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학생의 육아일기-90화 (9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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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4

어두운 집안. 단아하게 빛나는 주홍빛 전등이 수줍은 소녀처럼 빛났다. 어두운 방안이라 그런지 불꽃은 더욱더 아름답고 수줍어보였다.

팍!

그 불빛 아래에서. 요가 손을 벽으로 소리나도록 쳤다. 아니, 벽과 요사이의 호지가 빠져나오려는 진로를 가로 막은 것 뿐이었다. 난폭한 그 행동에 호지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애처롭게 요를 쳐다봤다.

"아, 아빠.... 왜...?"

그녀의 두려움이 깃든 목소리가 요에게 닿았지만 요는 끈적끈적하고 느끼한 미소로 화답했다.

"으응? 호지가... 너무 귀여워 보였거든. 오늘은 조금만.. 놀아볼까해서. 괜찮지?"

위아래로 훑어보는 요의 시선에 호지가 벽에 붙었다. 힘으로하면 금방 밀어낼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호지는 다가오는 요의 얼굴을 마주하며 눈을 감았다. 가벼운 입술의 감촉에 눈을 뜨자 요는 호지를 안아올려 침대로 다가갔다.

이것은 아직 이르다고. 그녀는 그렇게 말할 생각이었는데 자신을 내려다보는 요의 모습이 너무 진지해서 물어볼수가 없었다. 요는 침대위에 호지를 살며시 누이더니 그 자신도 포개듯이 침대위에 올라탔다.

서로의 뜨거운 시선이 오가고. 이윽고, 요가 호지의 어깨에 닿은, 속이 비쳐보이는 옷의 끈을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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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침밥 다됬다구요? 빨리 안 일어나면 할아버지랑 밥 못 먹어요."

그렇게 말하며 능파가 호지의 몸을 흔들었다.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면서도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기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늦게 일어나서 요와 함께 아침을 못 먹으면 아마 능파의 탓으로 돌아갈 것이다.

몸을 흔들어 호지를 깨우자 호지가 야릇한 소리를 내면서 일어났다.

"아빠~~~. 안돼......."

일어나고 능파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이불을 두르고 배개에 고개를 박았다. 보이지는 않지만 필시, 사과보다 더 붉으리라.

능파는 호지가 도대체 무슨 꿈을 꿨는지 궁금했지만 지금 이상태의 호지에게 물어봤자 소용 없을 것 같아서 이불을 치워내는데에 주력했다. 이불을 겨우 치워내자 호지의 부끄러움 섞인 목소리가 배개맡에서 흘러나왔다.

"나, 어떡해... 아빠 못 봐. 힝. 난 몰라~ 후엥."

우는 건지 웃는 건지 헷갈리는 비음소리에 능파는 호지의 겨드랑이를 들어올렸다. 호지의 강압으로 체격차가 있었지만 본디 용. 근력은 건물을 부숴버릴 정도라 그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능파의 손에 잡혀올라간 호지는 평소에 능파에게 보여주지 않던, 어린애 같은 칭얼거림을 날렸다.

"시,싫어... 이런 상태로 아빠를 어떻게 봐..."

"내가 뭐? 나, 무슨 잘못이라도 했니?"

어느샌가 방안에는 요가 들어와 있었다. 같이 잘때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던 딸이 방에서 두문분출하는 게 걱정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요가 들어온 것을 호지가 눈치채자마자 능파에게 빼앗긴 이불을 다시 빼앗아서 도롱이 벌레마냥 침대에 숨어버렸다.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리와 함께.

어찌됬든 방학이기는 하지만 학교에는 가야했기 때문에 딸이 사춘기인지 매우 고민하며 요는 학교로 가버렸고 능파는 '아빠가 날 버렸어~! 그런짓까지 해놓고~~!'라는 말도안되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능파는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지라 설명을 요구했다.

호지가 우물쭈물거리고 얼굴을 붉히며 짧은 말을 길게 늘였지만 그것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멋대로 엄마를 덮쳤다구요? 현실에서 그럴리가 없으니 분명히 꿈이겠네요."

요가 호지를 보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딸. 덮칠 일은 절대로 없다. 이제까지 상당히 어필(함께 자면서 다리를 얽는다던가)을 해보았지만 전부 실패. 어젯밤에도 그랬지만 참는 기색도 없이 그냥 자버렸다. 딸이라는 의식이 큰 건지, 아니면 불구인건지.

현실을 이르는 능파의 머리에 호지의 춉이 떨어져내렸다. 진실이든 아니든 호지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임은 분명했다.

"사, 상관없어! 그 꿈은 분명히 예지몽인 것일 테니까!"

