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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텅.
빠르게 가로등 위로 발을 내딛자 메마른 쇳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앞쪽으로 도약해 앞에 있는 가로등을 밟는다. 그 행동을 반복하면서 나는 앞에 거대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런 것을 신경 쓸만한 정신적 여유는 눈꼽만큼도 남아 있지 않다.
친구가 죽게 생겼다. 반드시 살려낼 테지만, 위험에 빠트렸다. 아무 상관 없는 관계가 아닌, 나의 친구가, 나의 잘못으로 그렇게 되었다.
"방해다....!"
광진 4식, 발동.
몸 안에서 솟아오르는 충만한 마력이 모든 혈맥과 세포를 누비면서 전신을 장악해간다. 그리고 더욱 더 행동에 박차를 가하는 심장. 피부 위로 희미한 짜릿함과 자신감이 흐르며 내 몸을 이완시키기 시작했다.
빛처럼 나아간다는 이름을 가진 기술이니만큼 이것을 사용한 나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까아아아아앙!!
일반인의 눈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속력이 발끝에서 터져나오면서 가로등이 부서져나갔다. 그렇게 몸을 앞으로 날리기가 무섭게 내 시야에 커다란 무언가가 눈에 잡혔다. 광진에 의해 강화된 시야이기에 멀리 있었지만 볼 수 있었다.
크기는 야구장의 4분지 일정도의 크기였다. 레플리카와 같은 살색을 띈 그것은 마치 문어처럼 길쭉한 촉수가 수백개는 달려서 길목마다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냅둘 수는.... 없겠지."
친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난 것은 맞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다. 감성을 조절할만한 이성은 있다. 세현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선시해야할 일을 착각할정도는 아닌 것이다.
손을 말아쥐면서 마력을 주먹 끝에 끌어모았다. 번개를 닮은 마력이 주먹 주위를 회전하면서 내달린다.
혈문신 포의 형, 무뢰포.
예전에 슈에게 썼다가 어이없이 막힌 기술으로 당시의 나로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막에서의 육식으로 성장했고, 살계까지 쓸 수 있다. 어지간한 적은 견디지 못 하리라.
아무런 마력적 첨가가 되지 않은 백색의 포격이 문어같은 괴수의 몸에 직격한다.
콰과과과과과과!!!
4식의 마력이 담긴 포격이라 그런지 강력해서 포격은 문어괴물의 본체를 강타하는 것으로 모자라서 관통한다.
의외의 위력에 나는 가벼운 탄성을 질렀다.
"요즘 마력이 강해져서 그런지 강력하네. 고(鼓)의 형을 쓰면 어찌되려나."
고(鼓)의 형. 그것은 혈문신의 최종기로 가장 강력하며 모든 혈문신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었다. 지금이라면 무리 없이 쓸 수는 있겠지만....
"시험삼아 써보려고 했는데 머리가 지끈거린다니까."
딱히 약했을 때처럼 패널티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활용하기에는 머리를 조금 굴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잡생각으로 머리를 메우며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 갑자기 어두워졌다. 섬뜩한 소리가 들리기가 무섭게 나는 앞으로 도약했다.
"큭...!"
콰앙.
바닥이 사람 하나가 누워도 될만큼 패였다. 아마 가만히 서 있었다면 그대로 내 무덤이 됬으리라. 나는 나를 재차 공격하려는 길쭉한 촉수를 보았다. 그 촉수는 분명히 내가 무뢰포로 부숴버린 문어괴수의 몸에서 나온 것이었다.
"말도 안돼, 살아있...."
휘이익!
나는 문어괴수의 생존에 눈을 빼앗긴 덕에 옆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촉수의 존재를 놓치고 말았다. 가까워지기 직전, 나는 최대한 마력을 끌어모아 타격 부위를 감쌌다.
그리고,
뎅겅.
푸른 빛이 일순 커진다 싶더니 사람 몸통 크기의 거대한 촉수가 잘려나가 바닥에서 퍼덕거린다. 빛의 근원은 퍼덕거리는 잔해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바보 같이 넋놓고 있으면 어떡해? 그러다 죽는다?"
"하...여? 학교는 어디다가 내 팽겨치고?"
"아, 그거? 그게 말이지, 상당히 귀찮아져서 말이야. 뭐라고 해야 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저들이 합체를 시작했습니다."
대화에 끼어드는 단호한 한마디에 나는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을 본 나는 하핫, 하고 웃음이 나왔다.
