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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47화 (4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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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내가 몇일간 병원에서 끙끙거리고 나온뒤의 학교는, 솔직히 개판이었다.

이제 곧 방학이다. 애초에 선생도 수업은 커녕 단상에서 할 일 만하고 나가는 것뿐이니까. 이런 분위기는 어쩔 수 없겠지.

3교시 쉬는 시간, 친구들이랑 간단한 대화를 하며 놀던도중 선생님이 들어왔다.

다음 수업 선생님이 아니라, 담임 선생님이다.

"자리에 앉아라. 반장, 프린트."

"예."

우리반의 반장(내가 바엘과 싸우고 입원했을때 뽑았단다)이 프린트를 돌리자 이윽고 내쪽으로 프린트가 전해졌다.

남는 것을 뒤로 넘기고 다시 프린트에 시선을 주었다.

특별활동. CA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우리는 다른 학교가 그것 할때 보충수업했지.

"이제서야 이걸 주다니..."

내 혼잣말에 하윤이 말했다.

"그럼 다른 학교처럼 보충할래?"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여러가지 CA를 훑으며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특이문화 감상부라는 괴이한 부에 시선이 멈췄다. 그것의 옆쪽, 부원명에 나를 비롯한 이사장실 패밀리와 기타등등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때, 하여도 발견했는지 비명을 질렀다.

"에에엑! 뭐야 이건!?"

"늘하던 걸 하는 것뿐이야."

하윤의 말에 반박하려던 입을 다물고 프린트로 시선을 주었다. 담당 선생님이 하윤과 양소유로 적혀있었다.

늘 하던 것이라. 아마도 마법수련이겠지. 그리고 다른 이름은 아마 새로운 동료이리라.

그리고 하윤이 칠판을 수박치 듯 손등으로 칠판을 두들겼다.

"자자, 주목. 너희들 중 정보가 빠른 녀석은 알지도 모르겠다만... 전학생이 있다. 기뻐해라 남학생들. 여자다."

학우들사이에서 야유와 환호가 엇갈린다. 그 때, 선생님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문쪽으로 다가섰다.

"아, 남학생보다는 여학생들이 기뻐할지도?"

그 말에 뇌리에 혹시라는 단어가 남았다.

문을 열었다.

혹시나가 역시나. 심요연이다.

나와 슈는 입을 쩍 벌렸지만 우와 하여는 모르는 듯, 시큰둥한 표정이다. 의외로 경홍이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윤이 칠판에 이름을 종으로 적으며 말했다.

"자, 전학생에게 질문할 사람 손?"

슈가 손을 들었다. 매우 일그러진 표정이다. 슈 주변의 학생들이 깜짝놀란 표정으로 슈와 요연을 번갈아 쳐다봤다.

"어떻게 학교에 오게 됬죠?"

하윤이 요연을 돌아봤다. 잔잔하지만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목소리다. 그 음성에 학우들이 움찔거렸다. 단 한번도 느낀적이 없는 슈의 적의.

요연이 태연하게 받아쳤다

"이사장님의 지원으로 다니게 되었습니다만, 불만이라도?"

그것을 시작으로 이번 시간이 끝날때까지 질문과 대답의 공방은 계속되었다.

3교시 후, 쉬는 시간.

필연적으로 가장 뒷자리에 앉게 된 요연이 읽던 교과서를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내려놓고는 내쪽으로 걸어왔다.

슈가 내 옆에서 나의 왼팔을 끌어안았다. 무슨일이 있어도 놓지않겠다는 투다.

남학우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우릴 보았고 여학우들은 매우 불쾌한 시선으로 날 보고 있었다.

신은 날 버린 것인가. 그렇다면, 도망쳐주겠어!

"물 좀 먹고 올께...슈?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신다는 핑계로 이 지옥도를 탈출하려했지만 팔을 잡은 슈는 놓지 않고 계속 요연을 지그시 노려봤다. 요연이 자기자리로 돌아가더니 원형의 수통을 꺼내들고 다시 이쪽으로 왔다.