능파는 단언하는 호지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예지몽이 무엇이던가. 강대한 마력을 지닌 사람이 꿈으로 미래를 엿보는 기술이다. 미래를 엿보는 기술이다보니 꿈이라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하지만 호지의 말을 들어보면 단아한 주홍빛의 전등이 있다는데 그딴 것은 있지도 않으며 꿈에서 호지가 입고 있던 옷은 어제 홈쇼핑 광고에 나왔던 옷이었다. 참고로 그런 옷은 사지 않았다. 100% 진실로만 이루어진 예지몽에 그런 오차가 있을 턱이 없다. 아마도 욕구불만과 망상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꿈이리라.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께 능파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리가 만무 할 터. 능파는 다른 방법을 속으로 물색해 봤다.

방금전에 옷에 관해 생각해서 그런지 답은 빨리 나왔다.

"엄마. 그러면 일단 아빠를 꼬셔보죠? 아마 힘들겠지만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일단 모가되든 도가되든 그 꿈에 걸어보기로 했다. 능파의 말에 호지는 눈망울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가까이 다가왔다.

"어떻게? 지지지, 지금까지 여러방법으로 꼬셔봤지만 별 소용없었잖아."

기뻐하던 기색이 말을 하면서 수그러들었다. 호지의 머릿속에서 실패했던 과거사가 주마등처럼 뇌리를 왕복했다.

"그러니까 방법을 바꿔보자구요. 평소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직접적인 방법. 육탄공세로요."

능파의 말에 호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 능파는 매우 쉽게 상상이 갔다.

"그, 그런 파렴치한 짓을... 모, 몰라."

"다짜고짜 처녀를 내주자는 게 아니에요. 야한 옷으로 꼬시자는 거에요."

처녀라는 말에 '상스러워!'라는 소리가 나왔지만 능파는 한귀로 흘려버리며 말을 끝맺었다. 하지만 마지막 말을 들을 때에는 그거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했다.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 최대한 예지몽과 같은 상황을 만들려는 것이니까. 성공한다면 결과는 호지의 말과 같으니 상스러운 것일지도 모르지만.

호지와 능파는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능파는 어제보았던 심야 홈쇼핑 옷을 훔쳐(어차피 재고가 남을테니까)오기로 했고 호지는 요가 올때까지 최대한 자신을 가꾸고 있기로 했다.

호지가 최대한 제대로 빗질하고 요의 침대에 앉아서 머뭇거릴 쯤에 능파가 도착했다. 능파가 도착하며 붉은 색의 투명도를 살린 야시시한 옷과 표범무늬의 분홍빛 스타킹을 내밀었다. 호지는 '남사스러워!'라는 찬사(반응을 보면 찬사다)를 보내면서 껴입기 시작했다.

그 때, 대문의 잠금쇠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다녀왔습니다. 호지야, 널 위해 내가 케잌사왔다."

평소의 호지라면 달려나갔겠지만 지금은 막 옷갈아 입던 참이라 나갈 수가 없었다.

"어, 엄마. 빨리!"

호지는 부랴부랴 입기 시작했지만 문과 그 둘이 있던 방은 아주 가깝다. 스타킹을 신던 중 문이 열리면서 케잌을 들고 있는 요의 모습이 보였다.

턱!

요가 케잌을 떨어뜨리며 굳었고 호지도 스타킹을 신으려던 자세 그대로 굳었다. 문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능파는 얼굴에 손을 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기를 몇초. 요가 성큼성큼 다가와 호지의 몸을 끌어안았다. 갑작스런 행동에 호지는 물론이고 능파도 깜짝놀랐다. 분명히 요라면 '내 딸은 이렇지 않아!'라던가 말했을텐데.

여러가지 의문이 머리를 소용돌이 칠 때, 요가 껴안은 채로 호지의 몸을 들어올려 방밖으로 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호지는 품에 안겨서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말만을 연발했지만 능파는 그 둘을 뒤따르면서 의문이 생겼다.

욕정을 이기지 못한 것이라면 그 방에서 하면 될 것을 왜 나왔는가?

능파가 생각을 하며 뒤따르던 중 정신을 차린 곳은 호지의 방이었다. 요는 호지를 바닥에 세우고 옷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능파는 불안은 오해구나 싶었지만, 벗긴 다음이 문제였다. 갑자기 요가 옷장에서 여러가지 옷가지를 가져오기 시작한 것이다.

호지는 눈을 꼭 감고 부들부들 떨고만 있어서 지금 요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모양이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능파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는 옷을 입히고 있었다. 일단 속옷부터 차근차근 입히더니 종국엔 겉옷까지 단단히 입혔다. 그리고 호지를 꼬옥 껴안았다. 호지도 눈을 뜨고 지금 이 상황을 눈으로 직시했다. 그리고 의문과 불안이 섞인 눈으로 요를 올려봤다.

"역시 내 딸에게는 그런 것보다 이게 더 잘어울려."

그 말과 동시에 호지의 표정이 급변하면서 침대 위의 배개를 집어들었다.

"아빠 바보!!!"

뻐억!

배개의 공격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솟아오르는 요를 쳐다보며 능파가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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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방학특선(내용상에서)이야기. 특별편은 끝입니다.

다음편부터는 이제 본 내용으로 들어가겠네요.

친구가 내 편수를 따라잡기 전에 연참한 아이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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