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9화 (99/170)

제 차 엄청 비싼데요.

“두 번째 계획인 [스마트폰 대작전]도 이정도면 성공했다고 봐도 되겠군요.”

황재성 회장님의 말씀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하였다.

“네. 아직까지는 관련 기술들도 몇 가지 더 개발해야하고, 관련된 업체들 케어도 해야겠지만, 이정도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회장님이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내 말에 회장님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 그러십니까? 전부 천운님이 해내신거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황재성 회장님이 없었다면 아무런 일도 못했거나 아직도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마음 편히 개발에 전념하고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황재성 회장님이 뒤를 받쳐주시기 때문이다.

계획은 누구나 세울 수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행하면서 예상 못했던 수많은 일들을 원활하게 처리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냥 망상에 지나지 않을 일들이었다.

내가 열심히 사고를 치는 동안에 회장님은 회사 직원들과 고군분투를 하시며 뒷수습을 해주셨다.

나에게는 요술 방망이와 같으신 분이다.

내가 가라사대 ‘공장아 지어져라!’라고 하니, 황재성 요술 방망이가 공장지대를 구매하고, 관련 허가를 받고, 건설회사와 조율을 하고, 현장 지휘를 하며, 공장 설비를 설치하고, 생산 직원을 충원하고, 교육을 하며, 생산 라인 세팅까지 완료를 하였다.

나는 그 일 전부를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회장님과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들을 하셨는지는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직원 분들도 다들 수고가 많으셨는데, 시간 되시는 분들부터 휴가를 보내주시죠. 송이가 해외 관광지에 스카이 호텔 몇 개 더 만들었는데, 거기 연간 회원권 제가 샀거든요. 법인용으로 구매했으니까 편히 사용하라고 해주세요. 비행기는 제 전용기로 보내드리면 되니까 일정들만 맞춰서 알려주시면 됩니다. 사내 인트라넷에 일정 올려주시면 아담이가 처리 할 겁니다.”

“저도 휴가 가고 싶네요. 하하하”

어차피 가실 시간도 없으시다며, 안 가실 거면서 농담을 하신다.

“아니면 이참에 해외지사들 순방을 하시지요. 남는 시간에는 현지 관광도 하시고 딱이네요.”

내 말에 회장님은 웃으시면서 나한테 말씀하셨다.

“제가 가면 그 나라 총리나 대통령 면담하느라 관광은커녕 초 단위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저는 나중에 은퇴하고 돌아다닐 테니 너무 걱정 마시죠.”

“아니 은퇴라니요. 아직 한 참 멀었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주식회사 힐링이 조금 더 안정되면, 저는 은퇴하고 재단 운영에만 신경 쓰며 살고 싶습니다. 회사 경영이야 전문 경영인을 앉혀놓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천운님이 경영 AI를 개발하시지요. 오! 그게 더 낫겠네요. 하하하”

돈과 권력에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 거대 회사의 오너라는 자리는 커다란 짐일 뿐이다.

엄청난 책임감으로 잠시도 쉬지 못하시고 일만 하시는 그 고생을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나날이 말라가시는 회장님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그래도 내가 오롯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은 회장님 뿐이니 조금만 더 기운을 내주셨으면 싶다.

“회장님. 저 이번에 저승재단에 기부금 더 냈습니다. 그때 하고 싶다고 하신 아이들 장학사업 하셔도 되실 정도로 냈으니 기운내세요.”

“어이고!!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제가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가 생겼네요.”

본인에게 드리는 선물보다도 재단에 기부를 하면 더 좋아하시는 회장님을 위해 자그마한 선물을 드렸다.

“그럼 이제 저는 다음 프로젝트 준비를 하겠습니다.”

“네. 아직까지는 다른 곳에서 협상중이지만, 금융권의 예상으로는 그곳과는 안 될 것 같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면 재협상을 할 업체를 구할 것 같다고 하네요. 저는 인수 준비를 하겠습니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가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나와 회장님의 로드맵은 이제 시작 단계였고, 이제는 본격으로 돈이 될 만한 사업에 도전을 해야 할 시간이다.

