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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132화 (13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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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만의 전투

학교를 뒤덮어버린 붉은 하늘. 그것 덕인지 학생, 새, 그리고 용. 그 존재들은 전혀 움직이지 못 했다. 그런 상황일 때, 학교 옥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두 여성.

슈와 요연이었다.

"...어째서야?"

평소의 슈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얼음의 칼 같은 차갑고 날카로운 어투에 요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체, 어느샌가 장비되어 있는 사신검을 허공에 부유시켰다.

이 공간이 이렇게 된 것은, 요연의 짓이라는 것을 슈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자신만 그곳에서 빼내지 않았을 것이다.

"대답 해 줘 요연. 어째서, 배신 해버린거야.... 너도 저번의 나처럼 이용 당하고 있는 거구나? 그런거지?"

날카롭게 말하던 목소리를 풀면서 상냥하게 요연에게 대답을 촉구했다.

자신도 이전에 카타스트로피라는 조직으로 인해 조종 당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죽이기를 포기하고, 요에게 구원 받았다.

요는 마음이 넓은 남자다. 남의 허물을 감싸는 법을 아는 남자다. 이렇게 큰 일을 벌였지만 분명히 이해 해 줄 것이다.

요연은 코웃음치면서,

"이용? 누가 말입니까? 제가요? 죄송하지만, 이것은 저의 의지입니다."

"거짓말! 그랬다면 어째서 날 데리고 온 거야? 요에게 검을 휘두르기에는, 두려웠던 거 잖아!"

정말로 요를 죽이고 싶었다면 자신이 아닌 요와 함께 이곳으로 오면 됬을 것이다. 요연이 전력을 다 한다면 요는 몇 초만에 죽을 터. 그럼에도 자신부터 데려온 이유는,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 검을 대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 슈는 그렇게 단정하고 있었다.

요연이 고개를 저었다.

".... 저는 삼대 대마법사의 힘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황룡의 비늘로 만들어진 대(代)룡 마법진이라면 거슬리는 능파와 소유를 막을 수 있지만, 당신은 막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대룡마법진과 정지의 술식을 병행하는데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당신뿐이 듯이."

슈는 이번 대의 시간의 대마법사. 아버지에게 경험의 재생이라는 시간의 비술로 모든 기술과 경험을 이어받은 프로(덕분에 힘을 잃었던 선대 대마법사는 쉽사리 적들에게 잡혔었다)다. 지금의 정지도 시간축을 비틈으로서 피하고 있으니, 요연에게 위험하다는 인상을 새겨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정말로? 요를 먼저...."

"당신이 먼저인 것이 '더' 편합니다."

슈의 말을 가로채는 요연의 말에 슈는 입술을 깨물었다.

더이상의 문답은 소용이 없다. 그것은 자신이 요를 지키겠다고 맹세한 것만큼이나 철혈의 의지다. 무엇이 저렇게 요연을 몰아넣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요에게 해가 된다면, 자신의 손으로 끝내는 것이 좋을 터.

슈는 폐안으로 대기를 크게 빨아들였다. 전투를 치르기 전의 습관적인 호흡이다.

"드디어 싸울 마음이 드셨군요. 그 이전에, 한가지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여왕의 증표와 네크로노미콘, 청동의 솥을 공중에 부유시킨 슈가 요연의 말에 작게 끄덕였다. 그러자 요연은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질문을 날렸다.

"당신으로서는 이런 상황도 좋지 않습니까?"

"... 무슨 의미야?"

"제가 당신에게 패해서 죽어버린다면 당신의 연적은 사라지는 셈이죠. 그런데 어째서 아까까지 저를 구하려고 한 겁니까?"

확실히 슈로서는 요연이 없다면 요를 차지 하는데 더욱 용이 해 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슈 자신이 결정 할 것이 아니다.

하늘에 뜬 네크로노미콘의 책장이 폭풍이라도 만난 것처럼 빠르게 연달아 넘겨지며 공격태세가 갖춰질 쯤, 슈는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건 내가 결정 할 일이 아니니까. 그걸 결정 할 건 요뿐이야. 그리고, 요는 착하니까. 설사 네가 적이라도 슬퍼하겠지. 최후에는 요에게 짐을 지게 하더라도 너는 요의 앞으로 끌고 갈 필요성이 있어."

여왕의 증표가 단단한 옥상 바닥을 찍었다. 그러자 바닥에서 얼음으로 된 기사들이 연달아 솟아올랐다. 그에 맞춰 네크로노미콘도 용아병들을 생성해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대군을 등에 진 체, 슈가 외쳤다.

