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학생의 육아일기-79화 (79/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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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쥴 레이키아

"주제도 모르는구나. 네놈 덕분에 저 뒷산의 곤충식물만큼의 동포가 희생되어야 했다. 그리고 몇몇은 완전히 몰락했어. 쇠퇴해버렸지. 게다가 멸종할뻔한 놈들도 있었어. 그런데 그런 상판을 디밀어? 아니면 네놈이 수장이 되어 단체로 배반이라도 해볼셈인가? 하! 재밌겠군. 여기서 죽여주지."

혼자말하고 혼자 결론짓는 그를 보며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칫하다간 여기서 몰살이다. 내 손은 고사하고 잃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전투태세를 갖추었지만 아쥴은 전혀 공격하지 않았다. 아니, 하려는 도중 정지했다.

소유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었다.

아쥴로서도 그 반응은 상당히 의외인 듯 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이었어. 나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나마 남은 그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 뿐이었다."

우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과거의 일.

시선을 슬쩍 선생님쪽으로 돌렸다. 자신의 애인이 남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설사 소유의 잘못이라 하더라도 화나는 것은 당연한 일. 선생님 성격상 분명히 불같이 화를 낼 터.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무런 공격도 반응도 하지않은 것이다. 아니, 얼굴이 붉긋붉긋한 것이 화난것은 맞는 것 같으나 팔짱을 끼며 자신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었다. 아마, 과거의 일을 알고 있는 듯 하다.

나중에 캐보자는 결심을 마음 구석으로 밀어넣으며 시선을 다시 무릎 꿇은 소유에게 주었다. 그의 저의가 궁금했다.

내 손이 확실히 불편하기는 하지만 무릎꿇을 정도는 아니다. 이것이 내 생명을 깎아먹는 것도 아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호지가 장담했으니 틀릴일은 없다.

한마디로 내 능력은 지극히 건전(?).

자존심을 부수면서까지 고개숙일 일은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 했다? 그것은 분명히 따로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이해하지, 그 마음. 아까봤겠지만 나도 마음에 안드는 후인계획에 동참하고 있거든. 그 마음 십분 이해할 수 있지."

그의 말과 함께 이 공간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변화했다. 약간이지만 그가 웃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그 순간 표정이 돌변했다.

"하지만 내 대답은 NO! 이해하기에 네녀석의 제안은 거절이다. 분명히 천왕은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 하지만 그에게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었어. 오히려 싸우게 했어야 했다. 첫번째는,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두번째는 그러지 못했어. 너희 때문에! 그 때 제대로 했다면 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넘길 필요도 없었겠지. 안그런가?"

아쥴의 말에 양소유가 침묵했다. 대답은 없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아쥴의 말에 수긍하는 최고의 대답이었다. 그에 아쥴은 부풀어올린 투기를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렸다.

더이상의 대화는 하지않겠다는 듯이.

하지만 소유가 돌아서는 아쥴을 단 한마디의 말로 잡아세웠다.

"왕사가 육왕을 버리고 갈셈이냐?"

아쥴이 고개를 돌려 소유를 주시했다. 그러고는 우리들을 차례로 훑어보다가 나에게 시선이 멈췄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에 나도 모르게 한발자국 물러났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호지와 요연이 양쪽으로 모여들어 무기를 집어들었다. 아쥴이 소리친 시점에서 무기를 꺼내들고 있었던지라 무기를 꺼내는 딜레이는 없었다. 양쪽에서 무기를 꼬나쥐고 흉흉한 기세를 피어올렸다. 하지만 아쥴은 가소로운 듯이 코웃음쳤다.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듯한 느낌을 주는 미소다.

"저 손 때문인가, 히탄?"

그 말에 두사람의 기세가 가라앉았고 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쥴이 한발한발 내딛으며 내쪽으로 걸어왔다. 걸음걸음마다 이 궁전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소리가 울렸다.

"손을 보여다오."

그의 말에 왠지모르게 무겁게 느껴지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는 내 손을 입으로 몇번 툭툭 쳐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거, 안되겠군."

"무슨 소리지? 내 계산대로라면 분명히 살갗을 재료로 쓰면...!"

황급히 되묻는 소유의 질문에 아쥴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표했다.

"봉인구를 만들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애석하게도 안될거다. 아마 이 초능력이 생길때 강화가 재물로 쓰인 것 같다만?"

"예..."

