! 송이야! 빨리!!”
[우당탕탕!]
“무슨 일이야!! 뭔데?”
“아이고! 송이야!!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을 하면 어떻게 될까?”
“무슨 소리야?”
“아! 빨리 좀! 뭘까?”
“1억? 아! 용돈 주려고? 1억이면 너무 큰데? 하긴 그림이 엄청 비싸게 팔렸는데도 선물은 하나도 안 사온 오빠가 사과의 의미로 그 정도는 주겠지!”
깜빡하고 엄마와 송이의 선물을 안 사왔다.
“어.. 그건 미안.. 아무튼 정답은! 배꼽에서 피난다! 푸하하하! ‘배꼽파기’니깐..푸하하하 피가.. 피가!!! 아하하하”
송이는 내가 부를 때부터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항상 이시간이면 송이를 불러서 윌리엄 회장님의 문자를 읽어줬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을 잡고 있었다.
“이제는 나도 못 참아!”
이번에 찍은 영상을 송이는 너튜브에 올려버렸고, 내 채널이 생긴 이후로 가장 많은 악플이 달렸다.
그리고 송이는 회사에서 시말서를 쓰라는 징계를 받았고, 나는 경고를 받았다.
“아니.. 하.. 어쩌자고 이런 엄청난 영상을 올렸습니까?”
“저도 그만 이성을 잃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나특 팀장님은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송이를 질책하셨고, 나에게 말을 하셨다.
“천운님은 3개월 동안 개그 금지입니다.”
“아니! 3개월은 너무..”
“5개월?”
“죄송합니다..”
나는 이 사태를 만든 송이에게 눈으로 욕을 하고 있었고, 송이는 미안한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걸 지켜보는 나특 팀장님은 말씀하셨다.
“어머니 모시고 오라고 하기 전에 적당히들 하시죠.”
“네...” “네..에..”
모든 상황이 정리되어 가고 있을 때 회의실에 혜미가 웃으며 들어왔다.
“오빠! 배꼽에! 푸웁. 아니 그게 후~아.. 후~아.. 피가.. 푸하하하하”
그래 누구라도 내 개그를 알아볼 줄 알았다.
구부러졌던 내 허리와 어깨가 다시 당당하게 펴졌다.
그렇게 배꼽 사건이 끝나고 난 뒤, 나는 여전히 집에서 칩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번 야구 올림픽 결승전 때문에 기자들과 팬들이 우리 아파트 주변에 항상 잠복하고 있어서 함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
예상치 못한 감금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힐링 타운 프로젝트는 황재성 재단장님과 최장군 회장님께 자문을 구했고, 두 분의 적극적인 도움에 드디어 시작을 하게 되었다.
힐링 타운 설계와 건설은 황재성 재단장님의 회사에서 맡아주셨고, 거기에 들어가는 컨텐츠와 강사진은 최회장님이 맡아주시기로 하였다.
나는 돈만 내면 되는 아주 쉬운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그 총괄은 송이에게 맡겼다. 이장 직함을 주었더니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고 있었다.
송이 말로는 자기가 열심히 하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일은 힘들어도 정말 행복하다고 한다.
[쏴아아아]
오랜만에 비가 시원하게 오고 있었다.
나는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 커피향도 좋고, 날씨도 운치 있고 좋다.’
“운아~ 여기 놔둔 까나리액젓 너가 사용했니? 사용했으면 다시 넣어놨어야지~”
“네~ 죄송해요~”
정정한다. 까나리카노의 향이 아주 좋다.
그렇게 토요일 오전의 운치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띠링’
[퀘스트 발생 - 아빠와 비오는 날 놀았던 추억을 다시 되찾고 싶은 아이를 도와주시오. 제한시간 2시간.]
내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퀘스트가 발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