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7화 (117/170)

사부 금방 간다.

“싸부님... 좨가! 싸부님으로...오! 모쉴거슴다!”

이러니 가로등 끌어안고 감전사를 경험하지.

“조민씨. 적당히 하시고 집으로 들어가시죠.”

“안됨다! 5차! 5차 가씨죠!!”

가게 안에 있는 모든 테이블을 순회하며 2차, 3차, 4차를 하고 있었다.

가게 사장님은 능숙하게 테이블을 옮겨서 셋팅을 해주시며, 열심히 술을 가져다 주셨다.

“사장님. 술은 그만 주세요. 이러다가 사람 죽겠습니다.”

“아휴. 2차부터 드리는 건 전부 물이에요.”

두 번째로 옮긴 테이블에서부터는 나는 술을 마시지 않고, 조민씨만 자작을 하고 있었다.

“아.. 그럼 처음 두 병만 술인 건가요?”

“그럼요. 저 아가씨 한 병 넘어가면 인사불성 돼서 더 드리면 큰일나요. 총각도 적당히 드시고 어여 데리고 들어가요. 항상 혼자만 오다가 둘이 오니까 좋네.”

술도 약하신 분이 술주정은 정말 강했다.

계속 나보고 사부님으로 모신다고 하며 진상을 떨어대는데, 남자 후배놈이었으면 가만 안 놔뒀을 것이다.

“조민씨. 이제 그만 갑시다. 집으로 가면 되죠?”

“우리 집이.. 어? 어?? 없어요.. 내 기억에..서! 사라져버렸슴다!”

듣기로는 따로 나가 살고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난감했다.

어쩔 수 없이 해킹이라도 해야 하나 싶을 때, 조민씨가 벌떡 일어났다.

“가시죠! 사부님. 저 자율주행 차 타보고 싶습니다!”

갑자기 똑 부러지는 말로 경례를 하며 말을 하는데추억속에서, 술에 취한 상태인건지 연기인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다음에 술 깨면 태워드릴게요. 오늘은 어서 집으로 가시죠.”

“저는 차가 없슴다. 가난해요.. 조금 도와주세요.. 버리고 가시면 안돼요..”

어쩔 수 없어서 큰 회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를 않으셨다.

‘어쩔 수 없네. 큰 회장님 댁으로 모셔다 드릴 수 밖에.’

어쩔 수 없이 조민씨를 끌고 내 차를 불렀다.

“키트! 컴 온!”

잠시 조민씨의 술주정을 들어주고 있으니 내 차가 갓길에 주차를 하였다.

조민씨를 겨우 차에 태우고 나도 탄 다음에 큰 회장님 집으로 향했다.

“싸부님. 감사함다.. 저하고 술도 마셔주시고.. 정말.. 감사함다..”

차에 타서는 계속해서 같이 마셔줘서 고맙다고,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누군가와 같이 술을 마셔본 게 처음인 것 같았다.

나 못지않게 외로운 삶을 살아오신 것 같아 아주 살짝 안타까웠다.

“크흠.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먹인겐가?”

내가 먹인 게 아니라 혼자 먹은 건데, 억울하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할아부지! 우리 싸부님 용서해주세요. 제가 마시는 걸 못 막은 것 뿐입니다!”

그래. 맞다. 못 막아서 그런거다.

“그럼. 편안한 오후 되십시오. 큰 회장님.”

점심 약속으로 만나서 아직 오후 6시이니 아직도 밖이 밝았다.

“커험.. 아무튼 고맙네.”

“네? 아! 알고 있는 주소가 여기뿐이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게 아니라 우리 손녀하고 놀아줘서 고맙다는 말일세. 우리 애가 나 때문에 외롭게 컸어. 괜한 고집이었지..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네. 그런데 처음으로 친구가 집까지 찾아온 게야. 정말 고맙네.”

“아.. 네. 저도 오랜만에 친구 집에 놀러온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게나. 술 마셨을 터이니 운전은 대리를 부르고.”

“네. 알겠습니다.”

“할아부지! 대리라뇨! 우리 싸부님은 그런 사람이 아님다! 부회장이라구요! 과장도, 부장도 아닌! 부회장님! 딸랑딸랑~ 잘 부탁드려요~”

“어서 가게...”

“.... 고생하십니다.”

