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연수
퀘스트가 발생하고 나서 나는 그 여성분이 서 있던 곳 바로 옆에 같이 서계시던 귀신 분을 향해 걸어갔다.
[혜주야. 아빠가 정말 미안해.. 약속 못 지켜서 정말 미안해..]
“안녕하세요. 아저씨. 따님 이름이 혜주씨인가요?”
[아이! 깜짝이야! 당신 뭐야? 사람이다!!]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시는 아저씨를 보며 한 숨을 쉬었다.
“따님 운전 연수 시키고 싶다고 의뢰 넣으신 분 맞으시죠?”
[의뢰요? 아니 저는 그런 의뢰는 넣은 적이 없는데요?]
“저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저씨가 의뢰 넣었으니 해결하라고요.”
[오~~ 저승사자! 저 처음 봐요. 우와! 진짜 있었구나.. 죽으니까 신기한 거 많이 보게 되네요. 우와~]
뭔가 정신없으신 분인 것 같았지만, 퀘스트를 해결해야하는 내 사정상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그래야 그 여성분에게 접근을 할 방법도 생각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요청에 아저씨는 처음에는 잘 알려주시다가 갑자기 입을 다무셨다.
“그러니까 커피는 안마시고, 녹차를 좋아하신다는 거죠?”
[.....]
“아저씨? 왜 말을 안 하시나요?”
[진짜 저승사자 맞아? 우리 딸 노리는 놈 아냐?]
“... 장난 그만하시고요. 운전 연수를 시켜드려야 아저씨 저승 가실 거잖아요. 그러려면 접근을 해야 하는데, 다짜고짜 찾아가서 운전 연수를 시켜 준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나의 처절한 설득에 아저씨는 결국 말씀을 해주셨다.
[피카총보다는 라켓단이지.]
“네?”
[나와 우리 혜주만의 암호요. 이걸 말하면 믿을 테니 내 요청으로 왔다고 하면 믿을 겁니다.]
“아니! 그러면 진작 그렇게 말씀하시지. 뭔 망사 양말을 좋아한다는 말까지 하셨어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어찌 압니까? 내가 말했던 것들은 다 거짓말이니까 잊어버리고, 암호만 기억하세요. 자! 가라 저승사자 몬!!]
아무래도 미친 귀신한테 홀렸나보다.
처음으로 퀘스트를 포기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회의감에 차 있는데, 갑자기 아저씨 귀신이 말을 하시기 시작하셨다.
방금 전까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시며 이상한 소리들만 하시더니 갑자기 진지하신 표정을 하시며 말을 해주셨다.
[죄송합니다. 죽어서까지 정신이 오락가락 할 줄은 몰랐네요.
죽기 전에 뇌에 이상이 생겨서인지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혜주 잘 좀 부탁드립니다.
제가 꼭 운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그렇게 사과를 하신 아저씨는 자신의 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처음에 우리 혜주가 태어났을 때부터 항상 내가 옆에 있었어요.
탯줄도 내가 잘라주고, 첫 예방접종도 내가 직접 데리고 가서 맞췄어요.
첫 뒤집기도 내가 도와줬죠.
처음 열이 나 아팠을 때는 어쩔 줄 몰라 같이 울었고, 첫 걸음마 할 때는 같이 걸었어요.
첫 번째 이유식도 내가 만들어 먹였고, 기저귀를 떼려고 처음 변기에 앉을 때도 내가 앉혀줬었지요.
킥보드를 탈 때는 넘어 질까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뒤를 따라 달렸어요.
힘든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었는데..
그리고 자전거도요.
처음 자전거를 타다가 내가 성급히 손을 놓는 바람에 넘어져서 난 흉터가 아직도 우리 혜주 무릎에 있어요.
그 아이의 모든 흉터들은 전부 나와 함께였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전만 가르쳐 주고 이제는 혼자서 세상을 배워나가기를 바랬는데, 그 마지막을 못해주고 떠났네요.
우리만의 성인식이었는데, 그걸 못해줬어요.]
그 처연한 모습과 독백과도 같은 넋두리에 나는 마음이 아려왔다.
우리 아버지도 저분과 같은 심정이셨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야만 배울 수 있는 운전면허.
자식이 완전한 성인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것.
성인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그 것.
부모와 자식 간의 성인식으로는 너무나 잘 어울렸다.
나는 납골당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내 차를 들이박는 귀여운 자동차를 보게 되었다.