다행히 GB전자와의 협업으로 인해 초반에 진행한 프로젝트들의 성공이 더 쉽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현재 GB전자는 미국의 스마트폰 제조 회사인 [피치]를 바짝 뒤쫓고 있었다.

이번 분기 스마트폰 매출은 이미 [피치]를 넘어섰고, 이제는 중, 장기 계획을 세워 [피치]를 넘어서는 세계 제 1의 스마트폰 제조 회사를 노려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에는 매직워치 제품 라인의 다양화를 중점적으로 준비를 했다.

홀로그램 기능을 빼고, 뇌파를 이용한 통신과 기본 스마트폰 기능만 있는 저가형 제품.

기본형인 매직워치의 색상을 다양화하고, 디자인을 신경을 쓴 보급형 제품.

개인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고가형 제품.

GB전자의 모든 전자 제품과 GB건설에서 만드는 스마트 아파트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GB건설 아파트 입주자 전용 제품.

특히나 GB건설의 아파트 입주자 전용 제품은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진정한 매직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자동으로 거실의 커텐이 열리고, 전날 먹은 음식과 현재의 신체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음식이 조리된다.

오늘의 할 일을 홀로그램 비서가 따라다니며 브리핑해주고, 화장실에서 입만 벌리고 있으면 로봇 팔이 양치까지 시켜준다.

그날의 스케줄에 맞추어 의상이 세팅이 되어있고, 집안에 소모품과 식재료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추어 주문과 정리까지 가능하다.

문 앞을 나서는 속도에 맞추어 엘리베이터는 대기를 하였고, 지하주차장에 도착하면 차량 대기 장소에 자신의 차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와 대기 중이다.

차에 올라타면 컨베이어벨트는 차량을 지하주차장 입구까지 자동으로 이동을 시켜주었다.

처음 이 아파트의 모델 하우스가 공개되었을 때, 다들 거짓말이거나 말도 안 되게 비싼 월 사용료를 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GB전자의 가전제품이 아니면 제어가 가능하지 않다는 단점을 빼면, 모든 것을 사용하는데 무료였다.

어차피 GB전자의 제품들이 아니면 제어가 안 되니 입주자들은 자연스럽게 모든 전자제품들을 GB전자 것을 사용해야 했고, 그것에서 그룹 차원에서 이득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생활하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성능 개선을 하는데 사용하고, 이 데이터 사용료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지불을 한다.

바로 그 비용으로 시스템을 운용한다.

물론 개인 데이터 제공이 싫은 사람들은 월 사용료를 내야 하는데, 아주 비싼 금액은 또 아니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자체는 평범했지만, 명품 중에 명품으로 인정받으며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워너비 아파트가 되었다.

원래부터 GB건설에서 만드는 아파트들은 튼튼하고, 층간소음이 없기로 유명했는데, 스마트 아파트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부터는 아파트의 가격이 하늘 높은지 모르게 오르고 있었다.

불가피한 이유로 이사를 가지 않는다면 집 매물도 거의 없어서 대기자들이 항상 계약금을 공인중계사들에게 걸어놓고 대기 중이다.

그렇게 GB전자와 주식회사 힐링은 대한민국을 조금씩 장악해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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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운님. 카메라 기능과 디스플레이 기능 다 넣었습니다. 테스트를 부탁드립니다.

“어. 그래. 수고했어. 저기 자동차에 끼워줘.

나는 의안 렌즈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의 유리창에 카메라 기능과 디스플레이 장치를 넣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내 차는 이미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서 사용 중인데, 테스트를 위해서 카메라만 대략 100여개를 설치해서 자율주행을 하고 있었다.

스티커형 카메라를 만들어 무선으로 제어해서 망정이지, 일반 카메라를 그렇게 달아놓고 다녔으면 그건 차가 아니라 기괴한 흉물이 되었을 것이다.

자율 주행을 위해서는 어떤 위치에 얼마만큼의 카메라가 있어야 사각지대 없이 운영이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중이다.

