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장 중추
팔류대인 등은 반년 동안 수십 차례 공격을 했지만 흑조의 봉쇄를 뚫고 그 중추를 장악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현종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흑조를 돌파하고 하마터면 그 중추를 장악할 뻔했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사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그래도 매우 합리적이다.
흑조에 대처한 경험을 따지자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동해의 일맥이 없을 것이다.
이현종이 지금 쓰고 있는 것은 동해일맥이 흑조를 상대할 때 익힌 피상적인 것들일 뿐이다.
만약 정말 대규모의 흑조에 대처하려면 동해 일맥 출신의 고수를 찾아 지휘해야 한다.
이때 팔류대인이 나서서 약탈하려는 것을 보고 삼족금섬왕은 갑자기 냉소를 지었다.
"불난 틈을 타서 약탈할 줄 알았어. 우리 쪽은 모두 너희들을 방비하고 있어!"
삼족금섬왕과 북역호왕이 나서기 전에 여지를 남겼는데 이때 팔류대인이 손을 대는 것을 보고 두 사람도 바로 나서서 막았다.
삼족금섬왕의 본체 위에 있는 류금의 몸에서 찬란한 노을빛이 피어나고 입을 크게 벌리며 끝없는 기운의 소용돌이가 그 속에서 포효한다.
금달탄천!
북역 호왕도 그랬고 그는 상황을 보자마자 본체를 드러냈다.
북역 호왕의 본체는 10여 장 크기의 신이한 백호였는데,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는 가운데 끝없는 세찬 바람이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 세찬 바람들은 모두 짙은 경금살벌의 기운을 띠고 있어 예리하기 그지없고 마치 신기한 칼 한 자루와 같다.
쥬모로가와 진개태가 직접 나서서 삼족금섬왕과 북역호왕을 막았고 마찬가지로 팔류대인을 엄호하여 중추를 빼앗았다.
그러나 그가 가까이 오기도 전에 네굴로와 북지 야만족의 고수들에게 막혔다.
두 사람이 한 사람씩 주먹을 휘둘러 바로 팔류 대인을 날려버렸다.
이현종이 이때 이미 그 중추에 가까워진 것을 보고 팔류대인은 이를 악물고 품에서 옥석사 머리를 꺼내 깨뜨렸다.
순간 검은 안개가 그의 몸속으로 몰려들었다. 다음 순간 팔류대인은 바로 요신을 드러냈고 순식간에 팔두구렁이로 변했다.
동시에 그 검은 안개는 그의 여덟 머리 사이에서 환화되어 나와 뜻밖에도 칠흑 같은 아홉 번째 뱀머리가 응집되어 나왔다.
그 아홉 번째 뱀은 머리를 쳐들고 끝없는 검은 번개를 내뿜으며 순식간에 주위 수 리의 땅을 모두 가렸다. 심지어 이전에 사라질 검은 안개마저 이 검은 번개의 작용으로 다시 자욱해졌다.
"젠장! 그건 구령요성의 신통이야!"
녜구로의 안색이 바뀌어 막으려 했으나 바로 날아갔다.
그 북지 야만족의 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현종을 지키려 해도 어쩔 수 없다.
쥬모로가와 진개태의 얼굴빛마저 변해 화를 내며 말했다.
"여덟 곡 미쳤어? 식원음뢰라는 신통력을 네가 감히 여기서 동원해?"
구령요성은 구두가 있고 9가지 신통요법으로 수행계에 유명하다.
이 식원 음뢰는 바로 그 유명한 신통이다. 음뢰 아래에서 어떤 술법 신통을 깨뜨리고 육신 원신을 침식할 수 있다.
문제는 팔류대인이 이런 신통을 장악하지 못해 이 식원음뢰가 만연하고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공격이라는 것이다.
이때 천지를 뒤덮을 듯한 검은 번개를 맞은 이현종의 몸짓도 즉각 후퇴했다.
그도 이 팔류대인이 이 혼천궁을 빼앗기 위해 목숨을 걸기 시작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 검은 뱀머리는 구령요성의 신통에 속한다. 허합도 경계로 돌아가는 힘인 팔류대인이 강제로 사용하면 나중에 반드시 반서할 것이다.
이현종은 이때 혼천궁의 중추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 바로 현천보체와 구전금신의 극치의 힘이 폭발하여 도망쳤다.
그러나 그 검은 번개가 쳤을 때 이현종은 날아갔고 온몸이 그 중추를 향해 부딪혔다.
그러나 이때 이현종의 현법계에서 놀라운 열기가 전해졌다. 다음 순간 그 중추에 희미한 흰 빛이 반짝였는데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현종도 온몸이 그 중추를 스쳐 청동 벽에 부딪혀 온몸이 검게 칠해져 참지 못하고 피를 토했다.
반허의 경지의 극치 위력은 조금이라도 닦아내도 이현종이 여유롭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식원음뢰의 힘이 흩어지자 모두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모습이었다.
팔류 어른들 사이의 뱀머리는 마침내 사라졌고, 그의 다른 팔두들도 철저히 위축되었다.
하지만 이때 팔류대인은 그 대전 한복판을 무너지게 바라보았다.
"중추는요? 어디 갔어요?!"
그는 이 물건을 빼앗으려고 애를 썼고, 심지어는 요성신통을 동원하여 자신의 원기를 상하게 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지만, 누가 눈앞의 중추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다면 팔류대인도 받아들일 수 있고, 빼앗겼다면 다시 빼앗아오겠지, 누가 빼앗았는지 알면서도 그는 어쨌든 조상에게 당부를 했을 거야.
그러나 이때 중추는 이렇게 흐리멍덩하게 사라졌는데, 그가 어떻게 돌아가서 할아버지께 보고하겠는가?
팔류대인은 이현종을 매섭게 주시하며 엄하게 소리쳤다.
"중추는? 너한테 가져간 거 아니야?"
사실 팔류대인은 불을 함부로 지피고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방금 그의 눈빛은 줄곧 중추 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현종은 그의 식원음뢰에 의해 날아가 중추에 전혀 닿지 않았고, 힘이 전해지지 않아 바로 날아갔기 때문에 이현종과도 관계가 없을 것이다.
이현종은 억지로 버티고 일어서서 냉소하며
"내가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다.그러나 너희 남강 요족은 이번에 계략이 너무 똑똑한 편이다. 이렇게 많은 수단을 써서 혼천궁을 빼앗으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혼천궁 자체가 너희 요족의 망나니들이 얻는 것을 원치 않으니 정말 가소롭다."
이현종은 이렇게 비꼬았지만 속으로는 깜짝 놀랐다.
혼천궁을 장악하는 중추가 현법계 안에 있으니까!
방금 반짝이는 흰 억새는 현법계가 중추를 흡수했다. 현법계의 힘이 너무 무해해서 팔류대인은 눈앞에서 눈치채지 못했다.
이현종은 현법계가 저장물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나 관건은 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혼천궁을 어떻게 조종해야 하나요?
그리고 지금은 이것을 연구할 때가 아니다. 이현종은 마음속의 의혹을 잠시 내려놓고 팔류대인에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서 비웃음을 당하던 팔류대인은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다음 순간 혼천궁 안의 선기가 갑자기 혼란스러운 느낌을 전해 왔다. 광포한 선기가 그들을 억지로 밀어냈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운 것을 느껴 바로 혼천궁 밖으로 던져졌다.
이현종만 느끼는 거야.
그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선택권이 있어 혼천궁 안에 머물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심받지 않기 위해 버려진 것처럼 낭패를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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