강화와 부여. 내 반쪽짜리 초능력을 완성시키기 위해 소모한 나의 기술들. 아마도 강화가 내 손의 봉인구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소리이리라.

침을 삼키며 아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뭐라고해야 할까... 강화가 섞인 초능력은 막히면 막힐수록 강해진다. 내 피부로 만든 봉인구로 막아둔다면 몇년까지는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언젠가 봉인구가 힘을 잃고 초능력이 밖으로 뛰쳐나오는 일이 생길거다.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 것이나 다름 없어."

시한폭탄. 나의 손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호칭이다. 봉인구가 사라지는 그 순간 나와 접촉한 모두가 죽는다는 소리니까.

내가 자괴감에 몸을 떨고 있을 때 아쥴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야. 조금 극단적인 해결책일지도 모르지만 초능력을 완전히 소거하는 방법이 남아있다. 선택하겠나?"

완전히 소거한다. 초능력을 내 몸에서 지우겠다는 말.

손이 욱신거렸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내 마음은 결정되었다.

없앤다. 이 능력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 강화와 부여가 어느샌가 사라졌기 때문에 잠시간의 실력감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다.

"지워주십시오."

"좋다. 손을 내밀어라. 아직 초기니 쉽사리 없앨 수 있다."

손을 뻗었다. 그의 머리가 팔에 닿는 순간 기운이 뻗어나가 아쥴의 몸에 스며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내가 뻗은 밧줄을 상대방이 쥐고 있는 느낌이다.

아쥴은 몇번의 감탄사를 뱉어내고는 자신의 마력을 내 팔로 옮겨서 문신을 세겼다.

백색의 기학적인 무늬가 혈문신처럼 번쩍번쩍이다가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부서졌다.

"이걸로 끝이다. 네녀석이 '광진'의 후예였을지는 몰랐군. 뭐, 광진의 후예라면 초능력은 필히 지워야 했으니 딱히 슬퍼할 것은 없다. 아직 초기라 강화와 부여는 되돌려 놓을 수 있었으니 기뻐하도록."

강화와 부여가 되돌아온 것도 기쁘지만 또 새로운 키워드가 나왔다.

제대로 된 대답을 나오지는 않겠지만 일단 물어보기로 했다.

"광진의 후예라는 것은 무슨 소리죠?"

오히려 그가 어이없는 투의 표정을 지었다.

"네녀석의 마력개방식의 이름이잖나. 육식육형. 설마 몰랐나?"

마력개방의 이름을 말하는 것인 모양이다. 나는 이제야 깨달은지라 손바닥을 탁하고 쳤다. 그런데 그것이 아쥴의 선생님욕구(호지명명)를 불러일으킨 모양인지 설명을 시작했다.

"광진(光進). 빛처럼 나아간다는 소리지. 과거, 현재를 통틀어 최강의 마력식이야. 사용후의 패널티만 뺀다면. 먼 옛날의 영웅이 쓰던 기술이지. 여러모로 불편한 능력이기도 하지만 급할때는 매우 괜찮은 능력이야. 초능력이 사라진 자리는 광진이 매워야 할테니, 받아라."

아쥴의 거대한 입안에서 또르르 진주같은 구슬하나가 굴러나왔다. 양손으로 공손히 받아든 나는 그것을 빛에 비추어보았다.

반짝반짝. 하얗게 빛나는 그것이 그렇게 예쁠수가 없다.

호지한테나 줄까.

"먹어라. 마력양이 대폭늘거다."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은 시선이었기에 호지에게 준다는 선택지는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예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구슬을 삼켰다. 몸안이 들끓으면서 마력의 부피와 밀도가 거대하게 확장해나간다. 상당히 많은량의 마력이 온몸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가 한곳에 집중되었다. 한곳에 집중된 마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거대해져 있었다.

이정도라면 안전권인 일, 이식이라도 삼, 사식에 가까운 능력을 낼수있을지도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선물 고맙게 받았습니다."

나 나름의 예를 표하며 한발자국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끝낼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선물? 난 단한번도 공짜로 해준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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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인공은 아쥴의 노예가 되어 평생을 허비했다.

농담입니다. 시험이 끝났습니다. 뭐 같군요.

내일은 드디어 2부를 올리는 날. 설정에 놀라지마시길.

그런데 설문조사말입니다만, 저도 바꿔야한다에 참여했는데 말이죠. 어째서 닥치고 소설이나 써라란 소리가 나오는 겁니까?

저처럼 성실한 작가가 어딨다고!

잡소리는 이만하고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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