[지잉~]
안절부절 못하며, 전화를 거시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내 손목의 매직워치가 울렸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혜주씨는 핸드폰을 두 손으로 들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으셨다.
“제 차 엄청 비싼데요.”
내가 말을 하며 혜주씨에게 다가가니 혜주씨는 더욱 울상이 되어 고개를 숙이셨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보험사에 바로 연락을 해서 다 갚을게요. 죄송합니다.”
“수리비는 되었고요. 저한테 시간 좀 주시죠.”
“네? 그게 무슨..”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아저씨의 이상한 말들을 듣지 않고 해결할 수 있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들만 듣고 왔다.
망사양말을 좋아하고, 치즈 케이크에서 치즈를 걷어낸 빵 부분만 좋아한다느니, 자동차 매연 냄새와 겨드랑이 땀 냄새를 좋아한다는 이상한 소리만 잔뜩 듣고 왔다.
“수리비 대신에 다시 이런 사고가 나지 않게 저한테 운전 연수 좀 받으시죠.”
“어? 그게.. 그냥 보험사를 부르겠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하시더니 단호하게 말씀을 하셨다.
“피카총보다는 라켓단이지.”
“어? 그걸 어떻게..”
“사실은 요 며칠 꿈에서 자꾸 이상한 아저씨가 나타나서 자신의 딸 사진을 보여주시더군요. 자신의 딸에게 자동차 연수를 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오늘 꿈에서 본 그분의 따님이 제 차를 들이박고 계시네요.”
“꿈이요? 아저씨라면..”
“키는 176정도 되어 보이시고, 반 곱슬머리에 눈 밑에 흉터가 조그맣게 있으셨어요.”
“우리 아빠! 우리 아빠에요! 눈 밑에 그 상처는 제가 아기 때 아빠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려다 낸 상처예요!”
아기들은 신기한 것을 보면 입에 넣거나 손으로 만지려고 한다.
입의 감각이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사물을 느끼기 위해서 입에 자꾸 뭔가를 넣는다.
그리고 의외로 사람의 눈동자를 신기해해서 손가락으로 만져보거나 입에 넣어보고 싶어 한다.
나도 우리 송이가 아기일 때, 너무 신기해서 빤히 쳐다보다가 눈을 찔린 적이 있었다.
“그렇군요. 아무튼 딸 운전연수를 시켜주면 괴롭히지 않겠다고 하셔서요. 조금만 도와주세요.”
“괜찮아 보이셨나요?”
갑작스럽게 여성분이 괜찮아 보이냐고 물어보셨다.
“네?”
“우리 아빠요. 아파 보이지 않으셨어요?”
몸이 아픈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으셨다. 오히려 정신이 아파 보이셨다.
“네. 건강해 보시시더군요.”
내 말에 여성분은 안심을 하였다.
“정말 다행이다... 저희 아버지가 뇌종양으로 돌아가셨거든요.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파하시고, 이상한 소리들을 하셔서.. 아직까지 아프시나 걱정되었어요.”
그때 생각을 하시는지 슬픈 표정을 하고 계셨다.
“아버님께서 운전을 가르쳐 주기로 하셨는데, 못하고 떠나셨다고 저한테 간곡히 부탁을 하시더군요.”
그 말을 하고 있는데, 아저씨의 귀신이 납골당 문 앞에서 춤을 추고 계셨다.
아무래도 다시 정신병이 도지신 것 같았다.
둘만의 비밀 암호와 나의 재능들 덕분에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시는 것 같았다.
‘죽기 전에 뇌에 이상이 생기면 귀신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나보네.’
“알겠어요.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제가 보시다시피 운전이 많이 미숙해요. 그리고 차 수리비는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꼭 처리 해드릴게요. 아니면 계좌번호 주시면 엄마에게 연락해서 입금 시켜드릴 수 있어요.”
아버지와 다르게 딱 부러진 성격의 혜주씨였다.
“처음부터 차를 몰고 아무 곳이나 가는 것 보다는 가장 많이 움직이는 동선을 연습하시고, 운전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그 곳만 다니세요. 그러다 익숙해지시면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혀 가시면 될 겁니다.”
처음부터 운전연습을 하겠다고 아무 곳이나 막 돌아다니면 사고 날 확률이 너무 높다.
자주 가는 코스를 연습하고, 운전이 익숙해질 때까지 그 코스만 다니는 게 좋다.
“주로 가시는 곳이 어디신지 말씀해주세요. 그 코스를 연습해보죠.”
