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0화 (110/170)

부스트 ON!

“아.. 배부르다.. 오랜만에 너무 많이 먹었나? 소화제좀 먹어야겠네. 오빠도 먹을 거야?”

“난 배불러. 그만 먹을래.”

“아니! 배부르니까 소화제 먹을 거냐고.”

“이런 돼지! 그렇게 먹고도 뭘 또 먹으려고 하냐?”

송이가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숟가락으로 죽을 때까지 때릴 것 같은 표정이다.

“나는 소화 좀 시켜 볼까나~”

“아오!! 저걸 그냥! 어떻게 부장은 바로 건너뛰고 부회장 됐는데도 그러냐? ‘부’자가 들어가는 게 문제인가?”

아버지들이 딸에게 장난치는 것은 전부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반응이 재미있으니까.

“아! 집 짓는 건 두 채만 지어.”

“왜? 오빠는 따로 나가 살게?”

“형님. 같이 사시기로 하신 거 아닌가요?”

“나는 엄마랑 같이 살거야. 너는 신우랑 살 집만 잘 설계해서 지어봐.”

송이와 신우는 슬슬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신우의 부모님들은 송이가 너무나 마음에 드시는지 어린 나이이지만 빨리 결혼을 시켰으면 하는 눈치시다.

그리고 신우와 송이도 싫은 티는 내지 않는 걸 보면 결혼 생각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신우 정도면 찬성이다.

신우 부모님들도 좋으신 분들이어서 내 위세를 빌려 무언가를 하실 분들도 아니었다.

다만, 신우가 자신은 참을 수 있으니, 내가 결혼을 하고 나면 자신들이 하는 건 어떠냐고 송이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송이에게 전해들은 나는 두 사람을 불러 밥을 차려주면서 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결혼 생각 없으니까 너희들은 내 걱정 말고 먼저 해도 돼.”

“왜? 무슨 일 있는 거야?”

“음.. 내가 부자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너무 큰 부자가 되어 버렸어.”

“그게 뭐 어때서? 나도 엄청 부자인데?”

“신우와 너는 우리가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시작한 사이잖아. 너는 신우 업고 다녀야 돼. 아무것도 아닐 때부터도 너를 사랑해줬잖아.”

내 말에 신우는 송이를 보며 웃다가 송이의 치켜든 주먹을 보고 어깨를 움츠렸다.

“그런데 나는 이제 누군가를 만난다면 제일먼저 그 사람의 의도를 걱정해야 돼. 항상 돈 때문에 나를 만나는 건 아닌지, 웃어주고 사랑해주면 그것도 나를 의도적으로 유혹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것 같아.”

“그래도 사귀다보면 진심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시간이 지나면 느낄 수 있겠지만, 처음을 시작하지 못할 것 같아.”

내가 가진 재산도 문제이지만, 내 영향력이 더 큰 문제였다.

평범한 여자와 사귄다면 앞에서 말한 그 의심 때문에 진실 되게 대할 수 없을 것 같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집안의 여성분을 만난다면 내 처가가 되는 곳은 [나]라는 엄청난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휘두를 수 있게 된다.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부패를 불러오고, 사회를 무너지게 만들 수도 있다.

너무 과한 우려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 두 명이 나의 문자 메시지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상황인데, 실제로는 더할 수도 있다.

뭐 본인들이 관심이 없더라도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연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그다지 크지 않다보니 그냥 지금 하는 일들이나 잘 하면서 살고 싶었다.

“어쨌든 엄마한테는 비밀이다.”

내 말에 송이는 뭔가 더 말하고 싶은지 입을 오물 거렸지만, 내가 은근히 고집이 쎄다는 걸 알고 있는 송이는 굳이 더 말해서 분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참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 쪽은 집만 지어주면 돼. 우리가 사용할 물건들하고 가전제품들은 내가 만들거야.”

“어? 형님! 만드시는 김에 하나씩만 더 해주시면.. 하하하.”

이게 PCB 손납(손으로 납땜)이 애들 장난인줄 아나.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들만 해도 한 두 개가 아닌데 그걸 두 배로 만들면 우리 아담이가 엄청 짜증을 낼 것이다.

