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천운님. 지시하신 국내 마약 유통 조직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베트남에서 까치에게 지시한 보고서가 이제야 완성이 되었다.
“많이 늦었네?”
[정치인들의 개인 신상정보 사찰은 금지하셔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현직 정치인들의 자녀들이 많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응? 그래? 하기야 마약을 구매하는 자들이 돈하고 백이 있어야 구매를 하겠지.”
[아닙니다. 현재 클럽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가 가능하고, 현직 정치인들의 자녀들은 유통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어? 유통?”
[그렇습니다. 보통은 전문 밀수꾼들이 마약을 들여오거나 국내를 경유하여 다른 나라들로 유통을 시키는데, 현직 정치인들과 재벌들의 자녀들이 해외 유학중에 투입하였던 마약들을 자신들이 사용하기 위해서 조직적으로 들여오고 있고, 급속도로 국내에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걸 경찰들이 몰랐어?”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방치하거나 오히려 죄를 덮어주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했다.
일부 불량 청소년들이나 클럽에서 여자들을 노리는 남자들이 주로 마약을 구매할 줄 알았는데,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그게 아니었다.
클럽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쉽게 신종 마약들을 투약 받을 수 있었다.
투약 받는 당사자들은 기존의 필로폰이나 코카인등의 고전적인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과 임시마약류가 포함된 신종 마약을 하면서 그 경각심이 훨씬 덜하여 별 거부감 없이 마약을 접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 마약을 하는 것이 ‘힙’ 하다는 잘못 된 인식까지도 퍼지고 있었다.
“흐음... 그럼 그쪽을 건드려야한다는 건데.. 정치인들을 건드리는 건 꺼림칙하단 말이야.”
한참을 고민하다 공권력을 믿기로 하였다.
별로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자료는 정의남 형사님하고 강직 일보에 전달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범죄 조직들이 우리나라에 마약을 보내오는 나라들에게도 관련된 자료 전달해. 우리나라에 그쪽에서 보내온 마약 발견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우리나라에서야 시스템의 많은 제약들이 있지만, 타국은 그런 제약이 거의 없다.
그리고 나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 힘을 사용할 의지도 있다.
그러니 그 힘을 이용해서 협박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달랐다.
가끔은 민주주의가 너무나 답답하고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독재자들의 말로를 기억하며 내 마음을 다잡는다.
[정의남 형사님이 직위 해제 되었습니다.]
“응? 왜?”
[아무래도 정치인들의 자녀들을 조사하고, 체포하다보니 압력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강직일보에서 보도한 마약 관련한 내용은 놀랍도록 한국 사회에 별다른 관심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 시기에 연이어 터진 연예계의 스캔들 때문이다.
역시나 사람은 사회에 중요한 문제보다도 자신의 관심을 끄는 주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국민들의 관심을 돌려놓고, 자신들을 옥죄어 오는 정의남 형사님을 쳐낸 것이다.
경찰 내부에 존재하는 개혁파들도 정치인들의 온갖 압력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도 딱히 이 문제에 대한 대응책은 없다.
내가 아무리 이런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알린다고 해도, 어차피 그 정치인들은 다시 국민들이 뽑아 줄 것이다.
몇 번 강직일보에 제보를 해서 국회의원의 비리에 대해 방송으로 터트렸지만, 그 사람이 또 다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을 보고 포기를 하였다.
‘그냥 마약에 중독되어서 죽던 말든, 삶이 피폐해지던 말든 자신의 선택이니 그냥 포기 할까?’
심지어는 그런 생각까지도 들게 되었다.
그런 시기에 60대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었다.
까치가 마약 사태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에 발생한 피해자의 자료였다.
뉴스에서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한 꼭지 정도만 언급하고 지나갔는데, 까치는 그 사연을 꼼꼼하게 정리해서 나에게 보고 하였다.
아무래도 내가 혼란스러워하고, 이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자 충격요법을 준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나에게 아주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이 가해자는 집행유예가 나왔다고?”
[네. 1심 재판 결과 집행유예입니다.]
“..... 썩었구나... 너무나도 많이 썩었어..”
정치권도 썩었고, 검찰도 썩었고, 법원도 썩었다.
“형사님. 마음고생 많으셨죠?”
“아닙니다. 그저 제가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쫓겨나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정의남 형사님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범죄자들을 붙잡고, 법의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던 남자는 어느새 썩어빠진 기득권의 횡포에 너무나도 많은 마음고생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동안은 경찰과 너무 가깝게 지내면 문제가 될까싶어 서로 연락도, 만남도 피해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같이 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런 말 드리면 기분 나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형사님이 경찰에서 짤린 것이 더 좋네요.”
“네?”
