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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긴 귀환자-33화 (33/177)

〈 33화 〉 04. 게이트가 이상한데? (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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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옆에 있던 병사도 끼어들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건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배부르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했던가.

진우 덕분에 B등급 게이트를 공략해 나가니까 배부른 투정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최민철 병장이 한 마디 했다.

“너희들은 정말 뇌가 없냐? 만약에 부부대장님이 다 쓸어봐. 그럼 경험치는 누가 다 먹냐?”

“그야······ 부부대장님께서 다 드시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는? 우리도 전투에 참여해서 경험치를 먹어야 성장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솔직히 저희가 먹는 경험치는 별로 없지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 들러리 서로 왔냐? 아니면 시체 배 따러 왔어?”

“그건 아닙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야? 우리 고생시키는 게 아니라 전투에 참여해서 조금이라도 경험치 더 먹을 수 있게 해주려는 거잖아. 위험하다싶으면 앞으로 나가서 어그로 다 끌어 주시고 혼자 탱킹도 하는데 대체 뭐가 불만이야? 진짜 이렇게까지 해 줬는데 뭐라고 하면 진짜 쓰레기야. 아니면 너희들은 자존심도 없냐!”

“그냥 그렇다는 말이죠.”

“그냥 그딴 소리 하지 말고. 너희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새끼들아. 평생 성장을 못해. 알았어? 어휴, 진짜······. 우리 부부대장님께서는 이놈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시는지 모르겠다.”

최민철 병장이 성질을 내자 처음 말을 꺼냈던 병사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 했습니다.”

“말실수 했다는 것을 알면 부부대장님께 고마워 해. 막말로 경험치 욕심 많은 지휘관이었어봐라. 우리한테 경험치 뺏길까봐 총도 못 쏘게 했을 거다.”

한 쪽에서 병사들이 떠드는 이야기를 듣던 김슬기 대위는 낯이 뜨거웠다.

현재 김슬기 대위는 공헌도 랭킹 2위였다.

던전에 들어가면서 29명의 인원이 한 그룹으로 묶였고 전투 현황에 따라 공헌도가 책정됐는데 진우에 이어 김슬기 대위가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게이트 시대 초창기에는 던전의 파티 플레이에 대해 많은 가설들이 나돌았다.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모든 인원이 파티로 묶인다는 말들도 있었고, 게이트에서 알아서 파티를 맺어준다는 말도 있었다.던전을 향해 우린 파티라고 외쳐야 던전이 인식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게이트에서는 나온 동일한 아이템을 소지한 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버렸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군부에서도 게이트 작전에 들어가기 전 공략 인원에게 똑같은 게이트 아이템을 지급했다. 게이트 작전마다 별도로 지급되는 몬스터의 핵 파편을 마나 보조 장치에 장착하는 방식인데 진우를 포함해서 29명의 병력 모두가 동일한 C등급 몬스터 핵을 지급받았다. 그래서 던전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자동적으로 파티로 인정이 된 것이다.

파티 플레이의 경우에는 전투가 끝나고 나면 그때마다 공헌도가 책정된다.

공헌도는 얼마나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혔는지와 얼마나 꾸준히 공략했는지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결정되는데 현재 공헌도 1위는 진우였다. 공헌도가 전체의 78퍼센트에 달했다.

그리고 공헌도 2위가 바로 김슬기 대위였다. 직접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진우에게 버프를 걸어 준 탓에 진우의 공헌도 일부가 김슬기 대위에게 넘어간 것이다.

비록 당사자인 진우는 그 버프의 효과를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게이트는 진우에게 버프를 걸어줬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 결과 진우가 획득한 경험치 5%가 김슬기 대위의 공헌도로 책정됐다.

그래서 김슬기 대위는 병사들에게 미안했다.

자신은 뒤에서 진우에게 버프를 걸어 준 것이 전부인데 쉬지않고 총을 쏜 병사들보다 더 많은 공헌도를 얻었기 때문이다.

“혹시 어디 불편한 병사 있어?”

