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장 원신화검
땅바닥에 주저앉은 스님은 당연히 법혜가 아니라 무계 스님이다.
다만 경명 자체가 법혜를 몇 번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히 그의 뒷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무계 스님이 무량선원의 공법을 수련하여 영대경에 발을 들여놓자 기운은 무량선원의 제자와 다름없었다.
그래서 무계 스님을 보고 경명은 그동안 굳어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그가 내려놓는 순간, 이현종이 땅에 깊이 묻은 주선검진이 발동했다!
"이현종!"
경명은 이를 갈며 이 네 글자를 토했다. 뒤에 검과 옥용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검기가 수십 리 동안 이어졌고 춥고 날카로운 살기폭풍이 순식간에 휩쓸렸다.
다시 요사야를 보니 그는 일찌감치 한쪽으로 숨었고 심지어는 비보를 동원하여 길을 걷기도 했다.
주선사검의 검진은 수화산택이라는 힘의 가호 아래 세차게 교살되어 왔다. 경명이 이미 신장경에 이르렀음에도 습격을 당해내지 못해 검기가 순식간에 깨졌다.
그러나 이 경명은 오히려 그의 붉은 노을 아홉 아들의 우두머리라는 칭호에 부끄럽지 않다.
옥룡이 순식간에 수만 갈래로 분화되어 검기가 검진에 스며들자 뜻밖에도 자폭하기 시작했다.
한 가닥의 검의가 검진에 녹아들었는데 뜻밖에도 이현종의 팔극주선검진에 일부 불순물이 녹아들었다.
완전판 팔극주선검진이라면 이런 결함이 없었을 텐데, 현재 이현종이 조종하고 있는 것은 사실 절반에 불과하다.
그 검기 불순물의 영향으로 검진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다.
경명은 손에 검인을 쥐고 적원영화검을 베었지만 검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화속성 주선검의 힘을 변형시켜 수화상이 분열되고 균열이 점점 커졌다.
이 틈을 타 경명은 온몸의 검기가 그를 감싸고 순식간에 검진에서 도망쳤다.
이현종이 어두운 곳을 빠져나오자 의아한 눈빛이 휙 지나갔다.
그의 이 팔극주선검진은 적지 않은 강자들을 상대한 적이 있지만, 설령 법혜가 모두 억지로 짊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경명이 이런 방법으로 도망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오히려 정말 새로운 길을 열었다.
어쩐지 이 사람이 적하구자 중의 하나가 되더라니 육비와 동행영주 젊은 세대의 양대 검선이라고 불렸더라.
이 사람의 검도에 대한 이해는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말 범상치 않다.
경명은 험상궂은 얼굴로 요사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잡동사니! 네가 감히 나를 배신하다니? 적하선종을 배신하다니!"
요사야는 냉소적인 표정으로
"바보야, 노자는 지금까지 너에게 신복한 적이 없는데, 또 무슨 배신설이야?붉은 노을의 아홉 가지 중 하나인 이 좋은 천부적인 재능을 네가 이 모양으로 썼으니, 나는 네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만약 네 몸에 있는 검도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었다면 붉은 노을 천원 안의 죽지 않는 사람들이 너를 무슨 붉은 노을 구자의 우두머리로 삼을 수 있었을 것 같니?너는 아마 외제자 한 명도 섞이지 못할 거야!
너의 이 덕행으로 적하천원에 입주하고 심지어는 장래에 종주의 자리를 이어받을 생각까지 하니 너의 춘추대몽을 꾸어라!
네 밑에 있는 다른 붉은 노을 아홉 자만 너를 놀려 죽일 수 있어!
요사야의 그 악랄한 비웃음은 경명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요사야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때 오홍은 이미 손을 댔다.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오홍은 자신의 진룡 혈맥을 직접 폭발시켰다. 방천화창은 온 하늘의 물결을 휩쓸었고 춥고 차가웠으며 곧장 경명을 향해 휩쓸었다.
신은 삼합, 인합, 지합, 천합을 숨긴다.
신장경에서 원신을 수련하는데 이 삼합은 수행자 자신의 원신과 이 천지의 합치 정도를 가리킨다.
경명은 처음 신장경에 들어갔기 때문에 인합일 뿐이다. 오홍은 흑조의 시련을 겪으면서 이미 지합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실력은 경명 한 쪽을 안정적으로 눌렀다.
그리고 오홍은 경명이 도망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진룡의 혈맥을 폭발시켰다. 그 위세는 사람을 놀라게 했다.
평지 위에서 오홍이 손을 대면 사람들에게 한해의 파도와 같은 느낌을 주는데 마치 홍수가 쏟아지는 것 같아서 직접 경명을 땅에 눌러 마찰시킨다.
이 원도 검선은 분명 오홍이라는 동해 용종의 적수가 아니다.
"오홍형님, 수하에 분수를 좀 남겨 두세요. 동해일맥의 수단으로 그를 중상하지 마세요."
아래에 있는 이현종이 일깨워 주었다.
경명의 몸에는 이때 두 가지 부상만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검상이고 하나는 불문공법으로 인한 부상이다. 그래야만 순조롭게 교차할 수 있다.
오홍이 고개를 끄덕이며 온 하늘의 홍수가 출렁이며 경명의 힘을 끊임없이 침식하고 있다.
그 동해의 비술은 그가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방천화창의 힘으로 경명을 폭격하고 있다.
경명이 손에 들고 있는 비검옥룡도 일품의 법보라고 할 수 있지만 오홍의 방천화창 아래에 한 가닥의 균열이 생겨서 결국 꽝 하고 폭발한다!
"난 너희랑 붙었어!"
경명은 노한 소리를 내며 곧장 손에 검인을 쥐었다. 원신은 출세했다. 금색의 원신은 뜻밖에도 비검이 되어 이현종으로 달려갔다!
"원신화검!"
오홍이 갑자기 놀라다.
이 수법은 그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신장경은 원신을 수련할 수 있지만 원신을 전문적으로 수련하는 수사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신을 천지를 소통하는 데 쓰는 것이지 원신을 직접 풀어 적에게 대항하는 것이 아니다.
원신이 이토록 귀한 것이니 일단 상처를 입으면 평생 낫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원신화형이라는 능력은 일반적으로 모두 신장경계의 전봉에 이르러서야 천합의 단계에 이르러서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명은 검도에 대한 이해가 너무 깊어서 사람이 합칠 수 있는 상황에서 원신화검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의 원신도 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검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오홍까지 가면 원신의 힘이 폭발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
한순간에 오홍도 초조해 마지 않았다.
이현종 큰일나면 안 돼!
현재 이현종은 동해일맥의 적지 않은 계획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이현종이 죽으면 동해일맥이 육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누가 장악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현종은 경명이라는 검을 보고 반점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이마와 눈썹을 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조용히 벌리자 금빛 빛이 갑자기 밝아졌다!
비뚤어진 불꽃이 공중에서 점화되고 별의 불은 경명의 원신의 검에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분천 유염!
이 양극신석이 녹아내린 최고의 신통은 육신과 원신을 태우는 어떤 힘도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경명이 감히 직접 그 앞에서 원신을 동원하다니
분천류염의 불길 속에서 경명의 원신의 검이 처량한 비명을 지르며 장검의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원신의 본체를 드러냈다.
이현종과 한 장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경명의 원신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금빛 연기로 완전히 타버렸다!
이 장면을 보고 오홍은 이제야 한숨을 돌렸고 이현종도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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