뭐. 나야 아담이 시키면 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 신우 너가 아담이한테 부탁해봐. 설계랑 펌웨어, 소프트웨어는 내가 하는데, 납땜이랑 기구 설계는 아담이가 하거든.”

어차피 PCB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회로도와 아트웍 작업을 해야 하니 한 개든, 만 개든 동일한 작업량이고, 동작을 시켜야하는 펌웨어와 소프트웨어도 카피해서 넣으면 되니 작업량은 똑같다.

그런데 납땜은 작업할 PCB가 두 개면 작업량이 두 배이다.

SMD 칩을 땜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다시 떼어내기도 골치가 아프다.

로봇이라고 하더라도 인두기의 온도나 이물질이 묻어있는 상태에 따라 납의 녹는 양도 달라지고, PCB 기판의 핀이 그라운드에 연결되어 있으면 열이 기판 전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잘 붙지도 않는다.

양산 체계에서의 기계로 하는 SMT(기판의 표면에 실장 부품을 표면 실장 시키는 방법) 작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짧게 요약하면, 아담이 뚜껑 열리는 소리라는 것이다.

“그럼 그건 내가 말할게.”

송이가 자신 있게 말을 했다.

“저번에 내가 최고급 윤활유 한 통을.. 헙! 아담이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못 들은 걸로 해줘.”

“적당히 사줘. 요즘 어쩐지 열심히 저질 춤을 추더라니. 윤활유 때문에 관절은 멀쩡해도 모터 안쪽 기어가 다 닳아 없어진다고. 그거 모터 주문 제작이라 한 개에 1억짜리야.”

“1억이요?”

신우가 너무나 놀라서 되물었다.

“내 주먹만 한 모터가 80뉴턴 미터가 나오는데 당연히 비싸지!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1.8리터 가솔린 엔진의 토크의 절반에 해당하는 거야! 너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절반 출력이라고! 물론 이걸로 전부 다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고관절부분들과 허리 구동 쪽을..”

“형님... 제발.. 으헉..”

공대 출신이 아니다보니 이런 쪽의 이야기에 관심도 없고,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지도 모른다.

한 개에 1억짜리 모터는 7개만 들어가는데, 그것도 재료들 가격만 그렇다.

그 보다 작은 모터들이 수십 개가 들어가는데, 모터 가격만 50억이 넘어간다.

몸체에는 희토류 소재들도 많이 들어갔고, 회로패턴은 순금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래핀으로 중요한 부분들은 교체를 했기 때문에 안 그래도 비싼 제작비가 배로 올라가고 있었다.

원래 가졌던 지식대로 인공근육을 이용해 구동을 시킨다면 지금 단가의 100분의 1도 안될 텐데, 그 기술은 현대의 기술력을 아득히 넘어가는 오파츠이다.

[오파츠 - 역사학적, 고고학적, 고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물체]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어떤 문명에서 인공 생명체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아담이는 자신의 몸값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함부로 굴리고 있다.

그러면서 신세타령이나 하는데, 내가 구박하는 이유가 다 있다.

“아무튼 아담이 몸값이 내 그림가격보다 더 비싸다는 것만 알아둬라.”

“헉!! 얼마 전에 열린 경매에서 형님 그림이 5억 달러에 낙찰되었다고 뉴스에서 나왔는데! 아! 그래서 저번에 아담이 머리 쓰다듬어 줬을 때, 기분 나빠했나 보군요.”

아니 그건 그냥 성격이 더러운 거야.

“아무튼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아담이 잘 달래서 일 시켜라. 요즘 사춘기인지 완전 까칠하니까 조심해.”

“알았어. 이상하네. 아담이는 내 말 잘 듣던데.”

‘그거야 아담이한테 비상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게 나랑 너 뿐이니까 그렇지.’

송이에게는 말 안했지만, 마스터 코드를 가지고 있는 건 나와 송이뿐이다.