“없습니다.”

“그래. 혹시라도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고.”

말을 마치고 다른 병사들에게 이동하려는데 병사 중 하나가 손을 들었다.

“저기 김 대위님.”

“응? 왜?”

“혹시 회복 마법도 있으십니까?”

“그게······ 알고는 있어. 그런데 거의 효과가 미비해.”

마나를 활용하는 보조 계열은 마나를 소비하는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었다. 그래서 김슬기 대위도 일전에 힐링 마법 스킬 북이 상대적으로 싸게 나왔을 때 구매해서 배워놓긴 했었다.

보조 마법만으로는 게이트 플레이에 한계가 있으니 힐러를 겸하면 조금 더 나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회복 마법 스킬 등급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어디 가서 회복 마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대신해 고생하는 병사들을 보고 있자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가 불편해?”

“김 대위님. 저 여기 손목이 좀 좋지 않습니다.”

“그래? 가만히 있어봐.”

김슬기 대위가 병사의 손목을 잡고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힐!’

순간 손바닥을 타고 하얀 빛이 흘러나오며 병사의 손목을 감쌌다.

“와, 장난 아닙니다.”

“효과가 있는 거 같아?”

“손목의 뻐근함이 바로 사라졌어요.”

“그래?”

병사가 정말이라며 손목을 돌려 보이자 김슬기 대위의 표정 역시 환해졌다.

그 때 다른 병사들도 다가왔다.

“김 대위님. 저는 어깨가 좋지 않습니다.”

“어깨?”

김슬기 대위는 곧바로 어깨에 힐을 시전했다. 그러자 그 병사도 팔을 휙휙 휘둘러댔다. 행동에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말짱합니다. 우와, 김 대위님 짱입니다.”

“그, 그래? 괜찮아졌다니 다행이네.”

그 뒤로 몇 몇의 병사들이 더 김슬기 대위에게 다가 갔다.

김슬기 대위는 조금이라도 병사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에 그녀도 기분이 좋았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안유정 중위가 긴장을 했다.

김슬기 대위도 미안한 마음에 자발적으로 움직인 거지만 안유정 중위도 병사들을 볼 면목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김슬기 대위는 저런 식으로 도움을 주는데 자신은 지금까지 뭔가 뚜렷하게 한 것이 없었다. 그저 뒤에서 지휘만 하고 죽은 개미 배만 갈랐을 뿐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안유정 중위가 고개를 들었다. 그때 유지태 중위와 눈이 마주쳤다.

공교롭게도 유지태 중위 역시 김슬기 대위를 보며 마음을 다잡은 상태였다.

‘유 중위님. 우리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이야. 안 중위.’

서로 눈빛이 통한 두 사람은 진우에게 다가갔다.

“부부대장님.”

“어, 왜?”

“다음 전투 때는 저희도 앞으로 나서서 싸우겠습니다.”

“그래? 지휘는?”

“부부대장님께서도 계시고, 김 대위님이 후방에 계시니까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으음······.”

진우는 얘기를 듣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유지태 중위를 보며 물었다.

“유 중위의 주무기가 뭐였지?”

“저는 검입니다.”

“아, 참. 그렇지.”

유지태 중위의 무기는 검이었다.

플레이어들 중에서 검을 든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지태 중위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진우가 고개를 돌려 안유정 중위를 봤다.

“안 중위는 뭐야? 안 중위도 검이야?”

“아닙니다. 저는······ 활입니다.”

“활? 그런데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어.”

“그것이······.”

안유정 중위는 뒷말을 얼버무렸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진우는 뭔가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 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아닙니다.”

“괜찮아. 안 들어도 돼!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래서 두 사람 다 이 다음 방부터 전투에 참여하겠다는 거야?”

“네. 허락해 주시면 한 번 해 보겠습니다.”

“나야, 상관없지. 그런데 두 사람! 할 거라면 제대로 하자.”

“네?”

유지태 중위가 고개를 갸웃했다.

“병사들 마냥 뒷정리나 하려고 나서려는 것은 아니지?”

