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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육아일기-301화 (30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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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

나는 삼진의 대장인 발터를 완전히 침묵시키고 화제를 삼진에게서 이진(二陣)으로 돌렸다. 당연히 이진의 주축이 되는 인물들의 시선이 단단하게 내쪽에 고정되었다. 작전의 개요를 알고 있는 유운이 잠시 복잡한 눈빛을 보내다가, 눈을 감았다. 그에게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 나로선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작전을 입에 담는 것뿐이었다.

슬픔을 떨쳐내고 맹장의 기세를 담아 그들에게, 이진(二陣)에게 말했다.

"이진. 즉, 방주의 위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영왕파의 왕속특무정병, 유운, 소화, 검제, 마종들을 제외한 병사들과 성녀파 중 소누와 우, 린을 뺀 나머지. 간단히 말해서 컬러나이츠지. 그리고 방주에 남아있던 무인자동병기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부대가 될거야. 마음에 준비는 해둬."

이진들은 내 말에 침중한 표정을 했다. 하지만,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을 감았다. 위험도가 높아도, 받아들이겠다는 겸허한 표정이 드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스러운 점이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유는 있겠지만, 어째서 사망률이 가장 높지? 영왕의 군세라면 솔직히 어지간해선 질 이유가 없을텐데."

"확실히 그렇지. 다만, 문제는 이진들이 싸울 상황이야."

이진들은 사망률은, 일반적으로 제로에 가깝다. 삼진과 붙더라도 영왕의 군세는 애초에 상처를 조금도 입지 않고(정확히는 죽어도 다시 현계한다) 대령(代靈)무기가 있더라도 격이 낮아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무적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진들이 싸울 때는 반드시 그녀가, 불사가 있다.

그 때쯤 되면 삼진은 후퇴해 있을 것이다. 그럼 분명 이진과 충돌할텐데, 그것을 막아낼만한 여력은 없다. 재현계하더라도 시간상 타임 랙은 있고, 그 사이에 마력을 쑤셔넣으면 더이상 싸울 것도 없이 증발한다.

그것을 입에 담자 우의 안색이 나빠졌다.

"대응할 수가... 없어?"

"아니. 그랬다면 다른 것을 입에 담았겠지."

불사를 상대할 방법은 있다. 단 하나의 최강패인 누님을 그곳에 투하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누님과 불사가 싸우면 여파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내가 광진 육식을 사용한 것 이상의 충격파가 일어나면서 주변의 군대가 몰살당할테지. 그래도 그것에 대해선 빠른 연락통보로 충분하다.

시간과 타이밍만 잘 맞추면 그것은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것은 하나가 더 있었다. 솔직히 짜증나는 것이라 입에 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나타날테니 필요한 말이었다.

슬쩍, 눈을 빛내며 그들에게 말했다.

"뭐, 불사문제는 누님과 이쪽이 알아서 할 문제야. 진짜 문제는 옴팔로스부대지."

뇌리를 뒤흔드는 것만 같은 충격이 오가는 것만 같았다. 선생님과 소유의 안색이 크게 나빠지는 것이 보였다. 의외로 선생님들도 옴팔로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 같았다(소유야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만).

옴팔로스는 골렘이다. 양산은 충분히 가능하고, 무력은 팔대간부에 못 미치겠지만 그 아랫줄의 실력은 될 터. 일진(一陣)들은 다른 것을 위해 움직여야 하니 바로 아래의 능력자인 컬러나이츠 밖에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컬러나이츠의 대장인 선생님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옴팔로스의 무력을 본 적은 없지만, 위험하다는 것은 직감으로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누누히 말하지만, 이진은 절대로 밀려선 안됩니다. 이진들은 사실상 최종방벽으로서, 무너지는 순간 방주는 태평양의 중심으로 곤두박질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낙하하는 순간..... 우리들의 패배는 확정되겠죠."

"알아. 어디서 학생이 선생을 가르치려들어?"

농담과도 같은 반응에 살짝 웃음지었다. 선생님이 맡겨만 두라는 듯이 멋지게 웃어보이며 손 안에 붉은 직선을 현현시켰다.

빛이 서서히 물질감을 갖고, 무력을 드러낸다. 필중(必中)의 위세가 창끝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아른거렸다.

시선을 돌렸다. 일진(一陣)들의 면면이 차근차근 나를 만났다. 걱정스러운 얼굴,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 별 생각이 없는 얼굴, 불안한 얼굴. 여러가지 얼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나에게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얼굴들에게 그들이 안심하도록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최종방벽인 일진(一陣)은 뚫려선 안되니까. 게다가 내가 할 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할 생각도 없었'기에 더욱 불안하리라.

나는 입을 열었다.

"방주의 중심에 가장 가까운 일진(一陣)은 원진이 아니야. 대부분이 각개격파로 나설거다."

"각개격파라면... 대적자(對敵者)를 설정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요연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요연이 무언가를 바라는 눈치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순간 뭔가 고민했다가, 이내 이해했다.

요연은 케이슨의 대적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그녀로선 자신이 마무리 짓고 싶을 일일테지.

나는 요연이 바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우선 요연은 케이슨을 맡아줘. 지지마. 반드시... 죽여버려."

"알고 있습니다."