내 말에 혜주씨는 말씀을 해주셨다.
“여기요. 제 원룸집에서 여기 오는 길 연습하고 싶어요.”
“아..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나는 내 차를 들이박은 채로 있던 혜주씨의 차를 빼주고, 혜주씨를 운전석에 타게 한 다음, 나는 조수석에 탔다.
“그럼 이곳에서 집까지 네비게이션 설정하시고 한 번 갔다가 와보죠. 천천히 해보세요.”
내 말에 혜주씨는 심호흡을 하시더니, 차를 천천히 몰아 나가기 시작하셨다.
[부아아앙!!]
“천천히! 천천히요!!”
“넵!”
“악셀과 브레이크는 천천히 밟으세요. 급하게 하시면 사고 납니다.”
“넵!”
[끼익!]
코너를 돌기 전에 급정지를 하셨다.
아무래도 오늘은 굉장히 험난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운전대가 혜주씨의 시선에 차선 정중앙의 살짝 왼쪽에 오도록 맞춰주세요. 그래야 차가 차선 중앙으로 가는 겁니다.”
“넵!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씩씩하게 대답하는 혜주씨였다.
“그런데 지금 제 밑으로 차선이 막 지나가고 있는 데요?”
사고 나면 자신만 살려고 그러시는 건지, 운전석만 차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어? 죄송합니다!”
[끼이익!! 빠앙!!!!!]
갑작스럽게 튼 핸들에 왼쪽 1차선의 차량이 황급히 경적을 울리며 브레이크를 밟는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 봐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겨우겨우, 어찌어찌, 혜주씨의 집에 도착을 하였는데, 내 수명이 최소한 10년은 사라진 것 같았다.
다행히 혜주씨의 원룸이 있는 건물은 필로티 건물이어서 1층에 주차장이 있었고, 주차장에는 주차자리가 지정되어 있었다.
“자. 주차는 후방 주차를 하시는 게 더 편하실 거예요. 주차도 편하고, 빠져나올 때도 훨씬 낫습니다.”
“넵!”
또다시 씩씩하게 말을 하셨지만, 나는 더 이상 저 대답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저렇게 대답을 하시고는 항상 사고를 치셨기 때문이다.
오는 동안에 죄 없는 오른쪽 차선의 차 몇 대를 갈림길에서 옆 차의 의사와 상관없이 갈라지는 차선으로 보내드렸고, 뒤차들의 흥겨운 경적소리를 계속해서 들으며 와야 했기 때문이다.
고속화 도로에서 창문을 내리고서까지 격의 없는 안부인사와 안전운전 기원의 목소리를 전달해주시는 착한 분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중간에 내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불편해 보이셨는지 내려도 된다고 하셔서 놀라지 말라고 하며 벗었는데, 너무 놀라 내 얼굴만 보시다가 사고가 날 뻔 하였다.
“그냥 공식처럼 외우세요. 자. 이 정도까지 전진하고, 좌우를 살피면 저 기둥이 어깨 쪽에 올 때까지 전진하면 되겠네요. 그리고 핸들을 최대한 오른쪽으로 꺾으세요. 네. 그런 다음에 천천히 후진을 하세요.”
“저기!”
“네?”
“브레이크가 오른쪽이었죠? 순간적으로 헷갈려서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웃으며 말을 하였다.
“그대로 아무것도 만지지 마시고, 기어가 P 상태 맞으시죠? 네. 천천히. 자 이제 문을 열고 내려주세요.”
폭발물을 다루듯이 조심히 혜주씨의 행동을 제어했다.
혜주씨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매직워치로 아담이에게 긴급 지시를 내렸다.
- 네. 초절정 미남 로봇 아담입니다.
“어 그래. 회사 내 책상에 보면 [어스라다] 있어. 드론으로 날려줘”
- 예압! 쫄랑 대원. 임무를 시작하자!
[멍!! - 라져!]
나는 차에서 내려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였고, 대략 5분정도 있으니 드론이 날아왔다.
[천운님 확인. 배달 완료. 아담님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하지 마.”
[택배비는 1조원... 알겠습니다. 복귀 합니다.]
나는 드론이 전달해준 [어스라다]를 받아들고, 혜주씨의 차 대시보드 위에 설치를 하였다.
“아스라.. 아니. 어스라다! 부팅 ON"
[어스라다 기동합니다. 시스템 확인 완료.]
설치를 완료한 나는 혜주씨에게 말을 하였다.
