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우리가 그런 사이야? (42/90)

2. 우리가 그런 사이야?

쉬지 않고 질주한 원정대는 저녁 무렵, 리이튼이라는 작은 영지에 도착했다.

이곳도 음식과 먹을 물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미도 성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원정대는 테릭이 구해온 빵과 치즈, 고기로 배불리 먹을 수 있었고 충분한 물도 섭취할 수 있었다.

“고생했네, 테릭 군.”

“이만하길 다행입니다.”

“계속 가봐야 알겠지만 내 예상으로는 하이폰 군이 카일록 성에서 방어 진지를 펼쳤을 것 같네.”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라도 있습니까?”

“카일록 성은 무패를 자랑하는 철옹성으로, 수도 방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네.”

“얼마나 대단하기에 무패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는 것입니까?”

“우리 왕국이 강성했던 80년 전의 일을 알고 있는가?”

“가리우스 후작님의 북서 정벌을 말하시는 겁니까?”

“그렇지. 그리고 애시빌 왕국이 하이폰을 침공했던 40년 전에도 전부 카일록 성에서 막혔네.”

“아!”

몽겔니오스 후작은 역사적 사실과 지리적 요인을 근거로 들며 카일록 성이 결전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테릭은 카일록 성이 50미터가 넘는 높은 성벽에 마법투석기까지 배치되어 있다는 말에 적잖이 놀랐다.

“우리가 카일록 성을 공략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군요.”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당도하는 것이 그나마 유리할 것 같네.”

“그건 상대의 준비 정도가 그만큼 떨어져서입니까?”

“그렇지. 그들도 국경수비군과 몽블랑 백작이 이끌었던 진압군의 잇따른 전멸로 병력 수급이 쉽지는 않을 거야.”

대부분의 왕국은 수도를 지키는 병력과 국경을 지키는 병력을 제외하면 극히 일부의 중앙군만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두 번의 전멸을 당한 하이폰 왕국은 중앙군의 괴멸로 수도 인근과 중부의 영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징발을 실시하고 있었다.

“여기서 카일록 성까지는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전원이 기병으로 이루어진 우리 원정대라면 일주일이면 당도할 수 있을 것이네.”

“저들은 우리가 기병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겠죠?”

“어디 그뿐이겠는가? 아마 지금도 우리가 쫄쫄 굶고 있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네.”

“그게 다 우리의 진격 속도를 떨어트리기 위해서 그랬을까요?”

“그러겠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역사상 최초로 등장하는 그랜드마스터를 상대하려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겠는가?”

“도대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남아 있는 소드마스터를 전부 불러들이는 건 당연할 것이고, 왕국 내의 모든 마법사도 불러 모을 것이네.”

“휴우~ 자칫하다가는 마법스크롤의 위력이 크게 반감되겠군요.”

어느덧 얘기가 길어지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카일록 성을 공략하는 작전회의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테릭은 카일록 성을 함락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역할이 막중해졌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에 얻은 각반과 건틀릿이 그 힘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무수한 마법사와 소드마스터의 견제를 뚫고 마법투석기를 모조리 박살내고 성문을 연다는 게 쉽지는 않을 듯했다.

“후작님,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

“저는 아무래도 카일록 성에 당도하기 전까지는 이계에 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식량과 식수를 비롯한 보급품 때문인가?”

“그것도 있지만 조금 더 강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계에서 며칠 더 묵는다고 강해질 여지가 있는가?”

“이번에 새롭게 얻은 마법무구만이라도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500레벨을 만들어서 광휘의 투구라도 착용하면 광휘의 불꽃이라는 준 궁극기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500레벨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았다.

하지만 어쨌든 1레벨이라도 더 올려서 생명력과 마나를 늘리고 스킬의 숙련도라도 올려야 했다.

“마법무구를 또 얻었는가?”

“네, 지금 차고 있는 벨트와 각반, 그리고 건틀릿이 새로 얻은 마법무구입니다.”

“어쩐지… 그런데 이미 얻었다면서 그게 무슨 소리인가? 혹시 마법무구를 사용하기 위해 무슨 시험이라도 필요한가?”

