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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69화 (69/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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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대비

짹짹짹. 상쾌한 새소리가 아침을 알린다.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눈을 비비적거리며 상반신을 세웠다. 아니, 세우려했다. 하지만 일어설 수 없었다.

묵직.

뭔가 크고 작은 몽실몽실한 것이 양팔에 두개씩 붙어있는 느낌에 시야를 아래로 주었다. 잠옷차림을 한 두명의 여성들이 나의 팔 하나씩을 차지한채 잠들어 있었다.

그 여성들이란 당연히 호지와 요연. 몽실몽실한 것은 그녀들의.... 이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뭔일이 있었던거지?"

기억을 차근차근 과거로 되감기 했다. 분명히 어제 재밌게 몇분간 놀다가 호지옆쪽에 누웠다. 그러자 갑자기 호지가 몸을 돌려 나를 껴안았다. 여기까지는 상관없었지만 어느틈엔가 깨어난 요연이 반대편의 내 팔을 붙잡고 그대로 또 자버렸다.

회상완료.

"뭐야, 별일 없었구나."

딱히 이상할것은 없었다. 호지야 맨날 나와 함께자고 요연은 그림자에 안들어갔을 뿐이다.

현대인의 시각(우리반 솔로부대의 시각)으로 보면 감방에 처넣어야할 범법자일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호지는 인간이 아니고 요연도 인간이 아니다.

그러니 이들을 양손의 꽃으로 삼는다고 뭐라 그럴사람은 없다.

음, 변명할 필요가 없군.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것같은 느낌은 착각이겠지.

드르륵.

미닫이 문이 열리며 아침의 맑은 햇살이 방안으로 쏟아졌다. 산이라서 그런지 햇빛은 더욱 싱그러웠다. 하지만 퍼지는 빛이 이상했다. 아니, 빛이 무언가에 가려 이상하게 퍼지는 것이었다.

빛의 확산작용을 가리는 그것은, 아야세 하나였다. 아마도 아침식사를 가져온 듯 여러개의 목합을 쌓아논 것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려했다가 멈춰섰다.

"응?"

목합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딱히 이상할만한 물건이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 방에는 나와 호지, 요연 뿐. 이상할 것은 없다. 그녀가 목합을 탁 소리가 나게 바닥에 내려놓아서야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딱히 이상할것없는 전경이라도 남이 보면 상당히 야릇한 광경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예를들면 내 팔을 신주단지처럼 껴안고 내 허벅지를 다리로 감은 요연이라던가 내 목 근처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 호지를 보면 슈라도 오해할 것이다.

누구라도 오해할만한 이 상황에서 나를 이해한 듯,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아야세가 오히려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죄송합니다. 좋은 시간을 방해했군요."

아니었냐! 몸은 딸과 호위에게 눌려 움직일 수 없기에 말로 그녀의 오해를 풀고자 했다.

"아, 아냐. 그냥 잠든 것 뿐이야. 딱히 누구든지 오해할만한 그런 상황은 없었어."

잠시 침묵하고는 대답했다.

"오해하지 않았어요."

...거짓말.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런 말을 날릴 만한 용기가 없었기에 그 말은 목너머로 삼킬뿐이었다. 그 때, 호지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우웅~~~!"

기지개를 펴다가 내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는지 내 허리를 양팔로 감으면서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아빠 일어났어? 여전히 아침이 빠르네."

햇빛을 받아 더욱 빛나는 검은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이마에 입맞춰 주었다. 호지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기분좋은 웃음을 흘렸다.

이제 약속가지고 뭐라 그러지는 않겠지.

그 때, 요연도 덩달아 일어났다. 여전히 내 팔을 끌어안은체로. 호지는 그것을 보았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아마 키스받은 것이 더 신경쓰이는 모양이다.

"음... 산나물의 향?"

아침식사가 담긴 목합을 한쪽눈으로 힐끗 처다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아마 반찬이 산나물인가 보다. 아야세가 목합을 각자 나누어주고는 그녀도 자리에 앉았다. 요연과 호지도 대충 준비를 마치고 나와서 목합앞에 앉았다.

호지가 불만스런 눈초리를 아야세에게 주며 젓가락으로 밥그릇 옆을 톡소리가 나게 두어번 두드렸다.

"그런데, 넌 왜 이곳에서 밥을 먹는건데?"

무례한 말이었지만 아야세도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소식을 전해드리라고 했거든요. 식사하면서 하는게 좋을 것같아서요."

호지가 입을 다물었다. 딱히 상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 젓가락을 분주히 놀리며 반찬 뚜껑들을 벗겼다. 나도 목합의 뚜껑을 열어 음식을 보았다.

신사라서 그런지 고기는 없었다. 그래도 나름 잘 만들어진 식사다. 두부를 한 조각 잘라서 입안으로 넣었다.

푸딩보다도 연한 감각이 혀를 얽었다. 내가 먼저 밥을 먹자 그녀들도 식사를 시작했다.

