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6화 (136/170)

잠수함.

“우리 애가 무슨 잘못 했다고 그러는 거예요! 증거 있어요?”

그룹 비서실에 잠깐 들렸다가 연구소에 들어가려는데, 전시장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어머님. CCTV 확인하였습니다. 아이가 작품을 훼손하였고, 어머님도 그걸 바로 앞에서 웃으시며 지켜보시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그리고 매직워치에서 분명히 동영상 촬영 중이라는 홀로그램 경고창이 떠있는 게 보였습니다.”

매직워치에서 사진을 찍을 때나 동영상을 찍을 때는 ‘찰칵’ 소리와 함께 홀로그램으로 촬영 중이라고 표시가 된다.

도촬을 막기 위한 기능이다.

“나는 몰라! 우리 애가 그냥 예뻐서 만졌나보지! 그게 뭐! 나는 돈 내고 들어와서 구경 한 거야! 니들이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 줄 알아? 내가 낸 돈으로 니들 월급 주는 거야!”

“아닙니다. 그 분들 월급은 나와 우리 동생 돈으로 줍니다. 참고로 힐링 타운과 전시장은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섰다.

힐링 타운과 전시장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이용시설들 중에 유료로 이용해야하는 것들과 업체들의 광고료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알아서 잘 처리를 할 테지만, 저런 진상 손님을 만나고 나면 하루 종일 힘들 것이다.

차라리 내가 나서는 게 맞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회장님이라는 말에 그 여성분이 움찔하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큰 소리를 치며 말을 해왔다.

“처리하기는 뭐가 처리야! 내가 무슨 쓰레기라도 돼? 어!”

“아니! 고객님한테 쓰레기라뇨! 그런 심한 말을 하면 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회장님.”

내 말에 그 여성분은 다시 의기양양해 하면 말을 하였다.

“거봐! 여기 회장님도 그러잖아! 빨리 사과해!”

“사과해야죠! 그쪽이. 감히 쓰레기를 모욕하다니!”

순간적으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어버버하고 있는 그 여성분에게 말을 하였다.

“쓰레기도 분리수거하면 자원이 되는 마당인데, 그쪽은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 같은데요. 그럼 완전히 쓰레기한테 미안한 말인데, 당연히 사과를 하셔야죠!”

내 말에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과 직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어느새 몰려든 사람들의 매직워치에는 ‘동영상 촬영중’이라는 홀로그램들이 떠올랐다.

“이게! 내 남편이 누구인줄 알아? 어! 검사야! 회장이라고 별다른 줄 알아? 우리 남편이 감옥 보낸 회장들이 한 가득이야! 너 감옥가고 싶어? 어!”

요즘에는 나 때문에 검사가 그럴 리가 없을 테지만 만약에 그랬다면 철저하게 비밀로 했어야 했을 것인데, 와이프 되시는 분이 세상 돌아가는 걸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가요?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감옥을 가야겠죠. 그런데 제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우선 그쪽은 협박죄 하나는 확실하네요.”

“뭐 이런 게 다 있어! 대한민국에서 검사가 못하는 일이 있는 줄 알아? 어!”

나는 차분히 CCTV 화면을 홀로그램으로 띄워보여 주었다.

그 화면에는 그 여성분의 뒤쪽 바닥에 앉아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안전바를 기어코 넘어가는 장면이 보이고 있었다.

심지어는 경고판을 손으로 밀어 쓰러트리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보호 장치들을 모두 무시하고, 결국에는 내 그림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즐겁다는 듯이 지켜보는 그 여성분의 매직워치에는 ‘동영상 촬영 중’이라는 홀로그램 경고창이 분명히 떠있었다.

“이렇게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거짓말을 하시다니 검사 부인은 그래도 됩니까?”

사람들이 모두들 웅성거리며 우리를 지켜보기 시작하자 그 여성분이 갑자기 빽 소리를 질렀다.

“너 착하다며! 착하니까 애 용서해! 애가 뭘 알아!”

“애가 그러는 건 이해해도 엄마가 그러면 안 되지. 각오하세요. 민사소송 진행할거니까.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 그림 평균가격이 5천 억대이니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너 착하다고 했잖아!! 버러지들한테도 돈 펑펑 쓰는데! 우리 애한테만 왜 이래! 어!”

소리 지르는 여성분을 경비원 분들을 시켜서 끌고 나가게 하였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희가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서 귀찮게 해드렸습니다.”

“아닙니다. 저렇게 보안시설까지 강제로 무시하면 답이 없죠. 그리고 사과는 저보다는 우리 관람객 분들에게 하는 게 더 낫겠죠?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여러분들이 오늘 드시는 모든 음료는 제가 지불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어차피 음료는 전부 공짜인데요.”

전시장의 음료는 모두 공짜이다.

