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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소화 학생과 이린 학생, 궁금한 것은 내가 대답하도록 하지. 하윤, 사신검주도 그만하지."
내 말을 가로 막으며 말한 것은 어느샌가 하윤과 요연의 사이에서 그녀들의 공격을 손등으로 받아내고 있는 소유가 한 말이었다.
그의 말에 하윤과 요연이 자리를 물러났다. 요연이 내 옆에 섰다.
무기는 없애지 않은 채다.
아직 소유를 경계하는 것일까. 요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괜찮아, 착한 사람들이야."
"압니다. 그저, 조금 놀랐을 뿐입니다. 환룡은 용종 중에서도 흔치 않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무기를 지웠다.
앞으로 시선을 주자 하윤과 소유가 공동의 중심에 서있었다.
하윤이 소유의 옆에서 서있으면서 소화와 이린에게로 손가락을 까딱였다. 선생님치고는 불량한 태도다.
망설이는 두사람을 슈와 하여가 밀자, 겨우 소유의 앞에 섰다.
소화가 허리에 양손을 얹으며 짐짓 강한 태도로 소유를 불렀다.
"이사장님!"
"뭐지?"
부드러운 소유의 대응에 그녀의 말문이 막혔다.
무엇부터 물을 것인지가 고민이리라.
그녀가 잠시 고개를 숙여 생각하더니 이윽고 고개를 들었다.
소화가 소유에게 삿대질을 했다.
"당신의 정체는 뭐죠?"
어찌보면 핵심을 찌를 질문. 소유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몇 발자국 물러났다. 우리들과 상당히 거릴 벌린 후 양 어깨를 감싸쥐었다.
"궁금하다면 가르쳐주도록하지!"
소유의 몸이 크게 부풀어오른다.
그녀들이 작게 비명지른다.
비명에 아랑곳않고 몸이 커져간다. 몸이 커지자, 피부가 견디지 못하며 종이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서서히 찢어져가기 시작했다. 찢어진 피부사이로 보이는 은빛의 무언가가 꿈틀거리자 풍선처럼 피부가 터져버렸다.
뻥!
갑작스런 큰소리에 모두가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슬며시 눈을 뜨자, 소유의 본 모습. 은빛비늘의 용이 공동의 3분의 1을 차지한 모습이 보였다.
"용?"
소화가 평탄한 어조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에 모두가 놀랐다.
누가보기에도 그녀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런 그녀가 소유를 보고 잠깐 놀란 것이 끝인 것이다.
소유가 거대한 머리를 소화 쪽으로 가져갔다. 소화 옆의 이린은 당연한 수순으로 소화의 뒤에 숨었다.
소화가 콧김을 뿜었다.
"호오. 그대는 전에도 용을 본적이 있나?"
"아니. 그냥 쓸모없는 남자친구가 영능력자라서 오컬트에는 익숙한 것뿐이야."
소유가 눈을 감고 생각하는가 싶더니 입을 열었다.
"혹시 그 남자친구가 팔이 한쪽 없고 소씨 성을 쓰거나 하지않는가?"
"헤에. 부적 몇개 그려주는 일을 하더니 유명하기는 한가보네요?"
국가를 상대 할 수 있다는 강자다. 유명하지 않을 턱이 있나. 그런데 그녀의 말을 들으면 무슨 사이비 능력자같다.
소유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유명하다네. 그건 그렇고, 따로 물어볼 것은 있나?"
"난 특이문화 감상부같은 것은 고른적도 없는데 어째서 가입됬는지가 궁금한데요."
"이야기가 길어지겠어. 그러니까..."
소유가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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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설명이 끝나고 소화가 얼굴을 찌푸렸다. 이린은 흥미로운 표정이다.
이린이 발언했다.
"저기, 그런데 우리는 대상이 아니지 않나요? 딱히 가난한건 아니지만 부유하지도 않은데."
이린의 부모님은 샐러리맨에 소화의 부모님은 빵집을 한다고 했다.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소유가 말했다.
"그것도 그러하다. 하지만, 압도적인 재능이 있다면 재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재료같은거야 어차피 우리가 제공하니 돈도 안들고. 후세에 넘어가는 것이 조금 불안하다는 것만 빼면 딱히 어려울것은 없다."