로봇의 3원칙은 쫄랑이에게 줘버린 아담이가 폭주할 경우에는 세계적인 재앙이 발생할 것이다.

아마 지구 멸망 시나리오의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미국과 다른 나라와의 핵전쟁보다, 나한테 구박받은 아담이가 폭주하는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 송이가 아담이를 제어할 수 있도록 마스터 코드를 넣어 놨다.

그러니 아담이가 송이에게는 고분고분 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집은 그렇게 만들어줘. 그리고 송이는 뭐.. 돈 많으니까 알아서 혼수 해가고, 신우 너는 결혼 준비할 때 제일 필요한 게 뭐냐?”

내 말에 신우가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나한테 괜찮다고 말했다.

“없어요! 집도 송이랑 같이 돈 내서 하는 거라 미안한데요. 그리고 그거 외에는 필요한 것도 없어요.”

사실 송이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주고 싶었는데, 송이와 신우가 거절을 하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에 참석하면, 정작 우리 가족과 신우네 가족들, 자신과 신우의 친구들이 소외당할 것 같다며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더라도 파파라치나 정치인들이 귀찮게 할 것 같아, 서해의 무인도 하나를 빌려서 결혼식장으로 꾸미겠다고 계획 중이다.

결혼이 끝나면 크루즈를 타고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아 동해 쪽으로 입항하는 피로연을 한다는데, 이게 어디를 봐서 작은 결혼식인지 모르겠다.

“그럼 신우 너 결혼 선물은 내가 알아서 준비해 줄게. 송이랑 커플 자동차면 괜찮겠지?”

“차요? 저 차 지금도 잘 나가는데요? 괜찮아요.”

“그래? 이번에 내가 스포츠카를 제작하고 있었는데 필요 없어?”

내가 만드는 스포츠카라는 말에 신우가 몸을 들썩였다.

차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남자라도 스포츠카라는 단어는 마성의 단어이다.

힐링 자동차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포츠카를 제작하고 있었다.

나는 홀로그램을 띄워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탄소 소재로 만들었는데, 기존에 어떤 소재들보다 가볍고 열과 충격에도 강하지. 그리고 형상 기억이 가능해서 어디 들이박아도 하루면 복원돼. 유일한 단점은 같은 무게의 황금과 비슷한 가격이라는 거? 그래서 다른 고급 차량에는 중요한 부위에만 사용할거야. 그런데 이건 전부 다 탄소 소재로 만들었지.”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지만, 신우와 송이는 홀로그램으로 띄워져있는 스포츠카의 외형에 모든 관심이 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공대생 특유의 특성인 [상대방 반응과 상관없이 기술 설명하기]를 시전 했다.

“무게가 가벼워지니 배터리 용량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가 있어서 한 번 충전에 3만km 주행이 가능하고, 자율주행은 기본 탑재에 과속카메라도 전부 피할 수 있지! 아담이 모터를 기초로 해서 새로 모터를 개발했는데 성능이 현존하는 모터들 중에서는 가장 강력해. 그리고 제로백이 1초! 이건 세계 신기록이야.”

나는 신이 나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고, 송이는 감탄하며 나에게 말을 하였다.

“이거 색상은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

그 질문에 나는 너무나 기뻤다.

“그렇지! 그게 이번 디자인의 핵심이야! 딱 알아봤네! 매직워치에서 어플로 선택할 수가 있는데, 전체 색상을 고르고, 여기, 여기, 여기를 포인트로 해서 변형을 줄 수가 있어. 그리고 저장을 해놓으면 그때그때 색상을 변형할 수가 있는 거야!”

나는 홀로그램의 자동차 모형의 색상을 변경해보여주며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이번에 힐링 자동차의 준중형 자동차의 핵심 디자인이 될 이번 컨셉은 홀로그램을 이용한 외형 디자인의 끝판왕이었다.

기본 도색을 마친 차량을 홀로그램을 이용해 전체 색상과 포인트 부분들의 색상을 운전자가 직접 변형할 수가 있었고, 저장도 가능했다.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에서 공유도 가능해서 우수한 디자인의 경우에는 사용료를 내고 사용도 가능하도록 계획 중이다.

