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사바.
“으앗! 따가워라!”
이제는 익숙해진 민이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미세플라스틱 제거 장비들의 점검을 하고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조민이는 온갖 불운에 시달렸다.
비둘기 똥들은 자석이 달린 것처럼 민이의 머리를 따라다녔고, 걷는 걸음마다 보도블록은 튀어나와 민이를 넘어트렸다.
밥을 먹으면 돌이 나오고, 과일을 먹으면 벌레가 나왔다.
동전을 보고 주우려고 고개를 숙이면 가로수에 머리를 부딪치고, 버스를 타면 항상 자리는 꽉 차 있었다.
그래도 항상 웃으면서 개발을 하고, 퀘스트를 하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기는 한데, 저 모습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이제는 하도 머리에 비둘기 똥을 많이 맞다보니 물티슈로 대충 닦아 떡져 있었고, 녹색 츄리닝은 온갖 얼룩들이 묻어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비명소리.
인두기를 사용하면서 납이 계속 손에 튀다보니 비명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심하더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납땜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미 손등은 빨간 점들이 생겨서 보기 흉해지고 있었지만, 뭐가 그리 좋다고 흥얼거리며 납땜을 하는지 모르겠다.
“으헛! 아따따! 이것만 하면.. 오케이! 끝! 아담아! 컴온!”
- 저 푸른 초원위에! 히릿! 뭔가요? 누님?
“공명 주파수 미세 조절 장치 납땜 완료했어! 이걸로 최종 테스트해봐!”
- 이번에는 정말, 진짜, 리얼리 파이널인가요?
“고럼! 이 누나만 믿어보셩!”
- 그 누나 믿다가 일정이 이렇게 밀렸습니다. 반성의 자세를 보여주시죠!
사실 민이가 잘못 했다기보다는 운이 엄청나게 없었다.
메인 칩의 특정 기능만 고장 나는 특이한 고장이 세 건.
PCB 기판의 생산 불량으로 외곽선이 끊어져 있던 게 두 건.
아담이의 기계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납 볼로 인한 쇼트 다섯 건.
세상의 불운은 모조리 타고난 것 같은 민이의 불운에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정확히 한 달째 되는 날.
이제는 불운은 끝이 날 시간이었다.
- 오! 제대로 동작이 됩니다!
앞쪽에 놓여진 물건들 사이에서 플라스틱 컵만 날아가 미세플라스틱 수거 장치에 달라붙었다.
다른 재질의 물건들은 그대로 있었고, 심지어는 다른 플라스틱 재질이 있었는데도, 설정한 성분의 플라스틱 컵만 날아가 붙었다.
“역시!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성분이 다르면 반응이 다르구나! 좋았어!”
- 올해 노벨상은 내꺼! 상금도 내꺼!
“오예! 노벨 물리학상에 노벨 평화상까지! 상금도 두 배!
둘이서 김칫국을 열심히 드링킹하고 있었다.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은 내가 탈 것 같고, 평화상은 다른 분이 타실 것 같던데?”
- 그게 무슨 망발입니까! 천운님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야. 정신 차려.”
민이가 아담이를 말려보았지만, 폭주중인 아담이는 나에게 따지고 들었다.
- 돈을 얼마나 먹였길래! 그러지 마시고 한 개만 양보하십셔!
“그거 내가 정하는 게 아닌데? 그리고 아담이 너를 만든 것도 나인데 한 게 없어? 정말 한 개 없어져 볼까? 머리만 남기고 몸은 없애줘?”
- 이 미천한 노예가 잠시 못된 꿈을 꾸었나이다. 이게 전부 나를 선동한 조민의 탓입니다. 그녀를 벌주시고 저는 너그럽게 용서를..
“야이! 너는 내가 꼭 해킹하고 만다! 두고 봐!”
민이는 그날부터 열심히 해킹 공부를 시작하였다.
물론 양자역학으로 만든 암호는 해킹하지 못하였지만, 나름 해킹 실력이 늘어나기는 하였다.
“사부님!! FBI에 X-파일? 이거 보셨나요? 신기한 거 엄청 많슴다! 어? 이건 뭐지? 일본의 막후 실력자는 초능력자로 추정?”
결국 민이도 나의 유료결제 소설에 즐겨찾기를 해버렸다.
“궁금하나?”
“네? 넵! 궁금합니다.”
어차피 나와 같이 퀘스트를 하다보면 귀신들의 퀘스트도 해야 하니, 간단하게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 이번에는 농담이 심하시네요. 아무튼 재미는 있었슴다.”