“하하하 그럼 오늘 힐링 타운에서 즐기시는 모든 비용을 제가 지불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내 말에 관람객 분들이 모두들 환호를 해주셨다.

연구소로 내려와 그 여성의 남편이라는 검사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았다.

‘역시나 정치 검사가 맞네.’

맡은 사건의 절반 정도가 경제 사범들이었다.

그리고 맡은 사건들의 대부분이 무혐의 처리되거나 법정에서 검사가 구형하는 형량 자체가 너무 낮았다.

심지어는 고의로 증거까지 누락하기까지 하였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은 국회의원의 아들이 마약을 수차례 흡입하고 밀반입까지 하여 기소되었는데,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이었다.

그때도 이 검사가 엄청난 활약을 한 결과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법원이야 검사가 제시하는 기소사유와 증거들만 가지고 다투기 때문에 일어난 코미디 같은 사건이었다.

아무래도 너무나 착해서 피의자들의 사정을 고려한 감수성이 풍부한 검사인 것 같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사건은 가혹하리만치 강한 형량을 구형하거나 증거까지 조작해서 기어이 승리를 한 정황들이 보였다.

라면 하나 훔쳤다고 5년을 구형하여 결국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살게 하였다.

물론 그전에 전과가 있기 때문에 가중 처벌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봐준 국회의원 아들 사건과는 너무나 다른 법 감수성이 튀어나왔다.

‘이거 완전히 조폭 같은 사람이잖아?’

몰려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고, 돈을 뜯어내는 인간들을 조폭이라고 한다.

그런데 법을 무기로 사람들을 협박하고, 돈을 받아내는 조폭과 똑같은 인간이었다.

돈이 있으면 감수성이 살아나고, 돈이 없으면 자신의 승진을 위한 제물로 받쳐진다.

“아담아. 이거 자료들 우리 [저승 재단 장학생] 출신 검사님들한테 보내드려. 그리고 강직 일보에도 보내드리고.”

- 또 한 명 보내시려고 하는 겁니까? 그냥 편하게 납치해서 팔 다리 하나씩 썰죠!

“야! 너 어제 영화 뭐 봤어?”

- 외부자들 봤슴다! 거기 주우진 배우가 김병헌 배우 팔하고 다리를 “여! 썰고, 여 하나 썰고.. 거기 말고 여 썰으라고!” 이러는데.. 와.. 저도 상무 시켜 주십쇼! 확실하게 처리 하겠슴다!

“..... 너도 여 한 번 썰려볼래?”

- 지금 자료 전송중입니다. 인터넷이 느리나? 왜 이리 안가는 거야. 보냈슴다! 어! 다시 보내야겠슴다.

“왜?”

- 첨부파일을 누락했슴다. 아하하. 이런 실수쟁이!

오른쪽 다리를 들고 양손을 권총 모양으로 나한테 징그러운 애교를 날려 왔다.

마음 같아서는 아주 좋은 대화수단인 샷건을 날려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총기 규제가 엄격한 나라이다.

“너는 한국이라서 다행인줄 알아라. 아무튼 검사님들한테 자료 잘 보내드리고, 정치권 압박은 우리가 막아주겠다고 해.”

- 옛썰!

저승 재단에서 후원을 한 장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을 했고, 하고 있었다.

차 상위계층이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기본으로 후원을 하였지만,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은 특별 관리를 해주었다.

성인이 된 나이까지도 후원을 해주며, 하고자 하는 공부나 연구 또는 사업을 재단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기금들을 이용해 도와주었다.

사실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20대 중반까지는 청소년들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아주 예전이야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해 일을 했기 때문에 20살이면 성인이 맞았다.

그러나 요즘처럼 대학교까지가 거의 정규 교육과정처럼 인식되는 시대에서는 보통 남자는 20대 중후반, 여자는 20대 중반은 되어야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다면, 고등학생과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법적으로만 성인이 되었을 뿐이다.

저승 재단과 나의 후원금을 이용해 재능이 보이는 인물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였다.

그 인물들은 현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진출하여, 그들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었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사명감.

자신들처럼 힘든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고, 힘든 시기에 도움을 받은 고마움을 다시 나누어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그중에 검사가 된 장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정의감으로 무장하여 타협 없이 법대로, 원칙대로 사건을 처리하는 검찰청의 골칫거리들이 되어가고 있었다.

검찰 윗선에서 지시해도 검사는 그 하나로 사법기관이며 누구의 수사지휘도 받지 않는다며 지시를 거부한다.

그러다 좌천을 당하기도 하고, 왕따도 당한다.

그러면 그때는 내가 나선다.

좌천을 시킨 라인의 검사들의 비리를 털어 강직일보에 제보를 한다.

법을 이용한 범죄들과 개인적인 일탈 행위들까지 모조리.

강직일보에서 취재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은 바로 기사화를 한다.

