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천대성-177화 (177/393)

제176장 묘사하기 어려운 존재

그 조운관의 제자들이 조운관으로 돌아온 후 무엇을 흔들었는지 쿵쾅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이렇게 큰 조운관이 뜻밖에도 무너지기 시작하자 거대한 문 하나가 떠올랐다.

그 대문은 청동으로 만들어졌고 재료 이현종도 익숙했다. 고대 야만족들이 자주 사용했던 은혈청동이었다.

수십 장의 대문에 각종 부문 도안이 새겨져 있는데 비할 바 없이 은밀하다. 정확히 말하면 이 물건은 이 시대의 산물 같지 않고 영표진인이 배치할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그 대문에 붙어 있는 진법부록들 중 일부는 영표진인 후기에 붙인 것 같다.

그 대문이 솟아오르는 순간 이현종의 가슴에 갑자기 설렘이 일었다. 마치 무서운 것을 만난 것 같았다.

"빨리! 가장 빠른 속도로 이 요괴들을 죽여라, 영표진인로 하여금 이 문을 열게 하지 마라!"

이현종은 갑자기 청양을 향해 말했다.

방청양 쪽도 어쩔 수 없었어요.

그는 이때 이미 정혈을 불태웠으나, 온몸의 검기가 일순간에 그 요괴들을 신속하게 뚫을 수 없었다.

이런 요괴는 결국 영표진인이 수백 년 동안 쌓은 것인데, 어디 그렇게 대처하기 쉬운 것이 있겠는가?

이현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현천보체는 그의 재촉에 극에 달했다. 손에 마창을 들고 피를 삼키고 살기가 하늘을 찌른다. 온몸이 마치 피화살처럼 그 대문을 향해 달려왔다.

주위의 요괴들이 이현종을 막으려 했지만 이현종은 방어조차 게을리했다. 상대방의 공세가 자신을 공격하더라도 그의 호체살기와 현천보체를 깨뜨릴 수 없었다.

이럴 때 이현종은 흑풍산 사람을 데려오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이현종도 사심을 품고 흑풍산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포회로 달려와 앞장서기를 하는 대신 동해안의 정세가 철저히 뒤집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흑풍산을 뒤에서 이득을 보게 하려고 한다.

이때 만약에 유운진인이 있다면 진법으로 그를 가속시킬 수도 있고 계략이 없는 중이 있으면 그를 도와 이 요괴들을 막을 수도 있다. 적어도 그들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청양과 호흡이 잘 맞는 것보다 많다.

이따금 굉음이 들려오자 이현종은 수많은 요괴의 공세를 무릅쓰고 영표진인 앞에 왔다. 그러나 다음 순간에 영표진인은 이현종을 향해 은밀한 웃음을 지었다.

"이현종, 늦었어!"

영표의 진인이 손에 쥐어 자국을 내자 끝없는 핏빛 마문이 그의 온몸을 뒤덮었고 검은 표범 한 마리가 희미하게 그의 뒤에 나타났다.

짙은 혈기가 그 대문 속에 스며들면서 위의 부적 봉인이 깨지고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청동 대문이 열리는데 그 문 뒤에는 끝없는 검은 안개가 끼었다.

그 대문 뒤에는 단독 공간이 있을 것이고, 대문은 그 공간의 문이다.

그 검은 안개와 함께 귀를 찌르는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모두가 그 울부짖음이 도대체 어떤 울부짖음인지, 심지어 그 소리는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그 검은 안개가 매우 빨리 밀려오더니 찰나에 이현종의 몸 앞에 거의 다 왔다.

이현종은 한기가 마음속에서 솟아오르고 온몸에 기운이 폭발하며 순식간에 뒤로 훌쩍 뛰어 달아났다.

이때 구겁검종 군중의 공세도 모두 듣고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그 검은 안개 속에서 걸어 나오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아니, 귀신은 그들이 본 적이 있지만, 이 청동 대문 뒤에서 걸어 나온 것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존재였다.

청동 대문 뒤에서 걸어 나온 그 물건의 모양은 매우 묘사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요수라고 불러야 할지, 생물이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다른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랐다.

그 물건은 온몸이 검은 안개 속에 휩싸였고, 간혹 문어 같은 촉수가 드러났으며, 그 위에는 청회색의 점액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다리는 갑각을 가진 거대한 곤충처럼, 혹은 바다 속의 새우게, 심지어 피와 살이 쌓인 듯한 육종까지 드러난다.

그 육종 속에서는 인간의 몸과 옷, 그리고 험상궂은 얼굴 등이 어렴풋이 보이는 무서운 모습도 보였다.

이 물건은 온몸이 검은 안개로 뒤덮여 있어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검은 안개를 통해 이현종은 8개의 초록색 포인트가 어렴풋하게 보인다. 마치 상대방의 눈인 것 같다.

아무도 이 물건이 도대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으니, 박학무계한 스님조차도 이 물건의 구체적인 내막을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 검은 안개는 영기를 침식하는 작용까지 하기 때문에 검은 안개 속에서는 수행자가 영기를 거의 흡수할 수 없다.

이현종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 물건은 절대 영표진인이 연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영표진인이 이런 등급의 존재를 정제할 수 있다면 상대방은 동해삼요가 동해 해변이라는 지역에서 위세를 부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동해 해변을 직접 호령하는 것도 충분하다.

사실 이현종이 추측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물건은 영표진인이 의외로 발견한 것으로 자신의 패로 간주된다.

당초 그는 동해국에 조운관을 세울 때 지반을 깊게 파서 밀실 같은 곳을 만들려고 했다.

결국 이런 청동 대문을 파내고 무작정 열어보니 이곳에는 무서운 괴물이 봉쇄되어 있었다.

자신의 중상을 입고 문하 제자의 사상이 참혹한 대가를 치른 후에야 영표진인은 비로소 그 성과를 봉쇄했고 이 물건의 내력을 대략 파악한 셈이다.

영표진인의 분석에 따르면 이 물건은 상고의 큰 재난에서 기원하여 선계에서 떨어진 것이다.

상고의 대겁은 남쪽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번져 마지막에 동서를 관통했다. 이 물건이 떨어지면 대겁은 곧 끝날 것이다.

이 위의 봉금에서 영표의 진인은 상고 야만족, 더 나아가 도문, 심지어 불문의 흔적을 보았다. 상고 대재난 전에 많은 동행영주 세력을 모아 만든 것이고 마지막에 이를 이곳에 봉금했다.

이 물건은 영표의 진인도 장악할 수 없지만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그는 그 안에 진법 부록을 배치하여 스위치를 조종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했다.

물론 완전히 열 수는 없다. 만 년이 지났어도 당초 이 청동거문을 봉쇄한 수행자의 실력은 영표진인이 추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틈을 조종해서 열면 그 중의 물건을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다. 그 위력도 영대경의 존재를 교살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영표진인도 너무 방자하게 굴지 못한다. 왜냐하면 잘못하면 이 물건은 자신을 되잡아먹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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