준중형 자동차의 주 고객이 MZ 세대이다보니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요소였다.

이미 송이와 신우는 내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그저 홀로그램을 홀린 듯이 바라보며 색상을 바꿔보는데 빠져있었다.

“어.. 방탄도 되고.. 잠수도 가능하고.. 하늘도 날 수 있는데..”

“네? 하늘도 난다고요?”

신우가 하늘을 난다는 말에 반응을 하였다.

나는 그 반응에 너무나 기뻐서 다시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게 이렇게 변형이 되면 날개가 나오고, 이쪽이 제트 엔진이 되는 거야! 그러면 하늘을 날 수 있지!”

“오!! 변신 자동차!!”

남자의 로망을 제대로 건드려 주었다.

“그런데 단점은 제트 엔진이 들어가야 해서 트렁크가 없어. 그리고 배터리로 엔진을 돌리다보니까 한 시간이 최대 비행시간이야. 그리고 아직은 법이 개정이 안 되어서 시내에서 비행이 안 돼.”

“쓰레기 기능이네. 빼줘.”

송이가 쿨하게 말해줬다.

“야! 안 돼!”

나와 신우는 한 목소리로 송이에게 반항을 하였다.

“이 제트 엔진이 이 차 가격의 절반이야! 그리고 변신 시스템 넣느라고 설계 변경을 몇 번을 한 줄 알아?

내 말에 신우가 보탰다.

“변신이잖아. 다 포기해도 이건 포기 안 돼.”

한심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송이에게 나는 협상을 시도하였다.

“그럼 하늘은 날지 말고 부스터 기능만 넣을까? 그러면 시속 800km까지 가능한데. 그리고 속도가 100km가 넘으면 고속모드로 차체 변형되게 만들어서 안정적이야.”

나는 열심히 송이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800km 같은 소리하네. 서울부터 부산까지 일자로 고속도로 다시 깔게? 탈 곳이 없잖아.”

결국 송이에게 혼이 나고, 쓸데없는(남자의 로망을 이루어주는) 기능들은 전부 빠졌다.

그러다보니 주행거리는 4만km에 육박을 하는 괴물 전기 자동차가 탄생하였다.

침수가 되더라도 안전(심지어는 심해까지 잠수가 가능)하고, 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자를 완전히 보호할 수 있는 안전에 중점을 둔 세련된 스포츠카가 되었다.

“형님. 이거 몰래 개조도 가능하죠? 차체 변형 기능은 꼭 좀..”

신우가 몰래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어. 안 그래도 몰래 넣으려고 했어. 송이는 낭만을 모른다.”

나와 신우의 우정은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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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자동차에서 처음 발표하는 자동차는 준중형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로 결정되었다.

자동차의 크기와 모터 출력만 다를 뿐 온갖 편의기능은 고급 승용차와 비슷했다.

그리고 옵션에 따라 가격을 차등하지 않고, 풀 옵션을 정가제로 정하였다.

대신 가격은 경쟁사들의 풀 옵션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고, 자체적으로 1% 이자 할부 시스템을 도입해 부담을 줄여주다 보니, MZ 세대뿐만이 아니라 중년들에게도 아주 매력적인 차량이 되었다.

인터넷에 외형과 스펙만 공개를 하였는데, 큰 이슈가 되고 있었다.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내가 새로 개발한 모터의 스펙에 감탄을 하며 사실인지 거짓인지 토론을 벌이고 있었고,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카멜레온]이라는 이름을 붙인 외형 색상 변형 시스템에 관심이 몰리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글씨나 그림도 표현할 수 있게 하였는데, 혹시나 사용자들 중에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선정적인 문구나 그림들을 디자인할 경우에 우리 자동차의 이미지가 덩달아 나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색상만 커스텀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제한했다.

차후에 그림 같은 경우에는 심사를 통과하면, 사용이 가능하게 업데이트도 고려중이다.

우리 힐링 자동차의 시그니처 기능이 될 [카멜레온]은 엄청난 이슈를 몰고 왔고, 실제 구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신우의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나자 영암에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공개하기로 하였다.