"민초 형.... 혹시나 하고 생각하기는 했었지만 실재로 보니까 충격이네요."
"이쪽으로선 예상했다는 게 더 놀랍군요. 예상 했던 건가요?"
"예에.. 뭐, 그렇죠."
소누는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상당히 유명했다. 분명히 내가 육왕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보다 빨리 성녀임을 알았을테니 미리 호위를 붙여놔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민초일 확률을 적었는데.
민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저것'...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민초가 손을 뻗어 문어괴수를 가리켰다. 짐작은 가지만 나는 일단 고개를 저어 민초의 대답을 재촉했다. 민초는 날카로운 눈이 되었다.
"레플리카들입니다. 정확히는 '합체'했죠."
"변신로봇처럼?"
"아뇨, 변신로봇이라기보다는 서로 '뜯어먹어서' 저런 모습이 되었으니..."
서로를 잡아먹어서 몸을 부풀린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민초가 덧붙였다.
"하지만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건 '우리'가 맡을테니까요."
그의 말에 하여는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키득거리면서 민초의 말을 받았다.
"맞아. 우리, '컬러나이츠'에게 맡겨달라구."
하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변에 원색적인 무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무기를 들어보였다. 그 중에서는 내가 익히 아는 사람들도, 전혀 본 적도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저들에게서 일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힘'. 역경을 무참하게 짓누르고 강제로 앞을 향해 나아가 운명을 쥘 것만 같은 그런 힘이다. 하지만... 이번 '역경'은, 너무나도 컸다.
"괜찮겠어? 저거 내 무뢰포를 맞고도 멀쩡한 거보면 방어력 하나는 수준급인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고생하고 있던 차이기는 한데... 어떻게든 되겠지."
하여의 불확실한 대답에 나는 유다에게 가는 것은 조금 미루기로 결심했다. 아니, 결심하려고 했다. 그 순간,
서걱.
마치 흥미없는 어린아이가 피아노의 건반을 누른 것처럼 단조로운 소리가 컬러나이츠를 가로 막고 있던 문어괴수에게서 새어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하기가 무섭게 문어괴수의 두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시신을 가르며 걸어오는 눈을 감은 여성, 치지가 금호도에 묻은 육편을 바닥에 털어내면서 이쪽으로 걸어온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얼굴을 갸웃했다.
"뭔가 문제라도?"
"아니, 문제는 아닌데."
"잘됬군요. 아직 죽지 않아서 이야기를 들어줄 틈이 없었는데."
되묻기도 전에 그녀의 금색 검, 금호도가 휘둘러진다. 금호도가 그리 짧은 칼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휘두르자 메꿔져가던 문어괴수의 상처가 다시 잘려나갔다. 그 모습을 보던 하여가 머리 뒤로 손을 넘기면서 나를 보았다.
"뭐, 잘됬네. 그러니까, 먼저 가?"
"... 부탁할께."
나는 몸을 날려 유다가 있는 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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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이젠입니다.
제가 비축분으로 남겨둔 편수와 올라온 편수라서 잊고 있었습니다만, 200회였군요.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따로 올린다던가 하지는 않습니다.
남아있기는 한데 30개를 체우고 싶거든요.
그래서 가장 궁금해할 것이라 생각하는(학교친구의 왈) 것을 밝히겠습니다.
강함의 순위지요.
친구가 말하기를, 내걸 보다보면 약한건지 강한건지 구분이 안가는 녀석들이 허다하다고 그러더군요.
일단 기본적으로 이렇습니다.
불사>>불패>>>동방삭>>유다(?), 검제, 마종>>>호지, 사신검주, 유운천, 팔대간부>챠이, 슈> 앤트로아>> 컬러나이츠>>운.
대략 이정돕니다.
>>>:깝쳐봤자 무의미. 넘을 수 없는 벽.
>>:실력차는 확연함. 수행을 쌓으면 이길 수 있는 정도.
>:강하기는 하나 운으로 뒤집힐 수 있는 정도.
대략 이런 랭크지요.
그런데 여기서 빠진 주인공과 유운, 우, 소누의 경우에는 논외 입니다.
주인공은 식에 따라 달라지고, 유운은 유령이 없으면 최약. 우는 방어외에 능력이 없고 소누도 보조뿐.
참고로 주인공이 광진 육식을 쓴다면 유다와 싸움붙일만한 실력이 됩니다.
그런데 유다에게 ? 가 있는 이유는 능력 때문.
나중에 본문에서 언급이 있을겁니다.
그럼 이만. 비축분을 늘리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