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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타다닥!
분명히 가장 먼저 바닥을 박찬 것은 호지 였을텐데도 요의 곁에 먼저 도달한 것은 우르카였다. 그는 주머니에서 새끼 손가락만한 시약병을 두 개나 꺼내들더니 거친 손짓으로 요의 입에 들이부었다. 유백색의 액체가 죽어가는 요의 입속에서 서서히 위장 속으로 무난하게 넘어갔다. 그것을 확인한 우르카는 자신의 애병인 충의의 적색을 내팽겨치고 양손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간단한 회복마법. 간단한만큼 위력은 응급처치보다 조금 나은 수준 밖에 안된는 마법이지만 우르카는 회복계 마법에 대해서는 노력을 쏟지 않았었다.
옛날, 선대 단심검주에게 여러가지를 배울 때 '회복마법을 배우면 얼마나 좋은데! 왕이 다치기라도 하면 고칠수도 있고'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도 자신은 '괜찮아요. 안 다치게 하면 되니까'라는 오만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용병일을 하면서 이 세상에 의지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도 자신은 익히지 않았다.
그저 귀찮다는 이유로. 자신의 안일한 생각이 폐하를 죽이게 만들었다.
우르카는 자신의 오만함에 치를 떨었다.
"젠장...! 여기서 죽게 할 수는 없어. 빨리 도와! 회복마법은 쓸 줄 알지?"
그의 그런 말에 케이슨의 지배력이 사라진 능파와 호지는 후다닥 달려왔다.
그렇다고 넋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도 나름의 회복마법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대기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능파는 요의 오른쪽 가슴팍에 손을 대고 마력을 밀어넣었다. 광진 육식으로 얻는 내상은 요가 가지고 있는 노심의 기능을 압도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용의 마력조차 잡아먹고 있었다. 세사람이 전력을 다해 회복마법을 걸고 있기는 했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요는 필시 죽는다.
하지만 의외로 요의 몸은 잘 버티고 있었다. 그것은 의지라던가하는 정신적인 것이 아니라 내부로 침투한 무언가로 인한 것.
능파가 입을 열었다.
"우르카. 할아버지의 몸에 넣은 약, 뭐죠?"
"엘릭서. 선선대 단심검주는 연금술의 극을 보았다고 하시는 분이거든."
게임에서나 나오는 이름을 입에 올렸기에 능파는 그가 말하는 약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상당히 좋은 것이라는 것만은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우르카가 가지고 있던 것의 이름은 엘릭서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름조차 없는 물건. 그것에 우르카의 용병시절에 만난 꼬마가 그렇게 이름을 붙여주었다(참고로 말하자면 그 이름은 소년병이던 그 아이가 하는 게임의 부활약). 그리고 그 이름 답게 굉장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뿐, 요의 상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르카는 호지를 한쪽 눈으로 곁눈질하더니 말했다.
"어이 꼬마. 너, 제대로 할 생각이 없는거냐?"
순간 자신을 부르던 호칭(공주님. 아마 아빠와 자신의 사이가 나쁜 것 때문에 바뀐 것이리라)이 바뀌었기 때문에 인식이 조금 늦었다.
"난 솔직히, 폐하와 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 하지만 폐하는 마지막... 아니, 이렇게 되면서까지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도 넌 제대로 할 마음이 없는 거야?"
우르카가 말하는 것은 현재의 회복마법을 말하는 것. 척보기에도 능파보다도 강해보이는 녀석이 능파의 회복마법보다 더딘 성세를 보이고 있으니 저렇게 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호지는 그런 우르카의 말은 무시했다.
자신의 마법의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단지 또 다른 마법을 속으로 영창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라면 분명히 아빠를 살릴 수 있지만 자신은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죄를 참회하려면, 아빠의 마지막 손길마저 거부한 자신의 죄를 참회하려면 이것 밖에 방법이 없다.
