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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를 받다.
목우사자가 다가온다.
조금 거리가 있을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와서 보니까 상당히 컸다.
5~6M쯤 될법한 키. 자그마한 화단의 가지같은 갈기. 게다가 은연중에 나오는 기세.
소유말로는 자신보다는 약하다고 평했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다.
"츠바사, 방석을. 3개면 된다."
"예."
와타누키가 벽의 수많은 방 중, 붉은 문의 방에서 방석을 3개를 가지고 왔다. 방석이 광의 염력에 의해 나에게 두개, 호지에게 하나가 전해졌다.
"그림자에 숨은 아가씨도 이제 그만 나올때가 됬으리라 생각한다만."
내 그림자에서 요연이 튀어나온다.
그러고보니 요연도 있었지. 말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광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니, 자네들은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대천왕을..."
뭔가 설명이 매우 부족한 그의 말을 손을 들어올리며 끊어버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러다니? 약간의 국어공부가 필요 할 것 같다.
"잠깐만요. 의뢰내용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오히려 그가 내 질문에 반문했다.
"음? 의뢰 내용을 모르는건가? 소유한테 들었으리라 생각했다만."
"가서 들으라던데요."
소유가 공항에서 우리를 마중할때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광이 날카로운 앞발로 머리를 화단처럼 둘러싼 갈기를 쓰다듬었다.
딱딱한 나뭇가지와 단단한 앞발이 부딫혀 나무소리를 냈다.
"여전하군 그 친구는. 그럼, 말해줌세. 어차피 발현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광이 한결같은 친구의 모습에 기뻐하며 잠시 말을 끊고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가 앞발을 들어 오른편의 벽끝으로 시선을 유도했다. 벽쪽에 양복을 입은 한 여성과 함께 있는 무녀복의 여성이 작게 목례했다.
그에 우리도 인사하고는 다시 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있는 처자는 쌍신이 잠든 신사의 무녀인데, 거기서 일이 벌어졌네. 그곳은 신이 둘인지라 그냥 내버려두면 주변 환경이 두신의 여파 때문에 매년하던 정화작업을 하지. 이번 설에도 그랬는데, 실패를 해버렸네."
그의 말에 벽쪽의 무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시선에 광이 말을 정정했다.
"아니, 실패가 아니라 트러블이 생겼네."
매년하던 일에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되물었다.
"트러블?"
무녀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껄끄러웠는지 눈을 부라렸다.
광은 살짝 헛기침하며 말을 이었다.
딱히 무녀를 신경쓰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크흠. 신사에서 푸른 빛과 함께 악신(惡神)에 해당하는 신이 4조각나면서 부서진거야. 신사의 마법사들은 기뻐했지."
"왜요?"
"딱히 관광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돈만 쳐먹으면서 훈련시간도 빼았지. 게다가 영맥 위에 앉아서 싸우기 때문에 그 주변을 산책하던 마법사의 회로가 뒤틀려서 픽픽쓰러지기도 하다보니까 그들로서는 상당히 기쁜일이었지. 게다가 선신이 아니라 악신이 죽었으니, 신사의 무녀들은 아마 당시에 기뻐서 옷이라도 까집고 춤이라도 췄을 걸?"
광이 비웃듯이 말을 끝맺자, 무녀가 길다란 무언가가 붙은 짤막한 봉을 들고 부들부들 떨었다.
다른 결사. 그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를 고용한 것은 결사가 아니라 결사'들'이라는 것을.
광이 무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우릴 보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야."
좋은점만 있었다면 우리가 이곳에 올 필요는 없었으리라.
"죽어버린 신의 조각. 그것이 어쩌다가 절의 사대천왕의 석상에 들어가버렸지."
"지국천왕, 광목천왕, 중장천왕, 다문천왕?"
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덕분에 석상은 사라지고, 매일 밤마다 도쿄에 지국천왕이 돌아다니면서 파괴를 일삼았지. 그래서 너희에게 부탁하는 거다."
뇌리를 채우는 의문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하지만, 설이라며? 시간적으로 조금 늦지 않나?"
"우리나름 대응을 해보느라 늦었지. 실패했지만."
"이유가 부족해. 나랑 협회가 앙숙인건 모르지 않을텐데?"
일본은 협회에 지부가 있는데다가 일본의 결사들은 협회에 호의적이다.
