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6화 (146/170)

프로포즈

“이게 사실인가? 대책은?”

“인위적으로 구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상, 방법은 VIP가 계시는 곳의 공중에 상당량의 물을 항상 뿌리는 것뿐입니다. 아니면 중국 주석처럼 지하 벙커에서 생활하셔야 합니다.”

“하아.. 적당히 뭔가 숨겨진 게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런 기술력이라니... 이제는 누구도 그를 적대하지 못하겠군.”

군대를 동원한다면 충분히 그를 제압하거나 제거가 가능하겠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못할 것이다.

전쟁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 전쟁을 지시한 자가 죽어버린다면 누가 전쟁을 지시할 수 있을 것인가.

차라리 그 우주 전함 같은 게 몇 대 더 있었다면 미국의 군사력으로 충분히 상대가가 가능할 테지만, 그 빛줄기는 차원이 달랐다.

중국 곳곳에 내리꽂은 빛줄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공포의 빛줄기는 말 그대로 [신의 분노]였다.

특히나 중국 주석 앞에서 보고를 하던 국가안전부 간부의 소멸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 중국 주석은 패닉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지하벙커에서 생활하며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자신조차도 그게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하늘과 땅이 빛으로 이어지는 영상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머리위에서 저 공포의 빛줄기가 내려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자신도 이일과 관계가 깊은 인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날 이후부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그래도 직접적으로 관계가 깊은 인물들과 황보세가의 구성원들만 제거를 한 것을 보면, 천운 회장의 타켓 설정은 지극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다행이지만, 그의 정보력으로 우리가 개입한 것을 모르고 있을까? 이제는 그런 공작도...”

[위이이이잉!]

“이게 무슨..”

“그냥 모기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냥 모기? ‘모기가 나타나면 신의 분노가 함께 할 것이다.’ 이게 요즘 중국 고위층에서 유행하는 말인데, 그냥 모기?”

[땅그랑.. 위이이이잉!]

이중으로 막혀있던 환풍기의 가림막이 땅에 떨어지고, 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모기들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오.. 마이....”

얼어붙어있는 자신들 앞에 모기들이 모여들어 무언가의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적당히 하시죠. 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서 하시고 싶은 거라고 알겠습니다.]

패닉상태에 빠져있는 자신을 대신해 부하직원이 필사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미스터 천! 오해가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정보만 입수를 한 것이지 아무런 개입이 없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저는 당신이 어제 먹었던 음식이 무엇인지, 지금 입고 있는 속옷이 무슨 색깔인지까지 알고 있습니다. 잘 생각하고 발언하십시오.]

바로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경고를 하러 온 것 같았다.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냉정한 정보조직의 수장으로서 판단을 해야만 한다.

다시 나서려는 부하직원을 말리고, 차분히 말을 하였다.

“그만 하게. 천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의 임무가 조국에 위협이 되는 것들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인지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그쪽도 그쪽의 조국을 위해 노력하다 발생한 일일 테니 이번에는 경고만 하겠습니다. 한 번만 더 내 가족과 지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테니 명심하십시오.]

“죄송합니다. 그러나 천회장님과 가족들의 동향은 저희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파악해야 하는 중대한 사항이니, 제가 국장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처럼 천회장님과 가족 분들에 대한 공작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면 저도 이해가 되는 수준이군요. 말이 통하는 분이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임기가 얼마나 남으신 줄은 모르겠지만, 부디 오래 하셨으면 싶군요. 혹시 대통령 자리에는 관심 없으십니까?]

“네? 아니요. 아닙니다.”

[관심 있으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저와 말이 통하는 인물이 미합중국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니까요.]

그 말을 남기고 모기들은 순식간에 들어왔던 환풍구를 향해 날아가 사라졌다.

“하아.. 정말 대단하군..”

짧은 사이에 흠뻑 젖은 등줄기가 긴장이 풀리니 너무나 찝찝했다.

자꾸만 등에 달라붙는 와이셔츠가 거추장스러웠고, 매고 있는 넥타이는 너무나 꽉 조여 오고 있었다.

거칠게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나서야 겨우 말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단하군. 우리들 머리 꼭대기에서 지켜보고 있었어. 그에 대한 정보 수집은 계속하지만, 공작은 모조리 금지시키게. 이건 국가 안보의 최우선 순위일세.”

