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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27화 (27/177)

〈 27화 〉 03. 다시 게이트로 (10)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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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십니까?”

“우리 부부대장님 장난 아니야. 그때 B등급 처음 들어갔을 때에도 다른 부대에서 A등급 작전장교가 왔었거든. 그 양반이 마법사였는데 뭣도 모르고 마법을 난사하다가 마나가 고갈된 거야. 자기 혼자 마나 포션은 다 처먹고 말이야.”

“와, 대박······.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살아 있는 거 보면 모르겠냐?”

“그럼······!”

“그래. 부부대장님께서 앞으로 나서더니 그 A등급 마법사를 뒤로 빠지라고 하고 혼자 다 잡아버렸지.”

“진짜입니까?”

“응! 몰랐는데 부부대장님이 등급은 낮지만 전투 센스는 A등급하고 견줘도 모자라지 않는다더라. 던전에서는 완전 날라 다녀!”

“오오! 그렇습니까?”

“왠지 내 생각인데 게이트에 들어가면 뭔가 버프 같은 걸 받으시는 게 틀림 없어.”

최진철 병장의 말처럼 진우는 군대체질[A]이라는 특수스킬 덕분에 군대와 관련된 게이트에 들어갈 경우 능력치가 100% 상승하는 효과를 받는다.

물론 기본 스탯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능력이 2배가 되긴 하지만 기본 스탯 자체가 좋은 플레이어만큼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11사단의 지휘 장교들 중에 전투에 들어가면 150%이상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바로 진우였다.

거기다가 진우는 분노는 나의 힘[A] 이라는 스킬이 있어서 전투시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100% 상승했다.

그래서 진우의 공격을 본 각성병사들은 그 전투력을 잊지를 못했다.

“와, 아무튼 그때! 우리 부부대장님은 전설이었지. 완전 게이트를 날아다니셨어.”

“오늘 부부대장님도 함께 가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러니까 다들 정신 바짝 차리면 큰일은 없을 거야.”

“네!”

그때 누군가 뛰어오며 소리쳤다.

“무기와 장비 수납 받으시라고 합니다!”

“야, 가자!”

차출된 병력들 모두 무기수납창고로 향했다. 그곳에는 장비와 무기들이 가지런히 배치가 되어 있었다.

“자, 여기 단말기에 군번줄 가져다 대십시오.”

무기를 받은 병사들은 자신들 목에 걸린 군번줄을 단말기에 가져다댔다.

삑! 삐삑!

“총기 확인 했습니다.”

단말기에서 기계음이 나왔다.

삑! 삐삑!

“보호장비 확인 했습니다.”

각성병사들에게는 무기와 방호구 세트, 그리고 게이트 보조 장치와 기본 포션들이 지급되었다.

기본 포션같은 경우는 모든 각성병사들에게 지급되는 것이 똑같다.

C등급 마나 포션 1개와 생명 포션 1개.

고작 C등급이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쓰지 않으면 다시 반납을 해야 할 만큼 고가였다.

그 외 추가적인 아이템들은 행정보급관들이 장교들을 통해 지급을 한다. 특히나 포션류 같은 경우 가격이 어마어마하기에 병사들에게 멋대로 지급할 수가 없었다. 다만 생명보다 소중한 건 없다 보니 위급할 시 사용하라고 1개씩만 지급하는 것이다.

각성병사들에게 지급되는 무기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전용 소총이었다.

C등급 플레이어부터는 자신의 고유 마나를 변환시켜 사용하는 게 가능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경험과 실력을 갖췄을 때의 이야기지 C등급에 막 올라온 플레이어들은 제작 무기를 사용하곤 한다.

플레이어 전용 소총은 국방부에서 각성병사들을 위해 개발, 제작한 아이템으로 기본 구조는 일반 소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총알이 다른데 일반 소총과 달리 마나를 흡수하는 재질의 총알을 탄창에 끼워 쏴야 했다.

사격 시 몸에서 마나를 끌어 내 총알에 마나를 덧입히는데 그걸 두고 마나탄이라고 불렀다.

방어복 세트는 수트와 비슷한 개념이었다. 아무래도 군인이라 위장보호색이 들어가 있지만 일반 군복에 비해 활동성이 편하고 어지간한 물리적 타격은 버텨낼 수 있었다.

