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3화 (93/170)

매직워치와 즐거운 인생

- 쫄랑아~ 이쪽으로 와봐~

아담이는 꼬리를 흔들며 연구소 이쪽저쪽을 구경하고 있는 골든 리트리버를 따라다니며 말을 걸고 있었다.

이제 태어난 지 3개월째이다.

힐링 타운에서는 새로 태어나는 강아지들 중에서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분양을 해드리고 있다.

대신 분양받기 전에 동영상으로 의무 교육을 받아야하고, 동영상에 나온 내용들에 대한 간단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리고 입양되는 강아지들은 최소한 2개월은 어미견과 형제견들과 같이 지낸 이후에 입양대상이 된다.

최소한 2개월은 어미 견에게 배워야할 행동양식과 감정들이 있다. 그리고 형제견들 간의 놀이와 유대감 형성을 통해 집단생활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입양을 할 때는 강아지의 귀에 조그마한 전자장치를 부착한다. 살짝 따끔하겠지만 금방 새살이 돋아나 티도 안 나게 된다.

GPS와 강아지의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잃어버렸을 때 스마트폰을 통해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간단한 건강정보들과 예방주사를 맞을 시기까지도 알려준다.

아직은 이정도 기능들만 공개했는데, 매직워치가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기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 천운님! 쫄랑이가 저보고 따라오라는 것 같은데요? 저의 완벽한 강아지 행동 분석에 의하면 분명합니다!

“어. 그거 그냥 누가 따라오니까 쳐다 본거야. 그리고 너라서 관심 끄고 가던 길 가는 거고.”

나와 아담이는 쫄랑이의 행동패턴과 주변 상황 반응을 분석중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신체 반응들을 데이터화시켜 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아담이는 일반적인 행동양식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대로 하고 있고, 나는 내 재능을 활용해 실제 쫄랑이의 속마음과 신체 반응들을 매칭 시키고 있었다.

무려 상급 재능인 [개 같은 내 인생]은 개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재능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강아지 행동 패턴 분석을 하는 아담이와 속마음을 알 수 있는 내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다면 완벽한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 같다.

‘내 데이터를 기초로 아담이 데이터는 쫄랑이 신체 반응 기록만 사용하면 될 것 같기는 한데..’

이 데이터 분석의 단점은 아담이가 일은 하지 않고, 쫄랑이만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 오! 그건 천운님 슬리퍼야! 물어뜯어!! 옳지! 이렇게 앙!!

또 다른 단점은 개 두 마리가 연구소를 돌아다니니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야! 쫄랑이 그만 따라다니고 이제 일하라고! 월급도 주기로 했는데 일 안 할 거야? 너 퇴직사유에 근무태도 불량도 있다는 거 아냐?”

나는 아담이에게 월급을 주기 시작하였다.

칭찬스티커를 모아서 이상한 거나 사달라고 졸라대니 그냥 내 명의로 월급통장하나 만들어서 아담이에게 하사하였다.

그날 아담이는 나에게 108배를 하였고, 허리의 모터에 과부하가 걸려 얼음찜질과 윤활유를 발라주어야만 했다.

‘상전을 모시고 살지! 아오!’

아담이의 월급 통장에는 조선전자의 [Best]를 이기고 받은 상금도 넣어주었기 때문에 이제는 아담이를 거리낌 없이 부려먹을 수 있다.

원래도 그렇게 부려먹었지만.

- 사장님. 나빠요! 휴식시간 없어요! 동생이 보고 싶어요!

“까불지 말고 GB전자에 전달해줄 아트웍 파일이랑 파트리스트, 양산지시서, 펌웨어 헥사 파일 정리 다했어?”

- 네! 다해놨습니다.

“어디 보자.. 야! 헥사 파일 파일명이 이거 뭐냐! 똑바로 안 해?”

- 그거 맞는데요? 매직워치 펌웨어 Ver2.3_최종5차_파이널_완전최종_천운이죽어라. 맞는데?

“그래. 좀 맞자! 뭐? 천운이 죽어라?”

- 히익!! 아닙니다! 이건 해킹 당한 흔적입니다! CIA인가? 국정원? 이건 빨리 반격을 해야 합니다!!

한바탕 정신 교육 후에 아담이는 얌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 정리를 하고 있었다.

아담이 머릿속에서 자료를 만들고, 컴퓨터는 자료 전송만 받다보니 처리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번에 그래핀을 이용해 미라클 X-01 버전을 만들어 보았는데, 성능이 굉장히 뛰어났다.

기존에 아담이 머릿속에 있던 미라클 A-03을 100여개 병렬 연결했던 것을 미라클 X-01로 전부 바꿔줬더니 처리 속도가 비교가 안 되게 빨라졌다.