호지가 조금 불안해하는 이유이자, 내가 항시 무기를 두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내 생각과 달리 광이 고개를 저었다.
"협회는 지원을 거부했다. 주제를 모르고 용을 사냥한다더군. 오히려 이쪽에게 제안을 하길래 이쪽은 지국천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용 사냥도 거절한다고 회답했다. 빙룡 자비나타는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닌데 말야."
"돈을 줄 필요없이 당신이 나서면되는 것 아닌가?"
"난 그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작게 그가 통탄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9할 9푼의 육신마(肉身魔)이고 현재의 사대천왕들은 9할 5푼의 영신마(靈身魔)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10할이 되도록 부서버렸지만 그게 한계거든."
알아듣지 못한 두단어를 물어보기 위해 입을 때려는 순간, 호지가 소매를 끌어당겼다. 호지의 눈이 나중에 가르쳐준다고 말하고 있었다.
호지가 입을 열었다.
"상당히 강한모양이죠? 일종의 범죄자에게 부탁할만큼."
"물론이다. 이쪽은 너희에게 주기로 약속한 의뢰금의 3배의 피해를 입었다. 이쪽도 가만히 있을 수 는 없지."
침묵이 이어지고 나와 광의 시선이 닿았다. 서로를 꿰뚫 것처럼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말이 진실일까. 쉽사리 믿어도 되는 것일까.
의혹의 눈초리로 침묵하며 그를 바라볼때 왼편의 수많은 문 중 파란문이 큰 소리를 내며 거칠게 열렸다.
광이 시선을 그곳으로 향하자 그의 입이 보기좋게 일그러졌다.
"[email protected]#$%^&*()_"
파란문을 열고 나온 남자는 척보기에도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이곳을 향해 눈을 부라리더니 광에게 항의(아마도)했다.
멀뚱멀뚱 바라보자 그가 코웃음치며 말했다.
"하, 일본어도 못하나? 난 더더욱 저녀석들의 능력이 의심되는데."
척보기에도 우릴 비꼬려는 의도가 다분해보였다.
아니, 그보다 저녀석. 한국어 할 줄 알잖아?
"광! 겨우 한번 실패했을 뿐이야. 나에게 맡겨줘. 저런 녀석들이야 협회쪽에 넘겨버리면 차라리 자금도 늘고 일석이조잖아!"
들으라는 듯이 한국어로 말한다.
뛰쳐나가려는 요연을 잡았다. 그녀의 불만이 많은 듯한 눈초리를 턱짓으로 광쪽을 향하게 했다.
광은 매우 분개한 표정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먹이를 노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된는 것이다. 자신의 주제도 모르는 멍청이에게 줄 기회는 없다. 물러나라, 리토."
이가는 소리가 공동안을 메웠다.
그가 이가는 소리를 멈추고 낮게 웃으며 우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럼 시험해 보자고. 마법결투로!"
광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내가 그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거절한다. 쓸데없는 힘 낭비는 이쪽이 원하는 바가 아냐. 착각은 자유라고, 착각하고 있는 녀석은 방에서 찌질하게 쳐박어두면 그만이지."
"뭐야!?"
지금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기세를 올렸지만, 덤벼들지는 않았다. 광의 허락이 없기 때문인지 그는 잘 참고 있엇다.
광이 거대한 머리를 이쪽으로 향했다.
내심 결투란것을 허락한 듯한 표정이다.
"저 멍청이의 콧대를 눌러주시오. 그러면 의뢰비를 조금 더 얹어주지."
"와라, 빨갱이! 세상이 넓은 것을 가르쳐주마!"
내가 순식간에 말을 바꾸자 광은 물론, 호지와 요연마저도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지그시 바라보는 그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
"이, 이것은 순수한 목적으로..."
뒤통수가 따갑다 못해, 뜨겁다.
어쩌라고? 천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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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내일은 연참~
인물설정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정말 어렵군요.
게다가, 장소도 이번파트가 끝나면 바다로 가야하고 그것이 끝나면 주인공을 XX야하고 그리고 겨울방학에는 사막에도 가야하고.
정말 괴롭습니다.
특히 바다편은 처음과 끝만이 결정되어있고 중간은 텅비어버린 상태라 더욱!
추천, 선작, 코멘트를 기다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