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7화 (157/170)

선진국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내 아들의 영혼은 제 영혼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악귀가 될 운명을 타고 났나봅니다. 세상에 어느 아버지가 자식의 영혼을 먹어 치우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제가 천하의 죄인입니다. 저를 지옥으로 보내주세요. 제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기구한 인생에 눈물을 흘렸다.

송준오씨의 영혼이 탁했던 것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인간을 살해했기 때문이다.

영혼은 시스템의 인도를 받아 어린 생명에 깃든다.

그리고 그 생명이 태어난 곳의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다른 나라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 부모와 아이는 다른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즉, 시스템은 속지주의이다.

[속지주의(屬地主義) - 법의 적용 범위 중 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입장]

베트남인들을 살해한 것은 살인 자체에 대한 자신의 영혼에 대한 악영향만 받지만,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을 살해하면 시스템 자체에서 악인으로 점찍는다.

자신이 살아오며 선한 영향력을 많이 행사했다면 한 건의 살인으로는 영혼이 혼탁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너무나 큰 제재에 탁해진다.

그만큼 시스템에서는 인간의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악마 같은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시스템 입장에서는 카르마 수급 장치일 뿐이다.

그러니 이렇게 선량하신 분의 영혼이 저리도 탁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저 분은 일반적인 악귀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저대로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지속한다면 악귀 상태에서 벗어날 것 같았다.

그리고 전혀 다른 영혼들이 합쳐져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부자지간의 영혼이 섞이다보니 오히려 강인한 영혼이 되어 버렸다.

나는 처음으로 저승의 일에 반대를 하고자 한다.

“원래는 송준오님의 영혼을 지옥으로 보내고자 찾아왔었습니다.”

“제발.. 저를 지옥으로 보내주세요..”

너무나 큰 죄책감에 지금 이곳이 저분에게는 지옥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지옥은 저분이 생각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 지옥의 편린인 [지옥의 문]을 보기만 해도 그 공포감은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이다.

그러니 저리 선량하신분이 갈 곳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곳에서 계속 지내시며 회개를 하십시오. 후회하고, 반성하며 회개를 하다보면 준오씨의 영혼이 다시 맑아질 것입니다. 그러면 죽음의 순간에 다시 준오씨와 아드님의 영혼이 분리가 될 것이고, 그 방법만이 유일하게 아드님의 영혼을 구원하는 방법입니다.”

“아... 방법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최선을 다해서 살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살겠습니다.”

나는 그의 거친 손을 잡아주며 말을 이어갔다.

“우선은 한국으로 돌아가세요. 가서 그 몸의 어머니이자, 준오씨의 부인을 만나서 잠시 지내다 돌아오세요. 그 사이에 준오씨가 지낼 곳을 만들어 놓겠습니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게 준비를 하겠습니다. 갔다가 오시면 한 시도 쉴 시간 없이 움직여야 하니, 마지막 휴가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내 말에 그는 굵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하아... 내 아내.. 그녀가 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어요..”

비록 남편으로서 그녀의 앞에 설 수는 없겠지만, 한 번만이라도 그녀를 다시 보고 싶었다.

그 고았던 손과 얼굴이 너무나 그리웠다.

나는 그의 마지막 휴가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 마을에 학교와 병원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의료 봉사를 다니는 [힐링 트럭]을 한 대 이곳으로 보내놓았다.

국경없는 의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하여서 의료진 몇 분도 조만간에 도착을 할 것이다.

그러면 이 베트남의 시골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송준오님은 이곳에서 평생 봉사활동을 하셔야만 한다.

그 자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시스템이 정한 규칙에 따라 악귀가 되어버린 그가 원래의 영혼으로 되돌아갈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운님. 너무나도 고생하셨소이다. 우리 저승을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오.]

너무나 긴 시간이 흘러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연구소에 도착을 하니, 염라대왕님의 초상화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오셨다.

“대왕님. 제가 저승으로부터 받은 것에 비하면 너무나 약소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송준오님의 경우는 제 독단으로 처리를 하였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하하하하! 아주 명쾌한 판결이었소! 나도 감탄 할 만큼 완벽하게 판결을 하였는데, 무엇이 죄송하다는 말인게요?]