“비슷합니다.”

“알겠네. 이곳은 내게 맡기고 그렇게 하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새로 얻은 마법무구의 성능도 장난이 아닙니다.”

테릭은 후작을 안심시키기 위해 스크루 토네이도와 에어 워킹을 비롯하여 더욱 강력해진 방어력도 설명했다.

테릭의 설명을 듣던 후작은 에어 워킹에 깜짝 놀랐다.

“허공을 마음대로 걸을 수 있다고 했는가? 그 말은 성벽도 넘을 수 있다는 얘기인가?”

“지속 시간이 12분이니까 충분하지 않을까요?”

“오! 신이여, 감사합니다.”

“아쉬운 대로 마법투석기를 깨고 성문을 여는 것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알겠네. 자네가 마법투석기와 성문을 연다는 걸 전제로 구체적인 작전을 짜보겠네.”

“저는 가보겠습니다.”

“어서 가게. 혹 무슨 일 있으면 내가 차원이동기를 두드려서 연락하겠네. 아!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는가?”

“부탁이라니요?”

“자네가 준 드래곤의 마법서 중 일부를 아리아에게 며칠 빌려줬으면 하네. 아리아가 배우기는 어렵겠지만 마법공식과 수식의 배열만 살피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것 같네.”

“그건 후작님 편할 대로 하십시오.”

“그게 실은 차원이동이 언급된 마법서인데 상관없겠는가?”

“아! 차원이동과 관련된 마법서도 있었… 겠군요. 상관없습니다.”

차원이동기를 만든 빠하르간지라면 당연히 차원이동과 관련된 마법서가 있는 것도 당연했다.

후작은 테릭의 놀라는 표정을 보고는 급히 설명을 보충했다.

“나야 차원이동이 가능함을 알고 있었기에 그게 차원이동과 관련된 마법인 줄 알았지만 아리아는 아직 이해를 못할 것이네.”

“상관없습니다. 아리아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도 좋습니다.”

“고맙네.”

후작과 얘기를 끝낸 테릭은 곧장 그란티아에 접속해서 랭카스터 산맥으로 향했다.

인적이 드문 랭카스터 산맥은 사냥터를 독점할 수 있었기에 그나마 레벨업 속도가 빠를 것 같았다.

“어! 의외로 경험치를 많이 주네?”

하불리스크라는 550레벨대의 몬스터를 잡던 테릭은 경험치가 꽤나 많다는 것을 느꼈지만 별생각 없이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경험치가 유난히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분명 두 가지나 존재하고 있었다.

첫째는 랭카스터 왕국을 최초로 발견하면서 얻게 된 15%의 보너스 경험치였고, 다른 하나는 각반에 붙어 있던 미 발견 지역 최초 발견 후 사냥 시, 1주일간 경험치 세 배 효과 때문이었다.

때문에 테릭은 345%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더블 트라이앵글 수뇌부 중 피사로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높은 레벨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이 옵션 때문이었다.

아직 모르고 있지만 만약 테릭이 던전을 최초로 발견하고 사냥을 한다면, 본래의 두 배에다가 각반의 효과까지 더해서 총 6배의 경험치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었다.

* * *

“오빠들, 고마워요.”

“아냐. 해방군의 봉기가 성공했다니 다행이다.”

“그래, 우리가 끝까지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오빠들 도움이 아니었으면 어림도 없었어요.”

로빈과 피터팬을 비롯하여 남수 일행을 만난 레이나는 지하 비밀통로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이미 모종의 합의를 도출한 남수 일당은 약속한 대로 마음씨 좋고 매너 좋은 오빠 행세를 계속했다.

“오늘 술은 제가 살게요.”

“됐어! 오빠들이 살게.”

“아니에요, 제가 살게요. 사실은 제가 대박 맞았거든요.”

“대박이라니?”

“야! 로또라도 당첨됐냐?”

“로또는 아니지만 득템을 두 개나 했어요.”

“뭘 먹었는데?”

“레전드급 로브하고 고대의 마법서.”

“헉! 그게 사실이야?”

“어디서 그걸 먹었어?”