[멍! 으르릉! 멍! - 귀신 못 봄? 완전 허당이네!]
쫄랑이도 귀신은 볼 수 있다.
예로부터 개는 귀신을 볼 수 있다고 하였는데, 다른 개들을 보면 전부는 아닌 것 같고 쫄랑이만 특별한 것 같았다.
“뭐야? 쫄랑이 너 무섭게 왜 자꾸 그래?”
[멍! 멍! - 진실을 이야기해도 믿지 못하는 중생이여!]
나중에 민이 카르마가 많아지면, 월직 차사님에게 부탁해서 [귀안]을 전수해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띠링’
[퀘스트 발생 -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죽기 직전의 행동을 반복하는 귀신을 도와주시오. 제한시간 3일.]
“어? 사부님? 시스템 오류인 것 같은데요? 공유해주신 퀘스트에 귀신이라고 써져있슴다? 이름이 귀신이신가?”
이미 마음속으로는 믿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못하고 현실을 부정하는 민이를 위해 월직 차사님을 소환하였다.
- 무슨 일이시오?
“히익!! 목소리가... 아무것도 없는데..”
“아. 여기 이 아이한테 ‘귀안’ 전수를 시켜주실 수 있으실지 확인 좀 부탁드리려고요.”
- 카르마는 충분하오. 아직 수습인데도 카르마가 상당하다오.
“그래요? 뭐지? 민아. 너 뭐 사회에 공헌하거 있냐?”
“계속 말소리가... 네? 공헌이요? 제가 한 거라고는 그냥 퀘스트랑 사회의 악인 악플러들 응징?”
- 오호! 그것인 것 같소이다. 그 악플러들의 악행이 어마어마해서 염라대왕님도 골치가 아프시다오. 어찌 그리 남의 말을 쉽게들 하는지.. 쯧쯧.
발설지옥을 다스리는 염라대왕님은 인터넷 악플러들도 벌을 주신다.
“그럼 ‘귀안’ 좀 전수 부탁드립니다.”
- 알겠소.
“어? 이상한 팝업창이 떴습니다! 사부님. 어떻게 할까요?”
“승낙해.”
“넵!”
내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 아담이와는 다르게, 무조건적으로 내 말을 신뢰하는 민이는 바로 승낙을 했고, 월직 차사님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순간 기절하였다.
- 에잉? 저리 담이 약해서야.. 쯧쯧. 천운님이 수고가 많소이다.
“아.. 예. 죄송합니다. 다음에 루왁 커피 드시러 오시죠.”
- 커험. 고양이 마을 풍경이 아주 좋더이다. 진하게 세 잔만 부탁드리오.
기절한 조민이를 뒤로하고, 월직 차사님은 할 일을 하시러 떠나셨다.
“가자. 일어나라.”
잠깐 기절했다가 바로 깨어났지만, 월직 차사님이 무서워서 기절한 척 하던 민이를 향해 말을 하였다.
“와.. 와우.. 정말 저승사자가 있었군요.. 우와우...”
“시간 없다. 가자.”
지수는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서 기분이 좋았다.
대학교 생활은 설레기는 하였지만, 집과 엄마의 음식이 그리웠다.
방학이 시작되어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엄마가 해준 맛있는 밥을 먹고, 게으름을 피우며 침대에 누워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벌써 저녁이네. 하루 종일 누워 있었던 거야? 나도 참 대단하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은근히 쾌감이 느껴졌다.
평일 낮에 빈둥거릴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사치였다.
아직은 어린 나이의 자신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어린이집을 다닐 시절 이후로는 이런 여유로움을 가질 기회가 거의 없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와 학원 공부에 집중하느라 휴식 같은 휴식도 없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 조금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착각이었다.
대학교는 더 했다.
아직 신입생인 동기들은 벌써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에 어학연수까지 아주 극성들이었다.
그런 동기들을 보며, 자신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불안에 떨다 약간의 우울증이 와버렸다.
엄마와 상의를 해서 이번 학기 방학 때는 집에서 푹 쉬기로 하였는데,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았다.
[띵동!]
“응? 누구지? 이 시간에 택배인가?”
식당을 하시는 엄마나 아빠가 퇴근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퇴근을 하셨더라도 번호를 누르고 들어오시지 벨은 누르지 않으신다.
거실로 나와 인터폰 화면을 보니 술에 취한 윗집 아저씨가 보였다.
‘아. 또 저 아저씨네.’