"차가운 물이니 갈증이 가실겁니다."

"...너, 일부러 그러는거지?"

"아니요. 단지, 당신에게 도움이 필요할 것만 같아서요."

아마, 자신에게도 기대어달라는 표현이리라.

하지만 나를 골리고 싶은 것같은 느낌도 다분해 보인다. 무표정이지만, 눈에는 장난끼가 있다. 그런데 모를리가 있나.

허공에 눈빛이 얽혀들 때, 우와 하여가 내 책상아래에서 고개를 슬며시 들어올렸다.

"저거, 누구야?"

하여가 요연을 가리켰다. 이름이 뭐냐고 물은것이 아닌, 저녀석과의 관계를 물은 것이다.

"전의 습격자."

우가 얼굴을 찌푸렸다.

"뭐야,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저게.."

우의 어깨를 잡아 가세하려는 우를 말렸다. 우가 눈빛으로 항의했지만, 머리를 쥐어박음으로서 항의를 묵살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경홍이 요연의 뒤를 덥석 껴안았다.

"너무 그렇게 화내지마. 요연, 이 학교에 다니게 된거야?"

너무나도 잘 아는 것같은 그녀의 말투에 슈도 살기가 조금 누그러들었다.

"예. 간만입니다, 아가씨."

그 단어에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하여가 아는 것이 있는 듯, 손바닥을 탁 쳤다.

"집에 새로 들였다는 그 가드(호위)?"

경홍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그러고보니 전에, 취업했다고 하더니 경홍의 호위였던 모양이다.

딱히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반에는 부잣집 자녀분들이 많다. 교문앞에서 리무진타고 등교하는 사람도 몇명있다. 이정도로 놀라면 같은 반을 할 수 없다.

경홍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다더니, 교내 호위야?"

"아니요. 학교를 다니게 된것은 이사장님과 조금 친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라고 해봤자, 아가씨에게 받던것은 커녕 숙식만 겨우 해결하는 정도지요."

경홍이 짐짓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

"엑! 너만한 사람을? 말도 안돼! 따져봐야겠어. 이번 호위는 누구야?"

요연의 시선이 이윽고 나에게 닿았다.

경홍을 포함한 모든 학우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학우들의 눈에 설마하는 의혹이 떠올랐다.

나는 부잣집도 아니며, 인맥은 그럭저럭(일단 우도 부잣집에 포함되니까). 하지만 교내 호위를 할만큼은 아니니까.

학우의 시선이 진해진다.

그만 봐.

요연의 손가락이 나를 향해 들어올려졌다.

"요'님' 입니다."

학우 일동이 한마음이 되어 외쳤다.

"니이임!?"

나의 수난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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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의 의문을 '적당히(요연이 살기를 뿜었다)'처리하고 방과후 이사장실가는 길목.

이사장실 패밀리는 이사장실앞에서 문을 열까말까 고민하는 가여운 두 명의 중생..이 아니라, 두 명의 여학생을 발견했다.

간혹 복도를 걷다가 가끔 얼굴만 본, 다른 반 학생이다.

우리를 발견한 한명의 여학우가 득달같이 달려와 프린트를 들이밀었다.

CA란이다.

"너희도 이것 때문?"

이소화라는 이름이 찬란하게 빛나는 명찰을 강조하듯 가슴을 피며 물었다.

트윈테일을 한 그녀는 왠지, 기가 셀 것같은 여자다.

우가 능청스레 대답했다.

"응. 우리야 어쩌든 상관없지만, 상당히 불만인가봐?"

"아니. 오히려, 이사장님이 담당선생님이라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

은근히 짜증이 배어있는 표정은 전혀 안 그런 것같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가 뒷말을 잇기 시작했다.

"우리 점포위의 건물이 부서져서, 매상도 감소했어. 남친이 유...아니, 이거야 어찌됬든. 그런고로 나는 알바를 할거니까."

"흐응. 그럼, 저기의 아가씨는?"

