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여길 왜?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0만원과 최하급 재능 ‘물의 요정’을 습득하였습니다.]
[물의 요정 - 물속으로 들어가면 편안해지고 즐겁습니다.]
밤에 물귀신을 도와드리고 얻은 재능이다.
뭔가 애매했지만, 어떤 식으로 발휘되는지 궁금해서 재능을 얻자마자 계곡물에 들어갔다가 못 나올 뻔 했다.
너무나 편안하고, 물위에 떠다니는 게 즐거웠다.
이대로 영원히 물속에서 떠다니고 싶었다.
물속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떠다니니 내가 물이 된 것 같고, 자연의 일부분이 된 것 같았다.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며 물위에 떠있으니 물속으로 들어간 내 귀에 잔잔한 물속 소리들이 조용히 속삭여왔다.
지금까지 겪어본 모든 경험 중에서 가장 몽환적인 경험이었다.
송이는 아침이 되어서 텐트 밖을 나왔다가 내가 안보여서 ‘화장실을 갔나?’라고 생각하고, 라면을 끓이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나를 보고는 물에 빠진 줄 알고 소리를 지르며 구하러 왔다.
“오빠!!! 안 돼!! 으헤에에엥!!”
[첨벙!! 첨벙! 첨벙!!! 푸아악!!]
미친 듯이 물속으로 달려오며 울부짖던 송이가 물속으로 뛰어들다 넘어지면서도 필사적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좋은 아침!”
나는 고개와 오른손만 살짝 들고는 송이에게 인사를 했고, 송이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펑펑 울었다.
“야이!! 하... 다행이다.. 히잉!! 너 두고 봐!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 엄마!!”
그렇게 소란스럽고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고, 우리는 간단히 라면으로 아침을 먹은 뒤에 정리를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은 굉장히 즐거웠다.
전에도 많이 친했었지만, 같이 캠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그 전보다도 더 친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그런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같이 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같이 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공통의 관심사가 줄어들고, 공통의 관심사가 줄어드니, 대화가 줄어든다.
그러다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같이 하는 시간들이 줄어들면 남보다 못할 수 있다.
이번에 캠핑을 같이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웃고 떠들었다.
“우리 한 달에 한 번씩은 영화를 보러가던지, 펜션을 놀러가던지 꼭 하자.”
내 말에 엄마와 송이는 열렬히 찬성을 하였다.
“나는 찬성!! 장소는 내가 알아볼게!”
“엄마도 찬성! 다음에는 내가 요리할게. 이번에는 운이가 너무 고생 많았어.”
“아니에요. 밖에 나오면 남자가 해야죠! 집에서는 엄마가 요리 하시잖아요.”
“그럼 다 같이 하면 되겠네! 헤헤헤”
송이가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었다.
“너는 요리도 못하는 게! 아휴.. 이러다가 시집은 갈 수나 있는지 모르겠다..”
“뭐래! 요즘에 누가 요리 때문에 시집을 못가? 오빠는 가만 보면 완전 꼰대야! 엄마보다 더해. 아주! 여차하면 집에 식당을 하나 만들면 되지! 요리 잘하시는 분 고용해서.”
스케일 큰 거 보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래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도 괜찮네. 그럼 나도 매일 얻어먹으러 가야겠다.”
내 말에 송이는 기뻐하며 말했다.
“나중에 우리 같이 살 집을 만들 거야. 마당 하나를 공유하면서 세 채를 만드는 거지! 그래서 주말이면 마당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내가 애를 낳으면 엄마랑 오빠가 봐주고! 딱 이지? 이거 내 버킷 리스트임!”
그 말에 나와 엄마는 웃어주었다.
“그래도 시집갈 생각은 있나보네.”
운전을 하며 뒤를 바라보니 송이와 엄마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웃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송이가 내 눈치를 보는 걸 보니 내 욕을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는 잘 안 들렸다.
“그럼 언제 데리고 와.”
“아이참. 오빠가 무서워서 그렇지. 잘 못하면 뼈를 두 배로 만든다는데 어떻게 해..”
“말로만 그러지 설마 진짜 그럴까. 엄마가 잘 말해줄 테니까 언제 시간 내봐.”
우리 가족의 행복한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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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의수와 의족은 주문 대비 생산속도가 어떤가요?”
이장혁 사장님이 화면에 그래프를 띄우며 말씀을 시작하셨다.
“보시면 초창기에 몰렸던 주문이 현재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은 생산 시설의 80%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데, 휴가철이 되면 다시 주문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여 이벤트를 통해 주문 시기를 분산할 예정입니다.”
휴가철이면 힐링 타운 관광과 함께 수령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어서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휴가 기간 전에 주문을 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제품을 수령할 수 있게 하고, 새로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무료로 해드리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는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죠?”