잔혹할지도 모르는 나의 말에 요연은 고개를 숙이며 단조롭게 대답했다.

드디어 죽일 수 있다는 희열도, 친했던 사람의 목숨을 끊는다는 슬픔도 요연에게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갈망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요연의 목소리에는 어떠한 감동도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섬뜩할 정도다.

요연을 보고 있는 것이 힘들어서, 녹슨 나서가 돌아가는 것처럼 시선을 돌렸다. 내 눈빛이 챠이에게 다다르자 챠이는 충의의 적색을 꺼내보였다.

자신의 충심에, 이견은 없다는 것처럼.

"챠이는 프리아가를 상대해. 그녀석... 솔직히 말해 위험하다. 뭐라 형용하기는 힘들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어. 조심해야 한다."

프리아가. 시바에게 듣기로 프리아가는 '정체불명'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종족은 물론이고, 그의 내력조차.

그는 인우(人牛)니까 켄타우러스계의 마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바는 고개를 저었다. 켄타우러스는 말뿐이고, 방계 또한 하반신은 말이라고. 설사 다른 계통도 있을지 모르지만 절대도 그렇게 거대한 모습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무력수준은 팔대간부의 중간의 바로 아래(5위). 시바조차 꺼림칙하게 말한 것이라 아마 그 무력순위조차 조작된 것일 가능성도 있었다.

아마, 챠이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다. 팔대간부의 최하위였던 옴팔로스를 퇴치했으나, 그는 힘을 다루지도 못한 멍청이에 불과했다. 챠이의 무력으로는 상당히 껄끄러운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챠이가 가면을 쓴다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터.

"괜찮습니다, 폐하. 이래뵈도 꽤 강해졌으니까."

"....믿지. 그래도 조심해야 해."

강가에 어린애를 혼자 내버려둔 어머니의 마음이 되어 챠이를 바라봤지만, 챠이는 놀이공원에 놀러온 어린이처럼 꾸밈없이 웃을 뿐이다.

"호지. 너는 아수라왕을 부탁한다. 놈의 강함은 알고 있겠지만, 그녀석의 특성상 너 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다."

아수라왕은 호지와 같은 화염계다. 게다가 그의 주변에는 불사능력을 갖춘 아수라들이 때거지처럼 몰려있으니, 도깨비군단을 이끄는 호지 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호지가 아수라왕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문제다.

경험이 많은 그가, 경험이 땅에 붙어있는 호지를 상대로 고전할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최소한 가온의 말을 잘듣는다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불안하다.

"위험해. 그걸 잊지마."

"괜찮아, 아빠. 아빠가 있으니까 지지않아."

오히려 불안해지는 호지의 반응에, 나는 앤트로아에게로 시선을 주었다. 톱니바퀴를 움직이는 소리가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앤트로아. 너에게는 베헤모스를 맡기겠다. 대응책은..... 내가 나중에 '그걸' 주지. 그거면 우세를 차지할 수 있을 거다."

"예, 알겠습니다."

베헤모스는 그 유명세 때문에 힘을 숨기고 있더라도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방주의 자동서기에게 걸리는 일이 많았고, 그것으로 대비는 할 수 있었다.

승률은 베헤모스가 6, 앤트로아가 4다. 하지만 그것이 있다면 3 대 7로 뒤바꾸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설사 베헤모스가 예상보다 세더라도 상성상 그걸 가지고 있는 앤트로아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슈의 경우에는 대대적으로 위험할 것 같은녀석들을 요격할 거야. 조금 편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것은 양해를 구하지."

별 상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기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우, 소누, 능파, 린. 이 넷은 관제탑에 남아서 일진, 이진, 삼진의 백업을 담당한다. 우의 경우에는 방벽을, 소누는 전체적인 능력의 백업을. 능파는 작전, 린의 경우에는 상황보고. 어떤 의미로는 너희가 가장 중요하니까 기억해둬."

그들은 능력자체가 선천적으로 전장에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 우는 다르지만, 중요한 때 공격을 못 하게 된다면 걸리적 거릴 뿐이다. 게다가 만약 당하게 되면 군대의 능력하강을 초래하니 가장 안전한 곳에 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유운, 소화. 너희 둘은 검제와 마종이 관할하는 왕속특무정병을 이끌고 불사를 막아줘. 그저 시간을 버는 것이면 족해. 죽일 수는 없을테니까."

"자, 잠깐! 그게 무슨 소립니까, 요애!"

"이건 확정사항이야. 본인들이 맡겠다고 말했고, 그들 밖에 맡을 수가 없어."

요연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를 외쳤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들만으로는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 또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불사는 누님에게 맡겨두면 된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불사는 하나가 아닌 '둘'이기 때문에 하나만 죽어선 의미가 없다. 두번째도 죽일 필요성이 있다.

그 두번째 불사를, 유운이 상대하는 것이다. 위험도는 아마 우리들 중에서 가장 높고, 어쩌면 순식간에 죽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종과 검제가 불사를 상대로 하루동안 버텨낸 적이 있다는 전적을 믿고는 있지만....

생존은 장담할 수 없다.

"이걸로...... 대체적인 작전 설명을 마친다. 모두에게 무운을."

토의가 끝났음에도, 회의장의 안에는 무거운 공기가 묵직하게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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