그러면 예전의 그러려니 하던 과거와는 달리 여론이 들끓어 오른다.

그때 재단 장학생 출신의 다른 검사가 관련된 검사들을 모조리 기소해 버린다.

이렇게 날려버린 부장검사급과 차장검사급들이 10명이 넘어갔다.

예전과 달리 검찰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도움이 없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현재 검찰은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저승재단 장학생 출신의 평검사들을 주축으로 정의감이 남아있는 검사들이 한 무리, 기존에 법을 무기로 하여 견제되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던 검사들 한 무리.

물론 기존의 검사들 무리가 숫자도 압도적이고, 고위직도 전부 차지하고 있어 언 듯 보면 상대가 안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조금의 비리만 발견되어도 기소를 해버리는 정의감 넘치는 평검사들 때문에 기존의 검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었다.

좋은 말로 달래도 보고, 협박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협박을 하다 녹취를 당해 징계를 당한 부장 검사까지 있었다.

현재 검찰은 심각한 내전 중이었다.

‘그쪽 멤버 중에 핵심인 것 같은데, 오히려 잘 되었네. 그런데 혼외자가 있는 건 와이프가 몰랐나?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는 건가?’

와이프 쪽 집안이 원래부터 돈이 조금 있는 집안이었다.

그러다 검사 남편을 만나 사업이 크게 성장하였다.

그 부분도 검사의 권력을 이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갔는데, 그 법을 이용한 창의적인 방법들에는 나조차도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좋은 머리를 나쁜 곳에 사용하니 정말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해 내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버려 다룰 수 없었지만, 다른 방법으로 혼을 내주어야 할 것 같았다.

그 검사 남편은 어린 대학생과의 사이에 혼외자까지 있는데, 요즘에는 또 다른 술집 접대부와 자주 만나는 게 CCTV 자료에 찍혔다.

참 재미있게 사는 가정인 것 같다.

복잡한 가정사는 깔끔하게 정리해서 강직일보에서 운영하는 케이블 방송국에서 다루면 딱 좋을 것 같다.

“아담아. 그 검사분 와이프 쪽 기업 세무조사 좀 받을 수 있게 내부자처럼 공익제보 좀 해라.”

- 저는 지금 노틸러스호 설계 변경중입니다. 저는 비서가 아니라 엄연한 연구원입니다!

[멍! 멍! 멍! - 주인님! 제가 하겠습니다! 저런 쓸모없는 아담이 보다는 저를 믿어주십시오! 충성!]

“어! 그래! 쫄랑이가 있었지! 오케이! 쫄랑이는 주임 연구원으로 승진! 잘 부탁 한다.”

- 와.. X소 기업 보소. 이러니 회사가 이 모양 이 꼴이지! 무슨 진급을 이딴 식으로 한다는 말인가! 원칙이 없어! 으아아!! 내가 쫄랑이보다 더 선배인데 나도 주임으로 승진 시켜줘!! 시켜달라고!!!

바닥에 누워 팔다리를 휘저으며 땡깡을 피우는 아담이를 보며 말을 했다.

“어. 그래. 너 책임 연구원에서 주임 연구원으로 강등. 이제부터 쫄랑이와 동급이니까 말 놓지 말라.”

- 어? 주임이 더 높은 거 아녔슴까?

[으르릉! 왈! - 주임님! 주인님! 발음이 비슷해서 너무 좋아! 충성! 충성!]

인도네시아와 태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쓰리랑카, 인도를 지나 파키스탄, 이란, 오만까지 지나왔다.

크루즈 선에서의 파티와 여유도 좋았지만, 그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타국을 여행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며칠씩 타국에 머무는 일정이 너무나 좋았다.

“큰 회장님. 이번에는 제가 이길 겁니다.”

“허허허. 이거 운전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이 자꾸 도전을 하고 그러나?”

“그건 신호가 걸려서 그런 거지! 부스터가 남아있었단 말입니다!”

“패배자의 소리는 안 들린다네!”

거대한 크루즈 선 위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거대 기업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만들 좀 하세요. 애들도 아니고. 그러라고 천운 회장님이 만들어주신 줄 아세요?”

사실은 천운이도 이럴 줄 알고 두 사람의 전적을 따로 관리하며, 이기는 사람의 차량에 승리의 앰블럼을 수여하고 있었다.

먼저 앰블럼 100개를 모은 사람에게 새로운 차량을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 단순한 대결이 아닌 것이다.

“커험. 아무튼 이번에 육지에 들르면 다시 한 번 붙어 보세나. 내가 부스터를 나눠서 쓰는 기능을 발견했다네. 각오 하게나.”

“그건 제가 이미 일주일전에 알아냈던 겁니다!”

“그럼 써보지 왜 안 썼나? 증거가 없다고 너무 막 말하는 거 아닌가?”