벽시계를 보니 오후 11시 반.
항상 이 시간이면 우리 집 벨을 누르시던 윗집 아저씨였다.
지수가 고 3일 때, 윗집에 이사를 오신 부부가 있었다.
다행히 아이가 없는 부부여서 층간 소음 걱정은 없겠다고 안심을 하였는데, 윗집 아저씨가 문제였다.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술만 드시면 오후 11시 반에 우리 집 벨을 눌러대셨다.
처음에는 번호 키를 막 누르셨는데, 문이 열리지 않자 벨을 누르셨다.
한창 예민하던 시기였던 지수는 그때마다 윗집 아주머니에게 인터폰으로 뭐라고 했었다.
윗집 아주머니는 죄인처럼 계속 사과를 하셨고, 연락을 드리자마자 내려오셔서 술에 취한 아저씨를 모시고 올라 가셨었다.
윗집 아주머니가 한 번은 과일을 사들고 오셔서 사과를 하셨는데, 이전에 살던 집이 우리 집과 같은 층이다 보니 실수 하신 것 같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셨다.
아주머니를 봐서 많이 참았지만,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오늘도 오셨네.”
그런데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다는 것이 아저씨의 벨 소리에 실감이 나기 시작하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인터폰을 들고 오랜만에 윗집에 연락을 드렸다.
[네..]
“안녕하세요. 저 지수에요. 아저씨가 또 우리 집 오셨는데, 모셔 가셔야 할 것 같아요.”
[..... 딸깍]
‘응? 뭐지?’
평소 같으면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하셨을 아주머니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인터폰을 끊어버리셨다.
그리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주머니는 내려오지 않으셨다.
이상해서 현관문에 나있는 구멍으로 밖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아저씨는 그대로 문 밖에 서있었다.
‘뭐 알아서 올라가시겠지.’
지수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새벽 3시가 넘어서 엄마와 아빠가 집에 들어오셨다.
씻고 나오시는 동안 과일을 깎아서 기다리니 엄마와 아빠가 웃으시며 말을 하셨다.
“많이 늦었는데 먼저 자지. 아직도 이러고 있어?”
“낮에 많이 자서 괜찮아. 그런데 윗집 아저씨는 아직도 술 마시고 집 잘 못 찾아오네.”
지수의 말에 과일을 드시려던 지수의 아빠와 엄마는 순간적으로 흠칫하셨다.
“윗집 아저씨가 맞아? 지수 네 눈으로 직접 본거야? 문 열어준 건 아니지?”
“응? 확실히 윗집 아저씨 맞는데? 그리고 윗집 아주머니한테 연락했는데 말도 없이 끊고, 오시지도 않았어. 엄마 올 때 없었어? 그럼 그냥 올라가셨나보네.”
그 말에 지수의 아빠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절대 문열어주지 말고, 숨소리도 내지 마. 내일 무당 부를 테니까 걱정 말고.”
지수는 아빠의 심각한 표정을 처음 보게 되어서 많이 낯설었다.
“무당? 무슨 일인데?”
엄마는 지수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말을 하셨다.
“놀라지마. 윗집 아저씨 몇 달 전에 돌아가셨어. 술 먹고 계단에서 굴렀다고 하더구나. 아파트가 난리가 났었는데, 너는 학교에 있느라 몰랐을 거야. 아무래도 그 아저씨가 귀신이 되어서 계속 찾아왔는데, 우리는 집에 없었으니 몰랐나봐..”
지수는 그날 밤 엄마의 손을 잡고 잠을 청했는데, 밤새도록 초인종을 눌러대는 윗집 아저씨의 꿈 때문에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식당 직원들에게 오늘은 나갈 수 없으니 알아서 장사를 하라고 지시를 하고, 무당을 모시고 올 테니 지수보고는 밖에 나가 있으라고 말씀하시고 나가셨다.
지수는 외출 준비를 하고 현관문을 문을 열었는데, 문밖에 서 있는 남녀를 보고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꺄약!”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 주저앉은 젊은 여성을 보고, 민이가 황급히 말을 하였다.
“놀라지 마세요! 저희는 무당입니다! 여기 이분이 아주 유명하신 박수무당이십니다! 지리산에서 10년간..”
“즉당히 흐라그.. 하하하. 네. 혹시 여기 이상한 일들이 생기지 않으셨나요?”
그 말에 깜짝 놀라 주저앉았던 여성분이 황급히 말을 하셨다.