레전드급 로브와 고대의 마법서라면 개당 2만 골드는 받을 수 있는 고가의 아이템이었다.

지금 7골드 당, 만 원 정도 하는 시세를 감안한다면 5천만 원을 훌쩍 넘는 거금이었다.

때문에 레이나를 바라보는 남수 일행의 시선에는 미묘한 기대감과 함께 질투와 시기가 섞여 있었다.

“몹을 잡아서 얻은 것은 아니고…….”

“그럼, 그 던전을 클리어해서 얻은 거야?”

“로브는 클레오라는 여자가 죽으면서 흘린 아이템이고, 마법서는 던전에서 얻었어.”

“와우~ 축하한다.”

“고마워.”

득템을 했다는 말에 로빈과 피터팬은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남수 일행은 클레오의 로브라는 말에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질문했다.

“레이나, 그런데 클레오라는 여자의 로브는 네가 어떻게 가지고 있어?”

“그게 제 남자친구가 준 거라 저도 자세한 내막은 잘 몰라요.”

“뭐! 남자친구가 줬다고?”

“네, 두 개 다 남자친구가 준 아이템이에요.”

“혹시 가지라고 준 것이 아니라 빌려준 것 아냐?”

“아뇨. 그냥 제게 준 선물이에요. 예전에도 고대의 마법서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헙……!”

레이나의 대답을 들은 남수 일행은 입맛이 씁쓸해졌다. 특히 남수는 그런 고가의 아이템을 테릭이 조건 없이 선물했다는 말에 열등감마저 생겼다.

그리고 그런 고가의 아이템을 주고받을 정도라면 두 사람의 사이가 보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사이 만득이가 넌지시 테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왔다. 하지만 레이나는 아무 의심 없이 테릭에 대한 얘기부터 그에게 들었던 얘기까지 모두 털어놨다.

“뭐! 클레오뿐만 아니라 피사로와 저메인, 그리고 막내와 아우리오에다가 앤디까지 죽었다고?”

“네! 그래서 얻은 아이템이 한두 개가 아니에요. 지금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도 액세서리까지 포함해 거의 전부가 레전드급이에요.”

“오! 죽인다.”

“대단한데.”

“야! 나도 테릭이랑 친해지고 싶다.”

“나도!”

레이나의 계속되는 얘기에 로빈과 피터팬은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하지만 남수는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났다.

반면, 만득은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계속해서 술을 권하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 와중에 레이나는 타이탄에 대한 얘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것은 술기운 때문인지도 몰랐고, 아니면 그만큼 테릭을 자랑스러워해서인지도 몰랐다.

“지금은 아니지만 제 남자친구는 분명 머지않은 시일 내에 그란티아의 지존이 될 거예요.”

“아무리 장비빨이 좋다고는 하지만 레벨 차이가 있는데 그건 무리가 아닐까?”

“후후~ 제 남자친구는 최상급 타이탄라이더거든요. 게다가 타이탄의 모든 부품을 얻은 이상, 이제는 타이탄 동체만 구하면 돼요.”

“최상급 타이탄라이더라는 직업도 있어?”

“네! 완전 히든 중의 히든, 스페셜 히든 클래스죠.”

신이 난 레이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놨다.

타이탄이라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된 다른 이들은 넋을 놓고 레이나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만득은 머릿속으로 오늘 알게 된 사실을 분석하면서 저메인에게 이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타이탄은 딸랑 한 대뿐이야?”

“그건 아니고 최강의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SMAX급 타이탄만 오직 한 대에요. 테릭이 갖고 있는 타이탄 부품은 전부 SMAX급용이고요.”

“SMAX급 말고 다른 타이탄은 어디 있는데?”

“남자친구 말로는 SMAX급은 고대의 유적에 있는데, 그 이하의 타이탄은 곳곳에 흩어져 있을 거래요.”

“어쩌면 타이탄과 관련해서 곧 업데이트가 될 수도 있겠는데?”

“그것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 나도 타이탄 한 대 얻었으면 좋겠다.”

술자리의 화제는 계속해서 테릭이었다.

레이나는 그동안 테릭과 만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로빈아, 테릭이 얼마나 촌스러운지 알아?”

