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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88화 (8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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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2 귀환

여러가지로 파란이 많았던 바다에서 돌아가는 캠핑카의 안.

우리는 피로를 푹 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파란이 많기는 했지만 삼일이나 더 놀았으니 안풀릴리가 없다.

하여가 테이블에서 낮잠 잤던 곰마냥 양팔을 쭉 펴서 기지개를 폈다.

"우윽..! 제길, 몸이 굳었어. 전부 능파 때문이야."

하여의 불평어린 말에 능파는 아무말없이 눈앞의 사과를 과도로 위협하며 껍질을 조각조각 뽑아냈다.

내가 밤바다에서 슈와 한판 붙고 있을 때, 능파는 내 말대로 하여를 포박해서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능파 스스로도 그녀가 범인이 아닌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가지 스트레스(호지랑 같이 못 잔 것. 그날 밤은 주아의 치료에 전념해서 못 왔다)를 하여에게 풀어버린 것이다. 결국 내가 숙소로 돌아왔을 때, 하여에게 엄청나게 불평을 들어야했다. 결국 그 오해는 호지가 능파를 갈구는 것으로 대충이나마 끝이 났지만 하여로서는 아직도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면 정작 그 원인은 슈 때문인데.

슈가 호랑이처럼 눈을 치켜뜨는 하여를 말렸다.

"그, 그만해. 전부... 내 탓이기도 하고.... 하아..."

하여를 말리려다가 자신을 자학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며칠은 가리라.

그 날 이후. 슈는 그 날 밤에 피해를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저렇게 자신을 자책하는 것으로 자신의 말을 끝 맺었다. 그 덕에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과하는 괴상한 일이 일어났지만.

뭐, 본인들이 상관없어보이니 괜찮겠지.

"그런데 말입니다. 슈는 시간의 후계잖습니까? 족보 같은 것으로 항렬을 따져보면 아마도 우리의 증조부정도의 항렬이 아닌지요?"

요연은 나름 동문(삼대 대마법사는 같은 학교를 동문수학한 친구들이다. 공간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요연으로서는 동문이다)인 슈의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린 요량으로 그런 말을 한 모양이지만 슈는 난파선처럼 더욱 가라앉았다. 요연이 영문을 몰라 우물쭈물했다.

"나, 나는 증조 할머니....."

항렬이 높다는 것과 할머니라는 말은 같다고 보기 힘들었지만 서양인인 슈로서는 그렇게 판단한 모양이었다.

슈의 아버지는 300년 전의 인물. 만일 우리나라였다면 한 가문의 최고 어른이다. 굳이 말하자면 계급에 가깝다. 유교의식이 남아있는 우리나라는 나이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프리미엄을 먹고 들어가니까. 세간에서는 말하지 않는가? 민증 까라고.

나는 옆에서 슈의 어깨를 토닥이며 대략적인 항렬을 설명했다. 울 것 같은 그녀의 얼굴이 펴지면서 어깨를 나에게 기댔다.

"결국 이번 여행에 득 본건 슈 뿐이라는 소리네."

물을 마시던 우가 방금 그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우의 말에 슈는 얼굴빛을 분홍색으로 물들이면서도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다가왔다.

옛날에 손잡을 때마다 기절하던 것이나 다름없는 그 때와는 달리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우의 말에는 동의 할 수 없다. 그날 밤, 슈와 나는 약속했다. 모든 여자 관계를 정리하면 대답해 달라고. 아직 정리는 커녕 그 약속에대해 말도 못 했는데 사귈 수는 없다.

그렇다고 슈가 싫은 것은 아니다. 예쁘지, 능력있지, 한 남자(부끄럽게도 나)에게 마음을 바쳤지. 나무랄 곳 없는 순정파 아가씨다. 미워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등은 괜찮은 거야? 스쳤다지만 독단검이라며?"

인간적인 작전을 펼치는 특급 오징어가 써있던 잡지를 뒤적이며 소화가 지나가듯이 물었다.

그녀가 묻는 것은 이틀 전, 주아의 동생인 수아가 슈를 습격했던 일을 말하는 것이다. 주아는 치료가 다행히도 잘 되서 며칠 쉬면 되었기에 아쥴도, 주아도 다 용서했지만 그녀의 동생인 수아는 용서하지 못한다며 길길이 날뛴 것이다. 그 당시에는 아쥴이 말렸기에 분명히 진정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아침 댓바람부터 호텔에 찾아와 단검으로 슈의 등을 찔렀다. 독이 든 검인데다가 기습이었던지라 그녀는 쉽사리 당했고, 우리들에게는 또 다시 초비상이 걸렸다.

그날 일은 슈가 자신의 잘못이라며 넘어갔기 때문에 흐지부지 되었지만 물리적인 일까지 흐지부지 될리가 없기 때문에 묻는 것이다.

"으응. 괜찮아. 이래뵈도 마법사인걸. 게다가 타임 리버스(시간역행)를 쓰면 멀쩡하게 돌릴 수 있고."

"아아. 나를 물 먹였던 그 기술인가?"

슈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곶에서 나와 슈가 싸움을 벌이던 때, 그녀와 싸울 때마다 나는 번번히 힘이 날아가는 것을 느껴야했다.

뭔가 마법을 썼다 싶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싸움전부터 예상하기는 했었지만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귀찮은 기술일지는 상상도 못한 것이다.

그래도 결과가 다 좋으면 좋은 거지.

"떨어져!"

캠핑카의 이층 침대에서 호지가 모세의 기적처럼 나와 슈사이를 가르며 뛰어내렸다. 자연히 거리가 벌어진 틈을 타 호지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뺏기지 않으려는 듯이 내 팔을 꼬옥 껴안았다. 능파도 이미 명령을 받은 듯, 다른 팔에 누가 엉기지 못하게 들러붙었다.

졸지에 양팔을 빼앗긴 나는 할아버지 같은 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습격받았다는 사실에, 그것도 다름 아닌 슈가 그랬다는 사실에 내 눈앞에서 졸도 했던 내 딸아이다. 이런 반응은 어쩔 수 없으리라.

슈도 그것을 이해하는 지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물러났다. 그러다가 무엇인가가 생각났는지 손바닥을 마주쳤다.

"그러고보니, 우는 무엇 때문에 범인이 아니라고 했었지? 누구한테 날아온 전화였어?"

지구의 자전이 멈추는 것 같은 감각과 함께 나와 우의 시간이 정지했다.

서, 설마 이제와서 그런 핵폭탄급 발언을 내놓다니. 하지만 나도, 우도 대답 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곧 알게 될 것이다.

소화나 이린, 요연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주하면 누군지는 알게되리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묵비권을 무시하고 이리저리 잡아 끌었다.

"뭐야 뭐야? 우리 사이에 그러기야?"

등. 이런저런 소릴 들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되더니 어지러움에 구토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소란 덕에 차를 운전하던 선생님의 손이 삐끗해 차안의 혼란은 더욱더 가중되었다. 본의 아니게 이런 상황을 연출한 슈가 작게 사과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아비규환의 지옥속에서 나는 기원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평화롭고 아무것도 아닌 일만이 가득하기를. 세상 만사가 괴롭지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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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편의 수정은 끝맞쳤습니다.

초코맹이님께 감사.

그리고, 정말로 말이지요. 스네이크를 봐주십시오. 어떻게 일반 조회수가 30미만....

어찌되었든,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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