나의 황당한 말에 정의남 형사님은 의아한 얼굴로 나에게 의문을 표했다.
“제가 조직을 하나 만들 겁니다. 법을 주무르고, 마음대로 피해가는 범죄자들을 파헤치고, 고발하고, 귀찮게 할 조직입니다.”
내 말에 호기심을 들어내는 형사님이었다.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범죄 증거들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러면 형사님께서 그 범죄자들을 검찰에 고발해 주십시오. 검찰에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를 하지 않는 검사의 비리를 파헤쳐 주겠습니다. 그러면 그 검사도 같이 고발해 주십시오.”
나의 말이 이어질수록 형사님의 두 눈에서 빛이 나오고 있었다.
“만약 법원에서 이상한 판결이 나오면, 그 판사의 뒤를 파보겠습니다. 그 판사의 비리가 발견되면 그 판사도 고발해 주십시오.”
어느새 정의남 형사님의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대한미국의 모든 검찰과 판사, 재벌들, 정치인들까지 모조리 고발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진행해 주세요.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저게 현재 대한민국의 법 제도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완벽한 나라는 없다.
완벽한 사회 시스템도 없다.
그러나 완벽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미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뽑은 국민의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린 경험이 있다.
내 기준에서는 너무나 답답하지만, 그래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국민들 스스로만이 국민들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
남의 손을 빌려주는 것은 여기까지이다.
수많은 기득권들이 고발되고, 풀려나고, 다시 고발되어 풀려나는 것을 국민들 스스로가 지켜보고 판단하면 된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건 국민들 스스로가 선택한 일이니 각자의 삶을 알아서 살아야만 한다.
부당함에 소리치고, 국민들 다수에게 호소해야 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스스로가 관심 없을 때는 기분대로 행동을 하고, 정작 자신이 필요할 때만 도움과 관심을 바라는 행동은 염치없는 짓이다.
좋아하는 스포츠 팀을 응원할 때, 성적이 안 좋다고 응원하는 팀을 버리지는 않는다.
감독만 교체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수급하기를 원하지 결코 응원하는 팀을 떠나는 팬은 많지 않다.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지금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행동도 이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데도, 스포츠 팀을 응원하듯이 행동을 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위해 온라인에서 피의 쉴드를 쳐주고, 상대팀을 온갖 방법으로 비난한다.
온갖 범죄를 저지르다 들켰는데도 뻔뻔하게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선거철에는 무릎 꿇고 석고대죄를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민원인들을 만나주지도 않는 정치인인데도 국민들 스스로 자발적 노예가 되어 충성을 다한다.
자신을 위한 정책 비용을 전액 삭감을 하는데도.
솔직히 나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돈과 권력이 있기에 살아가는데 불편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저 그런 국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정의남 형사님에게 같이 할 사람들을 먼저 구하게 하였다.
그리고 힐링 그룹 본사 건물 안에 사무실을 마련해 주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가 그들을 지켜준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정의남 형사님에게만 [까치]의 접속 권한을 드렸다.
그리고 [까치]에게 걸어놓았던 모든 제약들을 풀어버렸다.
이제 [까치]는 국내의 정치인들의 정보까지도 수집하고 분석을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정의남 형사님에게 제공된다.
이제부터 정의남 형사님은 정의남 팀장님이 되었다.
힐링 그룹 사회정의 실천팀.
그 부서의 첫 번째 사건은 [마약 알몸 교통사고]가 되었다.
그 사고를 낸 20대 청년과 그의 아버지인 현직 국회의원의 온갖 비리를 전부 별건으로 고발을 하였다.
그 중, 국회의원의 범죄 건수는 총 512건으로, 조사를 한 정의남 팀장님이 경악을 할 정도의 범죄 건수였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심지어 그 중에서는 딸아이 정도 나이의 대학생을 강간한 사건까지도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대학생이 아들의 여자 친구였다는 것이다.
원래도 망나니 기질이 있던 그의 아들이 그 이후부터 더욱 막 나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그 자료는 잘 정리되어 검찰의 자료실에 있었다.
일명 검찰의 캐비넷.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고, 보험용으로 들어놓은 자료들이다.
나는 아담이를 시켜 그 캐비넷에 있는 자료들을 전부 훔쳐왔다.
대놓고 전부 훔쳐왔지만, 검찰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자신들 스스로도 밝힐 수 없는 치부였기 때문이다.
정의남 팀장님은 검찰의 캐비넷에 이 사건 자료가 있었다는 것까지 모조리 폭로하였다.
검찰에서 만든 공식 문서임을 다양한 증거들로 입증을 하며 검찰을 고발 하였고, 대한민국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정의남 팀장님의 폭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 명씩, 범죄자들을 검찰에 고발을 하였다.
