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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호지가 다리를 흔들거리며 설명을 시작했다.
"간단히 말하면 영신마와 육신마는 영과 육체의 비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아니요. 정확히는 영 혹은 육체의 활용도에 따르는 겁니다. 영과 육체의 비율만 따진다면 서양의 그렘린은 영신마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육신마랍니다."
시작부터 요연이 태클을 걸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알 수 있을 것같다. 호지가 요연에게 눈을 부라리고 있다는 것을. 요연은 거만하지만 내가 볼때는 잘 안보이도록 턱을 치켜올리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호지의 흔들거리는 다리의 속도가 빨라졌다.
화난 감정을 억누르는지 호지가 내 팔을 더욱 세게 껴안았다.
"그건 그렇다치고. 육신마는 육신마를 대적하고 영신마는 영신마를 대적해. 그것이 법칙이야. 물론 영신마라고해도 육신마를 대적할수도 있고 육신마라도 영신마를 대적 할 수 있지만, 그것의 설명은 나중에."
호지가 상당히 길게 말했지만 태클걸 꼬투리가 없는지 요연은 눈을 감고 묵묵히 듣기만했다. 호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머리위에 턱을 얹었다.
호지가 크게 심호흡하며 이어서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영신마는 10할이 영체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야. 육신마도 마찬가지. 내가 앞서 말했다시피 비율에 영향을 크게 받아. 뭐, 활용도에도 영향을 받는 것같기는 하지만. 대개 비율이지. 안그런가, 황룡의 후예?."
비꼬는 투로 요연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녀로서도 반박할 말이 없는 지 작게 수긍했다.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색심명은 7할이 육체고 3할이 영체니까요. 인간은 반반씩이지만 말입니다."
"흠. 그렇다면 일본의 신은 10할의 영신마에 속하는 건가?"
육체를 가진 신이라면 사대천왕의 모습을 빌릴 필요는 없었으리라. 광이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일본의 신은 대개 원령. 육체가 간섭할 여지는 없다.
호지가 수긍했다.
"맞아, 영신마지. 그에 비해 광은 육신마고. 상대 할 수가 없어. 인간이 영혼을 치는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그것에대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사대천왕을 상대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인간의 반은 영신마에 해당한다고 했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나는 전부 타격기. 모조리 육체를 공격하는 기술인 것이다. 주술이 있기는 하지만 전부 보조용이고.
하지만 나의 생각에는 요연이 제동을 걸었다.
"혹시라도 상성을 생각하시는 것이라면 신경 쓰실 필요없습니다. 천개적궁(天開赤弓)이 있잖습니까?"
천개적궁.
요연과의 일전에서 사용했던 적색의 단궁, 필멸의 활의 또 다른 이름.
하지만 그것이 어쨌단 말인가?
그녀가 내 생각을 읽어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이 가진 물건에대해서는 알아두십시오. 천개적궁은 대마와 대인 모두를 상대할 수 있는 활. 그 대(代)마의 능력은 영신마, 육신마를 가리지 않습니다. 적을 찢어발기는데는 아마 한발로도 충분하겠지요. 그 싸움에서 가장많은 타격을 받은 것도 그것의 일격을 맞았을 때고 말이죠."
조금 자존심이 상했다. 그렇게 준비해둔 일격보다 겨우 이 활의 일격이 더욱 셌다니.
손해 본 것같잖아.
그래도 이번일이 쉬워진 느낌이 들었다.
멀리서 화살만 쏘면 된다는 소리아닌가?
독심술이라도 쓰는 지 호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닐걸? 와타누키가 붙잡아논다고 했으니까, 아마 상당히 근거리까지 접근해야 될거야. 혹시라도 화살에 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돈이고 뭐고 다 날아가 버릴테니까."
호지의 말은 간단히 말해선 저격은 안된다는 소리다. 내가 혀를 차며 호지의 볼을 꾹꾹누르며 설명을 계속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호지가 오히려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없는데? 이게 끝이야."
호지의 말에 살짝 고개숙여 생각하다가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런데, 어째서 일본의 마법사들이 속수무책인거지? 일본의 마법사들은 분명 영맥 특성상 영신마를 상대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을텐데?"
일본은 영맥 덕분에 잡령이 큰 힘을 받기 때문에 강한 악령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영혼을 상대하는 것이 그들의 특기일 터.
하지만 이번에는 요연이 고개를 저었다.
"맞는 말이지만 아닙니다. 일본의 신이 영에 속하기는 하지만, 신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신?"
"예. 본디 일본의 제령술은 근본없는 잡령을 상대하기 위한 것. 신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강해지죠. 무녀들의 정화조차 쓸모없을겁니다. 다양한 종류의 마수들을 가진 중국이나 종교쪽이 발달한 중동의 마법사들이 최적이죠. 하지만 중국은 용을 잡느라 힘을 쓸 수 없고, 중동의 마법사들은 같은 종교를 믿지않으면 보상이 어떻든 돕지 않으니 수수의친구가 있는 우리나라밖에 선택지가 없었겠죠. 다행히도 우리는 딱히 영신마나 육신마를 가리지 않으니까요."
모든 의문이 풀려나간다.
요연은 무언가를 원하는 눈초리로 나를 보았고 호지는 나를 올려다보며 귀여운 목소리로 물었다.
"요연에게 물을 질문이라는 것이 뭐야?"
요연의 시선은 그 때문이었나.
작게 헛기침하고 말을 시작했다.
"크흠. 딱히 아무래도 상관없는 질문이지만 생각났으니 물어보지. 용과 도깨비의 특성을 가르켜주었으면 하는데. 그외에 다른 것도 조금."
요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호지도 그러리라.
"어째섭니까? 지금까지 아무런 질문도 없었잖습니까?"
정곡을 찌르는 요연의 일침(본인은 사소한 질문이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에 머리를 긁적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하아아. 그게 말이지. 너희들의 성향을 알아두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너희들에대한 애정이랄까. 싫어?"
말한 것도 아니지는 않지만, 정확히는 서로를 욕하던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호지가 고개를 빠르게 도리질쳤다. 요연도 양손을 저으며 부정했다. 호지가 웃음지었는지 웃음소리가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헤헤헷, 기뻐라."
요연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얼굴은 약간 붉어져 연한 핑크빛을 띄고 있었다.
"애정이라... 아직은 양다리지만 지금은 이것으로 만족하도록하죠."
그녀들의 말에 그녀들이 매우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딱히 정정해줄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기뻐하는 그녀들의 심사에 초를 칠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난처한 얼굴로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하하, 먼저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을래?"
요연의 얼굴에서 홍조가 얼음이라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평소의 표정으로 그녀가 설명을 시작했다.
낮지만 자부심이 담긴 목소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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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후후후. 지상최약의 적들의 좌담회를 집필 중 입니다.
그리고 사대천왕을 죽이는 것으로 끝났으면 좋겠지만....애석하게도 저는 주인공을 병원으로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서요.
추천, 선작, 코멘을 기다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