“왜?”

“소주도 모르고 노래방도 모르고 DMB나 핸드폰도 몰라.”

“에이, 설마?”

“아냐. 그것 말고도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데? 오죽하면 내가 아프리카 오지에서 사냐고 물어봤다니까.”

“맞다! 처음 만날 때도 모르는 것투성이였잖아. 그때 테릭 말로는 외국의 깊은 산속에서 혼자 산다고 했어.”

“낄낄낄~ 그때는 내가 보기에도 완전 시골 촌놈이었는데.”

피터팬까지 끼어들면서 테릭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계속해서 나왔다.

그 시각, 아스리온에서는 일단의 군대가 동진을 하고 있었다.

“군나르 자작, 오늘은 제 영지성에서 머무르시죠.”

“킵슨 자작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하하하, 원정대를 지원하기 위해 거병한 의용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제가 더 영광입니다.”

“휴우~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테릭의 아버지, 군나르 자작은 피곤한지 한숨을 토해내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가 한숨을 내뱉은 이유는 피곤해서가 아니었다.

사실 군나르 자작이 영지의 병사를 이끌고 나선 이유는 조금이라도 원정대를 도와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테릭의 사기행각(?)을 확인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를 오해한 주변의 영주들이 따라나서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지나쳐온 영지의 영주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영주까지 합류하면서 의용군에 참가한 귀족의 수는 어느덧 수십 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의용군에 참가한 귀족들 대부분이 중소규모의 영세한 영지의 영주이거나 영지를 갖지 못한 귀족이었기에 그 병력은 겨우 5천을 넘어선 정도였다.

“전군, 정지!”

“오늘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군나르 자작님, 오늘 저녁 회의는 어떻게 할까요?”

“별다른 변경 사항이 없으니 오늘 회의는 열지 않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의용군에 참가한 다른 귀족들에게 그렇게 알리겠습니다.”

“그럼, 난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어떤 모임이든 괜히 나서서 설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방금 전 군나르 자작을 챙기며 마치 부관처럼 행동한 리이먼 남작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런 몇몇 사람에 의해 군나르 자작이 이끄는 일단의 병력은 점점 의용군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었다.

* * *

“막내야, 넌 이번에 몇 레벨이나 떨어졌냐?”

“7레벨이요. 형은요?”

“난 3레벨 떨어졌다.”

피사로 일당은 사망 페널티가 끝나자마자 텔레포트 게이트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연거푸 죽어서 그런지 이들의 표정은 극도로 침울했다.

“막내 왔냐? 나도 이번에 3레벨이나 떨어진데다가 아이템까지 잃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난 여기 와서 레전드 아이템만 두 개나 잃었다고.”

그란티아는 동일 레벨에서 사망하게 될 경우 레벨다운이 계속해서 두 배가 되는 구조였다.

즉, 처음에 죽으면 1레벨만 떨어지지만 다음번에는 2레벨, 그리고 그 다음번엔 4레벨. 이런 식으로 떨어졌다.

물론 중간에 1레벨이라도 올리면 페널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들처럼 고레벨이 되면 1레벨을 올리는데 상당한 경험치가 필요했고, 그 와중에 한두 번 더 죽기라도 한다면 바로 순위에 변화가 왔다.

“젠장, 너희들은 이번에 아이템 잃은 것 없니?”

“나도 레전드급 아이템을 잃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휴~ 난 다행히 이번에는 잡템만 잃었다.”

“얘들아, 연거푸 죽었으니 우리 순위가 확 떨어졌겠지?”

“조금 전 확인해 보니까 끔찍하더라. 그래서 난 얼른 비공개로 바꿨다.”

“나도 그래야겠다.”

“그나저나 우릴 죽인 놈은 누굴까?”

“글쎄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도대체 그런 놈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화제의 중심은 어느덧 테실리우스 얘기로 옮겨갔다.

하지만 플레이어로 폴리모프한 그의 진면목을 이들이 알아낼 수는 없었다.

“그 자식, 레벨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최소한 610레벨은 넘지 않을까요?”

“아냐. 날 한방에 보낼 정도면 거의 30레벨 이상은 차이가 난다고 봐야 해.”