완벽한 증거들과 함께.
쌓여만 가는 고발들에 검찰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연일 회의를 하였고, 그 회의 내용까지도 정의남 팀장님은 모두 공개를 해버렸다.
그러자 검찰 내부에 소수로 존재하던 저승재단 장학생을 중심으로 뭉쳐있던 개혁파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 시작했다.
고발 건이 들어왔는데, 사건 배당도 하지 않은 지도부를 맹렬히 비난하며, 그들 스스로 사건을 나눠 맡았다.
대한민국의 썩은 물 빼내기가 시작되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바뀌지 않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끝이 났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국민들은 때때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옳은 방향으로 서서히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우선은 정치권이 깨끗해져야 그 중에서 괜찮은 사람이라도 뽑는 것이지, 지금은 덜 더러운 사람을 뽑는 수준이라 당연히 선택하는 사람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일은 괜찮은 후보들이 나설 수 있게 물갈이를 해주는 것 뿐이다.
“회장님. 회사 로비에 회장님을 찾아오신 분이 있습니다.”
생각에 빠져있던 나를 비서실장님이 깨워주셨다.
“응? 누구신데요?”
“크리스 햄스워드입니다.”
“누구요?”
“그 영화에서 번개의 신으로 나온 크리스 햄스워드입니다.”
영화배우가 왜 나를 찾아온 거지?
“용건은요?”
“아... 그게.. 자신이 토르라고 말하면 알 것이라고 하시는데..”
“영화에서 토르 역할로 나온 건 알고 있는데, 그걸 왜 저한테..”
내 말에 비서실장님은 난감해 하시며 말을 이으셨다.
“경비원분들이 내보내려고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회장님께 자신이 토르이고, 로키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고 전해달라고 하셔서요.”
그 말에 살짝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우선은 올려 보내라고 하였다.
‘설마.. 에이.. 아무리 그래도 토르가 토르를?’
“안녕하신가? 내가 천둥과 번개, 폭풍, 인류의 수호자인 토르일세.”
걸어 들어오는 그의 영혼은 거대하였고, 수많은 벼락들을 두르고 있었다.
“아.. 그러시군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나는 토르에게 쇼파에 앉도록 권하였다.
“흠...”
“크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그 거대한 영혼의 크기에 서로가 압도되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딸깍]
“회장님. 음료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아. 저는 커피로 주시고, 그쪽은?”
설마 신들의 음료나 맥주 이런 것을 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콜라 있으신가요?”
“네.”
“얼음 동동 띄워서 부탁드립니다. 혹시 핫도그나 그런 게 있으시면...”
“... 사오겠습니다.”
염치없이 말을 하는 토르를 향해 말을 하였다.
“로키 때문에 오셨다고요?”
“아! 그렇소! 내가 아스가르드 대표로 천운 회장님을 만나러 왔소. 그리고 그... 개인적인 용건도 있고.”
당당히 말하다 조금 부끄러워하는 듯이 말을 하는 토르를 지긋이 바라보자 마지못해 말을 꺼냈다.
“그.. 예리 엔터테인먼트랑 계약을 하면 서로가 좋지 않을까 싶은데.. 내 소속사와의 계약이 이제 끝이 나서.. 하..하.. 하.”
‘뭐야? 취업 청탁하러 온 거야?’
“제가 예리 엔터테인먼트 이사이기는 하지만, 명예직일 뿐입니다.”
“그래도 말이라도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다오. 그 찍던 영화 시리즈도 이제 끝이 나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내가 실직을 한다면 아스가르드에서 필요한 카르마를 수급하기가 정말 힘이 드오. 제발 도와주시오.”
소년 가장이었던 거냐?
“.... 우선 공적인 일부터 처리하고 이야기 하시죠.”
내 말에 언제 비굴한 표정을 했냐는 듯이 쇼파에 등을 기대었고, 쇼파의 등받이에 양팔을 걸쳐놓았다.
그리고 오른쪽 발을 왼쪽 발 위에 얹어 꼬았다.
한 마디로 거만한 자세를 취한 것이다.
“들어서 알겠지만, 로키를 소멸시켜준다면 로키를 봉인하는 데 들어가던 카르마의 일부를 이 땅의 시스템에 주기로 하였소. 그 양이 상당하지.”
왜 저렇게 거만하게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커험. 그 엄청난 카르마가 가지고 싶다면 나를 따라 로키가 봉인된 곳으로 같이 갑시다. 가서 후딱 처리하고 돌아오면 그 막대한 양의 카르마는 이 땅에 전달될 것이오.”
[딸깍]
“회장님. 커피와 콜라, 핫도그 가지고 왔습니다.”