“시스템에서 정한 규칙을 제가 어기게 된 건데, 그게 잘못이 아니라고 하시면..”

[그게 무슨 말이요? 시스템이야 그저 이 세상의 근간일 뿐이요. 그게 완벽했다면 나와 같은 저승의 시왕들이 필요가 있겠소? 그저 시스템에 따라 모든 것이 돌아가면 되는 문제인데, 저승과 지옥, 나와 같은 시왕이 있는 것은 그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라오.]

생각해보니 이 복잡한 세상을 유지하는 시스템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칙들이 너무 크고, 세세하지 않았다.

그냥 뼈대만 세워져 있는 건물과도 같았다.

“그렇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저 때문에 저승에도 피해가 갈까봐 걱정을 했거든요.”

- 이제 보니 시왕으로서도 자질이 보이는군요. 천상의 신이 되실 분만 아니라면 제 후계자로 삼고 싶어지는데, 차기 후계 후보인 김시덕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 게.. 영.. 에잉.

염라대왕님한테도 내가 엄친아인가보다.

괜히 월직 차사님에게 미안해져 왔다.

- 아무튼 이번에 너무나 고생하셨으니 그 보답으로 약속드린 카르마를 드리도록 하겠소이다. 그 양이 엄청나니 많은 도움이 될 것이오.

나는 그 말에 미리 생각했던 바를 말씀드렸다.

“그보다는 그 카르마를 이용해서 제가 지옥의 문으로 보내버린 영혼들 중에서 반성하는 영혼들을 구제하는 용도로 사용해 주시면 안 될까요?”

- 허어... 어찌 이리도 마음이 넓으실 수가.. 그렇다면 아직은 그쪽 시스템에서 남은 영혼들이 전부 수거가 되지 않았으니, 힐링 그룹이 진출하고 나서 모든 영혼들이 수거가 되면 그 카르마를 이용해 천운님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소. 그래도 많은 양이 남을 것이니 그건 거절치 말아주시오.

당연히 나도 고생한 값은 받아야 한다.

“네. 무리한 부탁이었지만,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세상에 천운님 같은 분만 있다면 내가 할 일이 없을 것인데, 너무나 안타깝소이다. 하아.. 이쪽은 괜찮지만, 저 위의 땅은 어찌해야할지..

“네? 위의 땅이요? 그게 어디인가요?”

- 저기 북쪽 땅 말이외다. 갈수록 인간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고, 선한 카르마보다는 악한 카르마들이 쌓여가고 있다오. 그나마 천운님 덕에 선한 카르마가 많이 늘어서 괜찮지만, 저 북쪽의 땅이 내 골칫거리라오.

이 문제는 뭐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북한은 그쪽 기득권 몇 명을 갈아치우는 방식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

국제적인 북한의 위치.

이미 시대에 너무나 뒤처진 낡은 정치 체제.

먹고 살기도 벅찬 경제력.

총체적인 난국이다.

경제적인 부분이야 우리 힐링 그룹이 어찌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정치체계가 너무나 낡아있는데, 그게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넘어갈 수 있을까?

냉정하게 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기득권들의 배만 열심히 채워줄 것이다.

그들은 아귀와도 같아서 끊임없이 먹어 치운다.

결국은 모든 것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방법이 없다.

“그렇군요. 기운 내십시요!”

- 허어.. 방법이 없나.. 누군가가 도와주면 될 것도 같은데..

“그러게요. 얼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해결해 주면 좋겠네요.”

- 크흠.. 이리 눈치가 없어서야..

내가 눈치가 없는 게 아니다.

너무 눈치가 빨라서 그러는 거다.

카르마가 많으면 좋다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실상 지금 나에게 바로 도움이 되는 건 없다.

사후에나 필요한 카르마 때문에 그 고생을 자처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글과 학문으로만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이라고 배웠다.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 하는 곳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와 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옆 나라인 일본이나 중국이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 북한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내 인식에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이다.

분명히 우리 위쪽에 있는 존재이지만, 갈 수도 없고 교류도 없으니 환상의 존재와도 같다.

그런데 시스템 상으로는 아닌가 보다.