“헉! 그럼, 그 자식 레벨이 630이 넘는다는 얘기에요?”

“아니. 우리 여섯을 동시에 상대해도 버틴 걸로 봐서는 640을 넘겼을 가능성도 많아.”

“젠장, 그놈이 지존이네.”

“도대체 그 자식은 어떻게 했기에 그렇게까지 올렸지.”

“누가 아니래.”

여태 그란티아가 비좁다고 활개를 치고 다녔던 이들이었다. 때문에 테실리우스의 갑작스런 등장은 이들에게 크나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테실리우스의 레벨을 추측하며 신세타령을 하고 있을 때, 여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저메인이 나섰다.

“이번에 느낀 점이지만 그란티아에는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강자들이 더 있을지도 몰라.”

“그래, 나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지만 그동안 우리가 너무 자만했어.”

“맞아!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에 레벨 올리는 것을 너무 안이하게 여겼던 것 같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자가 왜 그곳에 있었냐는 점이야!”

“저메인, 그게 무슨 말이야?”

“잘 생각해봐. 그자가 아무 이유 없이 거길 왔을까?”

“아!”

“헉!”

그동안은 허무하게 죽었다는 충격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그러나 저메인의 말처럼 그만한 자가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을 버려가며 그곳을 방문할 리는 없었다.

그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의문의 사내도 타이탄을 노리고 있다는 증거였다. 아니, 그랬을 가능성이 거의 100%였다.

다른 일행들이 뒤늦게 놀라고 있을 때, 저메인은 더욱 무시무시한 얘기를 꺼냈다.

“혹시 그자와 테릭이란 놈이 같은 일행이라면 어떻게 될까?”

“오! 설마?”

“안 돼!”

“빌어먹을. 타이탄은 물 건너갔군.”

“형, 그런데 둘이 일행이라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어요.”

“알아! 이미 테릭이란 놈이 타이탄의 부품을 가져갔는데, 일행이라면 다시 올 필요는 없지.”

“뭐야?”

“괜히 쫄았네.”

엄청나게 강한 의문의 사내와 테릭이 일행이 아니라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러나 저메인은 마냥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만일 타이탄의 부품 중 단 하나라도 그자에게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지금 상황이라면 그자가 타이탄의 부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어?”

“결국 타이탄은 물 건너간 셈인가?”

“그렇다고 봐야죠.”

“얘들아, 우리 모임에 그를 끌어들이는 건 어떨까?”

클레오가 뜬금없이 의문의 사내를 끌어들이자고 말했다.

갑작스런 말에 다른 일행들은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클레오를 바라봤다.

“뭘 그렇게 고민해? 분명 그 사람은 여태 혼자서 움직이면서 레벨만 올렸을 거야. 지금까지 소문이 안 났던 이유도 아무 세력이 없어서 그랬을 거고.”

“누나, 그 사람 이름이 뭔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 찾아야지. 일단 찾아내기만 하면 내가 책임지고 우리 모임에 끌어들일게.”

“여태 혼자 움직였던 사람이 모임에 들어오려고 할까?”

“그건 내게 맡기고 찾기만 해.”

“하긴, 그 사람이 들어오면 우리 모임의 지위가 더욱 확실해지겠군.”

“그뿐만이 아냐. 그 사람은 거느리는 세력이 없으니까 아무리 강해도 우리를 억누르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반대로 다른 길드나 연합에 들어간다면?”

“그때는 골치 아파지지.”

본래 기득권을 가진 자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뭔 짓이라도 하는 법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피사로 일당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테실리우스가 자신들을 죽인 원수였지만 워낙 강하기에 복수를 하기보다는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두 번이나 죽은 것을 아예 잊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 그리고 우리를 유인한 만득이란 놈은 절대 용서하지 마.”

“당연하지. 그 자식 걸리기만 해봐.”

“그놈만이 아니라 그 패거리까지 전부 용서 못해.”

“이럴 게 아니라 여기부터 벗어나자.”

“그래, 나도 기분 나빠서 여기는 더 있고 싶지 않아.”

잠시 후 피사로 일당은 텔레포트 게이트 안으로 사라졌다.