그런데 연산속도는 빨라졌는데, 인공지능의 한계인지 인지능력은 그대로였다.

마치 아주 똑똑한 초등학생 같다.

수식을 보면 미적분을 암산으로 풀어내지만, 한글로 수학문제를 내면 그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실수를 하거나 한계를 보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건 뭐 티코에 덤프트럭 엔진 달아 준거나 마찬가지네.’

어쨌든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자두뇌의 소유자는 아담이가 되었다.

조선전자의 바둑 대첩 이후로 세무조사 한 번 받은 것 말고는 큰 방해는 받지 않고 있었다.

물론 세무조사를 받을 때는 모든 업무가 마비가 되고, 회계 서류들도 뒤죽박죽으로 섞어버려서 짜증이 났다.

하지만, 오히려 세금을 너무 많이 내고 있다고 결론이 나서 조사하시던 분들이 나에게 절세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시고 모법납세자 표창까지 받게 되어 기분은 좋았다.

뭐 절세 방법은 몰라서 안하는 게 아니라 세금을 많이 내는 게 기업가의 의무라고 생각해서 낼 수 있는 한 많이 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내 주변의 복지에 힘을 쓴다고 하더라도 기껏해야 도시 규모이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고양시, 파주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일부일 뿐이다.

그래서 이쪽 동네 정치인들이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다.

저번에 팬인 줄 알고 악수를 해드렸는데, 고양시에 출마하시는 시의원이셨고 그분은 지금 가장 유력한 고양시장 후보가 되셨다.

어쨌거나 국가는 우리가 아무리 못 미덥고 욕을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복지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이다.

그런 국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길은 내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뿐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기업들의 법인세가 너무 낮기도 하다.

중간에서 많이 누수되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국가의 복지 인프라는 내가 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으니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받는 분들도 국가에서 해주면 당연하단 듯이 받으시지만, 내가 하면 너무나 미안해하고 고마워해서 조금 그렇기도 하다.

‘뭐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게 가장 즐겁기는 하지만.’

그렇게 조선그룹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우리는 매직워치에 대해서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하고,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나는 매직워치의 진행상황은 보고서로만 받고 있었고, 지금은 매직워치에 기본으로 탑재할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에 있었다.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기존 어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이 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 그런 부분을 내가 해결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카메라 촬영 기술.

카메라 렌즈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기존 스마트폰과 다르게 매직워치는 실제 사용자가 보는 시야 그대로를 뇌파로 송신 받아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사용자의 시력과 색감 등의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매직워치용 카메라 목걸이가 있어서 실제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면 3D로 구현이 가능한 기술이 있지만, 구매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귀찮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기존 스마트폰에서 되던 기능이 안 되면 사람들은 답답해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뇌파로 송신 받은 이미지를 보정하는 기술을 넣을 수밖에 없어. 이거 스마트폰의 간단한 기술을 따라 하기 위해서 너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런데 고생한 보람이 있는 건지, 나중에 매직워치를 구매한 사람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기능이 이 카메라 기능이 되었다.

있는 그대로를 찍어내는 카메라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보는 감성 그대로를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 MZ세대에게 엄청난 어필이 된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색감뿐만이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현재 심리 상태까지도 사진으로 표현되었다.

아련한 기분일 때는 약간 모노톤으로, 행복한 기분일 때는 핑크계열, 업무를 진행하다 관련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둘 때는 자신의 시야 그대로를 입체적으로 찍어 둘 수가 있었다.

MZ세대들은 자신의 친구들이나 연인에게 현재 자신의 기분 상태를 자신이 찍은 사진을 전달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게 유행이 되었고, 매직워치가 없는 사람들은 그런 감성을 너무나 부러워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청력 보조 기능이구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일상인 시대에서 음악 감상 기능이 없으면 문제가 있다.

물론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지만, 뇌파를 이용해 직접 음악 감상도 가능했다.

상대적으로 저급할 수밖에 없는 무선 이어폰의 음질보다 녹음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 같은 음악 감상은 모든 세대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캔슬해야하는 일상생활의 소음과 사용자가 꼭 들어야하는 중요한 소리의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다.

음악소리에 자동차가 오는 소리가 묻히는 경우, 업무 시간에 상사나 동료가 자신을 호출하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하차할 정류장 정보를 들어야 할 경우 등.

정말 다양한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한다.

‘이건 그냥 사용자 동의를 받고 인공지능이 판단하게 해야겠다.’

사용자의 주변 상황과 행동패턴들을 분석해서 그에 맞춰 인공지능이 판단하는 게 가장 나은 선택일 것 같았다.

다만, 그 정보는 암호화를 해서 나조차도 볼 수 없게 보안에 신경 쓰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하다가 혹시나 엄마가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귀가 어두워지실 때를 대비해 주변 음성을 깨끗하게 전달해주는 보청기 기능을 넣어놨는데, 이게 60대 이상의 분들에게 아주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청각장애인들의 필수 제품이 되어버렸다.

