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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227화 (22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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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지스함이라고 들어보았는가? 그것은 간단히 말해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대형 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다르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지스 시스템의 핵심은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phased-array radar) 스파이(SPY)-1 이다. 기존의 기계회전식 레이더는 마스트에 설치된 큰 접시형 안테나가 360도를 회전하는 동안 1번만 레이더 빔을 표적에 비춘다. 따라서 각각의 표적을 추적하려면 레이더가 표적마다 별도로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컴퓨터 통제방식의 스파이-1 레이더는 레이더 센서가 전후좌우로 상부 격벽의 평면에 부착되어 사방으로 동시에 전자기장 빔을 조사하므로, 동시에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 중 24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또한, 미사일 발사대도 과거에는 갑판 위에 설치되어 선회 구동범위가 넓고 공간도 많이 차지했었다. 그러나 이지스 시스템의 미사일 발사대는 갑판 하부에 수직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갑판의 공간도 적게 차지할 뿐 아니라 미사일이 언제나 발사대기 상태로 유지되어 표적에 대한 대응시간도 단축되었다.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이지스함은 외형적으로 위상배열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등 2가지의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 외에 함정의 기본적인 모양은 기존의 전투함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내부에 설치된 고성능의 구성 장비와 소프트웨어는 기존 시스템에 비하여 성능상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들이다.

대략 이런 것이 이지스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내가 설명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타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유운과의 담소 때 말했던 세번째 팀의 인원 전부가.

나는 갑판에서 하품을 했다.

나흘이나 놀거리가 없는 배에서 지내는 것은 지루하기 마련이다.

"지루한 것도 여기서 내리면 그러지도 못 하겠지만."

영국에 내리자마자 나는 지금까지 생각만 해왔던 작전을 실행시킬 것이다. 아직 능파에게도 말하지 못한 굉장한(좋은 의미로도, 나쁜의미로도) 작전. 아마 그것을 말하면 모두들 하지 말라고 반대하겠지.

위험하니까.

나는 갑판에서 선내로 들어섰다. 복도가 보이자 나는 그곳에서 완전히 드러누웠다. 할 것 없는 뱃놀이는 더이상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요, 요?"

으응? 하고 고개를 들자 하얀 것이 시야에 잡혔다. 그것이 무엇인가 인식하기 무섭게 슈의 발이 내 어깨를 밟았다.

"그아악. 미안. 살려줘."

그리 아프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예의다. 일단 계속 보고 있으니까.

하얀색 팬티를 입은 슈는 부끄러운 듯 치마를 눌러 팬티를 가렸다. 아쉬움을 느끼고 선내 복도에서 살짝 뒹굴거렸다.

그 때 슈가 폭탄을 던졌다.

"요, 보고 싶어?"

"뭐, 뭘....?"

"우우우.. 바보."

나에게 고백한 이후로 점점 대담해지기는 했지만 이정도로 내 감성에 직격하는 말을 던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 조금씩 조금씩 치마를 잡은 손을 풀어가는 슈를 보면서 나는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했다.

뻑.

단호하고 짧게, 뼈를 울리는 일격이 내 정강이에 작렬했다. 슈가 어깨를 밟았던 것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통증이 전신을 울렸다.

"할아버지~~? 뭐하는건가요. 대낮부터 여자애 팬티나 훔쳐보고."

"훔쳐본 것 아니야."

나는 손을 들어 누은 상태로 경례를 해보였다.

"당당하게 봤어."

"죽어."

아까 차인 정강이를 마치 나뭇잎을 밟는 것처럼 즈려 밟고 계신다.

아아, 고이보내주시옵소서.

"슈. 할아버지를 데리고 좀 쓸데가 있으니까 빌릴께요?"

"아, 으응."

나와 떨어진다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듯 비음을 내면서 대답하자 능파는 내 다리한쪽을 집고 바닥에 질질 끌며 복도를 지나쳐 어느 방에 던져넣었다.

짐짝이나 다름 없는 취급에 허리를 쓰다듬으면서 성을 냈지만 능파가 발을 크게 한번 굴러 나를 위협하기에 얌전히 닥치기로 했다.