의수와 의족을 스마트폰과 연동을 하고, 스마트폰 충전포트에 악세서리 하나만 장착하면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시켜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연동된 스마트폰의 화면을 뇌파와 연동하여 자신의 시야에만 보이는 화면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원할 때는 홀로그램으로도 화면을 띄울 수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도 화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홀로그램 화면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서 대형 스크린 만하게도 변형이 가능했다.
조작은 머릿속으로 팔다리를 움직이듯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생각하면 뇌파를 감지하여 조작이 가능했다.
다만 처음에는 동작에 오류가 있거나 매끄럽게 동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내장된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성향과 패턴에 맞추어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보통 하루 정도면 아무런 오류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이 기능은 사용자들에게 자동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거니까 홍보는 안하셔도 되고요. 대신에 업그레이드를 원하시는 분들이 한꺼번에 주문이 몰릴 수 있으니, 신청자들에 한해서 대기표를 발행해주시고,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힐링 타운에 설치한 [해피 스토어]에 직접 오시는 분들은 어떻게 할까요?”
힐링 타운에도 해피 스토어라는 의수, 의족, 의안 전시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품도 수령할 수 있게 만들어서 호응이 아주 좋았다.
“그곳에 직접 오시면 비용도 10% 할인해 주시고, 바로 판매 해주세요. 하루 한정 1,000대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생산된 제품들 중에서 1만대만 먼저 해피 스토어에 준비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또 한 번 우리는 기술의 변혁을 가져왔다.
엄청나게 비싸게 팔지 않고 있어서인지 한국에 방문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 외에는 대부분이 의수와 의족을 주문하고 받아가고 있었다.
서서히 주문량이 줄어드는 시기일 때, 새로운 업데이트 파츠를 내놓았다.
스마트 디스플레이.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파츠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파츠가 한 세트이다.
다만 의안의 경우에는 파츠 추가가 불가능하고, 귀걸이에 파츠를 추가하기에는 너무 무거워져서 포기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이용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워치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 가고 있었다.
이 제품은 해피의수가 아니라 [주식회사 힐링]의 첫 번째 제품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이다.
나는 해피의수에서 회의를 마치고, 바로 파주 공장으로 넘어갔다.
호부선 국회의원 사건이 끝나고 나서 파주 시장님이 나를 직접 찾아와 사과를 하시고, 무슨 일이든지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편의를 봐주신다고 약속을 하셨다.
정치인의 약속을 믿는 건 바보지만,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 것 같아 황재성 재단장님과 상의하여 파주에 공장을 만들었다.
황재성 재단장님의 회사와도 가까워서 더 좋았다.
재단장님의 회사인 주식회사 저승은 가치 평가 금액이 3조원이 넘었다.
뭔가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 그 회사와 나의 자본금이 결합하여 결국에는 주식회사 힐링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재단장님의 재능인 [회계의 왕]의 힘을 받기 위해서는 재단장님의 소유인 회사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식회사 힐링의 회장님은 황재성 회장님이시고, 나는 부회장겸 연구소장이다.
“회장님. 잘 지내셨죠? 공장 설비 셋팅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재단장이라고 불리는 게 더 좋긴 한데요. 하하하. 그리고 고생은 직원들이 했죠. 저야 뭐 지시만 하면 되는데요.”
“생산관리팀에서 생산에 무리가 없다고 하나요?”
“생산관리팀은 괜찮은데, 마케팅팀에서 말들이 있네요. 홀로그램을 최대 크기로 연속 재생했을 때 5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으니 배터리 용량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뇌파를 통해 뇌에 직접 영상을 보여주는 건 괜찮은데, 홀로그램이 문제였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너무 무거워서 손목에 차기에는 부담이에요. 차라리 두 번째 기획을 좀 더 빠른 시간에 완성하는 건 어떨까요?”
의수나 의족의 경우에는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문제가 아니었지만, 스마트 워치는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였다.
그래서 내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배터리를 각종 악세서리로 만들어 판매를 하는 것이다.
파동을 이용한 무선 충전 방식을 사용하면 자신의 몸 어디에 있더라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아직 악세서리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컨텍하지 못했습니다. 이건 디자인이 생명인데 급하게 할 수는 없죠.”
그것도 맞는 말씀이셨다.
“그럼 어쩔 수 없겠네요. 처음 기획대로 하고, 최대한 빨리 관련 업체들을 접촉하는 게 좋겠어요.”
의외로 악세서리 생산 업체 중에 괜찮은 곳이 없었다. 대부분 자체 생산을 하는 곳은 소규모이고, 큰 업체는 주문 생산만 하는 시스템이었다.
가능하면 우리 회사에서 모든 것을 하지 말고, 관련한 업종들의 회사들과 협업하는 것을 사업 방향으로 잡고 있어서 생기는 문제였다.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 나는 악세서리 업체들의 리스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차라리 디자인을 우리가 하고, 업체들한테는 생산을 맡길까? 디자인 공모도 받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생각해보면 제품의 디자인이 중요하니 우리가 디자인 팀을 만들어 제품을 디자인하거나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만 만들어 생산업체에 위탁 생산을 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정한 생산 품질 관리가 마음에 걸렸다. 몸에 부착하는 형태가 될 것인데,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냥 로봇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생산을 해버려? 에휴..’