우리는 동병상련의 표정을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에 앉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친구 집에 놀러간 게 언제쯤이었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주 어렸을 때는 간혹 우리 집에 친구들을 몇 번 데리고 왔었는데, 아버지가 사기를 당하신 이후에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친구 집에 놀러간 적이 없었다.

아니. 친구가 없었다.

아마 조민씨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과정은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친구가 없는 건 똑같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그 말이 틀리다고 생각했었다.

혼자 있는 게 훨씬 편했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부담되었고,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도 않았었다.

인간은 철저하게 혼자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가 없다.

황재성 회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그전에 우리 송이가 너튜브 하는 걸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 혼자 계속 해나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퀘스트로 도와드린 분들 또한 내가 도움을 줬지만, 일방적으로 내가 도움을 드린 것일까?

퀘스트를 하며 다양한 분들의 인생을 알게 되면서 내 가치관도 많이 변화가 되었다.

지금의 나를 만든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과 영향이다.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 갈 수가 없다.

오늘은 연구소에 돌아가면 왠지 멋진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다.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끈과 그것을 잘라내는 칼날.

필요가 없어서 스스로 잘라냈지만, 결국에는 잘라낸 끈을 자신의 손으로 묶어 연결하는 모습.

나에게 등을 돌린 줄 알았던 사람이, 여유를 가지고 다시 바라보니 나에게 올라타라고 등을 내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 모습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조민씨도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회장님. SUV 차량 시제품 나왔습니다.”

힐링 자동차의 두 번째 시제품이 탄생하였다.

미래 그룹과 힐링 그룹은 합병을 할 것이지만, 각 자동차 메이커들은 그대로 유지를 할 계획이다.

미래 자동차, 3S 자동차, 힐링 자동차는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 경쟁을 하며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다만, 전기 자동차, 자율주행을 포함한 내가 개발한 기술들은 공평하게 전부 제공을 할 계획이었고, 이미 관련 자료들은 합병전이지만 바로 넘겨주었다.

그리고 미래 자동차와 3S 자동차의 자료도 힐링 자동차에 넘겨주었다.

미래 자동차와 3S 자동차는 열심히 관련 기술들을 연구 중에 있었고,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어서 바로 설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힐링 자동차는 이제 시작하는 신생 단계임으로 라인업이 전부 갖춰질 때 까지는 나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럼 다카르 랠리 준비는 되어가고 있습니까?”

“네. 우선 다카르 랠리 출전 준비를 위해서 다른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가 자격이 채워지면 바로 신청할 예정입니다. 계획상으로는 충분히 참가가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도 참가가 가능한 것이겠죠?”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탄소 중립 차량들의 참가를 확대한다는 정책 덕분에 전기 자동차로 등록이 될 것 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만큼 무함마드 빈 알파티흐 왕세자님께서 많은 힘을 써주시고 계십니다.”

ASO 다카르 랠리.

인간이 엔진 달린 탈것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레이싱 중의 하나로,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지브롤터 해협과 사하라를 넘어 다카르까지 반환점을 돌아 다시 되돌아오는 횡단 랠리이다.

테러 위협과 전쟁 때문에 코스가 여러 번 변경되었고,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일에서 제다까지 총 12단계의 스테이지를 운행하는 코스이다.

모터 바이크, 자동차, 트럭, 쿼드 바이크 네 가지 클래스가 지정되어있고, 자동차의 경우는 완전 개조와 부분 개조, 비 개조 부문으로 분류가 된다.

길도 오프로드에 이정표도 없고, 극한의 상황에서 운행을 해야 하는 이 대회는 우승 상금도 없이 큰 금액의 참가비만 있는데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매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데도 끊임없이 많은 참가자가 참여하는 이 대회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지원팀들 안전과 건강에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왕세자님께서 부회장님도 꼭 같이 와주셨으면 한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를요?”

“네. 이번 즉위식 전에 꼭 한 번 뵙고, 부탁드리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고 하시더군요.”

다른 나라에 가는 게 아직도 무섭기는 하지만, 염라대왕님의 그림을 들고 가던지 작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봐야겠다.

안 그래도 여러 번 초청을 하셨는데, 여러 가지 핑계로 거절을 했었다.

실제로는 그쪽 윤회 시스템 관리자들의 사주를 받은 악귀들의 공격을 받을까봐 무서워서이다.