그리고 게이트 보조 장치라는 것은 게이트 내부에서 활동하기 편하도록 고안해 만든 장치였다. 일반적인 D등급 각성병사들인 경우 자신들만의 마나를 분출하는데 어색하거나 익숙하지 않아서 전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나를 강제 추출해 무기와 방어구에 주입할 수 있게 만든 게 바로 게이트 보조 장치였다.

흔히들 준비가 되지 않은 군인을 보고 총 없이 전장에 나간다고 잔소리를 하는데 각성병사들에게는 게이트 보조 장치 확인도 안 하고 게이트 들어가는 얼빠진 놈으로 쓰이곤 했다.

“너희들 게이트 보조 장치 제대로 작동하는지 꼭 확인해라. 내구가 떨어지는 것들은 미리미리 말해.”

유지태 중위가 병사들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이진식 상병이 손을 들었다.

“어? 제 것이 좀 이상합니다.”

“이리 가져와.”

이진식 상병이 가져갔다. 유지태 중위가 이리저리 확인을 하더니 인상을 썼다.

“뭐야. 이런 걸 주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야! 보급병.”

“넵!”

“지금 장난해? 게이트가 장난이야? 이 미친놈아! 너 이것 때문에 이 녀석 죽으면 책임 질 거야?”

“죄, 죄송합니다.”

한가득 욕을 먹은 보급병이 곧장  새것으로 교환해 가져왔다. 그것을 본 유지태 중위는 또 한 번 화를 냈다.

“아니 새 것이 있으면 미리미리 내놓아야 할 거 아냐! 진짜 이것들은 뭐든 아껴요. 아무리 그래도 아낄 것을 아껴야지. 이거 아끼면 월급 더 나오냐? 그래?”

유지태 중위는 본래 유들유들한 성격이지만 보급에 관해서는 칼같았다. 장교들도 게이트 진입 시 게이트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가는데 과거 게이트 보조 장치가 망가져 죽다 살아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보급병들을 뒤로하고 유지태 중위가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다시 재차 확인해!”

“네.”

그렇게 병사들은 다시 한 번 장비들을 점검하고 확인을 했다.

“그런데 최 병장님.”

“어?”

“최 병장님은 소총 말고 근접 전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자 최민철 병장이 바로 정색했다.

“미쳤냐!”

“네?”

“너 몬스터랑 얼굴 맞대서 싸워봤어?”

“그런 건 아니지만······ 갑자기 코 앞으로 달려드는 애들이 있지 않습니까.”

“야이씨! 그런 잡다한 애들 말고 너 제대로 된 몬스터하고 1대1로 싸우는 게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게다가 그 녀석들 입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데? 그리고 그 녀석들 눈에서 뿜어대는 살기는 어떻고?”

“······.”

“아무튼 나는 싫다. 나는 B등급으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근접전투 절대 하지 않을 거야. 시발, 내가 미쳤냐? 내 목숨은 하나인데. 너 각성부대마다 의가사제대하는 각성병사들이 몇 %인 줄 알아?”

“모르죠.”

“대충 찍어 봐.”

“그래도 한 5% 되지 않습니까?”

“25%가 넘어!”

“네에?”

“4명 중 한 명은 병신이 되어 제대한단 말이야.”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인마! 그러니까 너희들도 괜히 C등급이라고 앞서서 설치지 말고 뒤에서 총 쏴! 총을 쏴도 알아서 다 경험치가 쌓이는데 뭐하다고 목숨 줄을 내 놓냐. 안 그래?”

D등급과 달리 C등급 플레이어는 각자 고유의 개인 무기를 소유할 수 있었다. 그 무기를 통해 각자 원하는 전투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각성병사들중에서 그런 식으로 전투를 하는 병사들은 많이 없었다.

최민철 병장도 앞에 나서서 싸울 생각이 없었다. 그의 목표는 꾸준히 경험을 쌓아서 CS등급을 찍은 뒤 B등급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일단 B등급을 찍고 나면 밖에 나가서도 어디서든 인정을 해주기 때문이었다.