쉬운 길을 두고 힘든 상생을 길을 가려니 많은 부분에서 걸림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냥 개발만 하면 편한데, 이런 부분까지 고민해야 하니 머리가 다 아프다. 황재성 회장님이 하실 일이기는 하지만, 손 놓고 있기에는 너무 미안한데..’
집에 도착해서 저녁밥을 먹는데도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운아. 무슨 고민 있니?”
“그래! 오빠 오늘따라 왜 이렇게 밥을 못 먹어?”
그 말에 퍼뜩 정신이 돌아왔다.
“아니에요. 회사 일중에 고민되는 일이 있어서요.”
내 말에 엄마와 송이는 밥을 다 먹고 커피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해보자고 하셨다.
‘그래.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다 같이 고민하면 더 낫겠지.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고민할 거니까 결국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거야.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자.’
아무래도 내 회사의 첫 번째 제품이라서 더욱 신경이 써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베란다 쪽에 놓인 탁자에 다 같이 모여앉아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쨌든 악세서리 업체들과 상생을 하고 싶다는 거지?”
“어. 혼자 너무 많은 걸 가져가면 재화가 한 곳에 모이게 되고, 노동자의 숫자도 줄어들게 될 거야. 그러면 빈부 격차도 생기고, 실업자도 생길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조심해야지.”
“음..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건 오빠랑 회장님이 결정해야 할 문제네.”
“응? 뭔데?”
송이는 나에게 진지하게 말을 하였다.
“우선은 회사 경영 모토는 알겠는데, 그걸 해나가는 방식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같이 잘 살자는 건 좋은 이야기인데, 오빠 회사는 열심히 다른 회사에게 나누어준다고 해도 다른 회사 사장들이 직원들에게 잘 나눠줄까?”
“그래서 경영자 마인드도 같이 보고 있어.”
내 말에 송이는 바로 반박을 하였다.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아? 만약에 진짜 그렇게 직원들 생각해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회사가 잘 되서 돈이 많아졌을 때도 똑같을 거라는 보장이 있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그 당시의 사람 성향만 보고, 나중까지도 같을 거라고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차라리 오빠네 회사가 다 인수 합병하거나 직원들을 전부 고용해. 그래서 원칙대로 잘 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 뭐 오빠랑 회장님이 결정해야 하겠지만.”
음.. 이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이 문제만 해결하고 싶으면 오빠가 큰 공장을 만들고, 관련 업체들 전부 입점 시켜. 그래서 교육과 검수를 철저하게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송이는 천재가 아닐까? 사업 관련해서는 정말 천재적이었다.
“그런데 심각한 단점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이 전부 다르다는 거야. 같은 일을 하는데 저쪽은 더 받고 그러면 불만이 생기겠지? 아니면 나중에는 사장들이 담합해서 최소 연봉으로 합의할 수도 있어.”
“그러면 처음에 말한 방법이 더 좋은 것 같기는 한데, 거기 운영하시던 사장님들은 회사를 뺏기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어차피 사업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고, 그건 오너가 책임져야지. 그 사람들 생계까지 걱정해주는 건 너무 오버이기는 한데, 정 걱정되면 그 사장님도 관리자로 고용해. 싫으면 계속 자기 사업하는 거고. 싫다는 사람 억지로 돈 쥐여 주면서 같이 갈수는 없잖아.”
송이는 내 고민의 핵심을 아주 정확히 꿰뚫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었다.
“고맙다. 송이야. 나중에 너 원하는 거 무조건 하나 들어줄게.”
“아싸!!! 좋았어! 엄마! 이번 주 주말에 시간 괜찮아?”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계시던 엄마는 송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셨다.
“그때 갈비찜 해놓을게. 좋아한다고 했지?”
“응! 그럼 주말에 부를게. 오빠도 주말에는 집에 있어야 돼!”
“친구 부르게?”
“그날 되면 알아! 그리고 아까 약속한 거 꼭 지켜야 돼! 무조건 하나 들어준다고 했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나이가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나는 그렇게 아버지에게 배웠다.
주말이 되었고, 집에서 너튜브 영상들을 보며 웃고 있을 때였다.
[띵동!]
“왔다!”
아침부터 열심히 꾸미던 송이가 벨이 울리자마자 황급히 현관으로 달려갔다.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쇼파에서 일어나 누군지 보기 위해서 현관으로 나갔다.
“하하하. 천운이형. 아니. 형님. 안녕하세요.”
나의 가장 친한 동생 중에 하나인 신우가 양손 가득 뭔가를 들고 나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네가 여길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