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3화 (73/170)

의안

100미터 육상 선수인 박창무는 이전 한국 신기록 보유자였다.

얼마 전에 치러진 올림픽 대표 결정전에서 천운이 세운 한국 신기록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한국 신기록 보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날 천운이와 같이 달리고 난 이후부터 커다란 충격에 빠져 잠시 슬럼프를 겪었지만, 모두 극복하고 오히려 기량이 상승하였다.

LA 올림픽에서 결승전까지 올라가 8명중에 5등을 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다.

성적뿐만 아니라 기록도 9초 99를 기록하며 마의 10초대의 벽을 깨부수며 자신이 완벽하게 슬럼프를 극복 했다고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런 한국 육상계의 떠오르는 영웅이 된 박창무는 날이 좋은 어느 날 철원으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다.

봉사활동 단체에 가입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열혈 활동가이기도 한 박창무는 어렸을 때는 강제로 아버지를 따라 활동을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스스로가 봉사활동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한동안 이어진 폭우로 인하여 토사가 논으로 유입이 되었고, 이 토사를 치워주기 위해 박창무가 활동하고 있는 봉사 단체인 [너와 나]가 봉사활동을 오게 된 것이다.

“자! 오전에 이쪽 논에 있는 토사들을 전부 치워야 하니까 힘들 내주세요! 오후에는 그 옆의 논을 치워야 하니까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너와 나]의 회장님이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고 계셨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게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서인지 상당히 더웠다. 아직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도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자꾸 눈에 땀이 들어가네. 아! 따가워!’

흐르는 땀이 눈에 들어가니 눈이 많이 따가웠다.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철원에서 일할 때는 지뢰를 조심해야 합니다. 조금만 이상한 걸 발견하셔도 만지지 마시고 바로 저한테 알려주세요. 군부대에서 한차례 탐지 작업은 끝냈는데, 그래도 땅속 깊이 있으면 모를 수 있으니까 조심해 주세요! 자! 이제 시작 합시다!”

회장님의 시작 신호와 함께 사람들은 능숙하게 삽을 나눠들고 작업을 시작했다.

한참 작업을 하고 있던 박창무는 자꾸만 눈에 들어가는 땀 때문에 연신 눈을 비비고 있었다.

그래도 가장 젊은 축에 드는 자신이 열심히 해야 작업이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생각에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회장님! 여기 이상한 게 있습니다!”

한 회원이 회장님에게 큰소리로 이상을 알렸다.

“다들 전부 뒤로 빠지세요. 발밑 조심하시고,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뒤로 전부 나오세요.”

능숙하게 회장님은 모든 회원들을 뒤로 나오게 하고 조심히 확인을 하셨다.

“이거 돌맹이잖아요! 하하하. 다들 조금 쉬었으면 다시 일합시다! 그래도 이상한 거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칭찬 스티커 하나 드릴까요?”

회장님은 다 좋은데 개그욕심이 과하시다.

대기업의 부장님이라고 하시던데 부장님들은 정말 다 저러나 싶다.

‘아.. 자꾸 눈에 들어가네.. 수건을 가지고 왔어야 하는데 깜빡했어..’

소매로 닦아내던 것도 이제는 힘들었다.

일을 하느라 흙 범벅이 되어 닦아낼 수가 없었다.

[비틀.. 쿠아아앙!!!!]

눈을 깜빡이며 걷다가 발밑을 잘 보지 못하고 무언가를 밟는 느낌과 함께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날려버리고, 엄청난 굉음에 귀에서는 ‘우웅..’ 거리는 이명만 들려오고 있었다.

오른쪽 다리에서는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고, 얼굴은 미친 듯이 쓰라렸다. 두 눈은 무언가가 자꾸만 흘러내려 너무나 불편했다.

눈을 뜨고 싶었지만, 뜰 수가 없었다.

너무나 큰 고통에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우웅’ 거리는 이명 때문에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회장님이 소리치시는 것 같았다.

“빨리 119!! 오른쪽 허벅지 쪽을 압박해!! 얼굴은 만지지마!! 빨리 119 부르라고!”

