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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123화 (12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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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자 시침과 분침이 2를 가리키고 있었다.

2시 10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머리을 떠나지 않는 탓일까, 일찍 잠에 깬 것 같았다. 손끝으로 바닥을 가볍게 매만졌다. 가을이 되어가는 날씨라 그런지 창문도 닫혀있는데 마루바닥은 차가웠다. 그런 거실바닥에 가부좌를 틀어 앉으며 나는 선도(仙道)수련을 행했다. 주변에 옅게 일렁이는 마력들이 알알이 내 몸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마력의 최대치를 늘리는, 일종의 수행이다.

광진은 총 마력량과 최대마력 상태에서의 발동횟수에서 위력이 결정된다. 광진은 마력자체를 반발시키고 뇌전과 같은 강력함으로 바꾸어 전신을 강화한다. 그렇기에 총 마력량이 많으면 많을 수록 위력이 증가한다. 그러니 발동횟수는 두말 할 것도 없다. 두번 이상 발동하면 잔존 마력량이 총 마력량과 거리를 둘 것은 자명한 이치.

그렇기에 매일 같이 해오던 일이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일어나서 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 이유는 분명히...

"운명 때문이겠죠. 할아버지는 의외로 여리니까."

어디선가 들려온 어린 목소리에 내 몸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자세 그대로 허공에 부웅 떠올랐다. 그 상태에서 자세를 풀지 않은 체 나는 내 몸을 띄워 올린 그녀를 바라봤다.

"능파구나. 그런데 이렇게 허공에서 부유하고 있으면 왠지 속이 울렁거리는데."

핑계와도 같은 말이었지만 속이 울렁거린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가부좌를 틀었던 다리를 바로하며 허공에서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러자 하늘빛 잠옷위에 붉은색과 갈색의 망토를 두른 능파가 내 옷깃을 잡아 당겨 머리를 아래로 내렸다. 갑작스런 그 행동에 능파에게 뭐라 할 틈도 없이 능파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버티셨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그 때 할아버지가 무너졌다면 어머니 또한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을테죠."

나는 그대로 몸의 힘을 뺀 체 능파의 작은 몸에 몸을 뉘였다. 상대적으로 작은 능파라 무릎이 바닥에 닿아버렸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죽는다. 그것은 학교에서 이례가 존재함을 증명함으로서 절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죽는다는 예언이 번복된 것은 아닌 것이다. 즉, 나는 다른 사람보다 죽을 확률이 배나 된다는 것. 게다가 천왕시절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그 당시에는 천왕의 세력이 압도적으로 우위였었고 이미 카타스트로피에게 승산이라고는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추측이기는 하지만 막상막하, 아니면 이쪽이 조금 위다. 어지간히 큰 변수가 아니면 나는 살아남지 못 할 것이다.

"예전이라면... 일년전까지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을텐데...."

정확히는 수상고에 입학해서 우랑 재회하고, 슈를 만나고, 소유를 만나고, 마법에 관여하기 전을 일컫는 것. 그 때까지만해도 나는 무력감에 젖은 체, 세월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었다. 세상이 변하든, 내가 변하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달관자의 시점으로. 그렇게 살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이있다.

진짜는 아니지만 딸도 있고 손녀도 있으며 날 좋아한다고 말해준 아이도 있다. 무력하게 지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말았다.

"능파야..."

나는 흐느끼는 것처럼 작게 능파의 이름을 부르고는 몸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능파는 어린이를 달래는 것처럼 내 등을 토닥였다.

나는 작게 덧붙였다.

"무겁구나, 인연이란건... 무섭구나, 죽음이란건..."

"할아버지는 죽지 않아요. 어머니도, 저도, 슈도. 그렇게 믿음직스런 것은 아니지만 할아버지의 친구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약해지지 말아요."

"그래...... 그래...."

나는 그렇게 그래란 말만을 계속해서 읊었다.

이 찰나의 새벽이 빛에 묻혀 사라지기 전까지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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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은 며칠 뒤의 이른 아침. 거실에 나있는 창 밖에서 맑은 햇살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약한 모습을 보였던 그 날밤과는 달리 나도 마음을 다 잡은 상태. 지금까지 약해져 있을 이유는 없다.

"요님, 늦겠습니다."

"그래. 어차피 출발준비는 끝난 상태니까 너무 그러지마."

우리집은 아침이 빠르다. 게다가 나는 학교를 일찍 가는 편이다. 요연이 지금처럼 제촉 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곧 있으면 문화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저런 준비로 평소 내가 학교 가던 시간에 학교를 가는 학생이 많았다.

게다가 나는 이번에 남을 도와야하는 처지인지라 늦게 가기도 뭐하고 해서 요연이 계속해서 재촉하는 것이다.

집을 나온 우리는 어디 들릴지 않고 곧장 학교로 향했다. 우리집은 학교와 상당히 가까운 편이라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평일이기는 하지만 학교를 가는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역시 문화제 덕분인 모양이다.

하지만, 무언가가 이상하다.

"요님. 느끼셨습니까?"

내 뒤에서 수행하는 것처럼 졸졸 따라다니던 요연이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듣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낮게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약간이지만 기묘한 시선이 느껴진다. 숫자는 대략 잡아도 수십. 학생들의 시선이기는 하지만 나나 요연이 딱히 눈에 띄는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시선이 집중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쩐지 이런 시선을 저번에도 받아본 기분이?"

익숙한 느낌은 아니었다. 전에 잠깐 받아본, 낯익은 느낌이었다.

요연이 소리도 나지 않는 발걸음으로 내 옆에 따라 붙으면서,

"...무슨 일이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 때는 제가 지켜드리지요."

믿음직스럽게 말하는 요연의 말에 나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마음속에 의심이란 단어를 버리기 힘들었다.

요연이 고개를 숙인 체, 낮게 덧붙였다.

"반드시...."

"응? 뭐라고 했어?"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말을 돌리는 요연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뒤를 돌아 다시 학교를 향해 걸어나갔다. 떨려오는 입술이 아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오른손으로 입술을 매만졌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되물었지만,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듣고 있었다. 낮은 소리이기는 했으나 풍백이 있는 내가 음파를 놓칠리가 없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를 체우면서 발걸음을 제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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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안녕하십니까. 아이젠입니다.

이 인사도 간만이로군요. 뭐, 그런 것보다.

설문을 올렸습니다. 제 소설 최약의 캐릭터를 골라라....지요.

열심히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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