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하하하 진짜? 진짜 오빠가 'I kill you'라고 말했다고? 대박이다!”
송이가 나의 말에 배꼽이 빠져라 웃어대고 있었다.
그렇게 송이를 웃기기 위해 다양한 개그를 해왔지만, 지금의 이 말보다 더 크게 웃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사연은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경기 전에 나를 만나러 온 미국대표팀의 1번 타자에게 한 말이 문제였다.
“힐링? 웃기는 이름만큼이나 실력도 웃길 것 같군! 내가 너의 공을 너의 고향까지 날려주마!”
굉장히 위협적인 멘트를 하며 말을 하는 미국의 1번 타자를 향해 나는 나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I kill you"
나는 정말 저 말이 ‘삼진으로 잡아주겠어!’로 알고 있었다.
나는 삼진을 잡을 때 K가 Kill로 알고 있었다.
타자가 죽었다고 Kill인줄 알았다. 사부님이 나한테 그렇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사부님께 물어보니 나를 놀리기 위한 게 아니라 정말 그렇게 알고 계셨다.
아무튼 나의 살인 예고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 돌아간 미국 대표팀의 1번 타자는 타석에서 처음으로 내가 던진 공이 자신을 맞출 듯이 날아오자 정말 자신을 죽이려고 던진 줄 알고 멘붕에 빠져버렸다.
의도치 않은 기선 제압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K를 Kill의 약자로 알다니 내가 다 창피하다. 푸하하하하!!”
“이익!! 그럼 너는 알고 있었냐? K가 뭔데! 어?”
“아이고.. 야구는 그렇게 잘하면서 그것도 몰라? Struck의 마지막 글자인 K를 쓰는 거잖아! 공부 좀 해라! 에잉!!”
송이의 팩트 폭력에 내 인내심은 바로 무너졌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그만해!!!”
“행복한 그 팀 여전하더라~”
나를 죽일 듯이 바라보는 송이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아악!! 가만두지 않겠어!! 내가 오늘 오빠 죽이고 지옥 간다!”
달려드는 송이를 향해 나는 손을 내밀었다.
“뭐! 뭔데! 뭐냐고!”
송이를 멈춰 세운 나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하였다.
“내가 그 팀 입단해서 우승 시켜줘? 내가 던지고, 치면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는데?”
내 말을 들은 송이는 나에게 정말 진심을 담아 말을 하였다.
“우매한 제가 하늘같은 오빠를 몰라 뵈었습니다. 제발 저희 팀을 구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손을 기도하듯이 맞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송이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러나 이런 일 일수록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올림픽 우승자이자 퍼펙트 피처로서 말을 해주겠다.”
나의 스펙을 들은 송이는 새삼스레 느껴지는 오빠의 위대함에 신앙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응. 안 돼! 돌아가! 나도 그 팀은 힘들어.”
“으허허허헝... 엄마!! 오빠가 나 놀려!!”
“운아! 한 번은 우승 시켜줄 수 있잖니! 동생이 그렇게 원하는데..”
아니에요. 엄마. 이건 정말 저도 힘들어요..
울고 있는 송이와 그런 송이를 달래주는 엄마를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수능이 진짜 얼마 안 남았구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나의 평범한 일상들이 지나갔다.
슬리퍼를 물고 도망간 강아지를 쫓아가다 강아지 꼬리를 실수로 밟고 강아지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퀘스트.
동생과 싸운 언니의 사과를 대신 전달해주는 퀘스트를 하다가 의절하게 만들 뻔 한 일.
생선 손질을 못하는 생선 가게 아저씨를 대신해 생선을 팔라는 퀘스트를 하는데, 팬들이 몰려와 완판 된 일.
야맹증이 있는 귀신을 위해 저승사자에게 부탁해 저승으로 안내를 해준 일 등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편의점 동료였던 재준이의 첫 번째 예능에 출연하는 날이다.
나와 혜미는 그 프로그램의 첫 번째 출연자로 출연을 하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나와 방송을 한다는 사실에 혜미는 너무나 좋아했고, 무슨 방송인지 듣지도 않고 우선 승낙을 했다.
승낙을 하고 나서야 무슨 방송인지 설명을 들었다.
프로그램 이름은 [직장인들을 위한 힐링 마차].
뭔가 의미도 있고, 나를 암시하기도 해서 좋은 이름 같다.
컨셉은 커피차를 길가에 설치하고, 지나가는 직장인들과 커피를 마시며 사연을 들어주는 그런 컨셉이다. 다만, 사연을 듣고 나서는 그에 맞는 노래를 불러주는 게 프로그램의 핵심 콘텐츠였다.
공감과 노래라는 성공 포인트를 제대로 잡은 기획이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스팀이 나오고요. 사용하실 때마다 이걸로 닦아주셔야 해요. 위생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나는 커피차에 설치된 기계를 다루는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내가 직접 커피를 내리고, 서빙은 혜미가 하는 걸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나는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사용법을 익히고 있었다.
“오빠! 저 어울려요?”