나 혼자 있을 때 습격을 한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습격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나라의 국왕이 되실 분의 초청을 계속해서 거절하는 것도 문제였다.

만약 화가 나서 우리나라에 석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 인가.

“알겠습니다. 대회 참가 일정과 맞추지 않더라도 찾아뵙는다고 연락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일정이 정해지시는 대로 사우디 쪽에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연구소에 도착하자마자 염라대왕님께 문의를 드렸다.

“대왕님. 혹시 시간 되시면 잠깐 상의 좀 드릴 일이 있습니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월직 차사님이 나타나셨다.

- 대왕님은 지금 머리 손질 중이시니 제가 대신 왔소이다.

“아. 월직 차사님. 저 상담 드릴 내용이 있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 말씀해 보시오.

“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가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악귀들 때문에 무섭거든요. 악귀들이 폭탄이라도 안고 달려들면 큰일이잖습니까.”

- 허허허허. 이제 그런 걱정할 시기는 지나지 않았소이까? 이미 반쯤 신이신데 악귀들이 근처도 오지 못할 것이요. 잘못 했다가는 그쪽 관리자들과 우리 관리자들 간에 전쟁이 벌어질 것인데, 오히려 천운님 신상에 이상이 없도록 보호를 할 것이오. 그리고 그쪽과 우리는 역사적으로 사이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소이다.

“다행이네요. 저는 계속 무서워서 해외 일정은 전부 뺏었는데, 이제는 다녀도 될까요?”

- 걱정 말고 다녀도 될 것이오. 여차하면 강림 차사를 보내면 될 터이니 걱정 마시오. 아주 무식한 인사라 중동 쪽 시스템 관리자들이 치를 떨고 있소.

“이승 차사님이요?”

- 그렇소. 조선 때 서양에 파견한 보빙사를 보호하기위해서 강림 차사가 특별히 따라나선 적이 있었다오.

“보빙사요? 최초의 미국 외교 사절단 말씀이신가요?”

- 맞소이다. 그때 유럽을 지나 이집트에 도착하였을 때, [세트]가 나타나 공격을 하였다오. 조선 최초의 사절단으로 카르마가 제법 쌓이다보니 탐이 났었나보오. 나중에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독단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오시리스]가 변명은 했지만, 그거야 잘 모르는 일 아니겠소?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 그 무식한 강림 차사가 [세트]신을 거의 반 죽여 놨지. 다른 사자들이 안 말렸으면 아마 영생을 잃고 소멸되었을 것이오. 에잉. 항상 그렇게 무식하니 승진을 못하고 지상 사자들의 우두머리나 하고 있지. 쯧쯧.

[세트]신이라면 이집트의 고대 신으로 저쪽 세계의 로키와 맞먹는 사고뭉치인 신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고대 이집트의 가장 핵심이 되는 신인데, 아무리 지상의 저승사자들의 우두머리라고 하더라도, 일개 저승사자가 신을 이겼다는 것도 놀라웠다.

“강림 차사님이 그렇게 강하신가요?”

- 원래부터 이 땅의 저승사자들은 소수 정예에 아주 강력하다오. 하나같이 다른 시스템의 하급신들과도 비견된다오. 비록 개인적인 명성을 떨친 사자들이 없어서 그렇지 만만치가 않소이다.

이 땅의 사자님들이 그리 강한지는 모르고 있었다.

- 그런데 그 무식한 인사는 인간일 때부터 저승사자들을 개 패듯이 팼다오. 저승사자가 돼서는 삼천년을 산 동방삭도 잡아냈고, 전우치도 강림 차사만 보면 벌벌 떨었다오. 도술을 뺀 무력만 본다면 유일하게 저기 헤라클레스나 베오울프와 맞설 수 있는 인사요. 도술까지 사용한다면 저기 동해의 용왕과도 비슷하지.

생각보다 정말 대단한 분이셨다.

“그럼 이승 사자님보다 월직 차사님이 고위직이시니 더 강하시겠네요?”

내 말에 월직 차사님이 당황을 하셨다.

- 커험.. 그 직급이 그렇기는 하지만.. 흐음. 사실 도술만 겨룬다면 확실히 내가 위이기는 하오! 크흠.. 험..

말씀을 하시면서도 좌우를 살피시는 게 강림 차사님이 더욱 강하신가보다.