* * *

“우와~ 레벨이 또 올랐네.”

“테릭, 또 레벨업 한 거야?”

“응.”

“벌써? 그 정도면 나보다 더 빨리 올라가는 것 같은데.”

“그러게. 왜 그러지?”

지난 이틀간 식량을 공수하는 일 외에는 레이나와 사냥만 했던 테릭은 믿기지 않게도 4레벨이나 올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테릭도 자신의 레벨업 속도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도대체 뭐 때문이지. 혹시 각반에 붙은 옵션 때문인가?”

“각반에 무슨 옵션이 있는데?”

“무슨 조건이 되면 경험치를 세 배나 준다고 하더라고.”

의심이 가는 거라곤 그것밖에 없었다.

테릭은 확인을 위해 각반을 풀고 몹을 잡은 후 들어오는 경험치를 정확히 확인했다.

다음에는 각반을 차고 사냥을 해서 두 가지 방식에 의해서 얻게 되는 경험치의 비교에 들어갔다.

레이나는 테릭이 각반을 잠깐 맡긴 동안 옵션을 확인했다.

“어! 정말 경험치 차이가 많이 나네.”

“얼마나 차이 나는데?”

“엄청 많이.”

“아! 맞다. 여기도 네가 가장 먼저 발견한 지역이잖아? 그래서 경험치 세 배가 부여되나봐.”

이제야 각반에 붙은 옵션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게 된 테릭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리빙스턴의 던전 지도를 갖고 있는 테릭에게 각반의 옵션은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었다.

만약 마법결계가 풀리고 텔레포트가 자유로워져서 던전만 갈수 있다면, 500레벨을 찍는 건 현실이 될 수도 있었다.

그때, 요란한 알람과 함께 메시지가 들어왔다.

“딩~동~ 딩~동~”

-랭카스터 마법결계가 완벽하게 파괴되었습니다.

-랭카스터 산맥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졌습니다.

-텔레포트 게이트가 인근 도시와 연결되었습니다.

“오! 드디어 풀렸네.”

“꺄~호~~”

마침내 모든 마법결계가 무력화되었다.

신이 난 테릭은 깡충깡충 뛰면서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이제 어딜 가지?”

“자리 옮기게?”

“당연하지. 각반의 옵션을 최대한 이용해야지.”

“어쩔 생각인데?”

“던전을 가야지.”

“아! 맞다.”

던전의 최초 발견자에게 경험치 두 배를 준다는 사실을 떠올린 레이나는 뒤늦게 감탄사를 터트렸다.

테릭은 그사이 던전 지도를 꺼내서 적당한 던전을 고르기 시작했다.

“레이나, 우리 둘이서 SS급 던전을 처리할까?”

“우리 둘이서 가능할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난 제대로 역할도 못하는데 미안해서 그러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그런 사이야?”

“헤헤~ 그런가?”

“같이 갈 거지?”

“응.”

아무래도 경험치를 가장 많이 주는 던전은 난이도가 가장 높은 SS급 던전이었다.

레이나는 상관없다는 테릭의 말에 감동을 먹고는 기분이 좋아 계속 몸을 배배 꼬았다.

그러나 던전은 그 특성상 한번 들어가면 나오고 싶을 때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원정대 보급을 마무리하고 가는 게 좋겠어.’

현재 원정대는 매일 전진을 하면서 테릭의 보급에 확실하게 의존하고 있었다.

테릭은 일분일초가 아깝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미리 넉넉하게 식량과 식수를 전해주기로 했다.

아울러 한동안 자신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음을 몽겔니오스 후작에게 알릴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다빈치 영감을 만나서 전직하는 것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네.’

원래 결계가 풀리면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일은 다빈치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를 만나서 추가 전직도 하고 타이탄의 동체에 대해서도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지금으로선 다음으로 미뤄야 할 듯했다.

“레이나, 우리 두 시간 후에 만나자.”

“갑자기 왜?”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급히 해결하고 올 일이 있거든.”

“꼭 지금 해야 해?”

“던전에 들어가면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올 수가 있잖아.”

“그래, 알았어.”