비서실장님이 음료와 핫도그를 가지고 들어오자 토르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콜라와 핫도그를 받아들었다.
“고맙소. 그런데 내가 말한 핫도그는 이런 게 아닌데?”
토르가 말한 빵 사이에 소시지를 낀 핫도그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파는 나무젓가락을 끼워서 만든 핫도그이다.
“체다 치즈 핫도그입니다. 요즘 가장 핫한 거죠.”
“......”
“고마워요. 그만 나가보세요.”
내가 비서실장님을 밖으로 내보내드렸다.
그 사이에 한 입 베어 물은 토르는 길게 늘어나는 치즈를 쭈욱 잡아당기며 치즈의 풍미를 즐겼고, 곧이어 길게 늘어진 치즈를 입안으로 황급히 집어넣고 있었다.
“말씀 못 들었습니까? 로키를 데리고 오면 소멸 시켜드린다고 했잖습니까. 그런데 저보고 같이 가자니요? .... 제 말 듣고 있습니까?”
“듣고 이쏘. 이거.. 하아.. 우왜 이리 쩝쩝.. 마 나는 거요?”
“다 먹고 이야기 합시다.”
순식간에 핫도그 하나를 먹어치우고는 콜라까지 원샷을 한 토르는 트림을 하며, 나에게 말을 하였다.
“엄청 맛있네. 아! 아무튼 같이 가줬으면 하오. 우리가 그 많은 카르마를 주는 대신, 천운 회장이 같이 가서 로키를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소.”
봉인된 로키를 데리고 오면 되는 문제를 왜 자꾸 같이 가자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유를 설명해 보시죠. 들어보고 제가 납득을 한다면 같이 가겠습니다.”
그 말에 나무젓가락을 빨아먹고 있던 토르가 아쉬워하며 말을 하였다.
“거기까지 갈 잠수함을 팔아버려서 새로 만들 돈이 없소.”
“.....”
“아니! 세상이 변해서 인간들이 우리에게 공물도 바치지 않고! 카르마를 벌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봉인을 한 것들에게 들어가는 카르마는 어마어마하지! 우리가 방법이 있겠소? 진즉에 팔아버렸지.”
도대체 아스가르드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된 거지?
“도대체 어디다가 파신 겁니까? 제가 다시 사드려요?”
그 말에 잠깐 기대를 하는 눈빛을 하다 이내 포기하고 말을 하였다.
“아주 예전이오. 그 히틀러라는 인간한테 팔았지.”
전범이네.
이거 도와줘야할 신들이 아니라 모조리 잡아다가 감옥에 처넣을 신들이었다.
내 눈빛을 본 토르는 황급히 변명을 하였다.
“그때는 그런 놈이지 몰랐지! 누가 나쁜 놈인지 알았나? 인간들이야 항상 싸우는 놈들이고! 죽으면 발할라에서 오딘과 같이 훈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때 돈이 너무 없어서.... 그... 미안하오..”
황급히 변명을 해보지만, 내 눈빛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본 토르는 사과를 해왔다.
이미 지난일이고,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가 온 것이 아니니 우선은 넘어간다.
“그래서 그 로키가 깊은 바다 속에 있다는 겁니까? 거기 가서 소멸시키면 되는 건가요?”
내 말을 들은 토르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그렇지! 거기 해저화산 밑에 오딘이 가둬놨지. 그가 눈알을 대가로 바치고 얻은 룬 마법으로.”
신이 나서 말을 하는 토르에게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싫습니다. 알아서 데리고 오세요.”
신나하던 토르가 내 단호한 대답에 인상을 구기기 시작하였다.
“잠수함은 빌려주겠습니다.”
“하아... 그.. 쩝.. 하아.. 알겠네. 역시나 협상은 나와 맞지 않아. 도대체 오딘은 어디로 사라져서 나를 힘들게 하는지..”
오딘이 어디론가 사라져서 혼자 소년 가장 역할을 하나보다.
불쌍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 땅을 오래 비워놓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없는 사이에 로키의 분신체들이 공격해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물론 저승사자들이 처리는 하겠지만,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나 사자들이 확인가능하다.
세계 평화는 저기 앞에서 코를 파고 있는 어드벤져스들이 지키라고 하고, 나는 우리 동네나 지켜야겠다.
“오! 왕건이다! 어.. 아무튼 예리 엔터테인먼트에 연결은 좀 시켜주게나. 이것도 안 된다고 하면 많이 실망할 거네.”
“그 더러운 것을 회의 테이블 밑에 붙이지 않는다면 고려해보죠.”
“어? 하하하. 이거 금방 떨어지네. 보게나. 이렇게 잘 떨어지지 않나?”
아무래도 회의 테이블을 교체하던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