안유정 중위가 살짝 당황했다. 솔직히 병사들의 옆에서 지휘를 하면서 활을 쏠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지태 중위는 눈빛이 달랐다.

“아닙니다. 저도 제 한몫을 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성장을 해.”

진우가 피식 웃으며 저 멀리 있는 김슬기 대위를 불렀다.

“김 대위!”

“네.”

김슬기 대위가 다가왔다.

“다음 방부터는 이 두 사람에 버프를 걸어줘.”

“이 두 사람에게 말입니까?”

“다음 방부터 전투에 참여할 거야. 그러니까 나보다 이 두 사람을 먼저 챙기라고. 알았어?”

“아, 네. 알겠습니다.”

김슬기 대위가 슬쩍 두 사람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말했지. 마나 포션은 어떨 때 마시라고?”

“마나 관리가 힘들 때 조금씩 조금씩 마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마나 포션을 마시려면 김 대위도 게이트 안에서 계속 버프를 사용해야지. 그래야 실력이 늘어!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고 있습니다.”

진우야 뻔한 말을 늘어놓은 거지만 김슬기 대위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우의 말처럼 버프를 쓰면 쓸수록 마나 소모량이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치기는 했지만 막상 성장을 경험하고 나니 진우의 말이 이해가 됐다.

진우는 다시 유지태 중위와 안유정 중위를 봤다.

“다음 방부터 잘해봐. 정신 바짝 차리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휴식을 끝내고 다시 3번째 방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똑같은 패턴이 펼쳐졌는데 진우가 유지태 중위를 불렀다.

“유 중위.”

“네.”

“먼저 가서 자리 잡아.”

“네, 알겠습니다.”

유지태 중위가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저만치 개미들이 밀려나오고 있는데 나서기가 솔직히 겁이 났다. 그럼에도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고 일단 자리를 잡았다.

유지태 중위가 나타나자 변형개미들이 더듬이를 파르르 움직이며 달려들었다.

“다들, 유 중위가 있는 곳으로 총 쏘지 마!”

“네? 그럼 지원 사격이라도 합니까?”

진우는 바로 안유정 중위를 봤다.

“안 중위.”

“네.”

“안 중위가 지금부터 유 중위와 짝을 이뤄 지원사격을 한다.”

“네?”

“유 중위의 사각은 안 중위가 전부 보호해야 해! 알았어?”

“아, 넵! 알겠습니다.”

진우의 시선이 다시 유지태 중위에게 향했다.

“유 중위.”

“넵!”

“뒤에서 안 중위가 지원사격해 주니까. 활동반경을 넓히지 마. 자리 잡은 곳에서 뚝심 있게 버텨!”

“네! 알겠습니다.”

뒤가 든든해진 유지태 중위가 힘차게 대답했다.

진우는 다시 김슬기 대위를 바라봤다.

“김 대위! 준비 됐지?”

“네!”

김슬기 대위는 기다렸다는 듯 유지태 중위에게 모든 버프를 걸었다.

진우와 달리 버프를 받은 유지태 중위의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 모습을 보며 진우가 중얼거렸다.

“어디 유 중위가 얼마나 잘 싸우는지 한 번 볼까?”

유지태 중위가 자리 잡은 곳 주변에 있던 변형 개미들은 유지태 중위를 향해 움직였고 나머지 변형 개미들은 총을 쏴대는 병사들을 향해 전진했다.

탕! 타당! 타다당!

병사들의 플총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그 사이 유지태 중위도 검을 뽑으며 변형개미들을 베어나갔다.

“합! 으압!”

과거 C등급 개미굴을 겪어 봤지만 B등급 개미굴에서 나오는 개미들은 C등급 개미굴의 개미보다 더 컸다.

C등급 개미굴의 개미가 대형견 정도라면 눈 앞의 녀석들은 송아지 정도 크기였다.

이들을 상대로 어정쩡한 공격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직감한 유지태 중위는 검을 휘두를 때 마다 기합을 내지르며 변형개미를 상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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