차상위계층 분들이나 국가유공자, 장애인 분들은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정책과 GB전자 자체적으로 해드리는 할인 해택들이 있어서 가격이 저렴하다.

어차피 스마트폰은 필요하기 때문에 매직워치를 구매하면 스마트폰과 보청기 기능까지 되기 때문에 필수품이 되었다.

그렇게 매직워치 자체의 이슈성과 내가 개발하는 새로운 기능들이 매일 공개될 때 자연스럽게 모든 관심이 매직워치에 쏠리게 되었고, 사전예약은 엄청난 숫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부회장님. 이 대로면 지금 사전 예약 하시는 분들은 내년에나 받아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못하면 그 다음 버전이 나올 시기에 초기 버전을 수령하시는 분들도 생길 것 같은데요?”

생산관리 부장님께서 나에게 하소연을 하시기 시작하셨다.

“음..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제품생산 속도가 아니라 검수 속도이죠?”

“네. 제품생산 속도는 아직 50% 수준입니다. 너무 빠르면 검수 속도가 느려서 제품이 창고에 너무 많이 쌓이게 됩니다. 장소가 한정되어있고, 모집할 수 있는 인원도 한계가 있으니 3교대로 돌리고 있어도 생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완성된 제품을 테스트만 하면 되기 때문에 테스트 장소와 인력만 있으면 된다.

“그럼 힐링 센터를 이용하죠. 전국에 있는 힐링 센터에 부업을 할 인원을 모집하세요. 아무런 조건 없이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검수직원들 중에 일정 숫자를 힐링 센터에 관리 직원으로 파견을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비용도 더 많이 들고, 분실의 위험도 있습니다.”

“분실은 매직워치를 활성화할 때 코드와 생체정보를 등록해야하니 훔쳐가서 테스트 코드로 접속하면 바로 걸린다고 계속 홍보를 해주시면 괜찮을 것 같고요. 비용은 어쩔 수 없죠. 정규직 검수 직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부업 형식이니 인건비는 오히려 낮아지고, 물류비 정도만 더 추가되는 것이니까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매직워치를 검수할 때는 임시 코드를 이용해서 테스트를 진행하면 되고,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제품에 동봉된 코드와 사용자의 생체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이 점을 잘 설명하고 도난 시에 범인은 평생 우리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하면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홍보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 기능뿐이겠지만 그래도 직접 사용해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홍보효과는 더욱 뛰어나진다.

홍보비 예산도 어느 정도 이쪽으로 배정하면 비용 면에서도 더욱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그럼 본부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계획을 잡아 보겠습니다. 주식회사 힐링에서 관련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생산관리 부장님께서는 나에게 구십 도로 인사를 하시며 감사의 인사를 주셨다.

“같은 식구들끼리 왜 이러세요. 당연히 같이 고민을 해야죠. 그리고 내일이 따님 생일이시죠? 이거 가지고 가세요.”

“어? 어떻게 제 딸 생일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감동해서 울 것 같으신 표정으로 내가 내미는 쇼핑백을 받아주셨다.

우리 회사와 GB그룹의 직원들의 인사기록 파일이 매직워치에 저장되어 있어 그 분 옆에 자연스럽게 내 눈에만 보이는 정보가 띄워진다.

“이건?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하”

부장님 딸이 고등학생이어서 시제품인 매직워치를 선물로 드렸다.

아직 시판되기 전이지만 이렇게 지인들에게 먼저 선물로 드리고 있는데, 선물 받은 사람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모습과 감상들을 SNS에 올리니,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홍보가 되었다.

그들은 매직워치 베타 사용자라고 불리며, SNS에 매직워치 사용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순간, 구독자 몇 천만 명은 우습게 증가한다.

“우리 딸이 정말 좋아하겠네요. 안 그래도 하나만 구해달라고 어찌나 떼를 쓰던지, 아주 힘들었습니다. 저도 없는데 어떻게 딸애 것까지 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야 아빠 체면이 살겠군요!”

“SNS에 글 올리는 건 신중하게 생각하고 하라고 해주세요. 악플들도 많이 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건 회사 법무팀에 꼭 알려서 도움을 받게 해주시고요.”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연구소를 나가는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고개를 숙여 보이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한 여자 고등학생의 게시물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아빠가 구해주신 매직워치! 음악 감상 모드 업데이트! 팍스 보이즈 오빠들이 내 고막에 강림하심. 뮤직비디오와 함께하면 이곳이 천국!]

- 어디서 구하신건가요?

⌎ 저희 아빠가 힐링님에게 직접 제 생일 선물이라고 받아오심.