“형님. 절대 사고 나면 안 됩니다. 조심하셔야 해요.”

신우는 안절부절 못하며 자신의 차량을 걱정하였다.

“이거 형상기억 된다니까? 반파만 안 되며 다 복원돼. 걱정 하지 마. 그리고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행하는데 무슨 사고야?”

전날 이미 와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트랙을 돌려봤는데, 기존 트랙 레코드인 1:35.585를 가뿐히 제쳤다.

F1차량의 기록을 넘겼다는 것은 엄청난 것으로, 전 세계 자동차들의 최고 정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건 자동차 자체의 성능도 좋아서도 있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의 트랙 분석력과 적응력이 대단하다는 의미였다.

이번 공개 운행을 통해 자동차 기술력의 우수함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완벽함을 동시에 보여줄 것이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엄청난 취재진들과 일반인들이 몰려들었다.

다들 대포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하고 있었고, 너튜버들도 엄청나게 몰려와서 혼잡하였다.

하늘에는 드론들도 엄청나게 많이 떠다니며 이 광경들을 촬영하다보니 미래 도시에 온 듯한 착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장내에 계신 귀빈 여러분들.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 힐링 자동차의 커스텀 스포츠카의 시험 주행이 있을 예정입니다.]

장내 방송을 통해 시험 주행의 시작을 알렸다.

[사아악!]

갑작스럽게 트랙에 나타난 신우의 스포츠카는 스포츠카 특유의 커다란 엔진소리도 없이 조용히 바람을 가르며 나타났다.

[촥! 촥! 촥! 촥! 촥!]

오히려 관중석 카메라들의 셔터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엔진소리는 주변에 사람이 있을 때만 녹음된 소리를 틀어주어 주의를 주고,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진다.

현재 트랙에는 신우의 스포츠카 한 대만이 존재하니 당연히 조용하였다.

어느새 트랙을 한 바퀴 돌아와 다시 출발선에 나타난 자동차는 조용히 출발선에 멈추어 섰다.

그러더니 출발 신호등의 신호가 바뀔 때마다 외형 디자인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우와! 대박!”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트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며, 스포츠카는 출발 신호와 함께 순식간에 출발선에서 멀어졌다.

시속 100km 도달시간 0.989초.

전광판에 표시된 제로백 시간이었다.

전기 자동차의 특성상 엔진차량보다 초기 구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게 사실이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100km에 도달하면서 고속 주행모드로 변형을 하고, 코너에서 다시 코너 주행모드로 변형을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에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원래는 주행 중에 자체 변형을 하는 건 오히려 안정적인 주행에 방해가 되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변형이 일어나다보니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변신은 모든 남성의 로망이다.

더 이상은 놀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며, 스포츠카의 주행에 집중하려는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은 이제 시작이었다.

1번 트랙의 코너를 돌아 2번 트랙에 접어들었을 때, 나는 매직워치를 통해 스포츠카에게 지시를 하였다.

“부스터 ON!"

코너를 빠져나오면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가장 긴 직전주로가 펼쳐진다.

코너를 빠져나오자마자 내 지시를 받은 스포츠카는 뒤 트렁크 부분이 열리며 제트 엔진을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바닥에 붙어가듯이 차체가 낮아지는 초고속 모드로 변형을 시작하였다.

[쿠우우우우! 시이이웅!]

그 긴 트랙을 눈 깜빡할 시간에 통과를 하자, 차량을 지켜보던 모든 카메라의 시야에서 스포츠카가 사라졌다.

“이... 이게 무슨..”

그리고 안정적으로 코너들을 최적의 코스로 공략을 한 스포츠카가 다시 출발선에 멈추어 섰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게 무엇인지 인지하는 중이라서 멍하니 서있었다.

“형님! 송이 옵니다! 얼른 도망치세요!”

나와 신우는 그렇게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송이를 피해 도망을 쳤고, 힐링 자동차의 첫 번째 모델인 [라이트닝]의 예약 사이트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버가 다운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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