나에게 말을 하며 제자리에서 빙글 도는 혜미를 보았다. 흰색 셔츠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앞치마를 한 혜미는 성숙한 여인 같았다.
“별로에요? 히잉..”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대답을 못했더니 실망을 하는 혜미였다.
“예뻐. 오늘 정말 예쁘네.”
“정말요? 그렇게 갑자기 고백을 하시면.. 히잉!”
다행히 혜미의 호들갑에 제정신이 돌아왔다.
“장사 시작하자! 손님 받아라! 혜미야!”
카메라가 전부 설치되고, 준비가 다 되었다는 신호를 받은 나는 혜미에게 말을 하였다.
그러자 혜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이시라면 모두들 오셔서 무료로 커피 한잔 씩 하고 가세요~”
평일 낮이라서 그런지 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 카메라 때문인지 선 듯 다가오지 못하고 멀찍이서 구경들만 하고 있었다.
“히잉.. 아무도 안와요..”
실망하는 혜미를 보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나설 차례군. 잘 보도록 하게나. 신입!”
“넵!!”
나는 커피차에서 내려서서 사람들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이거 제가 먹어 봤는데 여러분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아니면 이 맛있는 커피 먹을 기회가 없습니다. 몇 분 안 남았습니다. 어서 오세요.”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물건을 팔 때 조바심을 느끼게 만듭니다.]
나의 멘트와 재능의 힘에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심지어는 방송 스태프들 중에서도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커피차 위로 올라가 기계를 작동시키기 시작했고, 혜미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줄 세우고,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메뉴는 두 개밖에 없었다.
“아메리카노하고 바닐라 라떼가 있어요. 뜨거운 것과 차가운 거 있으니까 골라주세요~”
“음.. 저는 아아요! 그리고 저 싸인 좀.. 하하”
“네! 아아 주문이요~ 그리고 싸인 CD 드릴게요~”
나와 혜미의 싸인이 들어간 CD를 선물로 드렸다.
“와! 정말 감사합니다! CD플레이어는 없지만, 오늘이 월급날입니다! 집에 가는 길에 꼭 사겠습니다!”
CD를 선물로 드리고, CD플레이어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거의 1시간에 걸쳐서 커피를 내려드렸고, 그 사이에 작가님들이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셨다.
그러다 시간도 여유 있으시고, 사연도 좋은 분들을 따로 테이블에 앉혀 드리고 촬영 준비를 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커피 선물이 마무리되자 전문 바리스타님에게 커피차를 맡겨 놓고,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였다.
테이블에는 젊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앉아 있었다.
나와 혜미는 그 분들에게 인사를 한 다음, 조금 말을 주고받다가 작가님이 신호를 주자 멘트를 시작하였다.
“안녕하세요. 두 분은 동기라고 하시던데 맞나요?”
“네 맞아요. 제가 오빠를 챙겨주느라 허리가 휘네요.”
“그러네요. 살짝 거북목 증상도 보이세요. 남성분이 많이 힘드시게 만드나 보네요.”
내 멘트에 남성분은 당황하였고, 여성분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두 분은 동기이지만 눈치를 보니 여성분이 남성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이런 눈치는 정말 귀신이다.
“그럼 요즘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먼저 남성분이 말을 하셨다.
“어.. 회사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백을 하기가 힘들어서요. 혹시나 어색해지거나 그러면 회사에서 자꾸 마주칠 건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여성분만 호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건 백 프로 성공의 예감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나 사랑 이야기는 좋은 소재 거리이다.
옆에 앉아있던 여성분의 눈이 하트로 변하였고, 작가님은 앞쪽에서 스케치북에 ‘고백 부추기기’라고 써서 들어 올리셨다.
“그러시면 마음을 표현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말을 해야 상대방도 알죠. 아~ 너무 로맨틱해.”
혜미가 감정이입을 하는지 몽롱한 표정으로 동조를 해주었다.
“그러시면 여기서 공개 고백을 해보시죠! 이 방송을 보시면 대답을 해주실 겁니다!”
옆에 앉아있던 여성분이 굉장히 상기된 표정으로 남자 분을 바라보았다.
잠시 당황하던 남성분은 이내 결심을 하셨는지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실수할 때마다 감싸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보다 먼저 도움을 주신 거 정말 고맙고 미안해요. 괜찮으시다면 저랑 시작해 봐도 될까요?”
남성의 진심이 담긴 멘트에 모두들 감동을 하였고, 옆의 여성 동기 분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분이 누구십니까?”
나의 멘트에 그 남성분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이야기를 했다.
“이 대리님! 제가 정말 사랑합니다!”
“야!! 이 대리 여우라고 내가 말했잖아!! 야 이씨!”
“어.. 어..”
여성분은 남성분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남성분은 갑작스러운 여성분의 폭주에 굉장히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황한 혜미는 다음 순서를 위해 작가님이 들고 있었던 스케치북을 보고 황급히 노래를 시작했다.
[띠리링~]
“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의 마음이 시작 된 거야~”
“아니! 여우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아악!!!”
“이 대리님 욕 그만하고 진정 좀 해!”