⌎ 헐.. 너무 부럽다. 아버님이 힐링님과 아는 사이이신가요? 그건 더 부럽다...

- 어떤 기능들이 있나요? 너무 궁금해요!

⌎ [사진 첨부] 사진 촬영 기능이 신기한 게, 제 감정 상태에 따라서 달라져요! 지금은 행복함을 느끼니 색감이 달라짐.

⌎ 대박!! 이건 꼭 사야 돼!! 아악! 언제 파는 거야!

⌎ 그리고 매일 기능들이 업데이트되는데, 새로운 기능들을 사용해 보는 게 요즘 저의 일과에요~ 매일 두근거림!

- 저희 노래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매직워치에 예리엔터테인먼트 채널이 기본 탑재됩니다. 저희 팍스 보이즈의 미공개 영상들도 올라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렛츠 고! 팍스 보이즈! 라이언이었습니다!

⌎ 대박! 진짜 라이언??? 팍스 보이즈다!!!

⌎ 우와!!! 이거 뭐야!! 진짜 라이언님??

⌎ 어.. 제 SNS 친구추가 해주신 거 정말 맞나요? 우와...

그렇게 집에서 눈치만 보던 가장의 어깨가 하늘로 치솟게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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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찜질방이냐? 새로 생긴 곳이라서 좋기는 하네.”

한 달에 한 번씩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던 우리다.

저번 달에는 내가 바쁘기도 하였고, 엄마도 시골집에서 지내고 계셔서 건너뛰고 이번 달에는 새로 오픈한 집근처 찜질방을 오게 되었다.

송이도 그렇고, 나도 많이 바쁘다보니 거창하게 놀러갈 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아직도 우리는 이런 게 더 좋았다.

분명히 송이 버킷리스트에 있는 것들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송이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찜질방 다녀왔다는 소리를 들은 날이면 많이 우울해 하였다. 나는 우리 가족 다 모이면 꼭 같이 가자며 약속을 했었지만, 깜빡 잊고 있었다.

찜질방에 와서 보니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신우도 오라고 하지. 촬영 있나?”

“금방 올 거야. 지금은 휴식기.”

“보라씨도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쉬어요.”

엄마는 근접경호를 해주시는 송보라 팀장님에게 말씀하셨다.

“괜찮습니다. 제 일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호원답지 않으시게 순둥하게 생기신 팀장님은 엄마와 항상 붙어 다니시다보니 이제는 송이보다도 더 딸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내가 선물해준 경호원 전용 매직워치가 왼손에 보였다.

“누나. 구운 계란이랑 식혜 드실래요?”

“괜찮습니다. 천운님.”

“에이. 사가지고 오면 잘 드실 거면서. 저번에도 안 드신다더니 겉절이에 삼겹살을 혼자 세근 반을 그냥!”

“아니! 그건 겉절이가 엄마가 해주신 거랑 너무 똑같아서 그만..”

얼굴이 빨개지셔서 변명을 하시는 모습을 다른 경호원 분들이 웃으시며 보고 있었다.

[찌릿!]

팀장님이 다른 경호원 분들을 째려보시며 매직워치로 뭐라고 하셨는지, 다들 열심히 경호에 집중하셨다.

“다들 먹고 합시다. 드시고 싶은 거 다 드세요. 오늘은 송이가 쏜답니다!”

“뭐야! 내가 언제?”

“감사합니다. 사장님. 잘 먹겠습니다.”

“호호호. 네. 맛있게 드세요.”

송이의 가식적인 미소가 나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어 주었다.

“저희 찜질방을 찾아주신 손님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특별 이벤트로 흥겨운 무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왕년의 인기 가수! 즐거운 인생의 주인공! 트로트 가수 황선자!”

찜질방에서 트로트 가수 공연이라니 신선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가수 황선자입니다! 즐거운 인생 되세요!”

처음 보는 50대로 보이는 여자 트로트 가수 분의 인사를 시작으로 흥겨운 노래가 시작되었다.

열창을 하시는 모습과 비교되게 사람들의 호응은 별로 없었고, 다들 자기가 하던 일만 하거나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다.

몇몇 나이 드신 어머님들만 앞쪽에 앉으셔서 박수를 치며 즐기고 계셨다.

“오늘도 즐~ 거운~ 인~~생.”

“와아아아”

노래가 끝나자 나와 몇 분의 어머님들이 열심히 박수를 쳐드리기 시작하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즐거운 인생 되세요.”

인사를 하고 나가시는 모습이 조금은 쓸쓸해 보이셨다.

‘띠링’

[퀘스트 발생 - 무대의상에서 떨어진 비즈들 때문에 곤란한 트로트 가수를 도와주시오. 제한시간 1시간.]

이제는 내가 출동할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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