“자. 이제부터는 저기 있는 어스라다가 홀로그램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줄 겁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실 거예요. 그리고 태양광으로 충전하니까 너무 그늘에 오래 주차해서 작동을 하지 않을 때는 햇빛이 있는 야외에서 잠시 기다리시면 작동할겁니다. 자 이제 운전석에 앉아보세요.”
“어? 네. 알겠습니다.”
우리는 다시 차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어스라다 주차 보조해줘”
[주차 보조 시스템 가동]
“자 천천히 해보세요.”
혜주씨가 후진 기어를 넣으니 어스라다가 홀로그램을 이용해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기 시작하였다.
운전대의 각도까지도 표시를 해주며 보조를 해주자 아주 손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와.. 엄청 쉽네요. 이제는 혼자 해도 될 것 같아요.”
응. 안 돼.
“안 됩니다. 어스라다. 인공지능 모드 항상 켜놓고 보조하도록. 별다른 지시가 없더라도 상황파악 잘해서 도와드려.”
[라져! 부스터는 어떻게 할까요?]
“이 차에 부스터가 어디 있냐? 너 아담이가 프로그램 만졌지? 로그 띄워봐!”
로그 화면을 보니 아담이가 출발 전에 만진 것 같다.
“마지막 업데이트 이전으로 롤 백해.”
[펌웨어 롤 백 합니다. 완료. 재부팅합니다.]
“자! 이제 재부팅되면 납골당까지 다시 가보시죠. 잘 도착하면 연수가 끝난 겁니다.”
“아.. 그런데 이거 아스라..뭐였죠? 이게 뭐예요?”
“이름은 어!스라다이니 조심해 주시고요. 초기 자율주행 AI형태입니다. 제가 개발 중이었는데 반쯤은 취미였고요. 혜주씨가 사용하셔도 됩니다.”
“굉장히 비싸 보이는 대요.. 제가 써도 될지..”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는 혜주씨가 꼭 사용하셔야 합니다. 이걸 사용 안하실거면 그냥 운전을 포기하시는 게..”
“그건..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무사고만 하셔도 은혜는 갚는 건데..”
“네?”
“하하하. 아닙니다. 가시죠.”
가는 동안은 정말 편안했다.
다행히 [어스라다]는 인공지능이다보니 화를 내지도 않고, 홀로그램으로 열심히 주행라인을 그리며 안내를 해주었다.
‘역시 기술이 최고야. 편해.’
편안하게 납골당의 주차장에 도착해서 주차까지 끝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어떻게 오신 거예요?”
이 운전 실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밤에 출발 했어요..”
내가 혜주씨를 본 게 오전이었으니 새벽에 출발하셨나보다.
새벽이면 차들도 별로 없었을 테니 다행이었다.
“그래도 사고 안 나고 조심히 오셔서 다행이네요. 한 세 시간 걸리셨나요? 아. 그래도 너무 길게 잡았나요? 한 시간 거리인데. 하하하하”
한 시간 거리인데 세 시간이면 너무 혜주씨를 무시한 것 같다는 생각에 민망해져서 웃어버렸다.
“6시간이요..”
“네?”
“6시간 걸렸어요.. 운전 하다가 네비를 못 보니까 갈림길에서 빠지지를 못해서요.. 판문점까지 갔다가 겨우 돌려서 왔어요.. 그런데 돌려오는데도 길을 잘못 들어서..”
살아 있으신 게 정말 기적이었다.
성격은 정말 똑 부러지시는 것 같은데, 운전은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이러기도 쉽지 않다.
“사실 저는 차를 안타는 게 더 편해요. 학교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거든요.”
그럼 왜 이렇게 운전을 고집하시는지 모르겠다.
“아빠랑 한 약속 지키고 싶어서요. 운전 가르쳐 주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운전을 할 줄 알게 되면 그 약속 지키게 된 거라고 생각했어요. 미련하죠?”
솔직히 이정도 운전 실력이면 목숨이 위험한 정도이다. 나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포기하시는 게 맞았겠지만,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고 도와주고 싶었다.
“대신 어스라다 지시에 꼭 따라주세요. 그러시면 될 겁니다.”
“넵!”
이제는 저 ‘넵!’이 정말 무서울 지경이다.
어쨌든 운전연수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0만원과 최하급 재능 ‘정신 승리’를 습득하였습니다.]
[정신승리 - 말싸움에서 졌을 때, 정신 승리를 통해 멘탈을 유지합니다. 대신 말싸움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비밀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