점점 멀어져가는 회장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완전히 정신을 잃게 되었다.

[철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육상의 별, 발목지뢰를 밟고 오른발 절단, 양쪽 안구 손상]

[담당의사 “오른쪽 발목 절단은 접합이 불가능. 양쪽 눈 또한 안구가 손상되어 시력 회복 불가능]

[폭우 이후에 자꾸만 유실되는 공포의 지뢰, 지역 주민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멍하니 누워만 있는 시간들이 지나갔다.

흘러가는 게 시간이지 자신의 의식인지 모를 정도로 멍하니 누워만 있었다.

상처는 다 나았지만,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버렸다.

발목을 잃어버린 건 방안에서 기어 다니면 되는 문제라서 적응만 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런데 눈이 안 보이는 건 정말 적응이 안 되었다.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조차 자꾸만 무언가에 부딪치고, 떨어트린다. 그럴 때 마다 엄마가 와서 치워주고 도와주시는데, 그게 너무 미안했다.

엄마는 괜찮다고 하시지만, 굉장히 불편하고 귀찮으실 것이다.

그러다보니 점점 내 활동 범위는 줄어들어갔다.

거실을 나가지 않게 되었고, 방 밖을 나갈 때는 화장실을 갈 때뿐 이었다.

탄탄했던 온몸의 근육은 쪼그라들었고, 우울증까지 같이 오게 되었다.

부모님이 슬퍼하실까봐 우울증 증상을 말하지 않았고,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증상에 멀티탭 줄을 목에 감고 있다가 엄마에게 들키게 되었다.

그날부터 엄마는 한 시도 내 옆에서 떠나지 않으셨다. 화장실에 가실 때도 참다 참다 도저히 힘드실 때만 나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다녀오셨다.

이제는 사실 자살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것도 기운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의 일이지, 지금은 그저 숨만 쉬는 식물이 된 것 같았다.

보이는 건 완전한 어둠뿐.

조금의 빛조차도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살아오고, 남을 돕는데 열심이었는데,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아니. 누구를 원망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환상들만을 탐닉하며, 나의 내면속으로 가라앉는 시간들이 흘러갔다.

그러다 엄마의 흥분된 목소리가 나를 깨워냈다.

“의족! 진짜 사람 다리 같은 의족이 개발되었대! 진짜 같아서 정말 좋대!”

사고가 난 초창기에는 할 수 있다는 의욕이 넘쳤다.

그래서 다양한 의족들을 착용해 보았고, 괜찮은 의족을 찾으면 패럴림픽 선수로 활동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그러나 헛된 희망이었다.

그저 발목 모양을 한 물건일 뿐이었다.

걷는 것도 힘들었고, 그마저도 오래 착용하면 너무나 고통스럽게 아파왔다.

그렇게 의족을 포기하며 자신의 마지막 꿈도 포기해 버렸다.

흥분한 엄마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주문을 하였고, 그날 밤에 완성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으셨다.

다음날 힐링 센터라는 곳으로 자신을 데려간 엄마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열심히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셨지만, 이미 아무런 자의식이 없는 인형이 되어버린 나는 그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그런데 발목에 의족을 가져다 대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사용자 확인. 박찬무 확인 완료. 뇌파 확인 중. 확인 완료.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발가락을 움직여 보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소리에 깜짝 놀라 발가락을 움직여보았다.

원래 자신의 발가락인 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고, 움직이는 느낌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아... 움직여요.. 내 발이 다시 생겼어요.. 아...”

다시 희망이 생겨났다.

그날 이후에 조금씩 내 활동 영역은 넓어져갔다.

방안에서 거실로 나오게 되었고, 거실에서 집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항상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엄마가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새 삶은 자신에게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뭘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바깥의 공기와 햇살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앙상하게 변했던 두 다리에 어느 정도 근력이 붙었을 때, 엄마는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달려오셨다.

“창무야! 됐다! 됐어!! 이제는 다 됐어! 너 눈 다시 볼 수 있게 됐어!!! 어흑...”

“엄마. 우선 진정하고 천천히 말씀해 보세요.”