지금은 의안 렌즈의 투명 적층 PCB 기술을 활용해서 앞과 뒤의 유리창을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장치로 만들어 테스트를 해보는 중이다.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의 보호 플라스틱에도 카메라 기술을 적용하고, 몇 개만 더 차량에 코팅하듯이 설치를 하면 사각지대 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전면은 네비게이션 화면을 띄워서 운전하는 운전자를 보조하거나, 자율주행 중일 때는 영화 감상이나 각종 영상들을 시청할 수 있게 하면 가족이나 연인과의 데이트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태양빛의 세기에 따라 태양빛 차단도 가능하고, 장거리일 때는 암막 모드를 켜면 편안히 잠도 잘 수 있다.

“영화 모드 ON."

연구소에 있는 자동차에 앉아 영화모드를 켜 보았다.

그러자 전면과 후면의 유리창과 차문에 달린 유리창들이 검정색으로 변하며 빛을 차단하였고, 전면 유리창에 영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음.. 전면 유리창 각도가 있으니 디스플레이 출력 각도를 조절해도 뒷좌석에서는 보기가 힘드네. 이건 어쩔 수 없으니 앞좌석에 맞춰서 각도 조절하고, 뒷좌석은 홀로그램장치를 이용해야겠다. 아담아! 뒤쪽은 잘 보이니?”

차 밖에서는 아담이가 뒤쪽 유리창에 자동차의 앞쪽을 보여주는 화면이 잘 보이는지 확인 중이다.

뒤쪽 운전자를 위해서 자동차 안쪽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동차 전면의 상황만 각도를 조절해 위화감 없이 보이도록 뒤쪽 유리창에 화면을 띄워주고 있었다.

주변의 차량이 전부 자율 주행 자동차라면 서로 통신을 통해 안전거리 확보와 도로 상황 공유로 돌발 상황을 대비 할 수 있겠지만, 일반 차량은 사람이 눈으로 보고 운전하기 때문에 유리창이 검정색으로 전부 가려지면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도로교통법상으로도 시야를 가리면 불법이다.

- 네. 뒤쪽은 잘 됩니다.

이번에 진행한 테스트는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정작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아담아 이제 먼지 테스트랑 비오는 환경, 눈 오는 환경 테스트 해봐. 저번처럼 오작동 일어나는지 잘 체크해.”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었다.

먼지가 쌓여서 카메라의 시야를 가리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상황에서 카메라에 물방울이 맺히면 주변 시야의 확보가 어려웠고, 이때가 가장 큰 문제였다.

유리창은 와이퍼를 이용해 닦아내면 되는데, 헤드라이트와 미등을 감싸는 보호플라스틱은 아직까지 방법이 없었다.

내 차로 테스트 할 때는 카메라 스티커가 차량 전체를 감싸고 있었으니 몇 개의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문제가 없었지만, 최적의 위치에 몇 개만 설치할 예정인 상용차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었다.

“전고체 배터리만 개발하면 전부 해결될지 알았더니,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발목을 잡히네.”

그래핀을 이용해 적층구조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 날, 나는 이제 전기 자동차의 맹주가 될 준비를 전부 끝마쳤다고 생각했다.

전체 배터리 시장은 그래핀 생산량의 한계 때문에 장악하지는 못하겠지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은 제품과 단가가 높은 제품부터 장악을 해 나간다면 나와 주식회사 힐링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그 첫 번째 시장으로 전기차를 선택하였고, 그 전기차의 핵심 기능은 전고체 배터리와 자율주행이었다.

이미 전고체 배터리는 개발이 완료되었고, 자율주행의 시스템 자체도 완료되었는데, 외부 환경에 의한 안정성에 문제가 생겨서 제동이 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인식률이 떨어지면 무조건 세차를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무슨 방법이 없을까?”

- 어? 이거 왜 이러지?

“뭔데? 무슨 일이야?”

- 이번에 천운님이 새로 주신 화학식으로 만든 폴리카보네이트가 이상한 특성을 보여서요.

“응? 뭐가 문제인데?”

- 저속에서는 문제가 아닌데, 50킬로미터를 넘어서는 속도로 주행을 할 때부터 공진 현상이 발생합니다. 초당 12번의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서 카메라 상이 흔들립니다.

“그래? 그건 문제가 있네. 뭐가 잘못 됐나? 어! 잠깐만!”

나는 황급히 테스트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카보네이트에 먼지를 묻힌 상태로 테스트를 시작해보았다.

[우우웅!!]

