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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75화 (7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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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초능력이라는 말에 뇌속의 기억을 곰곰히 되짚어보았다. 초능력이란 파일에 딸려나오는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사이코키네시스(염동력), 파일로키네시스(발화능력), 사이코메트리(잔류사념읽기). 찾아보면 더 있기는 하겠지만 찾을 필요는 없었다. 대충 비슷할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이런 것을 익히자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마법이 있다. 초능력 같은 것을 익힐 필요는 없다.

"초능력을 배우는 것이 의문인가?"

양소유가 내 의문을 정확히 짚고 들어왔다. 우처럼 상당히 능력이 편파적일 경우에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나라던가, 특히 슈처럼 균형잡힌 마법사라면 딱히 익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후후, 이유를 설명하지. 네가 생각하는 데로 초능력은 균형잡힌 마법사에겐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지. 마력소모가 없다.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뒤통수를 확실하게 칠 수 있다."

확실히 그런점이라면 수긍할만하다. 나만해도 마력없이 마법을 쓴다면 무지 놀랄테니까.

주변을 돌아보았다. 표정들을 보니 모두 초능력을 배운 듯한 표정이다.

뭐,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기도 하니까.

"그럼, 나도 배워볼까?"

"좋은 선택이다."

후후후. 그렇게 웃음짓는 소유가 왠지모르게 본적도 없는 마약거래상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내 생각도 아주 틀리지는 않았는지 소유가 잡기에는 너무나도 작은 약병(나 같은 인간의 검지손가락 크기)을 내밀었다.

소유가 마시라는 듯이 턱짓을 보이자 나는 조금 미심쩍은 눈초리로 약병을 내려다보았다. 설마하니 독약을 주지는 않겠지만 역시 불안한 것이 사실.

뚜껑을 뽑아버리고는 향을 먼저 맡았다. 무지 쓰다든가 혹은 맵다든가하는 예상과는 다르게 달콤한 향내가 심신을 편하게 했다.

의심을 버리고 약을 들이켰다. 너무 달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한 맛이었다. 그리고, 시작됬다.

고통이.

"크아아악!?"

양손을 마그마에 담그기라도 한 것 같은 뜨거운 통증이 손에서 온몸으로 뻗어나갔다. 강렬한 통증이었지만 왠지 정신만은 또렸했다.

마력개방의 통증에 익숙해진 탓일까. 지금만큼은 마력개방이 원망스러웠다.

"무, 무슨!?"

"요!"

이 통증은 소유나 슈도 예상밖의 일인 듯 황급히 나에게 달려들었다. 슈가 지척에 달했을 때, 고통이 사라졌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마력으로 몸을 샅샅이 훑었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가까이에서 울먹이는 슈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아. 괜찮아졌어. 신경쓰지마."

"바보..."

슈가 눈물맺힌 눈을 하며 내 손을 잡았다. 그 때, 내 손의 마력과는 다른 시커먼 기운이 맞잡은 슈의 손을 타고 몸으로 파고들었다. 슈의 표정이 굳히면서 나의 기운에 대항했다. 슈는 마력을 순식간에 뾰족하고 날카롭게 정련시키며 기운을 맞받아쳤다.

상당한 데미지를 입으며 내손이 튕겨올라갔다. 얼얼한 손을 부여잡으며 슈를 보았다.

슈도 자신이 한 일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당황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공격에 반사적으로 마력을 사용한 듯 싶었다.

"괘, 괜찮아? 미안. 나도 모르게..."

울 것 같다가 아니라 진짜로 울고 있었다. 작은 눈물을 방울방울 흘려보내기에 나도 모르게 손을 댈 뻔했다.

하지만 이 일은 나의 손 때문에 일어난 일. 또 손댔다가 일이 터지면 정말 감당할 수 없게 될거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손이 닿지 않게 하며 괜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아니야. 괜찮아. 내 탓이니까. 손이 조금 얼얼하기는 하지만."

"이리 줘보게."

어느틈엔가 인간으로 변신한 소유가 갑자기 끼어들며 손을 잡아챘다. 내 손은 참새가 방앗간을 찾아가는 것처럼 당연스레 소유의 손으로 침투하려했다. 하지만 소유는 용. 나의 힘 따위는 가볍게 무시했다.

역시나랄까, 힘이 통하지 않았다.

소유가 손을 여러번 둘러보더니 말했다.

"부여나 강화를 해보게. 어떤 것이든."

의문을 느끼면서도 나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부여와 강화라는 부분이 사라져버린 것처럼 사용할 수 없게됬다. 지식이 남아있음에도.

소유가 내 표정을 보고 이미 대답을 예상한듯 조용히 말했다.

"역시나. 혹시나했지만 설마 이정도일줄이야."

"어이 소유, 무슨 소리야? 아니, 어떻게 된거야?"

소유가 고개를 저으며 헛소리를 했다.

"네가 이만큼이나 재능이 없을지는 몰랐다는 소리다. 범재를 넘어선 둔재일줄은..."

자존심을 찌르는 한마디에 거칠게 쏘아붙였다.

"설명이나 해 로리콘."

소유는 내 응수에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부정하고는 입을 열었다.

"초능력은 누구나 갖고 있다. 대개 자연적으로 발현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지. 그런데 너의 경우는 조금 특이한 상황이다. 너는 반쪽짜리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던게 문제였다."

"반쪽짜리?"

"그래. 한마디로 억지로 깨워봤자 초능력은 생기지 않되, 조금 손재주가 늘어난다든가 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너는 마법을 배웠다. 아마 부족한 부분을 마법에서 가져온 것 일테지. 마력개방은 애초에 네 마력의 뿌리라고 할 만한 기술이니 멀쩡하겠지만 부여와 강화, 이 두 마법은 되찾을 수 없을거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초능력 하나 얻으려고 강화와 부여를 잃었다는 소리다.

장난해? 내가 어떻게 익힌건 줄 알고 하는 소리야? 강화는 내부의 마력개방과 더불어 내 몸에 이중장갑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고 부여는 집적적인 것은 없지만 여러가지 전술적 활용도가 높은 능력이다. 그것을 한방에 날려먹어?

분노하는 나를 보며 소유는 덧붙였다.

"처음부터 새로 익힌다면 다시 쓰는 것도 가능하겠지. 그리고, 너의 손. 제어불능이지?"

첫말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복구가 처음부터기는 하지만 가능하다니 수긍하기는 했다. 하지만 두번째 말에는 도저히 수긍하고 싶지 않았다.

힘소비야 없다쳐도 남은 잡을 수도 없고 추측이지만 물건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니. 나보고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내가 세워두었던 미래설계의 대부분이 폭삭가라앉는 것이다. 절망의 천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말도 안돼... 내가 손불구가 된다고...?"

슈가 등을 토닥토닥 위로해 주었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양손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위로가 되면 이상할 것이다.

절망하는 나를 보며 소유가 말했다.

"그러니까 바다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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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위의 손불구가 나오는 문구는 내가 고자라니 풍으로 읽어주세요.

이번편이 드디어 바다편입니다. 재밌게 즐기실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지금 사망편을 집필 중인데.. 초반계획과는 틀어져버렸습니다. 결과는 같지만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재미있게 즐겨주세요.(추신: 에필로그에는 드디어 ㅡㅡ을 합니다. 누군가가)

2부는 현재 여유롭게 제작 중 입니다. 연재주기는 조금 불규칙적일지도.

추천선작코멘을 기다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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