능파가 벽에 기대면서 나를 조금 삐뚤은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할아버지. 그 말은 뭐였죠? 할머니께서 했던 말은?"

할머니. 능파에게 있어서 누님을 부르는 말이다. 누님이 이곳에 오기전에 나보고 뭐라 했는지를 묻고 있는 것.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날 사랑한데."

"...근친은 관심없어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는데 단숨에 컷(cut) 했다. 능파도 참으로 너무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역시 능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누님이 했던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관심을 갖겠지만 이내 무시해버릴 것이다. 그만큼 장난스러운 말이고 신경 쓰지 않을만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살아왔던 삶의 특성상 그 말을 단번에 이해했고, 능파가 그것을 모를리가 없다.

아니, 아니다. 능파는 확실히 그 말이 무언가의 암호라는 것은 눈치챘을지도 모른다만 내 특성을 고려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했으면 답은 아주 금방 나온다.

능파가 누님이 그 당시에 했던 말을 그대로 읊었다.

"'여덟개의 파 음조로 된 음악을 들으면서 차나 한잔하고 싶네. 남편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 도대체 뭐죠?"

"아, 그거 비밀. 비장의 무기는 최후의 최후까지 숨겨놓아야지."

누님이 말한 그 말에서 내가 유추해낸 '답'은 굉장히 충격적인 것. 잘만하면 카타스트로피의 본단을 그대로 뭉개버릴 수 있는 내 작전에 보탬이 될만한 힘이다.

능파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세운 작전에 대해 조금도 모르는 능파에게 그것만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쿠웅....

쿠웅하고 선체가 흔들렸다. 중심을 잃은 능파가 내 품으로 떨어졌다. 평소라면 에로한 농담이라도 하겠지만 지금은 위급상황일테니 뒤로 미루기로 했다.

갑판으로 나가자 우리가 타고 있는 이지스함, 세종대왕함개(改)의 두배쯤 되어 보이는 나무선박 다섯채가 우리 배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상대측 갑판에 보이는 3미터 정도의 거인.

고그마고그다.

"아직 육지에 닿지도 못 했는데 전투냐!?"

"그야 이 배에는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은 피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가 타고 있는 세종대왕함개(改)는 세계최강의 전함이다.

배 아래부터 위까지 마력장벽을 펼쳐놓는 것은 물론이고 앤트로아의 개조로 현시대 최고의 스텔스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무리를 하더래도 유령선으로 왔을 것이다. 국제문제로 발전하니까.

하여튼 그런 이유지만 오히려 그런 탓에 투명화 기능은 없었다. 원래는 달 수도 있었지만 유운이 대포 두정을 배 옆에 각각 달아버리는 바람에 결국은 불가했다.

쿠우웅. 쿵쿵.

거인들이 차례차례 올라오고, 선내에 있던 동료들도 차츰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 적이다. 심심했는데 잘됬어."

"확실히 지루했다. 몸을 풀어줄 필요는 있겠지."

챠이와 유다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앞으로 날렸다. 인간에서 인외의 존재로서 진화한 존재들이 내놓는 걸음으로 염분섞인 바람을 밀어내며 화살처럼 쏘아졌다.

거대한 몽둥이가 허공을 갈랐다. 몽둥이의 표적이었던 유다의 몸이 두개로 분리되면서 공격한 고그마고그의 몸뚱이를 다섯조각으로 잘라냈다. 그 옆에서는 챠이가 형태를 형용하기 힘든 붉은 검으로 적을 일격에 분쇄하고 있었다.

"저도 가겠습니다."

"아, 다녀와."

요연의 출전의사에 가볍게 답하자 요연은 양수검의 모습을 한 백호검과 청룡검을 두손에 들고 두 검주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상당한 숫자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살해당하는 고그마고그를 보자니 적인데도 연민의 감정이 들었다.