50킬로미터 수준에서 맞바람의 속도를 맞추고 폴리카보네이트를 바라보니, 집중하면 눈에 보일 정도로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묻혀놓았던 먼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거다!!! 이거야! 아담아! 이거 속도별로 테스트를 해봐. 일정 속도로 진동을 하는지, 아니면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지!”

- 알겠습니다!

이정도 진동 속도라면 소프트웨어적으로 카메라 상을 맞출 수 있다.

속도에 따라 진동수가 달라지면 그 속도에 맞추어 일정 시간마다 카메라 프레임을 체크하면 된다.

그걸 맞추는 계산식을 이용해 보정을 하고, AI로 미세한 부분은 조절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폴리카보네이트를 고정하는 부분만 문제가 없도록 설계를 한다면 완벽하다.

‘역시 과학의 발전은 99%의 노력과 1%의 운이지! 누가 영감이래?’

수많은 제품들이 개발되었지만, 운으로 만들어진 것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포스트잇도 접착제를 만들다 실수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을 제품화해서 대박이 난 것이다.

이 폴리카보네이트도 환경을 생각해서 200년 정도 지나면 분해될 수 있도록 분자구조를 재설계를 한 것인데, 이런 특성을 가질지는 정말 몰랐다.

원하는 실험값이 아니라고 그냥 폐기를 해버렸다면 그냥 사라질 제품이었다.

“좋았어! 이제는 마지막 관문을 넘은 거야!”

그렇게 오랜만에 천운이가 자신의 이름값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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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는 운전 시작하려고. 아빠한테 운전 배우겠다고 약속 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알아서 해야겠지? 그런데 쪼금 무서워. 면허증만 땄지 한 번도 차를 몰아보지 못했거든. 오늘 여기 올 때도 너무 무서웠어. 그래도 아빠 만나러 오려면 차가 편해서 해보려고.”

내가 아버지의 납골당을 찾았을 때, 옆쪽에서 어떤 여자 분이 말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운전 가르쳐 주기로 약속했었나보구나. 나도 아버지가 운전 가르쳐 주시기로 했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시면서 나중에 자동차 운전도 가르쳐 주시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기회와 돈도 없어 운전면허증을 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군대에서 중대장님의 배려로 중대장님의 삼촌이 운영하시는 운전면허 학원에서 공짜로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도와주셨다.

내 집안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중대장님은 나에게 많은 배려를 해 주셨었고, 내가 고참이 되자 사회생활을 하려면 운전면허는 필수라며 나에게 강제로 면허증을 따게 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 잘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그때는 잘 모르고 지나갔었구나.’

알게 모르게 나한테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주셨던 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나 살기도 힘든 때였고, 누군가의 호의를 순수하게 호의로 받을 수 있는 마음 상태도 아니었다.

중대장님의 그 배려가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도움도 준비가 되어있어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언제 중대장님한테는 꼭 갚아야겠다.’

‘띠링’

[퀘스트 발생 - 운전을 가르쳐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 싶은 귀신을 위해, 딸에게 운전연수를 시켜주시오. 제한시간 7일.]

‘어? 운전연수? 다짜고짜 운전 연수를 시켜준다고 하면 신고나 안하면 다행이겠네.’

웬 남자가 갑자기 운전연수를 시켜준다고 하면 어느 여성분이 ‘감사합니다.’ 그럴까?

운전을 가르쳐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가르쳐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문제였다.

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주차된 내 차 쪽으로 향하는데, 귀여운 차 한 대가 뒤꽁무니를 내 차 앞에 들이대고 있었다.

[꽈드드득...]

그 귀여운 차는 결국 내 차 앞을 용감하게 터치하면서 밀고 들어왔고, 잠시 뒤에 그 차에서 아까전의 여성분이 내리셨다.

그리고 내 차와 합체된 자신의 차량을 보고 울상을 지으셨다.

그러다 내 차의 앰블럼을 보며 절망에 빠진 얼굴을 하였다.

잠시 뒤 내 매직워치가 떨리며 전화가 오고 있었다.

절망에 찬 얼굴로 나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그 여성분을 향해 걸어가며 나는 말을 하였다.

“제 차 엄청 비싼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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