"내가 너와 싸우는 것은 죽이기 위해가 아니야! 어째서 그런 말을 해야만 했는지 반드시 알아내겠어! 빈사상태로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요연은 그녀의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실소하면서 허공에서 유영하고 있는 청룡검과 백호검을 손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녀는, 요연은 안심했다. 요를 지키겠다는 일념에 한 치의 거짓이 없다면, 자신이 하는 행동도 무의미 하지는 않을 것이다.

"좋습니다. 하지만..."

요연의 무릎이 굽혀졌다. 슈의 몸이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겁니다."

용수철이 발끝을 밀어내는 것 같은 가속력으로 요연이 돌격했다. 눈앞에 다가오는 용아병을 일격에 베어버린 그녀는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시야를 확대했다.

몇 번이나 이사장실에서 훈련하는 것을 보았던 용병(用兵)술로 인한 진법. 수많은 병사들을 꼭짓점으로 삼아 발동하는 가중의 식이다.

병사들의 틈새로, 슈가 자신을 향해 검지손가락 끝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쏘아라, 백색의 포여. 위로해주마, 날 적으로 돌린 죄인이여."

낭랑히 슈의 입에서 나오는 진언. 그 진언은 요연이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요연이 그곳에서 벗어나려하자 8명의 용아병이 그녀의 곳곳에 검을 찔러넣으며 움직임을 봉쇄했다.

"우왕(愚王)이여. 죽어가는 그대에게 제(帝)의 칭호를 내리노라."

마법진의 일부가 된 용아병과 얼음기사가 백색의 빛을 내면서 기묘한 오오라를 뿜어냈다. 요연의 머릿속에서는 위험의 경종이 연달아 몰아쳤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맞아주려는 것처럼.

"백제관(白帝館)."

요연의 발바닥 아래에서부터 마치 용이 문을 넘기 위해 승천하는 것처럼 강렬한 섬광이 하늘로 치솟았다.

본디 요의 고유기인 기술이지만 슈가 고백하고나서 요가 간절히 바랬기에 넘겨준 빙뢰옥의 비술 대신 받은 비술, 백제관. 본디 적을 죽여서 시체조차 남지 않게하는 빙뢰옥과는 위력의 차이가 확연하지만 사람을 죽이지 않고, 봉인하고 몸을 막는 것만이라면 빙뢰옥도 백제관에 따를 것이 못 되었다.

전형적인 마법사라 볼 수 있는 슈의 공격이라 그런지 요 때 보다 더욱 강력한 백제관의 안에서 손이 뻗어나왔다.

백제관의 격류가 요연의 근력에 밀려 갈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슈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백제관 따위로 황룡의 힘을 이은 요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슈는 자신의 손으로 요연을 때려눕히고 싶었다.

그것은 연적에게 행하는 질투 따위가 아닌, 친구로서의 일.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파앙!

요연의 손이 휘둘러지면서 백제관의 밑둥이 부풀어오르더니 이내 풍선처럼 터져버렸다. 터져버리면서 마치 꽃잎처럼 흩날리는 마력의 틈새로 그녀가 청룡검을 사선으로 그으면서 외쳤다.

"청련파(靑連破)!"

한 때, 일본에서 루의 창 브류나크를 부수기 위해 발동했던 청룡검의 검기(劍技). 수십개로 갈라진 푸른 검기의 조각들이 슈의 모든 방위를 점하며 그녀에게 돌격해갔다. 그리고 꿰뚫렸다. 하지만 요연은 방심하지 않고 백호검을 자신의 앞으로 휘둘렀다.

카아앙!

백호검이 무엇인가의 손에 부딫히며 강렬한 쇳소리를 토해냈다. 슈가 공격한 것이다. 청련파에 꿰뚫리고 있는 슈는... 빛의 입자가 되어 분해되고 있었다.

분신술 같은 격이 낮은 기술이 아니다. 시간축을 비틈으로 피해내는 절대의 회피술. 설사 정통으로 맞더라도 죽지는 않았겠지만 슈는 그것을 피해냈다.

요연이 혀를 찼다.

"칫, 방금것으로 추방되었다면 좋았을 것을."

"서로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열심히 노력해야지."

두명의 여성은 서로 웃으면서 서로에게 공격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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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드디어 막바지에 들어섰군요. 즐기신 값으로 코멘을.

그건 그렇고 현재 작가는 시작의 일보2를 즐기고 있습니다.

더파이팅 원작의 플스 대전 게임이지요. 거기 스토리모드로 액트5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지금 재탕중이랍니다.

그렇다고 연재가 늦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저의 복서즈 로드를 도와주실분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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