식량과 식수를 공수하기 위해 테릭이 사라진 후 레이나는 다른 곳에서 남수 일행과 사냥을 하고 있는 로빈에게 귓속말을 했다.

테릭을 다시 만나보고 싶어 했던 로빈과 피터팬은 남수 일행의 반대로 아직까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남수 일행은 자신들의 정체가 노출되는 걸 꺼려해서 어떻게든 테릭을 만나지 않으려 했다.

=>로빈아, 방금 마법결계가 풀렸어.

=>오! 지금부터는 텔레포트 스크롤을 이용할 수 있겠네.

=>응, 그리고 텔레포트 게이트도 연결될 거야.

=>텔레포트 게이트까지 연결이 되면 앞으로 이곳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찾아오겠는데.

=>그러겠지. 참! 나랑 테릭은 두 시간 후에 여길 나갈 거야.

=>그래? 우리는 형들이 여기가 좋다고 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아까도 너 있는 곳으로 옮기자니까 레벨도 안 맞는 사냥터는 가기 싫다고 하더라고.

=>뭐, 어쩔 수 없지. 나도 잠깐 나갔다올게. 득템해.

=>응.

귓속말을 종료한 로빈은 마법결계가 완전히 해제되었음을 남수 일행에게 알렸다.

결계가 해제된 사실을 알게 된 만득은 즉각 저메인에게 귓속말을 해서 은밀히 나눌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저메인도 할 말이 있다며 세 시간 후, 테란에 있는 인포메이션 유니언의 본부로 오라고 했다.

“얘들아, 나 잠깐 다녀올 생각인데 같이 안 갈래?”

“어디?”

“아는 후배가 새로 그란티아를 시작한다고 해서 초보 장비라도 맞춰주려고.”

“만득아, 나랑 가자.”

“아! 나랑 떡대도 조금 있다가 만날 사람이 있는데.”

“형들도요?”

“그래, 오래 안 걸릴 거야.”

“다녀오세요. 나랑 로빈은 여기서 사냥하고 있을게요.”

눈빛을 교환한 남수 일행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온갖 핑계를 대며 사라졌다.

로빈과 피터팬은 곧 돌아오겠다는 그들의 말만 믿고 그 자리에 남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인포메이션 유니언의 본부에는 피사로 일당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활활 타오르는 눈길로 만득을 비롯한 남수 일행이 한시 빨리 당도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내야, 시간되려면 멀었냐?”

“아직 멀었어요.”

“이놈들 오기만 해봐!”

“이것들, 도착만 하면 뼈를 통째로 씹어주겠어.”

* * *

“테릭, 여기가 SS급 던전이 있는 곳이야?”

“응, 입구는 내가 찾아볼게.”

보급 문제를 급히 해결한 테릭은 레이나를 데리고 에이먼드 왕국 남부에 있는 통곡의 절벽으로 향했다.

과거 대륙해방 전쟁에서 몬스터에 의해 무수한 인간들이 학살당한 이곳은 지독히 음산한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아! 안개가 끈적끈적한 것이 괜히 기분이 안 좋아.”

“다 됐어! 곧 문이 열릴 거야.”

“테릭, 그냥 다른 던전으로 가면 안 될까?”

“시간도 없는데 그냥 여기 있자.”

“어째 예감이 안 좋아.”

“그건 안개 때문에 그럴 거야.”

“아! 난 정말 싫은데…….”

레이나는 자꾸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보챘지만, 테릭은 시간이 없다면서 계속 봉인을 해제하며 던전 입구를 열고 있었다.

레이나가 이렇게 보챘는데도 불구하고 테릭이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리빙스턴은 지도를 통해 이곳을 SS급 던전이라고 소개하면서, 과거 대륙해방 전쟁의 격전지였던 만큼 고대시대의 유산이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견을 남긴 상태였다.

테릭이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거였다.

“오! 됐다.”

“열린 거야?”

“레이나, 들어가자.”

“아! 난 안 내키는데.”

“어서!”

테릭은 멈칫거리는 레이나의 손목을 잡아끌며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던전 안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들어보는 날카로운 알람과 메시지가 들려왔다.