- 아무튼 중동 쪽에서는 나보다 강림 차사가 더 유명하니 같이 가면 무탈할 것이오.

본의 아니게 저승사자님들의 무력 순위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사부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긴급!]

조민씨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술자리 이후에 한 동안 연락이 없어서 부끄러워서 연락을 안 하고 있는 줄 알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내 할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황급히 말을 한 장소를 향해 뛰어가니 진흙탕 속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조민씨는 온몸에 진흙을 잔뜩 묻힌 채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아! 사부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슨..”

“퀘스트가 발생했는데 이제 오 분 남았습니다! 급합니다!”

내가 저 마음을 너무나 잘 안다.

“오 분!! 무슨 일입니까! 빨리! 간단! 요약!”

“꼬맹이! 진흙 속! 500원!”

“옆집 형은 금속 탐지기가 메이커지!”

아무리 진흙 속을 바라봐도 빛나는 것은 없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벤치에 앉아서 울먹이고 있는 꼬맹이의 발밑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이제는 중급재능이 된 [옆집 형은 금속 탐지기가 메이커지!]는 원하는 금속 물품을 골라서 빛나게 할 수 있었다.

500원 동전에 맞춰서 작동을 시켰더니 저렇게 꼬맹이의 발밑에서 빛이 나는 것이다.

“조민씨 스톱! 꼬마야. 밑에 한 번 봐볼래?”

“밑에요? 어? 여기 있다!! 우와!”

신이 나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 꼬맹이는 황급히 뛰어갔고, 남은 것은 진흙탕에 앉아있는 조민씨와 나뿐이었다.

“....나오세요.”

“와우! 역시 사부님!! 감사합니다! 오~ 이번에는 괜찮은 재능인 것 같은데! ‘머드팩은 아주 좋은 팩이죠!’ 오예! 피부가 좋아진답니다!!”

예전 내가 생각났다.

오백 원 동전을 찾기 위해 바닥에 엎드려 개처럼 기어 다니다가 저주받은 [개 사료는 내 밥] 재능을 받았을 때였다.

그때는 그저 너튜브 컨텐츠를 받았다고 좋아만 했었는데, 지금은 가장 저주받은 재능이라고 생각되었다.

쫄랑이가 밥을 먹을 때마다 내 눈치를 살살 본다.

그게 너무 싫었지만, 나도 모르게 쫄랑이의 사료를 보면서 입맛이 다셔진다.

[개 같은 내 인생] 재능과 합쳐지니, 이제는 내가 사람인지 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해버렸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나의 말에 감격한 표정으로 조민씨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그럼 저를 정식 제자로 받아주시는 건가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줬고, 시스템은 우리 사이를 인정해 주었다.

[사제 시스템이 개방됩니다. 서로의 퀘스트가 공유 됩니다. 스승의 재능 중 일부를 제자가 빌려 쓸 수 있습니다. 현재 세 개의 최하급 재능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어? 이게 무슨...”

“오!!! 이것은 염라대왕님이 인정해준 사제지간! 아싸라비야! 콜롬비야! 포항항!”

나이가 몇이기에 저런걸 아는 거야?

“아싸라비야? 그건 엄청 오래된 건데 누구한테 배우신거예요?”

“이거요? 빨간 내복 양코에 나오는 건데요? 오래 안 된 건데..”

어? 내가 알던 것과 다르네?

“그런가요? 그럼 고난은 알아요?”

“그럼요! 당연히 알죠! 명탐정 고난!”

“어? 미래소년 고난 아닌가요?”

우리는 잠시 말이 없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 “사랑스러워~”

다시 한 번 긴 침묵이 찾아왔다.

“저.. 아저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사부님이라고 불러라.”

“넵!”

그렇게 세대 차이나는 제자를 받아들였고, 말도 놓게 되었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어린 제자 때문에 골치가 아파왔다.

[사부님! 분노의 급발진을 썼다가 지금 쓰러졌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헬프!!]

많고 많은 재능 중에 왜 저 재능을 빌려가서 저러는지 모르겠다.

프로 선수정도로 단련되지 않으면 [분노의 급발진]의 힘을 감당할 수 없는데, 무슨 배짱으로 저걸 골라갔을까...

차라리 처음부터 내가 골라줄 걸 그랬다.

“기다려라.. 사부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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