“네. 알겠습니다.”

[아. 한 가지 말씀 안 드렸는데, 국장님의 부하직원은 티 팬티를 입었습니다.]

한 마리 남아있던 모기가 그 말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아무래도 내 지시사항을 확인하고 싶었나보다.

모기가 남기고 간 그 말에 유능한 부하직원을 살짝 바라보자, 굉장히 당황한 표정과 말투로 열심히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닙니다!! 이건 습진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받은 것 뿐입니다! 진단서도 제출 할 수 있습니다!”

“크흠.. 알겠으니 조금 떨어져서 말을 하게나.”

정말 억울한 표정의 부하 직원에게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살짝 떨어지며 말을 해주었다

유능한 인물이지만 앞으로는 조금 떨어져 지내야 할 것 같았다.

“고작 티 팬티 하나 때문에 이런 수모를 겪게 만들다니!”

과도하게 분노하는 부하 직원에게 노파심에 엄중히 경고를 해주었다.

“미스터 천에 대한 공작을 펼칠 생각자체도 하지 말게. 이건 분명한 경고일세. 미스터 T."

내 말에 부하 직원은 의아한 얼굴로 물어왔다.

"제 이름에 T스펠링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만..“

“알면서 그러나? 자네는 이제부터 미스터 T일세.”

“......”

송이는 노틸러스호에서 내려온 드론들과 로봇들의 도움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고, 놀라기만 하였기 때문에 조금 쉬니 괜찮아졌다.

오히려 송이를 지키려다 황보세가주에게 얻어맞은 경호원들이 위독한 상태였다.

그나마 내가 지급한 보호 장구들이 충격을 분산시켜주었고, 내상까지도 어느 정도 막아주어 겨우 즉사를 면한 것이었다.

황보세가주가 인의가 넘치는 인물이라서 손속에 사정을 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그녀들이 죽을 정도로 정밀하게 손을 쓴 것이었지만, 내가 지급한 장비들 덕분에 겨우 숨만 붙어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인명을 해쳤는지, 어느 정도의 힘을 써야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공격을 하였다.

의료용 로봇들이 경호원들의 상태를 스캔하였고, 위급한 상황이 확인되자 황급히 주사를 놓아 주었다.

그러자 믿을 수 없게도 그녀들의 상태는 금세 호전되었다.

그러나 너무나 위급한 상황에서 임시로 응급처치를 한 것이라서 바로 노틸러스호에 마련된 의무실로 옮겨 긴급 수술을 시행하였고, 하루 만에 퇴원을 하였다.

직접 겪은 경호원들조차도, 자신들의 상태를 믿을 수 없어서 놀랐지만, 더욱 놀라게 된 것은 따로 있었다.

믿을 수 없게도 그녀들의 피부가 10대 때처럼 다시 팽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수술을 한 자국도 전혀 남지 않았고, 원래부터 몸에 지니고 있던 온갖 흉터들도 모조리 사라졌다.

빨간약의 부작용이었다.

죽음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녀들은 송이를 경호하다 연신 서로의 피부를 보고 웃고만 있었다.

아무리 거친 삶을 사는 분들이어도 여자는 여자인가보다.

“이번에 희생을 당하신 군인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스카이 호텔 측은 희생자 가족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 중입니다.”

송이는 그 큰일을 겪고도 의연하게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있었다.

경호를 책임진 베트남 측에서는 계속 사과를 하며 협상에서 많은 것들의 양보를 약속하였지만, 송이는 단호하게 그것들을 거절하였다.

협상 상대의 불리함을 이용해 유리한 계약을 할 생각은 전혀없다며, 원래 진행하던 수준에서 협약을 맺은 그녀를 모두가 감탄하고, 존경하였다.

그리고 희생당한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생계유지 수단들을 강구하였고, 위로금을 전달했다.

무너진 건물들도 스카이 호텔에서 소유한 건설 회사에서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기로 하였고, 가장 먼저 그 건물의 앞에 희생자 추모비를 세웠다.

희생당한 군인들의 이름들을 송이가 베트남어로 직접 적어 추모비에 새기는 모습을 지켜본 베트남 국민들은 그 정성과 진실함에 감동을 하였다.