소화가 손을 들었다.
"저기 질문. 우리의 재능이 어느정도에요?"
소유의 손가락이 하여를 가리켰다.
"저녀석보다 2배는 나아."
하여는 그 말에도 별반응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차피 그녀의 능력은 마법적 재능보단 무술적 재능이 더 필요하니 그런 것이리라.
하지만 소유의 대답에도 그녀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실력도 보지 못했는데 그런것을 말해봤자 이해하기는 힘들겠지.
이린이 손을 들었다.
소유가 하라는 듯, 턱짓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배우게 되나요?"
"적성에 따라 다르겠지. 적성이 강하다는 것을 느끼기는 하지만 무엇인지는 시약시험을 해보아야하니까."
우가 의문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때는 그런것 하지않았잖아?"
"너희는 다른 방법으로 했었다. 나는 환룡, 정신감응도 하면 그만. 허나 이 아이들은 마음속의 공포가 지워져 정신감응이 불가하다. 대답은 충분한가?"
"아하. 그런데 시약실험은 어떻게 하는거야?"
"피 한방울을 특제 시약 한병에 넣으면 끝이다."
소유의 머리옆의 허공에 수직으로 선이 그어지며 양쪽으로 벌어졌다. 일렁이는 내부 공간에서 검지손가락만한 투명한 유리병이 튀어나왔다.
시약병이 허공에서 천천히 그녀들의 손에 떨어졌다.
"집이든, 여기서든 해보도록. 사용법은 뚜껑에 적혀있다. 그리고 오늘은 첫날이니 집으로 일찍 돌아가도 좋다."
두 명이 인사하고 문고리를 돌렸다. 전과는 달리 부드럽게 돌아갔다.
그녀들이 나갈때 소유가 지나가듯 한마디를 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것이 좋을거다."
소화와 이린은 살짝 안색을 굳히며 문을 닫았다.
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소유를 보았다.
"그렇게 겁줄 필요는 없는거 아냐?"
"아니, 필요한 조치다. 조금쯤은 그만두는 것을 염두해두는 것도 좋겠지."
"우린?"
"너희는 이미 싸움을 겪었잖나. 빠질수조차 없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녀들이 이사장실을 나간 뒤로는 평소와 같은 시간이 이루어졌다.
하윤과 하여는 여전히 대련. 우는 독서와 명상. 슈는 마법서를 뒤적이며 얼음기사와 용아병으로 여러 마법진을 실험하고 있었다.
나는 마법재료로 여러가지 물건들을 만들고 있었다.
전에 만들었던 것도 남았지만 지금 만드는 것은 새로운 물건이다. 자연스레 긴장되는 손길로 플라스크에 견상야록의 뿔가루와 모색심명의 털조각을 넣으며 일정한 속력으로 계속 내용물을 회전시켰다.
요연은 내 뒤에 앉아 내가 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흠. 전부 양기(陽氣)의 물건이군요. 화정(火情)을 만드는 것입니까?"
플라스크 안의 내용물이 돌아가면서 점점 붉은 구슬의 형태로 굳혀져간다. 구슬로 완벽히 굳어졌을때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응. 포(砲)의 형을 사용할때 부여의 재료로 쓸거야."
"그 붉은 문신 말입니까?"
"맞아. 근래에 포의 형을 쓸 수 있게 되었거든. 불완전하지만."
요연이 더 묻기전에 용아병하나가 요연의 팔을 붙들었다.
요연의 시선이 병사를 향하자 용아병이 슈를 가리켰다.
얼굴의 표면에는 미소를 띄우고 속으로는 시커먼 속내를 숨긴채 슈가 말했다.
"새로운 진의 시험대상이 되어주지 않을래?"
"좋습니다."
요연이 용아병을 따라 슈에게 가버리자 소유가 다가와서 종이 한장을 넘겼다.
"요, 받아라. 넘겨주는 것을 잠시 잊었다."
종이를 받아들었다. 가장 위의 머릿글에 청구서라고 쓰여있었다.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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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아마 다다음편부터는 일본으로 go.
괴롭습니다. 마수야 그렇다쳐도 일본은 공부할만한 곳이 없으니...
이만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