그쪽도 같은 시스템을 공유하고, 같은 저승으로 모이게 되니, 당연히 염라대왕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 쪽을 잘못 건드렸다가 전쟁이라도 나면, 무고한 청년들의 목숨들이 날아가는 것인데, 어찌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실수로라도 기득권 몇의 목숨을 날린다면, 내가 시스템의 제약으로 내가 악귀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이건 제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 허어.. 미안하오. 내가 너무 천운님에게만 의지를 한 것 같구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니,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지.. 그 시간동안 고통 받을 인간들이 안타까울 뿐이네.

그렇게 염라대왕님과의 대화는 끝이 났다.

그런데 그 마지막 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아담아. 그 예전에 만들어두었던 프로젝트 중에 ‘북녘의 봄’ 있지? 그거 자료 좀 줘볼래?”

- 그 한창 천운님 중 2병 걸렸을 때 만든 거 말입니까?

“내가 무슨 중 2병이야?”

- 그때 ‘세계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북한에 민주주의를 배달해주겠어!’ 이러면서 만들었잖습니까!

그랬나?

능력이 오르며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과 되지도 않는 정의감에 불타오를 때 그러기는 했었다.

그런데 더욱 성장을 하고 보니, 다 철없는 소리였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지도 모르는 민주주의를 배달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일까?

물론 그들의 제도보다는 훨씬 진보한 체제인 것은 맞다.

그러나 모든 정치 체계는 시간이 흐르면 기득권이 생겨나고, 그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사회적인 병폐들을 만들어낸다.

결국에는 어떤 체제이든지 간에 완벽한 건 없다.

그 체제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그 체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들뿐이다.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일어서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데, 가만 보면 북한 주민들은 그럴 의지도, 힘도 없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면 그럴 힘도 없어진 것일 수도.

사람은 먹고 사는 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이후를 바라보지 못한다.

지금 북한의 주민들이 그런 상황이다.

‘아주 조금 도와줘보고, 북한 주민들의 의지를 시험해볼까?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좋은 것이라고 들이 밀어 봐도 욕만 먹을 건데, 고생만하고 욕 먹는 건 사양이다.’

“아담아. 이거 프로젝트 1단계만 진행시켜.”

- 네. 보스. 확실히 처리 하겠습니다.

“.... 뭐 하냐?”

- 범죄조직 보스의 충실한 오른팔 역할입니다.

“...... 그래. 너는 이제부터 중간보스인 외팔이다.”

- 네. 보스. 응? 그런데 왜 외팔이인가요?

“이제부터 네가 외팔이가 될 거거든. 왼팔이 편하니? 아니면 오른팔이 더 편하니?”

- 어.. 저는 양손잡이라서..

“그럼 아무거나 상관없네.”

- 으악!! 쫄랑아 도와줘!!

[올! 올올! 올! - 주인님의 오른팔이 될 기회다! 받아라! 맹견룬룬권!]

두 발로 일어서 무릎을 두 번 올려 차고, 앞발을 번갈아가며 정권을 지른 다음, 그림 같은 뒤돌려 차기가 아담이의 턱에 제대로 들어갔다.

- 으악! 네놈이 감히.. 아타...

“그 이름은 안 돼! 저작권에 문제가 생긴다고!!”

- 오! 너의 맹견룬룬권은 잘 보았다. 그런데 너는 아타오가 아니라 스미슈의 스킬을 써야하는 거 아니냐?

술 한 잔 하고 취권이라도 날리고 싶어졌다.

“그만해! 미친놈들아!!”

“사부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아니야. 민이 네가 수고가 많았지. 회사는 별일 없었고?”

“네. 지시하신 사항들은 전부 이행하였습니다. 스마트 식물 공장 부지 선정도 전부 완료되었고, 공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판로를 책임질 법인도 설립이 완료되었고, CEO 후보 명단도 사부님 인트라넷에 올려드렸습니다. 사부님이 승인만 해주신다면 바로 업무 시작이 가능합니다.”

“그래? 고생 많았다. 나보다 민이 네가 훨씬 낫네.”

실제로 민이가 나보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나은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자주 애용해야겠다.

이런 내 생각도 모른 채로 나에게 칭찬을 받아서인지 희희낙락하는 민이가 눈앞에서 웃고만 있었다.