호지의 손에서 금빛 기운이 넘실거렸다. 멀쩡했을 때의 마력조차 넘어서는 기이한 힘의 양에 의아해 하던 능파는 호지가 무엇을 하려는지 깨달았다.
"엄마!"
설마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마력을 쏟아내는 호지의 몸 상태와 현재를 통틀어서 설명할 말은 하나 밖에 없다.
생명전이. 죽은 사람의 생명을 바꿀 수는 없지만 죽어가는 사람과 자신의 생명을 바꾸어 살아갈 수 있게하는 비술.
호지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능파는 말리려고 했지만, 그것은 생각뿐이었다. 자신은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된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했다.
그 때, 호지의 마법이 중간에 캔슬되면서 뒤로 날아가버렸다. 반탄력이라던가 하는 것이 아니란 뒤에서 누가 붙잡은 것이다. 얼음덩이의 잔해들에서 호지는 자신을 날려버린 당사자들을 바라보았다.
회복마법을 걸지 않고 가만히 보던 나무줄기의 미라였다. 그는 호지가 날아가버린 바람에 남아버린 자리를 꿰차더니 자신의 손을 요의 가슴팍에 얹었다.
그는 불꽃의 괴물에게 힐끗하고 시선을 주면서,
"이걸로 빚은 갚았다, 가온."
빠르게 녹색빛이 요의 몸속으로 스며들면서 나무줄기의 미라가 점점 굳어지기 시작하더니, 퍼석하는 소리를 내면서 조각조각 바닥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런 개입, 전개에 이해를 못 하던 우르카들은 황급히 요의 상세를 살폈다. 아까 그 미라가 썼던 마법도 생명전이인지 살아남기는 한 모양이었다.
우르카는 고개를 돌려 나뭇재처럼 변해버린 미라에게 무릎을 꿇었다.
"감사합니다, 누군지조차 모르는 강자여."
우르카의 반응에 호지도 능파도 차례로 목숨을 던진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능파는 고개를 들자마자 불꽃의 괴물을 바라보았다.
"가온이랬던가? 은인에게 이런 말하기는 뭐하지만 당신 뭐하는 작자지?"
"느, 능파야!"
"엄마는 빠져요."
단호하게 내뱉는 능파의 말에 호지는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능파는 가온을 주시한체 할아버지의 주머니에서 종이쪽지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곳에는 보는 것조차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것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광진 육식의 힘으로 강력해진 할아버지이니 이런 것을 적을 틈이 많았고 정보를 얻기도 쉬었으리라. 그 중 불꽃의 괴물에 대해서 적혀 있는 것에 능파의 시선이 닿았다. 그리고 경악했다.
지금 이 자가 등장한 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대로 저자가 진짜로 '그것'이라면 지금 상태의 '가족'은 붕괴될지도 모른다.
"네가 우리의 앞에 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당신은 이미 자격을 버렸어. 의도 한 것이 아니라 하더래도 당신이 우리의 행복을 빼앗을 자격은 없어. 혹시 방금 할아버지를 되살린 것으로 자격을 되찾으려 한 것이라면 오산이야."
영문을 모르는 우르카와 호지가 능파와 가온을 번갈아 처다볼 쯤,
"으으으...."
요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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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지 한 시간도 안되서 주인공 부활!
주인공을 교체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친구녀석과 소설구상을 토론(이랄까, 상담. 녀석도 따로 쓰고 있는 중이라)을 하던 중에 친구녀석이 묻더군요.
"이상하지않아?"
"응, 뭐가?"
"하지만 스네이크와는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잖냐. 소누나 우, 챠이가 등장한다는 거 외에."
"아직 본 궤도에 안 올랐으니까. 게다가 이번 공습편에서 ------(네타가 될 것 같아 삭제)가 나타날테니 곧 2부작도 이해할 수 있겠지."
하는 자잘한 대화로 놀았습니다.
어쨌든, 이번 사막편이 지나면 공습편, 역습편, 방어편, 최종편 순으로 진행되다가 끝이 나겠군요.
아직 공습편도 끝까지 가지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재밌게 즐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