“아! 저희 부모님이 부르신 건가요? 어.. 저 나가는 길인데.. 잠시 들어오실래요?”
“아. 그럼 잠시 실례 좀..”
“아닙니다. 집은 무서우실 수도 있으니, 근처 카페에서 이야기 좀 하시죠.”
집에 들어가려는 민이를 황급히 말리고, 근처 카페로 가자고 말을 하였다.
지금이야 당황을 하셔서 집에 들여보내주시겠지만, 나중에 부모님이 부른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아..네. 그럼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커피숍이 있는데, 그곳으로 갈까요?”
“네. 그렇게 하시죠.”
“가시죠. 무당님!”
오버하는 조민의 귀에 대고 경고를 하였다.
“아는 귀신 다 데리고 오기 전에 조용히 해라.”
“히익!”
민이의 호들갑에 앞에서 걷던 여성분이 화들짝 놀라셨다.
“무.. 무슨 일인가요?”
“아! 아닙니다. 갑자기 영의 기운이 느껴져서..”
“엄마!!”
민이가 더 놀래켜 드렸다.
“그러니까 윗집 아저씨와 똑같이 생기신 분이 나타나셨다는 거죠? 그걸 직접 보신거고요?”
“네.. 밤 11시 반이면 항상 오셨거든요.”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생전에 하시던 행동을 반복하는 것뿐이니,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만 알려드려도 저승으로 가실 겁니다.”
“아.. 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나는 차분히 설명을 드렸다.
“밤 11시 반이라고 하셨으니, 활동 시간은 한 시진. 그러니까 2시간 정도가 될 겁니다. 그때 만나서 이야기를 해도 되고, 더 빨리 해결하려면 그 분이 묻혀계신 곳이나 납골당을 찾아가면 될 것 같은데요.”
“같이 가실래요?”
민이의 말에 기겁을 한 아가씨는 바로 거절을 하였다.
나는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시작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고, 결국에는 현재 위집 아저씨가 모셔진 곳을 확인하였다.
“가깝네요. 저희끼리 다녀올 테니 걱정 말고 있으세요. 잘 끝나면 다시 찾아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민이를 끌고 차에 타서 수원의 야산을 향해 차를 몰아갔다.
“야! 박수무당이 뭐냐? 그리고 ‘같이 가실래요?’는 뭐고? 영화 찍어?”
“아하항.. 그게 너무 당황해서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나와버렸슴다. 반성하겠슴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뭔가를 쓰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아! 반성 노트입니다! 제가 실수를 너무 많이 하니 반성 노트를 작성해서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적어놓고 있슴다.”
조민이는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
머리도 천재 축에 들 정도로 좋고 성품도 착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인간관계에 대한 경험 또한 부족하다보니 약간 생각이 튄다.
쉬운 말로 또라이나 사차원이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열심히 노력을 하고, 불의를 보면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착한 아이다.
“어.. 그래. 너무 낙심하지는 말고. 그런데 성과는 있니?”
“아! 넵! 한 번 실수한 것은 다시 안 하고 있슴다! 그런데 새로운 실수들을 많이 해버려서..”
의기소침해하는 민이를 위로해주다보니 금방 목적지에 도착을 하였다.
“그 아저씨가 아직은 신입이라서 어디 돌아다닐 능력이 안 될 테니 여기 계실거야. 그런데 다른 분들이 오실 수도 있으니까 너무 놀라지는 말고.”
“넵! 각오 단단히 하겠슴다!”
나는 새로 만든 무덤 앞에 앉아, 가지고 온 간이 책상을 펴고 그 위에 공책을 꺼냈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아 공책을 펼치고, 민이에게 말을 하였다.
“앉아. 아저씨 불러야지.”
내가 하는 것을 열심히 적고 있던 민이가 내 말에 황급히 내 맞은편에 앉았다.
“사부님! 그럼 이제 부적을 그리는 겁니까? 아니면 주문?”
“뭔 소리야? 나 부적 못 그려. 자. 여기 펜이나 마주 잡아”
나는 펜을 손에 잡고, 민이에게 마주 잡게 시켰다.
“자. 이제 따라해.”
“넵!!”
“분신사바 분신사바!”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오잇데 구다사이??”
“이게 뭔가요? 사부님?”
“분신사바 몰라?”
“아니! 이런 걸 한다고 귀신이 올 리가 있습니까?”
- 누가 나를 부르는 겁니까?
마주 잡은 볼펜이 부르르 떨리며 귀신이 나타났다.
“오네요? 와.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