“때랭~ 때랭~ 때랭~”

-경고합니다! 경고합니다!! 트리플 S급 던전, 생사의 갈림길의 봉인을 풀었습니다.

-트리플 S급 던전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돌아가십시오.

-2분 이내에 돌아가시면 던전은 다시 봉인되며 페널티는 부여되지 않습니다.

-트리플 S급 던전에서 사망 시, 레벨이 초기화됩니다.

-트리플 S급 던전에서 사망 시, 랜덤으로 스킬 한 가지가 소멸됩니다.

-소멸된 스킬은 재습득이 영구 불가능합니다.

-던전에서 사망 시, 던전 내의 몬스터들이 세상으로 나가게 됩니다.

-던전의 몬스터들이 세상으로 나가게 될 경우 악명이 2,000 부여됩니다.

-지금 돌아가시겠습니까?(Y/N)

“얼레? 이것들이 협박까지 하네.”

“테릭, 왜 그래?”

“여기가 트리플 S급 던전이라고 엄청 겁주는데.”

“트리플 S급? 그런 등급의 던전이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인데.”

“나도 몰랐는데 여기가 고대와 관련된 던전이라 그런가봐.”

“여기가 고대시대와 관련된 장소였어?”

“응, 어쩔까? 난 이왕 온 김에 끝장을 봤으면 좋겠는데.”

“정말 할 수 있겠어?”

“걱정 마. 나만 믿어!”

테릭은 레이나의 어깨를 토닥이다 말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아 쥐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맞잡은 손을 통해 테릭의 체온을 느끼던 레이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우리가 그런 사이냐고 했던 테릭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고대와 관련되었다는 말에 솔직히 욕심도 생겼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항상 자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테릭이라면 믿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자기가 테릭의 애인이라면 지옥이라도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한번 해보자!”

“O.K!”

테릭은 레이나의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N을 눌렀다.

시간이 거의 다되었는지 깜빡이던 문구가 사라지고 이번에는 여느 던전을 발견했을 때와 똑같은 알람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띠링~”

-용기가 대단하시군요! 트리플 S급 던전을 진입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이미 결정한 이상 번복은 불가능합니다.

-축하합니다! 그란티아 월드 최초로 숨겨져 있던 비밀등급의 던전을 발견하셨습니다.

-트리플 S급 던전을 그란티아 월드 최초로 발견했기에 명성이 1,000 부여됩니다.

-행운이 100 부여됩니다.

-제한적으로 던전 내에서 모든 능력이 50% 상승합니다.

-모든 스킬의 숙련도가 일시적으로 마스터 상태로 변합니다.

-능력 상승과 스킬마스터는 최초의 발견으로부터 1주일간만 적용되며, 적용 범위도 던전 내로만 제한됩니다.

-1주일 동안 던전 내 모든 몬스터의 경험치가 10배로 상승합니다.

-1주일 동안 던전 내 모든 몬스터의 아이템 드롭률이 10배로 상승합니다.

-경험치 상승과 드롭률 상승은 던전을 클리어 했을 경우 자동적으로 사라집니다.

-던전의 모든 비밀을 풀게 될 경우 추가 보상과 경험치가 지급됩니다.

-던전을 공개하시겠습니까? 던전을 공개할 경우 추가 명성치와 함께 추가 어드밴티지가 적용됩니다.(Y/N)

페널티가 워낙 어마어마해서 그런지 능력치 상승과 경험치 보상이 대단했다.

아직 확인은 안 했지만 각반의 옵션까지 포함하면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무려 30배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다.

테릭은 이곳에서 최소한 4일간은 머무를 생각이었기에 비공개를 선택했다.

“레이나, 여긴 비공개로 선택했다.”

“잘했어.”

“이제 들어가 볼까? 트리플 S급 던전이 어떤 곳인지 무척 궁금한데.”

“아마 엄청 강한 몹이 나올 것 같아.”

“그러겠지. 대충 650레벨 이상의 몹이 나오지 않을까?”

“다른 건 몰라도 보스 몹은 800대 이상일거야.”

“유후~ 듣고 보니 오싹한데.”

“난 모르니까 서방이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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