고그마고그의 비명이 이곳을 덮어갈 무렵, 유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선박너머의 무언가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 덕분에 머리통에 몽둥이를 얻어맞은 유다지만 본인은 물론이고 우리들 또한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 때의 전투를 생각해보면 유다는 죽지 않는 존재로 생각될 정도. 아마 핵폭탄을 맞아도 여유롭게 걸어나올거다.

그런 유다의 시선을 빼앗은 물체를, 물체들을 보았다.

"많아!!!"

그것들은 엄청난 영역을 잡고 있는 선박의 행렬. 아까 고그마고그들이 타고 있던 선박들의 행렬들이었다.

숫자는 엄청난 양에다가 대포까지 실고 있는 것을 보아선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은 선발대인 듯 했다.

상당한 숫자의 배들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우리들의 실력(정확히는 유다등의 강자)을 생각해보면 저 숫자는 무의미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저만한 숫자라면, 그것도 해전인 상태를 생각해본다면 싸움이 길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 습격이 주가 되야 하는데 이래선 의미가 없다.

[선내의 선원들에게 알립니다. 전원 선내를 단단히 잡고 대기하여 주십시오.]

"앤트로아? 뭘 하려고...."

나는 일단 시키는데로 근처에 있는 철봉을 붙잡았다. 검주들도 갑판에 올라온 고그마고그를 빠른 속도로 베어내고 근처의 아무것이나 붙잡았다. 모두가 붙잡기가 무섭게 능파가 갑판의 중심에 올랐다.

가슴을 피면서 서 있는 것을 보니 앤트로아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위이잉하는 기계음이 울리면서 배의 옆면이 열렸다. 그곳에서 나오는 것은 하나의 포구. 보는 것만으로도 마력에 취해 어지러운 마력이 그곳에 있었다.

"그러고보니 달았다던 두개의 대포가 어딨는지 몰랐었지."

능파는 손을 머리 옆으로 들어올렸다.

"마력 충전식 전자도 유포, 대뢰(袋雷)! 발사아아아아아!!!!"

포구가 그 이름답게 검붉은 번개줄기로 이루어진 다발을 쏘아냈다. 마치 모세라도 되는 양 바다를 가르고 눈앞의 선박을 뚫고가 저 멀리의 선박들을 몰살시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뇌격을 꽂아넣는 신창과도 같은 일격이 부채꼴 모양으로 휜다.

신이라 하더래도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은 일격에 눈마저 멀어버릴 것 같다. 엄청난 속도로 풍백의 영역에 있는 선박들이 사라져간다.

그야말로 섬멸, 그야말로 멸절.

인간이 '신'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최강, 최악의 포격이 여기서 발현되고 있었다.

거대한 파동에 몸은 이리저리 흔들렸던 모양이지만 지금 내 정신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저딴 무기를 이 세종대왕함개(改)에다가 박아넣었으니 투명화 기능을 못 달았지. 확실히 강력하다는 면에선 부정을 못 하겠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곳은 영국의 '런던'이다. 한마디로 내륙이란 소리다.

그런데 저딴 걸 달아놓았으니.

"할아버지."

멋들어지게 포격을 외치던 능파가 날 불렀다. 배의 진동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내 앞에 내려섰다.

"이곳은 이 함선으로 앤트로아가 상대할거에요. 우리는 그 사이에 런던으로 가죠. 그리 멀지도 않으니까 요연을 부르면 어떻게든 되겠죠."

"오호."

확실히 앤트로아를 미끼로 쓴다면 시간벌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배신자가 내부에 있으니 의미는 없다. 하지만 아주 잠시간의 틈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능파와 요연들의 말은 이미 맞춰져 있는지 모여있는 그들에게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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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출전입니다~~! 드디어 다시 외국으로 떠나는군요.

역습편의 본모습이 드러날겁니다.

참고로 '여덟개의 음조로 된 음악을 들으면서 차나 한잔하고 싶네. 남편도 하나 구해보고 싶고'라는 비밀의 단어.. 누구든 맞추신다면 비슷한 형태로 돌려말해주세요(네타가 되니까).

그러면 연참을.....할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비축분은 현재 방어편의 막바지랍니다.

(수정했습니다. 흑흑, 어째선지 끊어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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