아직도 여성에 대한 인식과 사회참여가 낮은 국가였지만, 송이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베트남 TV에서는 송이 특집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프로들에서 송이를 찬양하는 방송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오늘 입었던 옷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들고 있는 가방에 달린 인형에 대한 것까지 다루며, 엄청난 양의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어느 채널을 돌리더라도 송이의 모습뿐이었다.

심지어는 송이와 결혼할 사이인 신우가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까지 긴급 방영을 하며, 송이 특수를 누리고 있었다.

송이는 명실상부한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특히나 여성들의 관심이 각별했다.

흙수저 출신이라는 것도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었지만, 그 힘든 일을 겪고도 원칙대로 협상을 진행하는 대인배 같은 모습에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며 빠져든 것이다.

안 그래도 한류가 대단한 베트남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하여 베트남 여성들은 송이와 같은 머리를 하고, 송이가 입었던 옷들을 따라 입는 것을 하나의 문화로까지 발전시켰다.

[천송이 레호이(베트남어로 축제)]이라는 축제까지 만들어, 모두 같은 머리를 하고 같은 옷을 입으며 축제를 즐겼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의류업체들과 베트남 교포들이 운영하는 미용실이 호황을 맞이하였다.

송이는 중저가의 국내산 의류만 입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도 큰 부담 없이 따라 입을 수 있었다.

송이가 방문하는 식당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고, 지나가며 향을 맡은 거피원두는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송이는 살아 움직이는 광고판이었다.

“아으.. 이제야 살겠네.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몰려들어서 죽을 것 같았거든. 한국이 최고야.”

공항에 도착한 송이가 순식간에 차에 올라타며, 노인네 같은 멘트를 날려주고 있었다.

“자기야 고생 많았어. 많이 놀랐지?”

조수석에 앉아있던 신우가 몸을 반쯤 뒤로 돌려 송이를 바라보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상황을 전해들은 신우는 모든 스케줄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떠나려다 나한테 붙잡혔다.

송이가 공적인 일을 하는데, 어딜 남자가 함부로 나서느냐는 내 말에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결국에는 베트남으로 떠나지 못했다.

그 대신 신우는 우리 집에 머물렀다.

엄마와 같이 있어주며, 의연하게 괜찮을 거라고 엄마를 진정시켜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마음속으로부터 신우를 우리 가족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엄마 앞에서는 계속해서 의연한 모습만 보여주었지만, 틈 날 때마다 송이의 소식을 검색해보는 모습에서 숨길 수 없는 초조함이 느껴졌다.

신우는 너무나 마음에 드는 동생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송이를 데려가는 놈이라는 것이다.

살짝 미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요즘 조금 타박을 했었는데, 이번에 신우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인정을 하게 되었다.

좋은 동생에서 가족으로.

“야. 신우가 거의 죽어가더라. 차라리 베트남으로 보내줄 걸 그랬네.”

내 말에 송이는 차에 반쯤 누웠던 자세를 바로 하며, 신우를 바라보았다.

“그랬어? 평소에 좀 그렇게 표현을 하지. 아닌 척 숨기기는.”

“아니야! 아니. 형님! 제가 죽어가기는 뭘 죽어가요? 그냥 잘 하고 오겠거니 생각하면서 의젓하게! 의연하게 지냈죠!”

신우의 그 말에 자동차를 영화감상 모드로 변환하고, 신우의 안절부절 스페셜 모음집을 틀어주었다.

내가 송이! 버섯 좀 먹으라고 하니, 화들짝 놀라서 현관으로 달려갔다가 실망하며 돌아오는 모습.

송이 방에서 몰래 울다가 나한테 들켜서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

신우의 벌어진 입에 내 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오는데도 아무것도 모르고 TV에서 나오는 송이의 모습만 하염없이 보고 있는 신우의 모습까지.

애절해 보이는 그 모습에 송이가 아주 만족을 하였다.

“좋았어! 결혼식 식전에 틀어주는 영상은 이거로 정했다!”

“야! 안 돼!!”

“돼!”

‘미안하다 신우야. 이미 전문 업체에 맡겨서 최고의 영상미를 뽑아내기로 했다.’

역시 놀리는 재미가 있는 예비 부부였다.