‘인생은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최고야. 내가 뭐한다고 여기서 목숨을 내 놓겠냐. 절대 그럴 수 없지.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최민철 병장이 콧방귀를 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때 유지태 중위가 말했다.

“다들 준비 되었으면 연병장으로 가자!”

“넵!”

“알겠습니다.”

최민철 병장의 인솔 하에 무기와 방어구를 지급받은 각성병사들이 연병장으로 향했다.

연병장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게이트 전용 차량들이 대기해 있었다.

차량 안쪽에는 상자가 있었다. 그 상자에는 포션들로 채워져 있었다.

“오오, 마나 포션입니다.”

“야, 건들지 마. 이 새끼들아. 지난번에 누가 생명 포션 2개 빼돌렸다가 게이트 안에서 얼 차례 받았던 거 기억 안나?”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래 인마. 몇 개인지 전부 파악하고 있어. 필요하면 게이트 안에서 어련히 알아서 지급 할 거니까 걱정들 말고.”

“네.”

그때 진우가 나타났다.

“다들 모였나?”

“네.”

유지태 중위가 바로 보고했다.

“애들에게 무기와 방어구 지급은?”

“모두 끝냈습니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반갑다. 내가 오늘 너희들 공략대장인 이진우 소령이다. 다들 내 얘기를 들어봤나?”

“넵!”

“나를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다보니 오늘 다시 게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와, 시발. 엿 같다. 그렇지?”

그 소리에 모든 병력들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진우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왜? 너희들은 게이트 들어가는 것이 좋냐?”

“그, 그건 아닙니다.”

“얘들아. 나도 사람이고 너희하고 똑같아. 너희들과 마찬가지로 목숨 내놓고 게이트 들어간다. 게다가 나는······.”

진우가 말끝을 흐렸다. 그것도 의도적으로 말이다.

각성병사들은 진우의 심정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천 명의 병력과 함께 블랙게이트에 들어갔다가 혼자서 살아 돌아왔다. 물론 천 명의 부하들 목숨으로 혼자 살아 돌아왔다고 떠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우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우는 게이트에 들어가면 항상 최전방에서 싸웠던 사람이었다.

진우는 약간 침울해진 분위기를 보며 말했다.

“아무튼 내가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나대지 마라. 알았어? 너희들 등급에 맞게 싸워. 이 중에서 C등급 손 들어봐.”

진우의 호명에 5명이 손을 들었다. 그 중 익숙한 얼굴을 본 진우가 말했다.

“어? 최민철. 너는 아직도 제대 안 했냐?”

“부부대장님. 저 병장입니다. 그리고 지금 말뚝 박을지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뭐? 말뚝을 박아?”

최민철 병장은 일찍이 게이트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다른 병사들보다는 진급이 빠른 편이었다.

일반 병사들은 병장으로 5개월을 지내는 반면, 각성병사들은 주로 병장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게이트에서 조금만 공을 세워도 바로바로 진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년 전에도 최민철 병장은 병장이었다.

“야, 너도 지긋지긋하겠다. 내가 없는 동안 경험 많이 쌓았어?”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한 달에 한 두 번 게이트 들어가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래? 너 그래가지고 언제 등급 올리냐.”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빨리 등급 올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미리 말하지만 C등급 너희들 함부로 나대지 마.”

“알겠습니다.”

“지휘통제 똑바로 따르고. 너희들 C등급이라고 멋대로 행동하는 거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만약에 지시를 무시하고 설친다? 그놈은 무조건 보스방에 집어 던진다. 알았어?”

진우의 말에 5명의 C등급 병사들의 표정이 굳었다.

“어차피 나오는 아이템들 내가 차별 없이 공헌도에 따라서 분해 해 줄 테니까 괜히 뭐 하나 더 먹겠다고 지랄들 하지 말란 말이야. 그래서 다치지 말고, 민폐 끼치지 말라는 거야. 우리 C등급 게이트에 들어가는데 병력 부족한 거 알고 있지?”

“네.”

“나 하나는 괜찮겠다고 생각하지 마. 나중에 어떤 보스를 만날지 아무도 몰라. 그러니 너희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알겠습니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인 후 유지태 중위를 보며 말했다.

“그래 준비 다 된 것 같군. 출발하지.”

“네.”

그렇게 진우와 각성병사들이 차를 타고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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