몇번인가 젓가락을 옮겼을 쯤, 요연이 입을 열었다.

"무슨 소식입니까? 개인적으로는 희소식이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아야세의 안색이 굳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호지와 요연의 안색이 싸해졌다.

그녀가 무겁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의... 제사가 길어질 것이라고 했어요."

호지의 표정에 의문이 떠올랐고 요연의 표정은 시체처럼 하얗게 변했다. 호지는 옛날지식만을 가진체고 요연은 여러곳을 유랑하며 여러지식을 가졌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는 것이리라.

요연이 먹던 젓가락을 팽겨치고 아야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기도가 막혀서인지 그녀가 켁켁거렸다.

"말도 안돼! 그럼, 그럼 요님은 어쩌라고!"

내가 요연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가 나를 보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주저앉았다. 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야세를 불렀다.

"제사가 길어진다는게 무얼 의미하는지 가르쳐 줘."

"...그건, 선신의 소환이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악신을 막을 자가 없어진다는 말.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요연과 호지는 청룡(혹은 그에 걸맞는 강자)을 상대해야 한다. 신사에 있는 자들 중 그것(악신)과 싸울 힘이 되는자.

바로 나.

싸울생각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은 선신이 패했을 경우. 그 때는 내가 뒷처리하듯 싸우면 된다.

어차피 힘이 빠졌을테니 상관없으리라. 하지만 선신의 소환이 늦어진다는 것은 완벽한 상태의 악신을 나 혼자서 막아야한다는 소리다. 물론 다른 결사원이랑 함께 싸울수도 있겠지만 청룡회의 일원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실소한 나는 혀를 차며 질문을 날렸다.

"이유는?"

"악신이 영맥에서 사라진 터라 선신이 잠들어버렸어요. 보통은 제사가 필요없겠지만 지금은 깨워야 하기 때문에...."

말을 잇지 않았지만 뒷말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늦어진다는 말이리라.

"아마 내일 새벽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주변의 공기온도가 순식간에 절대영도까지 치달았다. 호지는 여차하면 신사째로 세상에서 지워버릴 기세고 요연은 벌써 검을 꺼냈다. 아야세는 그 기세에 부들부들 떨고있다.

위에서 내려온 사실일테니 아야세한테 저래봤자 소용없는데.

나는 고개를 휙휙저으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

"뭐, 내가 막으면 그만이지. 호지와 요연이 청룡을 상대하면 되고."

"말도 안돼! 아빠 실력으론..."

"가능해. 필멸의 활도 있고, 요연을 밀어붙인 백제관도 있어. 그외에도 내가 장치해둔 것도 있고. 절대로 지지 않아."

단언하는 나를 호지가 울 것같은 얼굴을 하며 노려봤다. 작게 미소 지어주었다. 삐친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요연이 두개의 손톱만한 버클을 내 손에 올려두었다. 전에 요연의 검기를 막을 때 썼던 천간요(레플리카)다.

분명히 부서졌을텐데?

"당시에 보고 대충이나마 흉내낸 것이니 받아두십시오."

은색을 빛내는 두개의 버클을 가슴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은빛의 두 방패가 단단하게 심장을 보호하듯 자리 잡았다.

그건 그렇고 능력도 좋지. 보고 흉내내다니.

고개를 돌려 호지를 보았다. 여전히 삐친채였다.

"하아... 정말, 어쩔수없구나."

호지를 끌어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몇번 바둥거리다가 멈추었다.

호지가 몸을 돌려 나를 끌어안았다. 묘하게 더운 입김이 가슴팍에 닿았다.

"죽으면 안돼... 알았지?"

올려다보며 말하는 호지의 이마에 입맞추어 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모두를 내 시야안에 담았다.

날 불안한 듯 처다보는 아야세, 반드시 이길거라 신뢰하는 요연, 걱정하는 호지.

나를 위하는 마음은 같다.

이렇게 날 위하는 데.

"죽어줄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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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설정란에 너무 두루뭉술하게 올려놨던가요. 그래도 이름보면 대충은 누가누군지 아시리라 생각했습니다만...

일단 한자어 표기를 하자면, 육왕(肉王). 영왕(靈王). 기타등등.

현재까지 등장한 인물들은 육왕, 영왕, 사신검주, 백색아성, 성녀, 여왕, 군신, 불패.

그외에 세력이라 할만한 것도 있지만 귀찮으니 패스.

참고로 군신은 아주 잠깐 나왔으며 영왕은 병원에서 만났군요(주인공이).

육왕은 여왕과 더불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불패와 사신검주는 이미 언급이 됬었고요.

성녀는... 이미 한파트가 얘 때문에 일어났었죠. 그리고 백색아성...... 설명하기가 애매하네요. 그다지 지금까지 비중이 없어서. 참고로 육왕 다음에 바로 나온 캐릭터랍니다.

이정도면 문의는 해결됬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바쁘니 이만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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