2차전이 발발하고, 말리던 사모님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바다의 풍경을 보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였다.

크루즈선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아무리 보더라도 지루하지 않았다.

한 평생을 한국에서만 살아온 두 사람이었다.

남들은 재벌집 사모님이면 엄청나게 화려하고 수많은 나라들로 관광을 다녔을 것으로 알고 있겠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의 남편 모두 일만 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들이라서 사치를 즐겨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은퇴를 하며 여행을 떠나자는 말을 듣고, 너무나 설레서 잠을 설쳤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이 맞는 사람과 같이 하는 여행이라서 더욱 더 기분이 좋았다.

푸르른 바다에서 바라보는 육지는 절경이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다.

저기 아름답게 보이는 이국의 땅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사실 소말리아는 엄청나게 가난한 나라이다.

해적질이 국가사업일 정도로 답이 없는 나라이다.

크루즈선 또한 소말리아는 그냥 지나치고 케냐에서 정박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가로운 오후의 바다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승객 여러분께 안내드립니다. 지금 즉시 미리 안내드린 패닉룸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소말리아 해적으로 보이는 선박이 접근하고 있어. 구조 신호를 보낸 상태입니다.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미리 안내드린 패닉룸에 계신다면 큰 위험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안내드립니다.....]

갑작스러운 안내방송에 사람들이 빠른 걸음으로 이동을 시작하였다.

소말리아 해역을 지나기 전에 미리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만의 하나라고 하였다.

이렇게 규모가 큰 크루즈 선은 대상이 잘 되지 않을뿐더러, 문제가 생기더라도 안전한 패닉룸에서 잠시 지내고 있으면 청해부대가 구원을 올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도 얼른 이동 하세.”

“그러시죠. 이쪽으로 오세요.”

두 분 회장님과 사모님들은 미리 안내받은 3번 패닉룸으로 향하였다.

[콰앙!!!]

그런데 그때 큰 폭발음이 들렸다.

“아무래도 로켓탄을 쏜 것 같은데 평소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음... 그런가 보네. 아무래도 보복성이 강한 것 같네.”

대한민국 청해부대가 실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그 작전을 너무 자랑한 게 문제였다.

국제적으로 너무 많이 자랑하던 것을 소말리아 해적들이 알게 되었고, 해적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두려워해야 더욱 쉽게 해적질이 가능한데, 한국에서 너무 대놓고 자랑질을 해대다보니 보복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을 하였었다.

아무래도 이 크루즈선이 타겟이 된 것 같았다.

“그래도 크루즈선의 규모가 크니 괜찮을 것이네. 안전한 패닉룸으로 빨리 향하세나.”

“네. 조심히 오시죠.”

[콰앙!! 투다다다다다!!]

아무래도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고, 기관총을 난사하는 소리까지 들렸다.

크루즈선의 우측으로 다섯 척의 배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었다.

중앙의 배에서 연신 로켓탄이 발사되고, 나머지 배에서도 기관총을 난사하며 접근하고 있었다.

워낙에 크기가 큰 크루즈 선이다보니 큰 피해는 아니지만, 경고로는 충분하였다.

건방진 한국 놈들에게 피의 복수를 해야 하지만, 청해부대는 무서웠다.

조각배같은 자신들의 배는 청해부대의 구축함이 일으키는 파도만으로도 뒤집어 질수도 있다.

그러나 청해부대는 이쪽까지 오는데 최소한 6시간은 걸릴 것이다.

오만 쪽에서 작전을 수행중이라는 첩보를 받고 이번 응징 작전을 계획하였다.

로켓탄이 아까웠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자신들의 무서움을 각인 시켜야 앞으로가 편할 것이다.

“로켓탄 다 쏴버려!”

그렇게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지시를 하던 해적이 이상한 현상을 발견한 것은 크루즈 선에 거의 접근해가던 때였다.

“어? 저거 뭐지? 저기 크루즈선과 우리 배 사이에 안 보여?”

“응? 뭐지? 고래인가?”

거대하고 시커먼 무언가가 크루즈선과 자신들의 배 사이로 떠오르고 있었다.

[쏴아아아아아]

그리고 해적들은 자신들의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잠.. 잠수함? 배 돌려!! 빨리!!”

“잠수함이다!!!”

비명과도 같은 지시를 내리자 다섯 척의 배는 긴 선회를 시작하였다.

그 사이에 잠수함으로 보이던 그것은 완전히 수면위로 모습을 들어내었고, 심지어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 거대한 크기는 크루즈 선의 절반정도의 크기였다.

저렇게 거대한 잠수함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잠수함이 하늘로 떠오른 것은 정말 거짓말 같았다.

핸드폰으로 본 너튜브 영상의 한 장면 같았다.

[경고한다. 너희는 대한민국의 선박을 공격하였다. 바로 엔진을 멈추고 투항하라.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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