[띠링~ 띵~]
“너의 거친 말에도 나는 사랑을 느꼈어~”
“오빠 정말 최악이야!!”
“너 정말 왜 그러냐!”
[띠리링~]
“나의 최악의 모습을 너에게 들켰을 때~”
“이제 나한테 말도 걸지 마!!”
“나도 이제 말 안할 거야!!”
[띠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
환장의 콜라보였다.
작가님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고, PD인 재준이는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잠시 뒤, 겨우 수습을 하고 다음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다행히 두 번째 인터뷰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자신이 처음 입사했을 때 자신의 사수였던 선배가 올해 퇴직을 하신다는 과장님의 사연과 영상 편지. 그리고 나의 노래가 잘 어우러지자 지켜보던 사람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쳐주셨다.
그리고 자신만 빼고 회사 단톡방이 있는 것 같다고 말을 하시는 부장님이 나왔을 때는 모두가 웃었다. 투덜거리시는 모습에서 귀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바람에 가발이 날아가 버렸을 때는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웃다 쓰러졌다.
그리고 마지막 인터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케팅 사업부에서 근무하는 신입입니다.”
“이름과 회사는 비밀이신가요?”
“아.. 회사 이름은 조금 그렇고, 이름은 허종우라고 합니다.”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남성은 말을 하였다.
“제가 아버지가 없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저는 아버지 얼굴을 모릅니다. 어머니 혼자서 고생하시며 저를 키우셨죠. 그때 어머니 나이가 고작 23살이었다고 합니다.”
즐거웠던 분위기가 조금은 무거워졌다.
“그 어리신 나이에 식당에서 일을 하시며 저를 키우셨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제 대학교 등록금까지 마련하시느라 하루도 쉬지를 못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덕분에 저는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혜미는 벌써부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동안 썼던 자소서와 이력서들이 한 가득입니다. 계속 된 도전에도 한동안 실패들만 돌아왔습니다. 다 포기 하고 싶을 때 어머니가 식당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종우야. 너 취업 안 되도 괜찮다. 내가 너 지금껏 먹여 살렸는데, 몇 년 더 못하겠니?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아들 오랜만에 치킨 시켜 먹을까?] 라고 하시는데.. 크흠..”
어느새 사람들은 하나 둘씩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엄마. 저 이제 취업했으니까 엄마도 쉬엄쉬엄 일해. 나 이번에 적금 들었어. 이거 만기되면 꼭 다리 관절 수술하자.. 그때까지 조금만 더 참아.. 사랑해..”
이미 혜미와 나는 너무 눈물을 많이 흘려서 진행이 불가능 할 정도였다.
“큼..큼.. 아..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오히려 사연의 주인공은 울지 않고 있었고, 사연을 듣고 있던 나머지 사람들이 전부 울고 있었다.
작가들도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는데, 그래도 프로그램은 진행을 하여야 하니 계속해서 스케치북으로 지시사항을 알려주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가 우느라고 그 내용을 잘 못 보고 있었다.
“조금은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연을 위해 작곡을 해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연을 방금 만나게 되었네요.”
울고 있는 혜미를 놔두고 혼자 자리에서 일어나 설치되어 있는 피아노를 향해 걸어가 앉았다.
내가 움직이니 카메라들이 나를 향해 방향을 돌렸고, 몇몇 카메라들은 사연의 주인공과 울고 있는 혜미를 열심히 찍고 있었다.
작곡을 하다 보니 피아노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기 시작했다. 처음에 [띵똥띵똥 피아노 영재] 재능에서 지금은 진화를 거듭하였다.
상급 재능이 되어버린 [감정을 표현하는 피아니스트]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재능이었다.
그림도 마찬가지지만, 음악 또한 감정의 전달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상급 재능에 걸맞은 아주 대단한 재능이었다.
내 손가락이 부드럽게 건반을 누르기 시작하고, 눈을 감은채로 연주를 계속하니 다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엄마를 그려보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을 위해 포기 할 수 없는 엄마.
여성은 너무나 여리지만, 엄마가 되는 순간 누구보다 강인해지는 위대한 그분.
모진 바람과 폭풍우에도 결코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
내 음악을 듣는 모두가 그 위대하신 분을 떠오르길 원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지.. 무엇으로 나를 키우신 건지..”
첫 소절을 시작하니 다들 마음속에 자신의 엄마를 떠올렸다.
“그저 내가 잘해서 모든 것을 해냈다고 느꼈지.. 내 발밑에 고인 그 눈물을 알지 못한 채로..”
그렇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엄마의 눈물위에서 컸기 때문이다.
노래가 계속될수록 모두들 가슴 한 곳에서 피어오르는 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엄마~ 그저 되뇌기만 해도 슬퍼지는 그 이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히 혼자 되뇌기만 해도 슬퍼지는 이름이다.
“이제 행복해지자. 우리 제발 그러자...”
음악이 끝났지만, 다들 아무런 말들도 할 수가 없었다. 잘못 입을 열었다가는 울음이 터져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이 노래를 우리 어머니들에게 바칩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
첫 번째 녹화가 우여곡절 끝에 잘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