눈이 보이지 않으니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손을 내밀어 엄마를 더듬으며 손을 잡아주었다.

“방금 전에 전화가 왔는데.. 너 의족 만들어준 회사 있잖아.”

“힐링이요? 거기서 전화가 왔어요?”

“그래! 거기! 거기에서 전화가 왔어.. 너 눈 수술해주고 싶다고..”

그 말에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제 눈을요? 제 눈이 수술이 된대요? 아니.. 저는 안구가 이미 다 손상 되서 아무것도 없잖아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새로운 의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안구 형태의 의안을 주고 싶대. 병원비가 조금 들기는 하지만, 그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하겠다고 하네. 정말 잘 됐어.. 창무야.. 이제 됐어.. 흐윽..”

“내가..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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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수혜자는 이 분으로 정했습니다. 이미 연락을 드렸고, 그쪽에서도 승낙을 하셔서 삼일 뒤에 수술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책상위에 놓인 서류에는 [안구형 의안 - 박창무]라고 써져있었다.

“병원에서는 수술에 자신감을 보이나요?”

내 말에 해피의수 이장혁 사장님이 웃으며 말씀을 해주셨다.

“병원 쪽에서는 수술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하네요. 그냥 부분 마취 관련한 부분만 신경 쓰고, 안구 위치만 잡아주면 알아서 연결되니까 수술을 실패할 확률도 거의 없다고 하던데요?”

이번에 만든 안구형 의안의 경우에도 의수와 마찬가지로 위치만 잡히면 자동으로 주변 근육과 신경들에 연결이 된다.

“병원비는 저희 쪽하고 이야기한대로 원래 병원비의 50%만 받고, 나머지는 저희 쪽으로 청구하기로 했지요?”

“네. 황재성 재단장님이 협약을 잘 맺어놓으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비도 협약을 한 모든 병원들이 동일한 가격으로 결정해서 관리도 편합니다.”

“그리고 이번 수술은 저희가 전액 지불하기로 했었죠?”

내 말에 이장혁 사장님이 난색을 표하셨다.

“그렇게 전달했는데, 병원 측에서 10명까지는 자신들이 무료로 해드리겠다고 하시네요. 대신 기사에 자신들의 병원 이름도 같이 나가게 해달라고 하셔서요.”

그 말에 나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다.

“이번 건은 원래대로 저희 쪽에서 지불합니다. 어플리케이션에 병원도 선택할 수 있게 해줬으니까 그걸로 만족하라고 하세요.”

만약 상징적인 첫 번째 환자의 수술 소식에 그 병원의 이름이 같이 기사로 알려지면, 엄청난 홍보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협약한 다른 병원들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런 부분은 푼돈을 아끼려다 더 큰 걸 잃게 될 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의안을 생산할 준비만 하면 되겠군요. 그런데 이번에 일본에서 만든 계측기가 정밀도가 아주 좋다고 하던데.. 의수를 개발하려면 그 정도 정밀도가 있으면 좋은데.. 캬..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정말 좋은데.”

“사장님 개인 자금으로 사시는 거 아니면 안 됩니다. 사셔서 집에 놓으세요. 돈도 많으신 분이 왜 이러십니까?”

내 가차 없는 거절에 울상이 되셨다.

“아니.. 집에는 그런 거 더 가지고 가면 와이프한테 혼난단 말입니다. 아.. 요즘 사고 싶은 물건들은 많은데 하나만 더 사서 가지고 오면 쫒아낸다고 했단 말이에요.. 하아..”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에 내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사장님. 회사 직원들 위해서 계약한 옆 건물 오피스텔 중에 하나만 개인적으로 사용하세요. 사장님도 따지고 보면 회사 직원이니까 사용하셔도 문제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사장님 연봉은 10% 상향 조정하겠습니다. 다만, 회계팀에 말해서 인상분은 월급 통장 말고 다른 통장으로 받아가세요.”

“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천운님. 그때 천운님한테 회사 지분을 전부 넘긴 게 정말 신의 한수네요. 하하하 월급 사장이 제일 마음이 편합니다! 아이들 미래도 전부 대비가 되어있고, 회사일도 마음에 들고, 이제는 취미생활까지. 두고 보십시오! 제가 꼭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말겠습니다!”