하여의 손가락 끝에는 문앞에서 우물쭈물하는 또 다른 여학생이 있었다.

소화가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같은반이 아니라서. 그런데, 너희는 어쩔생각으로 온거야?"

"우리는 늘 왔는데?"

하여가 망설임없이 불어버렸다. 우가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채서 이소화들과 거리를 벌려 수군거렸다.

어차피 동료가 될지도 모르니까 상관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말했으리라.

소화가 갸웃하며 물었다.

질문의 표적은 나와 슈다.

"뭘 했는데?"

슈와 내가 서로 마주봤다. 그녀가 내 등쪽으로 숨었다.

딱히 낯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떠 넘긴것 뿐이다.

뒤로 숨은 슈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화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보충 수업이랄까."

"무슨 보충?"

내가 뭐라 대답하기 직전, 요연이 문앞에서 우물쭈물하는 학우를 치우고 문을 열어버렸다.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사장실안에 꽂힌다.

평소의 이사장실같은 모습이 일그러져가기 시작한다.

일그러지는 환형이 한점에 모여 사라지자, 우리가 항상 공부 해왔던 공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장과 비슷한 그 넓이에 소화가 탄성을 질렀다.

"와아, 이렇게 넓은 곳이 이사장실이야? 하지만... 텅 비었네.

문밖에서 시간을 때우던 우리가 모두 안에 들어오자 문이 쾅 소릴 내며 닫혀버렸다.

예전에도 겪어본 이사장실 패밀리와 요연은 딱히 놀라지 않았지만, 처음와보는 소화와 이린(들어올때 언뜻 봤다. 참고로 외자다.)은 급히 문고릴 잡았다.

당연히 열리지 않았다.

"뭐, 뭐야 이거? 안 열려..!"

우리는 그것을 무시했다. 어차피 용을 만나면 알아서 이해 할 것들이다.

공동의 중심에  붉은 창, 적룡창을 든 하윤이 나타났다.

하윤이 창을 횡으로 휘두르며 말했다.

"잘왔다, 신입들. 특이문화 감상부의 담당, 하윤이다. 그리고, 전학생. 강하다며? 일단 신고식 겸해서 한판?"

소화와 이린이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요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그녀가 자세를 낮추자 마력의 바람이 그녀를 휘감았다. 휘감은 마력이 사라지자 그녀의 복장이 나와 싸웠을때와 같은 소매가 넓고 시커먼 양복과 한복을 합쳐놓은 듯한 의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전에 부러진 검의 대용인지 4개의 검을 이리저리 차고 있었다.

"새 검의 기능, 여기서 시험해보도록 하죠!"

그녀가 땅을 박차며 사라졌다.

카앙!

흰색의 검과 적색의 창이 격돌하며 병기가 뒤로 튕겨나갔다. 요연이 허리 뒤의 묵회색의 짧지만 넓은 검을 왼손으로 뽑아들며 공격했다.

"하앗!!"

기합과 함께 하윤의 창대가 요연의 일격을 쳐냈다.

흑백의 쌍검이 만드는 곡선과 적색의 장창이 만드는 직선이 순식간에 몇번이나 마주친다.

채재쟁!

한 호흡에 이루어진 공방.

무기와 무기의 격돌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요연을 대적했었던 것이 꿈인 것처럼 느껴졌다.

저런 공방을 내가 견뎌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녀들의 싸움은 현실과 동 떨어진 것같았다.

문득,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소화와 이린이 서 있었다. 표정이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오묘했다.

"무슨일인지 설명해주지 않을래?"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수긍의 끄덕임을 보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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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참 중~! 다음편은 점심때!

예, 아이젠입니다.

요즘 일본에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리부근을 말이죠.

그런데, 저는 성실한 사람이죠?

성실연재에 올리고는 있지만, 어째, 주변사람은 그렇게 안보는 듯한 느낌이!?

불안한 작가에게 선작, 추천과 코멘트를 날려주세요.

이만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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