“아! 그런데 사부님이 보내주신 그 열충? 그 벌레 실험결과가 엄청납니다.”

월직 차사님의 몸에서 도망치던 열충들을 잡아 민이에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그 실험 결과가 놀라웠다.

“이거 진짜냐?”

“네. 저도 확인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어떤 매커니즘으로 이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완벽한 에너지원입니다.”

먹을 것도 필요하지 않고, 어떤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

번식을 하는 방법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숫자가 늘어났다.

그리고 온몸에서 뿜어내는 그 엄청난 고열.

그 고열을 이용한다면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서 발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 낼 수가 있다.

이거라면 에너지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이 가능하다.

“이거 어떤 방식으로 번식이 가능한지만 확인해봐. 그것만 알아내면 되겠다.”

“네. 그리고 니그룸 푸미 재질이 아니면 다 녹여버립니다. 니그룸 푸미보다 열 내성이 더 좋아도 다 녹입니다. 이건 물리 법칙에 위배되는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니그룸 푸미. 즉 미스릴만이 이 벌레들을 가두어둘 수 있었다.

처음 발견하였을 때, 나노입자로 만든 미스릴 상자로 열충들을 가둬두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아니었다면 모든 것을 녹이고 도망쳤을 것 같다.

“아무튼 그거 관리 잘 하고, 절대 도망가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알겠지?”

“넵! 이거 풀려나면 어떤 재앙이 닥칠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니그룸 푸미로 도배된 실험실에서만 실험하겠습니다.”

“그래. 믿는다.”

이것만 성공을 한다면, 식량과 원자재, 에너지까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완벽하게 갖춘 나라가 될 것이다.

이 땅이, 나의 조국이 진정한 강대국이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강한 강대국.

경제력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나라.

그러나 주변국들의 기세에 눌려 정작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가 선진국임을 느끼지 못하며 살아간다.

이제 이 에너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강한 힘을 자랑해도 될 것 같다.

현재 글로벌 파이어 파워에서 매년 발표하는 각 국가의 군사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국가가 아닌 유일한 대상이 하나 끼어들어 있었다.

힐링 그룹이라는 항목이 갑자기 등장하며, 그 순위는 무려 7위.

한국과 힐링 그룹을 합친 군사력 순위는 미국에 이어 2위.

2위인 러시아와 3위인 중국을 넘어서는 그 엄청난 순위에 다들 의문을 표했지만, 각국의 정부는 그게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었다.

강대국에 비견될 만큼 강한 군사력을 인정받았지만, 그건 내가 보여준 일부일 뿐이다.

지금도 동해의 니그룸 푸미 공장의 지하에서는 열심히 안드로이드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필요한 일들이 없기를 바라지만, 사용해야할 상황이 된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다짐을 지켜야 할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구미호의 사악한 주술로 만들어낸 태풍을 염라대왕님과 용왕님의 힘으로 튕겨내었고, 그 여파로 일본의 북쪽 지방인 도호쿠와 홋카이도 지방은 초토화가 되어 버렸다.

아직까지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복구 작업을 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은 급격히 우경화가 일어났다.

원래부터도 우경화가 심각한 정치 상황이 너무나 힘든 일본 국내 사정으로 인하여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세계 2차 전쟁의 전범들의 후예들이 대거 일본 정치권에 진출하며, 혼란스러운 일본내 정치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외부의 적은 어리석게도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었다.

사실 그들의 선택은 그들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러시아와 중국을 건드리기에는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고, 전문가들이 아무리 우리 힐링 그룹의 힘을 이야기 하더라도 와 닿지가 않았다.

그들에게 우리 대한민국은 언제까지나 2등 국민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천운님. 독도 인근에서 일본의 잠수함들과 자위대 소속 군함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군사 훈련을 진행할 예정인 것 같고, 그 훈련 기간에 일본 순시선이 독도 인근을 지나가며 도발을 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까치가 경고를 해왔다.

“관련 자료들 합참의장님께 공유하고, 어떻게 하실지 들어보도록. 정보는 계속 수집하면서 대한민국 국방부의 결정을 기다린다. 유사시에는 우리가 나서야 할 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나는 아담이와 쫄랑이에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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