엄청나게 기뻐하시는 이장혁 사장님을 보니, 나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게 되었다.

원래 해피의수의 지분을 전부 인수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장혁 사장님이 오히려 나에게 제안을 하셨다.

자신은 회사 경영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고, 체질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그리고 자신이 한 일도 없는데 관련한 회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엄청나게 크게 성장할 회사의 지분을 반이나 가진다는 것은 양심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양심적인 사장님의 말씀에 나는 더욱 믿음이 갔고, 미래의 가치와 사장님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이장혁 사장님을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저 먼저 좀 나가봐도 될까요? 주문할게 많아서요. 하하하하”

신이 난 아이처럼 이장혁 사장님은 밖으로 나가셨다.

‘여기가 본인 집무실인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취미용 오피스텔을 가지게 된 사실을 사모님에게 들키게 된 사장님은 어쩔 수 없이 장소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고, 하필이면 안드로이드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진보된 외형을 가진 리얼돌 몇 개를 사서 개조를 하다가 그대로 놔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사모님에게 들키게 되었고, 그날로 이장혁 사장님의 행복한 취미 생활은 끝을 맺게 되었다.

지금은 회사 연구소에서 가끔 조그마한 인형 팔에 모터를 달고 프로그래밍만 하고 계신다. 가끔 이상한 이름을 부르면서.

“에이미! 내가 너를 걷게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정말 미안하다! 에이미!!”

이름까지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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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안구형 의안 수혜자인 박창무씨는 무사히 수술을 끝마치게 되었고, 이 사실은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주식회사 힐링에서 만든 의안. 인류 기술의 정점에 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의안의 한계. 그러나 이것은 힐링의 한계는 아니었다.]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들의 한 줄기 빛이 된 주식회사 힐링! 다음 발걸음에 전 세계가 주목]

그리고 사고로 잃어버렸던 오른쪽 다리와 양쪽 눈을 다시 얻게 된 박창무씨는 재활 훈련을 시작하였고, 그의 엄청난 근성은 마침내 사고전의 기량을 되찾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내가 시간을 내어 박창무씨에게 육상에 대해서 지도를 해드렸고, 최상급 재능인 [전성기 차붐의 말 근육]이 전수되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다른 재능은 없었다.

아무런 재능도 없이 노력만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육상선수가 되었다니 오히려 정말 대단했다.

중급 재능인 [망아지 다리 근육]으로 전수된 그 재능은 전성기 박창무씨의 기록을 뛰어넘는 성적을 선물해주었다.

100미터 최고기록 9초 92.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난 뒤, 그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저의 원래 꿈은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해서 당당하게 군을 면제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원치 않게 군 면제를 받게 되었습니다. 꼭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제가 군 면제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육상에 대해 가르쳐주신 천운님. 정말 감사합니다.”

장애인 육상 선수 박창무가 아닌, 일반인 육상 선수 박창무를 선언한 그를 모두가 응원해 주었다.

그리고 그가 선언한대로 아시안게임 100미터 육상 대표가 된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9초 7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갱신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그가 가진 중급 재능인 [망아지 다리 근육]은 엄청난 노력으로 인해 오리지널 재능인 [박창무의 다리 근육]으로 진화되었다.

“금메달의 색깔을 확인하지 못하는 저를 위해 색상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해주신 힐링님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 정말 아름다운 금메달이네요.”

아시안게임 전날 긴급 업데이트로 색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 되었다.

마치 그가 우승을 할 줄 알고, 금메달 색상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도록 신경써준 것 같은 업데이트 일정이었다.

무선으로 통신망과 연결 된 상태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실행되었고, 의안을 사용 중이던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바뀐 아름다운 풍경에 환호를 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몇몇은 촌스러운 자신의 옷 색상에 황급히 옷을 갈아입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오우! 나 같은 상남자가 핑크를 입고 있었다니!! 어쩐지 이 옷을 선물하면서 자꾸 웃고 있었구나! 여보! 이리로 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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