“형님. 도와주십시오!”

“그래! 나만 믿어라! 내가 최고의 두뇌들을 모아 지상 최고의 프로포즈를 너에게 선물해 주마!”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신우는 나에게 찾아와 간곡한 부탁을 해왔다.

아직 프로포즈를 하지 못했는데, 도움 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송이가 첫 번째 여자 친구 이다보니, 이런 쪽의 경험도 전혀 없어 아예 무지하다고 했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다보니, 결국에는 나한테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다.

- 지상 최고의 프로포즈 대작전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현 지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두뇌들이 모인 우리 연구소에서 마라톤 회의 끝에 작전 계획이 수립되었다.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들 자신들의 주장이 맞다는 고집들을 부려, 의견들 간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자고로 프로로즈란 규모가 커야 합니다! 광화문 광장에 힐링 그룹과 스카이 호텔의 전 사원들을 모아놓고 프로포즈 송을 부르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3000캐럿짜리 다이아 반지를 딱! 캬아~ 이건 안 넘어올 수가 없죠!

“헛소리 하네. 이 누나가 제대로 된 프로포즈라는 것을 알려주마! 자고로 여자란 분위기! 분위기란 말이지! 광장을 장미꽃으로 가득 채워 넣고! 그 사이에 난 길 사이로 백마를 탄 왕자님이 다가오는 거지.. 그리고 말에서 내려서 나에게 다가와.. 키스를.. 꺄악!!!”

[올! 올올! 올! - 다들 미쳤어.. 인간들의 프로포즈는 미친 것 같아..]

다들 정신들이 제대로 박혀있지 않았다.

“야. 헛소리들 그만 하고, 현실적인 걸 해야지. 직원들은 무슨 명분으로 모이게 할 건데? 계약서에 그룹 오너 동생이 결혼할 때 동원해도 된다고 써져있냐? 이거 완전히 쌍팔년도 사고방식이네! 그리고 삼천 캐럿짜리 다이아를 손에 걸수나 있겠냐? 제정신이야? 민이 너는 백마? 배액~마? 타고 가다가 똥이나 안 싸면 다행이겠다! 이것들이 내 동생 결혼식 파토 내려고 용쓰는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을 믿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다니...”

그렇다 지능이 아무리 높아도 연예 세포들이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과의 회의는 답답함만 치밀어 올랐다.

- 그러는 지도 생각이 안 나니까 우리를 붙들고 있으면서.

“그러니깐”

“뭐라고? 둘이 뭐라고 했니?”

- 아임다! 주파수가 혼선이 되었는지 라디오 채널이 잡협슴다!

“여보세요? 어! 엄마! 어어! 그러니깐!”

연기라도 어색하지 않아야 속아주지 이건 발 연기보다도 더 어색한 개발 연기였다.

[올! 올올! 올! - 주인님! 제가 개 같은 프로포즈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어? 그래? 개 같은 프로포즈?”

뭔가 어감이 굉장히 어색하지만, 이중에서는 그나마 사람 같은.. 아니 개 같은? 아무튼 가장 유능하니 믿어볼만 하다.

[올! 올올올! 올!! - 첫 번째로는.....]

쫄랑이가 발표를 시작하였을 때만 하더라도 모두들 팔짱을 끼고, 한 번 말이나 들어보자는 심정이었다.

쫄랑이의 홀로그램 화면을 보던 아담이와 민이는 쫄랑이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대었다.

“브라보!!”

- 와우! 이게 바로 개다! 이게 바로 개야! 제가 바로 쫄랑이의 형입니다!! 저기 있는 개 새끼가! 바로 내 새끼입니다!

한껏 꼬리를 치켜세운 쫄랑이가 거만한 자세로 걸어가 자신의 자리에 앉자, 나는 벌떡 일어나 쫄랑이에게 다가갔다.

“이제부터 쫄랑이가 이 프로젝트 담당자이다. 모두들 쫄랑이의 지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행하도록!”

- 라져!! “예압!”

나는 아주 흡족한 모습으로 쫄랑이에게 내 체크카드를 맡겼다.

“쫄랑 주임! 이번 건이 잘 마무리되면 바로 책임 연구원이다! 알겠나?”

[오올!!! - 오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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